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혁/조은주 선교사(러시아-모스크바)

주님의 이름으로 모스크바에서 문안인사 드립니다.

꽁꽁 얼어붙어 녹아내리지 않을 것 같던 눈들이 언제 그랬냐는 듯이 자취를 감추고 온 모스크바가 하루아침에 푸른빛으로 물들어 버린 것 같습니다. 눈 속에서 봄이 먼저 찾아왔는지 눈이 녹자마자 주위는 잔디로 바뀌어 있더군요. 이렇듯 주님의 계절도 얼어붙어 있는 이 땅 밑에서 서서히 시작되고 있겠구나 생각하며 주님의 계절로 온통 드리워질 그 날이 하루 빨리 도래하기를 위해 기도합니다.

        

4월은 전반적으로 외국인들은 많이 불안해하는 시기입니다. 히틀러의 생일과 사망일을 전후해서 신나치주의자들과 극우세력들의 외국인에 대한 무차별 공격이 자행되는 시기여서 학교 게시판 등에 대사관에서 알리는 교민들의 외출자제 공문이 붙기도 했고, 이메일을 통해 외출 시 유의사항 등 주의공문이 전달되기도 했습니다. 다행히 저희들과 관련해서는 큰 사고는 없었지만 러시아 주요도시 곳곳에서 폭력이 난무했던 것으로 보도되었습니다. 그러나 5월 러시아 최대 국경일인 전승기념일을 전후하여 폭동(?)들이 잠잠해지고, 많은 사람들이 봄바람을 따라 공원이며 박물관, 음악당, 호수 등으로의 외출이 시작되었습니다. 더욱이 북반구에 자리하다 보니 낮이 무척 길어져서 9시가 넘어도 아직 환한 일명 ‘백야현상’이 서서히 시작되었습니다.(7월이 되면 자정에도 대낮처럼 밝다고 합니다)
      
그동안 겨울 내내 움츠렸던 저희 가족도 5월 들어 큰맘 먹고 4개월간의 모스크바 생활에서 미루었던(?) 붉은광장 땅밟기를 선임 선교사님 가족들의 안내로 나들이를 겸해서 해보았습니다. 봄나들이 행객들이 무척 많아 힘들기도 했지만 많은 것을 보고, 느꼈습니다. 먼저 한발 한발 붉은광장을 밟으며 주님의 이름으로 러시아정교회의 잘못됨을 비롯한 러시아의 근본적인 죄악 등을 기도로 끊는 대적기도를 하고 주님의 보혈로 이 도시를 중심으로 온 러시아를 깨끗케 해달라고 간구하며 위정자들을 축복하는 등의 귀한 시간을 보냈습니다.

그리고 그동안 소음처럼만 들리던 러시아어가 이제는 보이기도 하고 조금씩 귀에 들립니다. 물론 아주 조금이지만 그동안 거리를 다니며 참 답답했었는데 의미를 다는 모르지만 일단 읽을 수 있고, 대충은 광고나 벽보를 알아 볼 수가 있어 신기하기도 하고, 음식을 주문할 때도 더듬거리기는 하지만 원하는 음식을 시킬 수도 있고 등등. 활동의 폭도 조금은 넓어지는 것 같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러시아어를 배우면 배울수록 러시아어가 힘들기는 참 힘든 언어라는 것을 더욱 느끼게 됩니다. 그러나 하나님의 일을 위한 준비라는 귀하고 확실한 목적이 있기에 최선을 다해 열심히 공부에 전념하고 있습니다. 이제 3주 정도 후면 언어훈련의 일단계인 기본 문법수업을 마치게 됩니다. 그리고 3개월간의 긴 방학에 들어가는데 언어훈련기간을 줄여보기 위해 저는 개인적으로 2주 정도의 휴식을 취한 후 방학기간에 개설되는 여름방학 특강을 수강하려 합니다. 언어훈련을 받는 동안 지치지 않도록 중보기도 해주시기 바랍니다. 또한 러시아 법상 외국인들은 6개월 이상을 국내에 체류할 수 없어 주변국으로 나갔다와야 하는 관계로 2주 동안의 휴식기간을 이용해 가족들과 거주등록여행을 다녀오려고 합니다.(이곳 외국인들은 모두 강제적으로 적용되는데, 레기스뜨리찌아-거주등록 여행이라고들 합니다)

이곳   모스크바 적응 등 감사한 것이 참 많은데 그 중에 먼저 아이들(민이와 진이)의 학교문제가 잘 해결되었다는 것을 보고 드리며, 여러분들의 기도에 감사를 드립니다. 처음 이곳에 와서, 오기 전부터 저희가 준비하고 계획했던 대로 아이들의 학교문제가 풀리지 않아 내색을 하지는 않았지만 심적으로 힘들었는데 언제나 신실하신 하나님께서 이번에도 역시 주님의 때에 기쁨을 주시는군요. 그동안 저희 가족들을 비롯해 이곳에서 하나님께서 붙여주신 도우미들이 같이 기도했던 그리고 여러분들이 기도해 주셨던 그 학교, 선교사 자녀들을 위한 학교(HCA)에서 입학을 허가하는 통지가 왔습니다. 할렐루야! 따라서 아이들은 다음 학기(9월)부터는 Hinkson Christian Academy에 다니게 되었습니다. 지난번 학교에 비해 학비도 저렴하고, 무엇보다도 모든 선생님들이 선교사님들이어서 MK(Mission Kids)들에 대한 사랑이 많고, 하나님의 방법에 초점을 맞춰 기도로 양육하기 때문에 마음이 놓입니다. 아이들도 무척 기뻐해서 기쁨이 배가 되네요.

그리고   이번에는 조금 안 좋은 소식인데, 이곳에 온 이후 얼마 지나지 않아서 부터 나빠지기 시작한 조은주 선교사의 오른쪽 팔의 상태가 최근 급격히 악화되었습니다.(오른쪽 팔이 점진적으로 색이 변하면서 굳어가고 고통도 따르는 등) 그동안 이곳에서 병원진료도 받아 보고, 한의를 통해 침술도 받아보았으나 차도가 없어 언어훈련기간 동안 훈련지 이탈을 하지 않는 것이 원칙이나 부득이 한국으로 들어가 원인도 밝혀내고 치료를 받으려 합니다. 처음에는 이 병을 통해서 하나님께서 우리의 잘못을 알려주시려나? 아니면 무엇인가 소중한 것을 가르치시려 하시는가? 하는 마음에 회개도 해보고 기도로 하나님의 응답을 기다려보기도 했습니다. 그러나 하나님께서 주신 배필이며 동역자인 아내가 아파하는 가운데 어리석게 너무 오래 방치한 것은 아닌가? 하는 두려움과 죄책감이 마음을 무겁게 했고, 주변인들을 통해서 말씀하시는 하나님의 마음을 느끼게 되어 이곳 현지 선임 선교사님과 상의 후 최선의 방법을 택했습니다. 그러나 이 아픔의 기간과 사건을 통해서 많은 것을 가르치실 하나님을 여전히 그리고 온전히 신뢰하며, 건강한 모습으로 다시 훈련에 임할 기쁨의 시간을 기대해 봅니다. 아내가 자리를 비운 동안 아이들을 돌보며 언어훈련을 해야 하는 것이 힘들기는 하겠지만 이 또한 좋은 깨우침의 시간이 되고 아내의 소중함을 느끼면서 그동안 소홀했던 아비로서의 부족했던 부분들을 만회할 수 있는 귀한 시간이 되리라 생각합니다.

하나님의   귀한 사역에 동참하도록 허락하신 하나님께 감사와 찬송을 올려드립니다. 그리고 이 사역에 동참하여 같이 기도와 재정적 후원으로 섬겨주시는 모든 손길들에 감사드립니다. 여러분의 기도와 후원이 저희 가족의 사역에 큰 힘이 되고, 주님의 나라를 앞당기는 큰 힘이 됨을 느끼며 다시 한 번 감사를 드립니다. 여러분들의 기도가 끊이지 않는 한 저희 가족의 사역도 은혜 가운데 계속될 것입니다. 하나님 안에서 여러분들을 알게 된 것만도 감사한데 같이 여러 모습으로 동역할 수 있는 기회와 시간을 허락하신 하나님께 감사와 영광을 올려드립니다. 아멘!
사랑하고 축복합니다.

마지막으로 저희 가족을 위해 아래의 내용으로 구체적으로 기도해 주시기 바랍니다.
1. 러시아가 회개하고 하나님께 돌아오도록        
2. 언어 훈련을 즐기며 잘 할 수 있도록
3. 조은주 선교사의 빠른 치유를 위해            
4. 아이들(민이/진이)이 새로운 학교에 잘 적응하도록
5. 가족 모두 건강한 몸으로 하나님을 섬기도록    
6. 부족한 재정이 채워지도록

2006년 5월 모스크바에서 공혁/조은주 민, 진 올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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