김효영 선교사(필리핀-단기)

성탄절과 새해를 맞이하여

    땅거미가 드리울 무렵, 가가호호 꼬마전구가 켜지고 캐롤송이 곳곳에서 흘러나올 땐, 지금이 12월인가? 곧 새해가 시작되는가? 달력을 보면 12월인데 눈이 부시게 진한 초록빛과 한 여름 기후가 성탄과 새해의 다른 맛을 주고 있습니다.

12월을 위해 한 해를 사는 사람들
이곳 성탄절은 9월부터 시작되어 12월이 되면 그 절정을 이루는데, 많은 파티, 12월 두 번째 주부터 1월 첫주 까지의 휴일, 초대형 트리와 예수 탄생을 알리는 조각상과 장식들이 거리마다 설치되고 각 가정에서는 폭죽을 터트리기 시작 합니다.  12월부터 조금씩 폭죽이 터지기 시작하여 시간이 흐를수록 소총, 기관총, 대포소리로 변합니다. 그 소리는 심장이 멈출 정도로 놀라게 합니다. 그것은 연말에 폭죽을 터뜨려 집안에 있는 귀신을 쫓아내야 하기 때문인데, 특히 24일과 31일은 절정을 이루어 부자들은 소리보다는 아름다운 불꽃 모양의 폭죽을 터트리고, 가난한 사람들은  소리만 요란한 폭죽을 쏘아 올립니다. 바로 우리 집 이웃들이 가난한 필리핀 사람들입니다.
특히 연말 31일에 터트리는 불꽃은 마치 경쟁하듯이 각 가정에서 폭죽을 쏘아 올려 12월 31일 11시 30분부터는 뿌연 화약 연기가 시부 도시를 순식간에 덮어 버릴 정도이며 그 시간엔 아무것도 볼 수 없을 정도입니다.
 그 날 산으로 피신했던 선교사들과 함께 성탄과 새해를 맞이했는데, 산에서 그 광경을 보는 선교사의 마음은 참으로 이상합니다. 도시는 뿌옇게 화약 냄새로 가득차고, 이곳저곳 버섯 모양의 불꽃이 피어오르고, 대포소리, 총소리로 요란한 도시에서 산으로 피신한 선교사, 아브라함이 하나님에게 간구했던 곳, 의인 열 명이 없었던 그 도시가 떠올랐습니다. 하지만 이곳 시부는 하나님의 사랑받는 도시라 믿습니다.
 
논쟁하지 말고, 하나님만 자랑해라
 이곳 사우스 웨스턴에서 만난 허메스, 채리는 집안 전체가 카톨릭인 집안의 학생들이다. 처음 이들과 만난 것은 지난번 기도편지에 쓴 것처럼 성당 안이었고, 교류가 그렇게 시작되어 한국으로 돌아가기 전, 성경공부를 제안하자 흔쾌히 그렇게 하겠다고 약속을 했다. 함께 놀자고 하면 모두들 모이고 성경공부하자고 하면 한 명도 나타나지 않는다는 선교사님들의 경험을 들으면서도 허메스를 믿기로 했다.
 허메스와 성경공부 하기로 한 날, 긴장감을 갖고 캠퍼스 안으로 들어갔을 때, 늘 웃으며 종교를 개종하면 쫓겨날지도 몰라요 하던 허메스는 그 자리에 없었다. 한참을 기다렸을 때 세미나 때문에 올 수 없다는 연락을 주었다. 이미 준비한 성경공부 자료와 노트를 보면서, 실망감과 함께 허메스 말고 다른 사람이라도 만날 수 있도록 해 달라고 기도했다. 그리고 고개를 들었을 때 내 눈과 딱 마주친 사람이 있었다. 순간적으로 저 학생이다. 간단하게 내 소개를 하고 묻자 민다나오에서 온 무슬림 학생이었다. 그는 자기는 꾸란에 대해서 잘 모르니까 자기보다 많이 알고 늘 꾸란을 읽는다는 사촌형 바쉬를 소개시켜 주었다.
   
바쉬는 처음부터 경계심을 갖고 날 보았고, 난 종교가 다른 사람끼리 친구하고 싶고 늘 무슬림과 만나고 싶었다고 말을 하자 그는 성경 공부하는 것을 조금 망설이며, 처음 질문이 너희 성경은 이미 변질되었다. 너희들은 수많은 번역본을 갖고 있고 내용도 조금씩 다 다르다. 하지만 우린 원본인 꾸란을 갖고 있다며 내세웠다. 우리 무슬림들은 예수를 알지만 그를 신으론 여기지 않는다. 어떻게 인간이 신이 되느냐, 예수 역시 선지자 중의 한 사람이다. 그의 질문들에 나도 원본인 히브리어와 헬라어를 갖고 있고 우리말로 된 성경과 비교했을 때 차이점이 없고 예수 그리스도는 삼위일체 하나님으로 이 땅에 오셨다며 반박하는데, 그는 듣는 둥 마는 둥이었고, 오직 나를 향하여 “그래, 한번 누가 이기나 보자”하며 도전장을 던지는 자세로 경계심만 가득했다. 끝이 나질 않을 것 같은 팽팽함 속에, 괜히 말을 무슬림에게 꺼냈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성경공부도 안되고 싸움만 할 것 같아, 지혜를 주세요, 나의 약함 속에서 난 하나님의 지혜가 지금 필요해요 하며 기도를 마음속으로 하기 시작했다. 갑자기 이슬람과 기독교의 차이점에 대해 논쟁하지 말고 내가 만난 하나님만 말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네가 그렇게 믿는 알라를 넌 어떻게 믿게 되었느냐? 너의 알라는 널 찾아왔느냐?  지금도 그 알라와 대화를 하느냐고 물었다. 그는 내 말에 가족을 통해 믿게 되었고, 알라와 대화를 하느냐 는 말엔 갑자기 자기도 꾸란을 읽기는 하지만 잘은 모른다고 대답을 했다.  그 순간 난 하나님과 매일 만나는 삶에 대해서 이야기를 했다. 그리고 우리 가족이 어떻게 예수님를 믿게 되었는지에 대해 간증을 했다. 매일 삶 속에 만나는 하나님, 나와 대화를 하시는 하나님에 대해서 말을 했을 때 그는 자기 집에 성경이 있는데 성경을 읽는 이유는 꾸란과 비교하기 위해서라며 말을 덧붙였다. 이미 준비한 네비게이트 성경공부 자료 속엔 복음 부분이 있었다. 오직 예수 그리스도를 믿어야 갈 수 있는 하나님 나라에 대해 보여주며 자연스레 말을 했을 땐 그는 곰곰이 생각하더니 전화번호를 주었다. 그리고 다가오는 성탄절 파티에 참석하기로 약속을 했다. 파티가 있던 날 그는 나타나지 않았다. 그러나 무슬림을 만났을 때 지혜를 주시고, 무슬림은 적이 아닌 친구로 사귈 수 있고, 내가 만난 하나님을 그들에게 소개케 한 하나님께 감사를 드린다. 그리고 그에게 제시한 복음이 싹이 트기를 기도할 뿐이다.
  
캠퍼스 사역의 크리스마스
6개월 동안 꾸준하게 만났던 학생들과 크리스마스 파티를 열었다. 다른 국적을 갖고(한국, 필리핀, 태국, 네팔, 캐나다, 미국) 다른 종교를 갖고 있는(기독교, 천주교, 힌두교, 무슬림, 불교) 56명의 사람들이 성탄절이라는 하나의 이유로 모임을 가졌다.
 엘사(ELSA, 어학원)에서 장소를 빌려 진행되었던 파티는 저녁식사와 게임, 과달로피 교회 청년들과 시부 복음주의 교회 연합 청년팀의 특별 공연과, YWAM의 덕샵 목사님의 간증, 준비한 성탄절 선물로 진행되었다. 파티가 끝났을 땐 시작할 때와 다른 모두들 밝은 표정으로 ‘Merry Christmas!’를 외쳤다. 비록 종교가 틀린 사람들이었지만 성탄절을 그렇게 우릴 하나로 묶어주었다. 그날 캠퍼스 사역에서 만났던 학생들은 마음을 열고 서로에게 친구가 되었고 사랑과 화평을 나누었다. 그날은 선물이었다.

2006년 캠퍼스 사역을 위한 계획
 2006년 캠퍼스 사역을 위한 리서치를 갖게 됩니다. 현재 만나는 학생들은 성경공부를 통해 관계를 돈독히 하고, 시부 30개가 넘는 대학들을 넓히기 위한 첫 걸음으로 시부 노말(CEBU NORMAL) 대학과 유시(UC) 대학을 우선 리서치 하기로 했습니다. 팀을 이루어 들어가서 리서치를 하게 되는데, 그 리서치를 통해 학생 사역의 가장 시급한 점과 전략들을 세우게 될 것 것입니다.

기도제목
1. 2006년 한 해 하나님의 인도하심과 그 분의 뜻 가운데 있는 사역과 선교사가 될 수 있도록
2. 파송교회와 모든 후원자들의 각 가정위에 하나님의 평안과 축복이 함께 하기를
3. 1월 6일부터 시작되는 리서치에 지혜와 담대함을 위해, 방해 세력을 만나지 않도록
4. 사우스웨스턴에서 만났던 학생들과 계속적인 성경공부가 진행될 수 있도록, 1월 9일 캠퍼스에서
  채리(간호학과) 학생과 성경공부를 할 때 하나님의 인도함을 받을 수 있도록

 사랑합니다. 여러분들로 인해 이곳에서 선교사의 일을 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여러분들은 바로 저의 든든한 버팀목입니다.
 여러분들을 위해 기도합니다.
 행복하시고 건강한 새해가 되세요.
 
 2006. 1. 4. 김효영 선교사 올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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