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영관/최문정 선교사(태국-EGF팀)

‘ 잠자는 영혼을 일깨우며 ’  

    

예나가 잠이 든 저녁, 태국어 성경을 읽고 나서 잠자리에 들었습니다. 그런데 잠자리에 든 지 불과 2-3분이 흘렀을 때였습니다. 갑자기 건물 전체가 소리를 내며 좌우로 몹시 흔들리는 느낌을 받았습니다.
‘덜컹덜컹∼∼∼’‘지이잉∼∼’ ‘∼∼∼’ 처음에는 잠결에 바람이 창문을 심하게 흔드는가? 라고 생각했는데, 1분 후 또 다시 건물 전체가 흔들렸고, 누워있는 저를 벌떡 일어나게 했습니다. 어질어질한 상태에서 자고 있는 예나를 잠시 확인 한 후, 집안에 이상이 없는지 살펴보았습니다. 아래층에서 역시나 놀란 얼굴을 한 아내와 마주쳤고, “이게 무슨 일이야?” 라며 놀란 가슴을 진정 시켜야했습니다. 그리고 저희 부부는 ‘지진’에 대한 이야기를 잠시 나누었습니다.
태국에는 작년에도 이 시기 즈음에 지진이 일어났었습니다. 지진의 강도가 어느 정도인지는 잘 모르겠지만, 한국에서는 한 번도 겪어 본적이 없었던 일이라 당황스럽기도 하고, 이번에 발생한 지진은 저에게는 작년보다 더 생생한 느낌으로 다가왔습니다. ‘쓰나미’가 태국을 비롯한 인근 나라들을 휩쓸고 갔을 때도 약간의 여진이 치앙마이까지 있었습니다. 거의 해마다 작은 지진을 경험하면서, 하나님의 진노에 대한 두려움이 순간 엄습해 옴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그와 동시에 얼마 전 무척 고통스럽고 힘든 경험을 통해서 제 자신을 분명히 보도록 하셨던 하나님의 말씀이 떠올랐습니다.

“잠자는 네 영혼을 일깨워라”  

  태국 생활이 이제 4년째로 접어듭니다. 그동안 저희 삶 가운데 많은 어려움이 연속해서 일어났었습니다. 게다가 최근에 겪은 일을 통해서 하나님께서는 저를 분명히 흔들어 깨우고 계심을 강하게 느낄 수 있었습니다. 이런 광야의 불 시험을 통과하는 고난을 당하면서 우리 속에 있는 찌기를 제하신다는 것을 확신합니다. 그래서 비록 고난 가운데 있으나 기뻐할 수 있는 것 같습니다.  

대학에서 한글을 가르치며 여러 종류의 사람들을 만나고 있습니다. 그들의 삶의 배경은 무척이나 다양합니다. 교수, 대학원생, 대학생 등등. 이들은 한글 공부 동아리를 만들어 주말마다 만나서 한글을 배우고 영화나 드라마 이야기를 하며 한글 사랑에 푹 빠져있는 사람들입니다.  이들과 이 모양 저 모양으로 관계를 형성하며 친밀감을 가지려고 시간과 물질을 투자합니다. 이렇게 애쓰는 이유는 오직 하나 그들에게 복음을 전할 기회를 얻기 위함인데, 많이 인내하며 기다려야 할 것 같습니다. 게다가 간혹 저에게 밀려드는 나태함과 현실에 타협하고 안주하려는 제 자신의 모습을 발견하며 가슴을 치며 통회 자복할 수밖에 없습니다.

하나님의 진노가 이 땅에 지금 내린다면….. 나는 과연 주님 앞에 설 수 있을까 생각이 되어지는 시기입니다. 오늘따라‘십자가를 질 수 있나’(찬송가 519장) 찬송이 제 온 영혼을 울립니다.
‘주께 네 혼 맡기겠나, 최후 승리 믿으며, 걱정 근심 어둔 그늘 너를 둘러 덮을 때…’

나는 그렇게 할 수 있는가?  태국에서 선교사로 살아가는 동안 ‘우리의 심령이 주의 것입니다’ 라고 고백하면서 기꺼이 주님의 형상을 만들도록 나 자신을 주님께 내어 드렸는가? 설사 그렇지 못하더라도 주님께서 인도 하시는 대로 오늘도 사랑과 충성을 바치고 있는가? 저 자신에게 반문해 보고 또 반문해 봅니다.

2006년 한 해를 돌이켜 보면서 모든 것이 주의 은혜였음을 고백합니다. 비록 주 앞에 사랑과 충성을 늘 바치지는 못했지만 부족한 이 모습대로 받으신 주님을 찬양합니다. 다시 한 번 주님의 은혜로 감히‘십자가를 질 수 있나’찬송을 부르며 살기를 다짐합니다. 그리하여 2007년 새해에는 주님께서 베푸실 기적을 맛보고, 체험하는 삶을 살기를 간절히 소원합니다.

올 한 해도 변함없는 사랑으로 부족한 저희 가정을 기도로 물질로 섬겨 주신 귀한 손길에 감사를 드립니다. 저희도 기도 시간에 동역자님의 이름을 부르며 기도하고 있습니다. 주님 오실 그 날까지 함께 하나님 나라 확장을 위해 우리의 것을 기꺼이 드리는 헌신이 있기를 기대합니다. 사랑합니다.  

* 기도제목  
1. 한 해 동안 사귀며 만나고 있는 10여 명의 학생들과 4명의 교수들이 이 땅에 오신 예수 그리스도를 만날 수 있도록(특별히 성탄절에 예수 그리스도를 구체적으로 소개할 때 거부감 없이 잘 듣고, 인격적으로  만나도록)

2. 치앙마이 대학교회 동역자들이 말씀 안에서 든든히 세워져 가고, 불협화음 없이 서로 조화를 잘 이루도록. 또한 학생들이 지속적으로 모임에 잘 참여하여, 주의 제자가 되어 대학 내 복음의 증거자가 되도록(디아 교수, 아누퐁 전도사, 꼬이 자매, 골프 자매, 액 형제 등)

3. 학교주변에 전도처(가정교회)를 시작하고자 2년이 넘도록 기도하고 있는데, 2007년에는 시작될 수 있도록. 하나님의 선하신 인도하심이 있도록. 또한 적합한 장소를 찾고 필요한 재정이 채워지도록. 운영을 위한 지혜를 주시도록.

4. 치앙마이 대학 언어연구소에서 한글을 가르치며 만나는 믿지 않는 사람들에게 전도할 수 있는 기회를  얻을 수 있도록 관계 가운데 복을 주시도록,  화이스턴 대학 기독 동아리 모임에서 한글로 성경을 가르칠 때 복음을 잘 설명하여 학생들이 복음을 명확히 듣도록.

5. 주의 성령이 늘 충만하여 진정으로 태국 영혼을 깊이 사랑하는 선교사가 되도록. 예수님의 은혜와 사랑을 우리의 삶을 통해 태국 사람에게 전하는 가정이 되며, 온 가족이 건강을 잃지 않고 행복한 삶을 살도록.  (송 선교사와 예나가 알레르기 비염으로 때때로 머리가 무겁고, 호흡이 곤란하여 숙면을 취하기 어려운데 깨끗이 낫도록.)

  2006. 12. 19.
태국이 복음으로 자유의 나라가 되길 소원하는 송영관, 최문정(예나)드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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