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준성/강은경 선교사(알바니아-갈렙팀)

보고 싶은 동역자님들께

      
그간 평안하신지요? 부둥켜안고 볼을 맞대 안부를 묻는 알바니아 인사법처럼 인사를 드리며 감사를 전하고 싶은 마음 간절하지만 각자에게 주신 사명이 다르기에 마음을 담아 글로 인사드립니다.
요즘 한국 날씨가 상당히 춥다고 들었는데 아무쪼록 건강 조심하세요. 이곳 알바니아의 겨울 역시 저희에겐 주요 기도제목이 될 만큼 힘든 계절입니다. 거듭 쏟아지는 비와 부족한 전기 사정으로 정전은 하루에도 몇 시간씩 지속되고 얼마 전에는 3일 밤낮으로 전기가 없어 고생을 하기도 했습니다. 특별히 이곳은 주로 전기로 난방을 하기에 정전이 되는 순간부터 더욱 추운 시간을 보내게 됩니다.
그래도 우리 주님이 이곳에 계시고 오늘도 그분의 복음이 이 땅 구석구석에 전해지고 있기에 마음속 따듯한 희망을 가지고 하루하루 걸음을 내딛고 있습니다.  

팀 소식
저희 갈렙팀은 12월 티라나 복음교회의 7주년행사와 더불어 건물 헌당을 위한 예배를 드렸습니다. 복음교회를 지금까지 이끌어 주시고 건물을 허락하신 하나님의 은혜에 감사드리며 이 교회가 알바니아의 복음화에 효과적으로 사용되어지도록 기도하는 은혜의 시간이었습니다.  
또 지난 여름 한국과 캐나다에서 방문한 단기 선교팀과 같이 시작한 지방 쉐즈 지역과 티라나 집시 지역의 교회개척을 위한 정기적인 예배를 본격적으로 드리게 되었습니다. 현재 이혜정 선교사가 쉐즈지역의 교회 개척을 담당하고 페친교회의 에틀레바 전도사와 자미라, 아리엘이 함께 섬기고 있습니다. 지프차로 고속도로를 달리고 강을 건너서 다시 비포장 된 산 고개 길을 넘어가야 만날 수 있는 시골 작은 마을이지만 매주 우리를 반겨주고 기다리는 몇몇 가정들과 100여명이 넘는 어린이들을 볼 때 복음의 전달자로서 기쁨과 보람을 가지게 됩니다.

오늘도 집시마을에 흐르는 주님의 사랑
지난 9월 저희 가정이 본격적으로 집시마을 교회개척 사역을 담당하기로 결정하였습니다. 집시들은 가난하다, 천박하다, 지저분하다, 떠돌이다, 성적으로 문란하다, 무식하다는 등의 수식어가 붙는 이들에게 사랑으로 섬길 수 있을까 많은 고민도 하였고 두렵기도 했습니다. 그러나 하나님은 당신의 방법으로 저희를 감동시키시고 이들을 얼마나 사랑하시는지 저희에게 가르쳐 주시고 계십니다.
먼저 매주 토요일 주일학교 모임을 시작으로 예배를 드리고 있는데 아직 예배처소도 없이 길가 공터에서 모임을 갖는 저희에게 날씨는 가장 큰 기도 제목입니다. 왜냐하면 앞서 말씀 드렸듯이 현재 알바니아는 우기 기간이어서 매일 비가 오는 것이 정상입니다. 그런데 너무 감사하게도 비가 계속 오다가도 토요 집회, 2시간동안의 모임 때만은 비가 오지 않는 역사를 경험하고 있습니다. 할렐루야!!
이 기적 같은 사실은 우리 모임을 기뻐하시는 하나님의 마음을 모두가 고백하며 전능하신 주님을 전심으로 찬양하게끔 만들었습니다.

빈 박스가 줄 수 있는 감동
동역자분들은 빈 박스가 우리에게 얼마큼의 기쁨을 가져다주신다고 생각하십니까?
우리가 예배드리는 작은 길가 공터에 창고 같은 건물이 있었는데 두 번째 모임 때 창고가 허물어져 모임 공간이 다소 넓어지는 은혜를 주셨습니다. 그 다음주에서 아이들이 예배드리는 장소라고 이곳 바닥에 지저분하게 깔려 있던 나무들을 다 치우고 깨끗이 청소하고 저희를 맞아 주었습니다. 그 다음주에는 앉아서 예배드리면 덜 움직이고 혼잡하지 않다고 어린 친구들이 빈 박스를 주서와 차갑고 습한 그 젖은 땅위에 박스를 펴놓고 우리를 맞을 준비를 하고 있었던 것입니다. 얼마나 기특하고 대견스럽던지요. 교회라는 건물은 없지만 이젠 우리 모이는 장소를 스스로 청소하고 준비하는 나이 어린 그 친구들을 바라볼 때 주님이 저들을 얼마나 기뻐하실까? 그저 감사할 뿐입니다.
이들에 의해 지어질 이들의 교회가 세워질 때까지 공터의 청소는 계속되어질 것입니다.

집시마을의 성탄절
알바니아인에게도 멸시 받는 가난하고 연약한 이들이지만 우리 주님이 그러하셨듯이 복음의 메시지를 들고 저들과 함께 기쁜 성탄을 준비하였습니다. 아마도 생전 처음 드라마라는 것과 찬무를 해 본 것이 아닐까 합니다. 하루는 연습을 하는 날 갑작스러운 추위와 함께 비가 주룩주룩 왔습니다. 가진 것이라곤 바닥에 깔던 비닐뿐! 그러나 그것으로 비를 맞으며 주위 아이들과 함께 벽과 저희 자동차에 걸치고 끈을 묶어가며 겨우 비 피할 정도의 공간을 만들어 연습했던 적도 있었습니다. 연습이 끝난 후 같이 사역하는 현지인 자매에게 “왜 비가 왔지” 하자 그 자매가 오늘은 토요일이 아니잖아“라고 대답해 같이 한바탕 웃었습니다.
정말 춥고 장소도 협소해 연습하기도 힘들었는데 왜 그리 행복하던지요. 아마도 비 맞는 것도 마다하지 않고 벽을 기어 올라가 비닐을 벽에 고정시키는 우리 아이들과 차에 비닐을 고정시키기 위한 돌을 줍는 조그만 손, 입술이 파래지면서도 춥지 않다고 하는 작은 아이들이 함께 하였기에 행복했던 것이 아닌가 합니다.

이들에겐 필요한 것은?
이들에게 필요한 것이 무엇일까요? 세상의 관심 밖에서 살아가고 있다고 느끼는 이들에게 돈이나 빵보다 더 필요한 것은 사랑입니다. 집시들에게 관심을 갖는 사람은 많습니다. 그러나 그 관심이 물질을 나누는 것만으로 끝나는 경우가 참 많습니다. 그들에겐 변하지 않는 사랑, 조건이 없는 절대적인 예수님의 사랑이 필요합니다. 시꺼먼 손, 때 묻은 옷, 정리되지 않은 머리지만 그들의 그 모습 그대로 악수하고 안아주고 머리를 쓰다듬고 가슴으로 사랑하며 나갈 때 저들의 마음이 열리고 예수님에 대해 반응을 보이는 것을 자주 느끼게 됩니다. 하루는 모임 때마다 도와준다는 핑계를 대며 오히려 방해를 놓는 다니엘이라는 청년이 있었습니다. 찬양을 하면 옆에서 큰 소리로 가요를 부르고 아수라장을 만들기까지 하는 친구인데, 어느 날 손을 크게 다쳤는데 스스로 대충치료하고 모임에 왔습니다. 그 모습을 보고 처음에는 솔직히 너무 방해를 놓았던 친구라 이번 기회에 좀 집에서 푹 쉬었으면 했는데 순간 주님이 그들 품기를 원하신다는 마음을 주셨습니다. 그래서 그 친구를 데려와 상처 난 곳의 피 묻은 붕대를 풀고 다시 소독하고 약 바르고 새 하얀 새 붕대로 감싸주고 며칠분의 진통제와 항생제를 주었습니다. 그리고 다니엘의 손과 가슴에 손을 얹고 치유의 기도와 함께 주님을 영접하기를 간절히 기도하였습니다. 그 후 며칠이 지난 모임 때 밝은 모습으로 달려와 자기의 손을 보여주며 낳아간다고, 아프지 않다고, 그리고 고맙다고 말하는 다니엘의 모습을 보며 주님께 감사를 드렸습니다. 다니엘, 지금은 모임 때 어려운 일이 있으면 알아서 척척 나서서 도우려고 하는 일꾼으로 변해가고 있답니다.  

젤지를 위한 기도요청
“하나님 젤지를 낫게 해주세요.” 늘 하는 할아버지의 구원을 위한 기도와 더불어 한결이 한희의 요즘 중요한 기도제목입니다.  
올해 24살 된 세 아이의 아버지인 젤지, 10년 넘게 마약에 묻혀 자식이고 부인이고 부모고 내팽개친 못난 사람, 이제는 마약을 끊겠다는 의지마저 없어진 이사람, 마약하기 전에는 동네에서 착하다고 소문났던 젤지.  
지난 여름 캐나다에서 온 단기팀과 같이 전도 집회를 가진 후 그곳에 모인 사람들을 위해 개인적으로 기도해주는 시간이었습니다. 그때 젤지 엄마를 만났고 아들을 위해 기도해 달라는 한숨 썩인 호소에 같이 잡고  엉엉 울며 기도한 후 집으로 방문해서 젤지를 만났습니다. 그때 다 같이 젤지를 위해 기도했고 그도 마약을 끊겠다고 결심하고 교회도 한번 나왔습니다. 그러나 금단현상을 이기지 못하고 다시 마약으로 빠져들었습니다. 그 후 계속해서 그 집을 심방했고 부인을 위로하며 같이 기도 하고 한, 두 번 더 젤지를 만나 권면하고 기도하였습니다. 그런데 최근 가정에 큰 위기가 닥쳐 서로 이혼 하겠다며 울며 싸우고 있는데 저희가 또 심방을 가게 되었고 2시간 넘게 이야기 하며 근본적인 문제인 마약을 끊는 것에 대해 다시 한 번 촉구하며 복음을 전했습니다. 다음날 교회에 나와 부인과 같이 영접기도 하며 예수님을 믿는다는 고백을 했습니다. 그러나 월요일 일찍 찾아간 젤지네 집에 젤지는 없었습니다. 이번에도 다시 마약을 찾아 나간 것입니다.

이미 전쟁은 시작 되었습니다. 인간을 파괴하고 얽어매려는 악한 사단과의 전쟁입니다. 비록 그가 진정으로 원해서 영접한 것이 아닐지라도 그 입술의 고백으로 그는 하나님의 자녀가 된 것이라 믿습니다. 이제는 그분의 능하심이 그의 삶에 나타나기를, 그가 승리하신 주님의 승리를 같이 누릴 수 있기를 기도합니다. 전쟁의 목적은 승리입니다. 승리하는 그날까지 기도의 끈을 놓지 말아 주십시요.    

2006. 1 주준성/강은경, 한결, 한희 올림
  

About the Autho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