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은숙 선교사(필리핀-GI)

* 제 2기 사역을 준비하며

        
샬롬! 선은숙 선교사입니다. 2년 전, 감비아를 기도로 품고 작년(2005년) 5월부터 12월까지 약 7개월간의 사역을 마치고 한국에 들어온 지 벌써 한 달이 다 되어갑니다. 기도편지로 때때마다 나눠드린 내용과 같이 올려드린 기도마다 풍성하게 응답하셨던 하나님을 다시 한 번 고백 드립니다. 감비아 사역 내내 없는 것이 더 많기에 하나님 앞에 기도할 수밖에 없었습니다. 정전과 단수, 자주 지연되는 비행기 출국일정 등. 제가 할 수 없는 삶의 문제들에 대해 하나님은 신실하게 응답해 주셨습니다.

* 뒤로 한 발짝
선교사님들의 삶을 직접 눈으로 보고, 함께 선교사역을 경험하게 된다는 사실만으로 마음이 벅차오르던 첫 발자국을 기억합니다. 꿈꾸며 기대했던 만큼 하나님께서 많은 것들을 부어주셨습니다. 선교지에서 나의 작은 필요들까지도 세세하게 채워주신 하나님을 찬양 드립니다. 하지만, 늘 사람에게 후회라는 것이 남듯, 몇 가지 반성의 마음이 있습니다.
선교지는 그 사람의 가장 연약한 부분이 노골적으로 드러나는 싸움터입니다. 나의 연약함을 깨닫게 되면서, 스스로를 인정하기 어렵기도 했습니다. 완벽주의적인 내 삶이 다른 사람을 힘들게 하기도 했고, 자연히 제 자신도 쉽지 않은 날들을 보내야했습니다. 인정받고 싶은 욕심이 너무 강하게 나를 움직이기도 했습니다. 어느 날엔가는 온 몸이 마비되는 것 같은 느낌이 받기까지 했습니다.
전혀 다른 문화 또한 넘어야 할 큰 산과 같았습니다. 물건을 빌려도 돌려주지 않고, 아무렇게나 사용하다가 망가트리기도 했습니다. 한국에서 아니, 인간관계에서 당연히 지켜져야 할 상식적인 배려들을 전혀 기대할 수 없는 상황에 놓이기도 했습니다. 어려움이 있을 때마다 말씀묵상과 기도, 조용한 장소에서의 쉼을 통해 하나님의 위로하심을 받곤 했습니다. 서로를 이해하고, 신뢰할 때 연주될 수 있는 그 아름다운 하모니는 쉽게 만들어지는 것이 아니었습니다. 관계 속에 하나님께서 계실 때 가능한 것임을 깨닫게 되었습니다.

* 앞으로 한 발짝
짧은 반성과 함께 다음 사역지를 향한 다짐을 정리해 보게 됩니다. 절대적으로 순종하는 사역자가 되고자 합니다. 선임들의 인도와 하나님의 음성에 내 자신의 이견을 내밀지 않고, 절대적으로 순종할 것을. 또한 섣불리 결정하고, 판단하지 않는 사역자가 될 것을 다짐합니다. 사람도 사역도 깊은 기도와 스스로에 대한 질문으로 신중에 신중을 더해 이해하겠습니다. 젊은 시절을 선교지에서 보낸 홍종란 선교사님이 감비아에서“메로(어머니)”라고 불리는 모습을 보며, 얼마나 많은 눈물과 기도가 있었을까 하는 생각과 함께 나도 사역지의 ‘선은숙 메로’가 되어야 겠다고 마음먹었습니다. 
다음 사역지는 필리핀 세부입니다. 제가 소속된 GMP에서는 작년부터 필리핀 세부에서 단기 선교사 훈련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일명 Global Impact(단기선교사 훈련 프로그램-이후 GI)로 불리는 이 사역을 감비아로 출국하기 전, 몇몇 교회를 방문해 소개하기도 했습니다. 필리핀 세부는 제게 참 인연이 깊은 사역지입니다. 2001년, 낙원제일 교회에서 청년부 단기선교로 세부로 방문한 적이 있고, 2년 전 다시 영어훈련을 위해 세부에 머문 적이 있습니다. 이렇게 되돌아보며, 다음 사역지 또한 하나님의 세심한 예비하심 속에 있었다고 고백할 수밖에 없습니다. 저는 세부 G.I.사역에서 행정사역을 맡게 됩니다. 2월 27일부터 훈련이 시작되고, 저는 3월 12일 저녁에 필리핀으로 출국하게 됩니다. 한국에 들어와서 일일이 찾아뵙지 못하고 다시 떠나게 되어서 동역자님께 죄송하다는 말씀을 드립니다. 현재 저의 건강상태는 아주 좋습니다. 계속해서 기도와 물질로 후원해 주심에 감사드립니다. 하나님 앞에 신실한 일꾼으로 서겠습니다.
감비아 사역에서 제게 가장 큰 두려움이 되는 것은 말라리아였습니다. 개인적으로 수술을 몇 차례 받고 떠난 사역이기에 많은 분들이 염려로 기도하셨고. 제 스스로도 많이 두려웠습니다. 하지만, 하나님께서는 내가 경험하지 않으면 현지인들이나 선교사님의 아픔을 이해하지 못할 것이라는 마음을 주셨고, 말라리아 걸려도 잘 견딜 수 있도록 도와달라는 기도로 제 마음을 바꾸셨습니다. 밤마다 기술센터 건축현장에서 아이들과 함께 찬양하며 기도했던 시간들이 바람에 실려 이곳 한국에도 들려오는 것 같습니다.

2006. 2. 15. 선은숙 올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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