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셨습니까? 공혁/조은주, 민, 진 가족입니다. 주님의 이름으로 모스크바에서 문안인사를 드립니다.
지난 1월 4일 설레기도 하고 두렵기도 한 마음으로 한국을 떠나 러시아 선교의 길로 헌신한지 2년여 만에 모스크바에 도착했습니다. 참으로 오래 걸려서 멀리 돌아왔다는 느낌입니다. 늦은 저녁에 도착해서 주변이 캄캄했던 탓인지 첫인상은 한국과 비슷했습니다. 현지 선교사님의 인도로 미리 준비된 보금자리로 들어서니 다른 선교사님들의 가족들이 기쁘게 맞아주셔서 얼마나 감사했는지요. 하나님께서 저희 가족을 위로하시고 격려하시고자 환영과 섬김의 동역자들을 붙여주셨음을 느끼고 감사했습니다.
모스크바에서의 첫날밤을 편안히 보내고 다음날이 되자 한국과는 확연히 다른 점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전반적으로 세상이 회색빛이더군요. 밖을 나가보니 사람들의 표정 또한 회색빛의 굳은 모습이었습니다. 그 순간 머리에 떠오른 생각은 “내가 앞으로 사랑해야 할 사람들이구나!”였습니다. 도착해서 가장 큰 기도제목이었던 아이들의 학교 문제와 저희 부부의 언어학교 문제가 주님의 신실한 인도하심으로 빨리 마무리 되어 이제 서서히 안정을 찾아가고 있습니다.
첫 주를 지내며 러시아의 겨울이 이 정도라면 견딜만 하다라고 생각을 했으나 둘째 주 들어 본격적인 추위가 몰려와서 영하 30도를 오르내리며(낮에도 영하 25도 이하) 아이들은 학교를 쉬는 상황까지 이르렀습니다. 이곳 선배 선교사님들이 겨울에는 맑은 날을 조심해야 한다고 하시더군요. 처음에는 그 말의 뜻을 이해하지 못했는데 처음으로 맑은 하늘을 보고 태양을 본 날이 저희 부부의 첫 언어학교 등교하는 날이었습니다. 아직 자동차를 구입하지 못해 지하철을 이용하는 저희 부부는 역까지 1.5Km정도를 걷고 역에서 학교까지 다시 2Km를 걸었습니다. 그런데 태양이 밝게 비치는 그 날이 어찌나 춥던지 정말 머리가 아플 정도의 추위에 떨며 제대로 러시아의 겨울을 경험했고, 그 맑은 날의 주의경보를 몸으로 느낄 수 있었습니다.
언어는 예상했던 것처럼 정말 어렵네요. 영어와는 달리 무슨 변화가 그리 많은지··· 그리고 모든 명사마다 여성, 남성, 중성을 구별해야 하고, 이곳 사람들은 모두 필기체를 쓰는데 도무지 알아보기가 힘듭니다. 거기에 2~3주 정도 진도가 나간 반에 들어가다 보니 2~3주의 차이는 실로 어마어마합니다. 나는 언제나 유창하게 러시아어를 할까? 생각하며 주님께 언어의 기름 부으심을 구합니다.
또 한 가지의 어려움은 이곳 모스크바의 물가입니다. 모든 물가가 미국보다도 더 비싸서 상당히 놀랐습니다. 오기 전에 들은 정보는 기초생활품과 공산품 가격이 조금 비싸다는 소리만 들었는데 막상 와보니 집값이며, 학비 및 학용품비, 식생활비 등이 어찌나 비싼지 적응이 잘 안됩니다.
러시아 초보 선교사의 첫 걸음이 혹독한 겨울이어서 춥고 여러 어려움이 있기는 하지만 따뜻한 집을 주시고, 주위에 돕는 손길들을 많이 보내주시고, 가족 모두 건강하게 지켜주시는 하나님께 감사를 드립니다. 그리고 무엇보다도 이 동토의 땅으로 올 수 있는 특권을 주신 하나님께 감사를 드립니다.
마지막으로 기도와 재정으로 후원해주셔서 저희 가족의 러시아 선교에 힘이 되어주시는 모든 분들께 다시 한 번 감사를 드립니다. 여러분들의 도움이 이곳의 사람들에게 희망이 되고 있음에 감사드리며 물러갑니다. 사랑하고 축복합니다.
2006년 1월 모스크바에서 공혁/조은주, 민, 진 올림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