순돈호/한수정 선교사(연구휴직)

오시엑 교회에서

        

 “사랑하는 우리의 자매, 크리스탈이 집에 돌아왔습니다.”
 나이가 지긋하신 이보 장로님의 따뜻한 환영으로 예배 중 나의 찬양 순서가 시작되었고 피아노 반주가 흐르면서 느닷없이 흘러내리는 눈물을 감추기가 어려워 차라리 가슴에 손을 얹고 나의 애창곡 중의 하나인 ‘흐발루 다이’(Give Thanks)를 불러 내려 간다. 앞 줄 가까이에 야스나가 숙인 얼굴을 연신 손으로 닦아 내는 것이 보이고….
호흡을 멈춘 듯한 얼굴로 빤히 멀리서 응시하는 네나, 함께 찬양하는 아나 아주머니도 눈에 들어오고…, 한 시간 자전거 길을 지독한 더위나 눈, 비 아랑곳없이 달려오던 엘리자벳 할머니도….
여기 저기 보고 싶던 많은 익숙한 얼굴들, 주님을 향한 찬양에 그렁 그렁 눈물의 마음을 엮어 그 동안의 안부와 믿음을 나누었다.
 
나에게 집에 돌아왔다 말해주는 사람들이 있는 곳. 달려들어 얼싸안고 입 맞추고 반가움을 나누는 그 들의 사랑은 떠난 지, 만 4년이 되어도 여전히 따뜻하고 정겹고,  한 알 한 알 이끼 끼었던 내 마음의 박힌 보석들이 영롱한 빛을 되찾는다.
 
8월 한 달을 예정으로 여름 음악캠프를 진행하려 크로아티아와 세르비아에 다녀올 수 있도록 기도와 물질로 후원해 주심을 감사합니다. 음악을 통한 전도의 기회가 얼마나 효과적인지, 그 기회를 놓칠 수가 없어 믿음으로 기획하고 주의 도우심과 인도를 구하며 마침 방학 중인 저희 아이들의 언어 회복을 도울 겸 함께 방문 하였답니다.  오랜 만에 다시 뵌 교회 식구들과 학교 교수진과의 반가운 만남과, 어느 새 주님 나라로 거주를 옮겨 뵙지 못 한 분 도 계시고, 인생의 고난 중에 계신 분들과 만나 함께 위로와 사랑을 나누는 감사한 시간이 되었습니다. 섬겼던 신학교의 새 건물도 멋지게 들어서 새 학기를 준비하는 마지막 작업이 한창이기도 하여, 이번에는 교회중심으로 음악캠프를 열어 학생들을 접하는 기회를 갖게 되었습니다.
 
안식년을 맞아 귀국을 준비하며, 제가 맡아 일하던 신학교 산하의 음악연구소와 교회 성가대 지휘, 신학교 음악 강의 등을 모두 물려받은 블라젠카 자매는 올 여름 음악캠프 총 지휘자로서 자신의 행정력을 향상해야 하는 도전의 시간이 되었습니다. 2년 전 여름 음악캠프에선 구경꾼에 여전히 머물렀지만, 올 해는 수차례의 메일을 통해 강사 숙소와 프로그램 기획, 홍보, 지휘까지 제가 옆에서 돕기는 하지만 스스로 하게 기다렸기 때문이었지요.
결과적으로 내년에는 저 없어도 잘 진행되리라는 예상을 얻고 돌아오면서, 현지 지도자를 세운다는 것이 무슨 뜻인지, ‘격려와 기다림의 반복, ‘내가 필요치 않도록 까지 만들어 놓고 무대에서 퇴장하는 것, 그리고 ‘사랑과 존경의 자리에서 평범의 자리로 돌아옴’ 등 저 역시 일 하면서 배우는 감사한 기회가 되었습니다.      
 
 아일랜드 로얄 아카데미 음악원 출신인 발다 머피 양이 엄마인 쥰 머피 부인을 대신해 직장 휴가를 내어 피아노와 리코더 교사로 와 주었습니다. 오히려 젊은이들에게 깊이 다가가 사역할 수 있어 여호와 이레 하나님께 감사했고, 최소 2주는 진행 되어야 전도의 기회가 주어지는 것을 보며, 마침 쎄르비아 대신 이 곳에서의 시간으로 더 연장할 수 있었답니다.
 
성악을 배우려고 온 국립대 음악교육과 일 학년생인 즈린카 양 과 그 가족과 좋은 관계를 형성하게 됨을 감사, 가톨릭 가정이라 지난 저의 삶에서 신실하게 이끄신 하나님과 구원의 의미를 나누었는데, 주님이 구원으로 이끄시도록 기도를 부탁드립니다. 4년 전 이웃에 사시던 로다 할머니가 드디어 교회를 출석하시기 시작하셔 너무 기뻤답니다. 구원을 누리시도록, 또 한 함께 영접기도를 한 네벤카 아주머니의 영적, 정신적 강건을 위해 기도를 부탁드립니다.
쿠루노 형제는 순 선교사와 함께 새벽기도를 하며 영적으로 강건해진 형제인데 아직까지도 교회에서 지체들과 함께 새벽기도를 인도하며 8년째 하루도 빠짐없이 나라와 교회, 주님의 역사하셔야 할 잃어버린 영혼을 위해 기도하는 모습에 깊은 감동과 도전이 되었답니다. 오시엑에 머무는 기간 동안 저도 함께 새벽기도의 쾌청함을 즐겼답니다.
 
세르비아의 노비사드 에서는 현지 지도자인 로자 형제의 갑작스런 질병 등 개인 사정으로 음악 캠프를 부득이 취소하게 되었습니다. 이곳의 문빗장을 굳게 지키는 사단의 대적에  오직 기도가 더 요구됨을 절감하며 함께 기도부탁 드립니다. 무엇보다도 전쟁 이후 아직도 영적, 경제적으로 고난을 겪는 세르비아와 동구권의 형제들을 주님의 긍휼이 붙드시길 기도 부탁드리고 싶습니다.
 
돌아오는 길에 며칠은 자그레브에서 오래 전의 친구 믈라덴카 아주머니와 많이 기도하고 교제하며 주님의 굳게 하심을 나누는 시간이 되었답니다. 선교지에 일하러 가지만 늘 정리하게 되는 것은 하나님이 얼마나 신실하시고 살아 역사하시는 분인지 경험하며 감격 하게 되고, 주러 가지만 오히려 많이 받고 돌아옴을 경험합니다. 굵은 글씨로 씌인 위의 분들의 이름을 불러가며 성령을 좇아 함께 헤아려 기도함을 부탁드리고 싶습니다. 

 
돌아와서….

‘천고마비’의 아름다운 하늘도 가끔 빼곡히 내미는 이 곳, 요즘의 가을 날씨에 감사하며 추석이 가까운 지금 고국의 여러 분들이 송편 알처럼 많이! 그립습니다. 다만 사랑하시는 주님께 각 분들의 무고를 부탁하며 저희 가정의 사랑을 전합니다. 
 
크로아티아에서 돌아온 후, 책장과 가구들을 이리 저리 다시 자리하며 자주 손에 잡히도록 읽을 책들을 가까이 놓아 보며 저희 가족의 새 학기를 시작하였습니다.
 
지난 주, 큰아이 영화는 지난 6월 전국적으로 시행된 주니어 과정 이수 시험에서 좋은 결과를 얻어 저희 모두 주님께 감사드리고 있습니다. 함께 기도로 응원해 주심을 감사드립니다.  이번 고2부터 시작하는 선택과목 결정 과정에서 자신의 은사와 취향을, 늘 좋아하던 역사뿐 아니라 생화학 쪽으로도 발견, 진로를 위해 하나님의 인도로 무엇에든 주의 영광을 위해 살도록 기도하고 있습니다.
 
며칠 전 아이들과 둘러앉은 자리에서 갑자기 봇물이 터지듯 참던 마음이 눈물로 터져 흐느끼던 영은이는, 지금까지 만 2년을 가장 친한 친구로 사귀며 생활하는 친구 휘오나로 인한 마음 고생을 호소해 왔습니다. ‘지금 잘 해주지 않으면 평생 한이 될 것 같아서요…’초등학교 6학년과 중학교 1 학년 같은 반, 같은 짝으로 내내 그림자같이 붙어 다니는 친구인데, 이제 중2가 되어 더 넓은 교제 권을 형성하며 소견을 넓히고 싶은 영은이의 욕구와는 달리, 영은이만 독점하는 휘오나의 기도편지
소극적이고 부정적인 열등감에 이젠 힘에 부치고 피곤하다는 갈등의 눈물이었습니다.
이젠 언니보다 반 뼘이 더 긴 키에, 속이 다 익어 자기 생활을 짜임새 있게 해 나가려는 사춘기 소녀의 맘 자라기 훈련이라 생각됩니다. 하나님 앞에서 다른 사람을 용납하고 끝까지 참고 함께하는 것이 얼마나 아픈 일이며 대가를 치러야 하는 일 인지…. 큰 딸아이와 제가 바쁘게 여러 제안과 위로를 하지만, 아이의 결심과 노력이 훌륭하다 생각되었습니다.
 
마음을 다루기보다는 행위의 결과를 다루는 잣대로 고난당한 막내 영채. 일관성보다 예외와 사랑이란 혜택으로 지속적인 순종의 훈련에서 밀어낸 결과, 삶의 작은 영역에서 아이와 10년을 싸우는 느낌입니다. 밝고 총명하고 은사가 많지만 훈련되지 않아 깊지 못함이 저희 내외의 작품이라 주님의 도우심을 구하고 있습니다. 11월에 이 곳 약속된 남자학교로 전학해 오는데, 새로운 분위기와 학교생활에 적응하고 좋은 친구, 좋은 선생님을 만나도록 기도를 부탁드립니다. 무엇 보다도 주님께 헌신된 일군으로 성장하도록 함께 기도해 주세요.          
 
순 선교사는 여름 내내 주제 논문의 역사적 점검부분의 대양에 빠져 난항을 겪다 요즘 구조선에 오른 느낌입니다. 개학과 동시에 밀어붙이시는 담당 교수님의 헌신적 지도가 바람이 되어, 가끔 암초 격인 건강의 한계를 넘어, 연구 내내 순항이 이루어지길 기도한답니다.
지난번 기도제목처럼 두 달간의 저의 나그네 삶은 제게 아주 유익하고 즐거운 시간이었습니다. 의미와 가치 있는 남은 시간과 롱포드 지역에서 쥰 머피 부인과 함께 새로 진행할 음악 전도 프로그램을 위해 기도하고 있습니다.
 

이 감사의 계절에 저희를 향한 사랑, 기도에 늘 감사하며….  
2006. 10. 10.  메이누스에서 한 수정 드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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