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혁/조은주 선교사(러시아-모스크바)

추석이 지난 요즘도 한낮에는 덥다는 고국의 소식을 접하며 러시아의 시원한(?) 공기를 담아 주님의 이름으로 문안 인사를 드립니다. 이곳 모스크바는 10월 중순임에도 불구하고 간헐적으로 눈발이 날리며 기온이 영하로 떨어져 아침, 저녁으로는 추위를 느낍니다. 얼마 전까지만 해도 푸르던 나무들이 이제 앙상해져 가고, 두꺼운 옷에 몸을 움츠리는 사람들로 인해 겨울이 왔음을 실감합니다.

        

여름에 무성함으로 시원한 그늘을 만들어 주었던 나무들이 낙엽을 뿌리고 바람에 흔들리고 앙상해져 감을 보며 끊임없이 주면서도 그 자리를 굳건히 지키고 있는 그 모습이 오늘 저희에게 도전으로 다가옵니다. 그리고 그 모습이 주님을 닮아 있어 다시금 주님을 묵상케 합니다.

이곳 모스크바에 온지  10개월째로 접어들었는데 벌써 두 번째 겨울을 맞이하네요. 주님을 향한 열정과 순종으로 용감하게 맞이했던 지난겨울을 생각해 봅니다. 영하 40도를 넘나드는 추위 속에서도 주님의 인도하심과 계획하심, 공급하심에 감사가 넘쳤던 첫 겨울의 열정을 늘 마음에 간직한 채 변치 않고 살아가기를 기도합니다. 특별히 아내의 질병(자기면역 질환에 따른 국소성 경피증)이 추위에 약해 추운 날씨에는 외출을 자제해야 하는 병이라 집에서 많은 시간을 보내야 하는데, 그 시간들을 통해 주님께서 아내와 더욱 가까이 만나주시고, 강건케 해주시기를 기도합니다.

이번 학기는 첫 학기와는 달리 언어훈련이 날로 난이도가 높아져 가고 있습니다. 매일 쏟아지는 단어들과의 싸움 가운데에서도 러시아어의 아름다움에 놀라고, 주님이 이 민족 가운데 주신 특별함에 기대감으로 가슴이 벅차오릅니다. 러시아어를 배우면서 가장 많이 쓰이는 단어 중 하나인 “감사합니다.”라는 단어 Спасибо(스바씨바)가 “구원하다”라는 단어인 Спасать(스빠샅)과 “하나님”이라는 단어인 Бог(보그)의 합성에서 시작되었다고 하며 러시아인들이 감사의 표현을 할 때 “하나님께 구원받아라!”라는 축복의 메시지를 전하는 민족이라는 말을 들으며 주님께서 이 민족을 만드시고 사랑하셨던 확실한 증거를 보게 된 것 같은 감격 때문에, 또 그럼에도 불구하고 하나님에게서 너무 멀어져 있는 이 민족으로 인해 안타까움으로 가슴이 아프실 주님의 마음이 제게 부어져 울고 또 울었습니다. 미약한 저희들이지만 이 민족을 주님께 돌이키는데 저희를 주님께서 마음껏 쓰시도록 저희의 삶 전체를 다시 한 번 헌신하는 귀한 시간이었습니다. 이번 학기의 언어훈련을 통해 더욱 언어의 진보가 있을 뿐 아니라, 이 민족 가운데 역사하실 주님과 주님의 귀한 계획하심을 더욱 깊이 알고, 준비되어지는 시간이 될 수 있도록 기도 부탁드립니다.

또 저희 아이들(민, 진)은 이곳 선교사 자녀를 위한 학교(HCA)에 잘 적응하고 있습니다. 많은 변화 속에서도 늘 지켜주시는 주님의 은혜가 아이들을 볼 때마다 느껴져 그저 감사할 뿐입니다. 이 기도편지를 통해 많은 기도 부탁드리고, 또 그 기도의 힘으로 선교지에서 은혜 가운데 있는 저희는 늘 기도와 물질로 동역해 주시는 여러분들을 향한 거룩하고 감사한 기도의 부담감을 가지고 있습니다.

요즘은 매일 저녁 드리는 가정 예배 시간에 중보기도를 하며 아이들도 점점 중보기도의 힘과 기쁨을 알아가고 있어 그 시간이 더욱 은혜의 시간이 되고 있습니다. 저희에게 기도제목을 보내주신다면 그 시간을 통해 선교지에서 함께 기도하며, 그 기도의 열매를 함께 맛보는 특권을 누렸으면 합니다. 다음의 이메일 주소로 기도제목 보내주시기 바랍니다. 공혁 gong4989@hanmail.net, 조은주 eunjoo1205@hanmail.net

사랑하고 축복합니다.

2006. 10. 주님의 사랑으로 월동준비를 마친 공혁, 조은주, 공민, 공진 올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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