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러므로 너희는 가서 MK로 제자를 삼아 아버지와 아들과 성령의 이름으로 세례를 주고, 내가 너희에게 분부한 모든 것을 가르쳐 지키게 하라.”
떠남 그리고 한 달
이 글을 쓰고 있는 시점이 늘 푸른 가족이 필리핀에 온지 꼭 한 달이 되는 날입니다. 그 동안 지켜주시고, 은혜 가운데 함께 해주신 하나님께 감사를 드립니다.
이제 한국은 코스모스와 갈대가 사람들의 시선을 사로잡는 가을이겠군요. 모두들 평안하셨는지요?
8월 15일 광복절 특사(?)로 한국을 떠나 필리핀에 무사히 도착했습니다. “네 본토 친척 아비 집을 떠나 내가 네게 지시할 땅으로 가라”(창 12:1)
하나님께서 어디로 보내실지 모르지만 믿음의 대상이신 신실하신 하나님, 한 분만을 향한 믿음을 가지고 부르심을 좇아 비행기에 몸을 실었습니다.
사랑하는 가족, 친구들과 마지막으로 공항에서 인사하는 시간을 가지며, 저희 늘푸른 가족을 떠나 보내주시는 양가 부모님들과 형제들이 있었기에, 늘 기도로 함께 해 주시는 친구들과 후원자님들이 있었기에 이렇게 떠날 수 있었다는 생각이 들어 깊이 감사가 됩니다.
묵상
조선 초기 선교역사의 기록을 살펴보면서 파란 눈의 선교사들이 배를 타고 태평양을 건너와 미전도 종족이었던 조선 땅을 밟은 것을 시작으로 기후로 인한 풍토병, 불결한 위생상태, 기본적인 생활 자체가 매우 어려운 가운데 혹한의 날씨와 싸우다가 자신의 아이들을 이 땅에 묻기도 하고, 때로는 사랑하는 아내나 남편을 먼저 주님 곁으로 보내기도 하면서 복음을 전하기 위해 선교사로서의 삶을 조선 땅과 백성들을 위해 헌신했던 것을 봅니다.
선교지에 나온 초보 선교사로서, 아이들과 함께 낯선 문화 속에서 하나 하나 배워가면서 누군가 도와주지 않으면 아무것도 할 수 없는 존재인 것을 새삼 깨달으며, 오로지 주님의 사랑과 부르심을 좇아 순종해 나간 선배 선교사들의 삶을 겸손하게 본받길 원합니다.
필리핀에 나오신 지 10년, 20년 된 부모 선교사님들의 식사초대를 통해 듣게 되는 사역 이야기와 자녀교육의 어려움 등을 들으며, 많은 도전과 생각을 해 보게 됩니다. 우리를 이곳에 왜 부르셨는지? 무엇을 보게 하시려는지? 요즘 들고 다니는 수첩에 열심히 메모하며 세미한 음성에 귀 기울이고자 합니다.
GT2 훈련 시작
9월 초 드디어 GT2(Global Teacher’s Training) 훈련이 시작되어 매일 오전 영어습득 3시간, 오후 3시간은 MK 관련 강의 프로그램을 소화하고 있습니다. 국제적인 감각을 가진 한국MK사역자 양성을 위한 언어훈련 및 MK학교에서 구체적인 인턴십을 경험할 수 있는 프로그램을 갖춘 코스입니다.
언어훈련자는 미국에서 온 Korean-American 자매 한 명, 필리핀 Teacher 한 명, 훈련생은 한국에서 비젼을 품고 날아온 두 명의 자매, 그리고 저희 가족으로 언어훈련에 집중할 수 있는 분위기가 잘 갖추어져 있습니다. 굳어있는 귀와 입을 열기가 여간 쉽지 않지만 부부 모두 열심히 노력하고 있습니다. ‘언어가 곧 사역이다.’라는 선배 선교사님들의 말씀과 선교부의 오리엔테이션을 통해 단단히 마음먹고 약 2년간은 언어습득 및 청소년MK 연구 리서치를 하고자 합니다.
선교지 위기관리
이 기도편지를 보내기 전에 이미 긴급 기도 네트웍을 통해 알고 기도해 주신 분들이 계시겠지만 동료 선교사이며, GT2 프로그램을 진행하고 있는 독신 여 선교사님이 저희 가족과 함께 지방에 갔다가 갑자기 피를 토하고 실신하는 위급한 상황을 경험하게 되었습니다.
매우 위급한 상황이었고 어찌할 바를 몰라 하고 있었는데, 하나님의 예비하신 현지인 의사 두 분이 어디선가 달려와 속히 병원으로 옮겨야 한다는 정보를 알려주고 저희와 함께 가까운 병원을 찾는 인도하심이 있었습니다. 급하게 응급처치를 한 후 다시 큰 병원으로 후송을 하는 과정에서도 앰뷸런스를 뒤 따르면서 정말 영화를 찍게 되었습니다.(교통체증이 심한 길을 이리저리 넘나들며…식은 땀 많이 흘렸습니다.) 현재 그 선교사님은 각종 정밀검사를 거친 후 염려했던 위쪽의 문제가 다행히 깨끗하게 진단이 나와 당분간 휴양을 하기로 했습니다.(함께 기도해 주신 기도네트웍 동역자님께 감사함을 전합니다.)
감사한 것은 그런 위기상황 가운데서도 침착하게 아이들이 충격에 노출되지 않도록 오지영 선교사가 지혜롭게 행동하고, 이훈 선교사가 전체 상황을 통제할 수 (남자가 저 밖에 없었기에) 있었던 것은, 선교훈련 덕분이었습니다. 위기상황시 어떻게 대처해야 하는지 기본적인 교육과 훈련이 되어 있었기에 그나마 침착하게 대처하며, 닥친 상황을 하나 하나 풀어갈 수 있었던 것 같습니다.(이 기회를 빌어 저희를 훈련시켜 주신 분들께 깊이 감사를 드립니다.)
그 긴박한 상황 가운데 두 가지 깨달은 것이 있었는데, 하나는 성령님께서 신실하게 우리에게 닥칠 어려움을 미리 아시고 준비시켜 주신 것(금식, 현지의사, 고속도로 상황 등)과 우리를 위해 중보하신다는 것을 진심으로 신뢰하게 되었습니다. 다른 하나는 아이러니 하게도 언어(영어)에 대한 중요성이었습니다. 환자의 상태에 대해 정확한 의사소통을 해야 하는 상황 가운데, “Yes, 또는 No”를 말해야 할 시 너무도 절실히 선교지에서 언어의 중요성을 실감하고, 언어습득 기간을 정말 최선을 다해 노력해야겠다는 결심을 하게 되었습니다.
새로운 친구, 페트리샤
TCK로서, MK로서 새로운 삶을 시작한 아현이와 시원이에게도 엄마, 아빠 못지않게 현지 문화와 기후에 적응하는 것이 쉽지 않았습니다. 심하게 아프기도 하고, 엄마가 보이지 않으면 불안해 하며 어리광이 부쩍 는 것을 보게 되었습니다. 특히 잠시 밖에 나가기만 해도 수십방씩 물려 심하게 부어 오르는 하는 모기의 공격은 이곳에 적응하게 하는데 많은 어려움을 느끼게 합니다.
하지만 아현이, 시원이에게 GT2 센터 내 함께 살고 있는 페트리샤라는 같은 또래의 현지친구가 있어서 아이들답게 땀 흘리면서도 열심히 뛰어다니며 씩씩하게 보내고 있습니다.
아현이는 한국 아카데미(한국MK 학교) 유치원에 다니고 있으며, 시원이는 엄마, 아빠가 훈련받는 동안 현지인 보모(야야)와 페트리샤와 함께 뛰어 놀고 있습니다. 방에서는 부모와 한국문화, 다른 어른들과는 영어문화, 집 밖에서는 필리핀 문화, 이렇게 3중 문화에 노출되고 있는 두 아이들이 어린 시절부터 국적 있는 교육과 일관성 있는 돌봄을 받을 수 있도록 기도부탁 드립니다.
*기도제목
* GT2 스텝으로서 훈련을 이끌어가는 김연화 선교사가 허지연 선교사의 휴양기간 동안 지치지 않고 성령충만한 지혜가 있도록.
*이훈, 오지영 선교사가 언어습득(영어-사역언어, 따갈록-생활언어) 기간동안 재미있게 배우고, 꾸준히 훈련할 수 있도록.
*아현, 시원 MK가 여러 문화적인 노출에서 안정감을 누리며, 즐겁고 유익한 만남들을 많이 가질 수 있도록.
*함께 훈련받는 한나, 안나 자매가 구체적인 MK사역의 인도하심을 받도록.
*늘푸른 기도네트웍을 통해 긴밀하고 상호교류적인 기도 동역이 이루어 지도록.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