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일/조순희 선교사(서부아프리카-풀라니)

풀라니종족마을 마탐에서 드리는 서른네 번째 기도편지(34)

      

7개월 전 풀라니 종족 사역을 위해 마탐 마을에 들어온 미국 선교사로부터 연락이 왔다. 크리스천이라고 자신을 밝힌 사람이 도움을 청하러 찾아왔다는 것이다. 강한 이슬람 지역에서 신앙인을 만난다는 일이 결코 쉽지 않는 일이라 정말 반가운 일이 아닐 수 없었다. 미국 선교사 집을 방문했을 때 작은 나무 밑에 돗자리를 펴고 긴 여독과 더위 탓인지 잠을 자고 있는 삼바바라는 40대쯤으로 보이는 사람이 있었다.
그는 약 10년 전에 내가 알고 있는 선교사를 통해 복음을 듣고 예수님을 영접했다고 한다. 그 후 예수님을 믿는 일로 가족들로부터 말할 수 없는 심한 핍박을 받고 있다고 말했다. 6개월 전에는 더 이상 예수님의 말씀을 듣지 못하게 가족들이 뜨거운 물을 자신의 귀에 부어 귀가 잘 들리지 않는다고 말했다. 실제로 그와 대화하는데 잘 들리지 않는 듯 여러 차례 반복해서 묻곤 했다. 또 앞으로 계속해서 예수님을 믿으면 가족들이 눈을 뽑고, 혀를 자르겠다고 협박했다는 것이다. 우연히 마탐 마을에 한국 선교사가 있다는 이야기를 듣고 직장을 구하고 생계를 위해 도움을 요청하기 위해 찾아왔다는 것이다.

신앙을 지키기 위해 엄청난 핍박과 고통을 겪은 삼바바의 살아온 내용은 듣는 이의 마음을 충분히 감동시킬 수 있는 간증이다. 하지만 그의 말을 액면 그대로 받아 들여야 하는지, 거짓과 진실을 분별 할 수 있는 지혜가 필요한 상황이었다. 그는 예수님이 누구신지 알고 있었고 자신이 예수님을 영접했다고 고백했다. 하지만 대화중에 가혹한 핍박을 견딜만한 믿음이 그 안에 없음이 발견되었고, 또 크리스천의 삶이 무엇인지 알지도 못했고 또 살아오지도 않는 것으로 여겨졌다. 또한 여러 선교사들을 찾아다니며 재정적인 도움을 요청한 일이 많았고, 어떤 말이 선교사들의 마음을 잘 움직여서 도움을 받을 수 있는지 잘 알고 있는 사람이었다. 또한 자신의 상황을 지나치게 과장해서 표현하고 계속 재정적인 도움과 연결했다. (참고로 이곳 무슬림들은 귀에 염증으로 고생하는 경우가 많은데 그 이유는 하루 다섯 번씩 기도할 때 물로 귓속을 씻는 의식 때문에 귀에 염증이 많다)

그 후 미국 선교사와 이야기를 나눈 후 삼바바라는 사람을 집 밖으로 내어 보내기로 결정했다. 우리가 아무런 도움도 줄 수 없다는 말을 하자 삼바바는 조금 전에 보였던 모습은 간데없이 사라지고 직접적으로 돈을 요구하며 집 밖으로 나가지 않으려고 발악했다. 결국 그를 밖으로 내보낸 후 미국 선교사와 나는 서로 마주 보며 웃을 수밖에 없었다. 어떤 환경이 이들을 이렇게 만든 것일까? 가끔 경험하는 일이지만 이런 일들이 선교사를 지치게 만든다. 또 한편으로 나를 포함한 선교사들이 그를 그렇게 만든 지도 모른다. 물질을 위해 자신의 영혼을 파는 사람이 아닌 진정한 그리스도의 제자를 키우기 위해 선교사인 내가 얼마나 많은 눈물의 기도와 매일 새로운 헌신의 삶이 필요한지 깨닫는 소중한 시간이었다.(기록일기)내용
                                                                      

마탐 모임 방, 잠웰 모임방 세우기
실내 온도가 40도에 이르는 날씨에 문을 닫고 좁은 공간에서 주일 예배를 드리는 시간은 은혜도 있지만 정말 힘든 시간입니다. 집 창고를 꾸며 모임방으로 사용하고 있는데 예배시간마다 동네 아이들이 담을 타고 올라와 예배를 방해하는 통해 더운 날씨이지만 문을 닫을 수밖에 없습니다. 또 형제들이 전도를 시작해서 그나마 좁은 장소가 더욱 좁아졌습니다.

잠웰 모임방 사정도 다르지 않습니다. 지금까지 형제 집의 방 한 칸을 꾸며 사용했는데 다른 나라에서 장사를 하던 형제의 가족 두 사람이 곧 마을로 돌아오기 위해 집을 수리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아프리카의 대가족 중심 사회에서 방을 얻어 모임방으로 사용하는 것도 많은 제약과 어려움들이 많습니다.

그래서 마탐과 잠웰 마을에 모임방을 짓기 위해 기도하며 공사를 시작했습니다. 마탐은 하나님의 은혜로 적절한 가격에 좋은 위치에 땅을 구입했고 또, 잠웰 마을은 형제가 땅을 모임방에 기증해 작은 모임방을 만들기 위해 준비 중입니다. 마탐은 건축할 지역에 물이 없어서 물탱크를 만들고 또 방학을 맞은 형제들이 강에서 물을 가져와 물탱크를 채우고 있습니다. 지금 이곳은 시멘트 공급이 힘든 상황인데 시멘트가 구해지면 벽돌을 찍는 일을 시작할 예정입니다. 또 잠웰도 모래와 자갈을 가져왔고 하나님의 때에 공사를 시작하기 위해 기도하며 준비 중에 있습니다. 저희는 모임 방 건물이 벽돌 한 장 한 장 쌓아질 때 마다 형제들의 믿음도 더욱 견고해지길 기도하고 있습니다. 또 주님께서 채워주시는 틈틈이 건축을 계속 진행하려고 합니다. 이 일에 기도로 열심히 섬겨주시길 부탁드립니다.

형제들 소식
한 동안 몇몇 형제들에게 어려움들이 많았는데 지금은 많이 회복되었습니다. 무사씨는 아주 많이 아팠는데 지금은 많이 나았습니다. 한 쪽 눈이 떠지지 않아 아직 자기 마을에서 지내고 있습니다. 티게레 마을의 우마르 소는 직장을 찾아 다시 다카르로 나갔습니다. 대부분 젊은이들이 자신들의 마을에서 할 일이 없기 때문에 돈을 벌기 위해 도시로 나가는 경우가 많습니다. 하지만 그나마도 쉽지 않는 모양입니다. 무사 잘로는 마탐 보건소에서 건물 관리일을 하고 있는데 좀 더 전문적인 기술을 배우기 위해 약 3개월간 기술 훈련소에 들어가기 위해 기도하며 준비 중입니다. 또 모모두 츄브는 지금 다니는 직장 일이 너무 고된 일이라 다른 직장을 찾기 위해 기도중입니다. 늘 풀라니 종족 형제들이 믿음으로 최선의 삶을 살아갈 수 있도록 기도 부탁드립니다.  

예림이와 예랑이네
예림이와 예랑이는 지금 방학을 맞아 저희와 함께 지내고 있습니다. 전부터 동물을 키우고 싶어 했는데 마침 아이들 생일 선물로 육지 거북이 두 마리를 사주었습니다. 땅을 파고 땅속에 사는 거북이라 아이들에게 호기심을 참 많이 주는 동물입니다. 놀이거리가 많지 않은 아이들에게 동물을 돌보는 즐거움이 또 다른 기쁨을 주는 것 같습니다  방학기간 동안 아이들과 특별한 시간을 보내야 될 텐데 아직 시간적인 여유가 많지 않아 아이들에게 미안한 마음이 많습니다.

8월이면 새학기가 시작됩니다. 그런데 아직 호스텔에서 아이들을 돌볼 돔페어런츠가 결정되지 않아 안타까움이 많습니다. 그리고 8월 새학기 예림이와 예랑이의 학비와 기숙사 생활비가 채워지도록 기도 부탁드립니다.

늘 언제나 기도로 저희 가족과 풀라니 종족을 섬겨주심을 감사드립니다.  
                                            

2006. 7.  이재일/조순희, 예림, 예랑 올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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