순돈호/한수정 선교사(크로아티아-연구 휴직중)

안녕하세요?  

    
거의 한 달 동안이나 자주 사나운 비바람으로 몸살을 앓던-옆집과의 사이를 가르던 담장이 결국 무너지는 늦가을 날씨 끝으로, 십이월의 겨울이 돌아 왔습니다. 비 대신 눈이 올까? 앙상한 나무 가지 사이에 높게 걸려 뿌옅케 얼굴을 내밀은 달 위로 물 기운을 머금은 구름의 무게가 내려앉는 밤, 달겨드는 거친 바람에 악기 연습과 식사 교제를 마치고 돌아가는 Regina (레지나) 아주머니와 그분의 두 딸들을 얼른 배웅하곤 서둘러 문을 닫고 돌아섰습니다.
비가 많은 곳이라 몸을 피 할 셋집이 늘 감사한 것처럼, 고국의 사랑하는 분들의 기도의 품은 저희 가족의 영혼이 쉬고 비를 가리는 기쁨의 곳이랍니다. 모국의 첫 눈, 김장 소식이 어느새 멀찌감치 지나고, 이제는 동장군이 몰고 오는 호떡에 군밤, 군고구마 등 모국의 모락모락 피어나는 단어들이 그리워, 빠듯해진 경제 상황, 이런 저런 소식들로 더 추위를 느끼는 고국을 위해 기도로 달려가는 저희랍니다.
 
일전에 기도편지를 통해 영은이의 슬픔을 나누었는데, 함께 해주신 기도에 힘입어 하나님의 일하심이 아이의 삶에 나타났습니다. 피곤하고 힘들었던 휘오나와의 관계가 많이 안정되고 서로 용납하며 받아주는 좀 더 성숙해진 두 아이의 모습이고, 알렉스라는 여학생도 함께 그룹을 이루게 되어 좀 더 다양한 사회성을 유지하게 되었다고요.
아이들은 크리스마스 휴가에 앞서 학기말 시험을 끝으로 2주간의 방학에 들어갔습니다. 이 시험이 영화는 대학 진학을 위한 Leaving Cert., 영은이는 고입 진학을 위한 Junior Cert.,의 한 시작과 같은 과정이라 이를 근거로 우열반도 나뉘는 등 이 곳에서는 매 시험이 아주 중요하다 할 수 있습니다. 지금 머물게 하시는 곳에서 다만 최선을 다함이 중요한 일임을 저희 모두 잘 알고 있는 터라 주님의 도우심을 기도할 뿐입니다.
영채는 새로 전입한 동네의 남학교를 기쁘게 생각하고 있어, 적응을 위해, 선생님, 친구들과의 만남을 위해 계속 기도하며 남은 학기를 마무리 했답니다. 노래하기를 좋아하고 재능이 있어 가능한 모든 합창의 기회를 아주 당연하고 스스로 즐겁게 참여하였답니다. 연 말에 벌어지는 세 아이들의 각 학교 행사들에 아주 바쁜 시간들 이었습니다.
 
저는 이웃 도시의 아마추어 음악 애호가들이 모여 만든 오케스트라의 크리스마스 연주회에서 캐롤 성가곡 두 곡을 가지고 협연을 하였습니다. 복음의 내용인 가사와 자유로운 발성으로 성령의 비추심을 힘입어 감동이 나누어지는, 성탄의 주인이신 주님이 찬양되길 간절히 바랐었습니다. 대개는 경제적인 여유, 극심한 개인주의, 카톨릭 교회에 대한 불신과 종교성으로 복음에 대해 두텁게 거부의 빗장을 지른 분들이므로 강한 마음에 한 줄기 빛과 같이 흐르는 음악과 함께 성령의 친히 말씀하시기를, 주님이 만나지는 고귀한 계기가 되어지길 많이 구로 하던 중, 기도해 주신 덕에 음악회는 감동으로 잘 마쳐져 주님께 감사를 드립니다. 평소엔 마냥 소극적으로만 생각했었는데, 성령의 역사와 음악의 완성도를 구비한 감동의 찬양은 사신 하나님을 누리는 것을 간증하는 한 형태로 제가 나눌 수 있는 가장 확실하고 거의 유일한 전도 방법임을 다시 한 번 경험하며, 음악전도의 기회를 주시길 적극적으로 기도하며 함께 기도를 부탁드립니다. 또한 오래 전에 부탁드린, 저희 이웃인 레지나 아주머니가 이번에 단원으로 참여하셨는데, 아주 기뻐하였답니다. 남편을 여의고 홀로 두 딸을 키우는 부인으로, 특히 이런 즐거움의 계절에는 많이 외로운 분이시기에 늘 마음이 아팠는데, 여러 통로로 주님을 만나 위로를 경험하는 시간이 되도록 계속 기도 부탁드리며 주변의 위로가 필요한 여러분들이 생각나는 계절이랍니다.
 
롱포드에서 준 머피부인을 부분적으로 도와 함께 해보려는 싱글 맘들과의 교제모임은 아직도 준비 중입니다. 무엇보다도 머피부인 자신이 주님을 경험하며 준비되는 시간이 좀 필요한 것 같은데 아주 작은 영적인 시작들도 얼마나 힘겨운지, 이곳의 나날은 참으로 마르고 얼어붙은 땅을 걷는 느낌입니다. 저희 가족의 영적 충만을 위해 또한 기도를 부탁드립니다.
 
순 선교사는 학교 도서관을 이용하느라 주 중에 자주 늦게 까지 머물곤 하는데, 가끔 후배 학생들의 레포트에 귀뜸할 기회가 있어 설명 끝에 복음을 나누게 되는 시간이 기쁜가 봅니다. 신학을 연구하러 온 많은 이들이 그 대상인 주님을 모르니, 신학적 도움을 나누다 복음을 전하는 그 맛은 건건하고 지루한 자신과의 싸움에서 잠시 목을 축이는 솟아날 구멍에서 나는 샘물 같은 맛인가 봅니다. 역시나 잠시 쉴 틈을 주지 않고 밀어부치시는 교수님 덕에 잠깐의 12월 휴가도 포기하고 책상에 매달리는 연말입니다. 지금은 누가복음 연관 부분의 70인역 헬라어 원전으로 구약의 한 부분을 공부하고 있어 어려움 끝의 채득과 발견의 기쁨으로, 다만 작은 자임에 감사로 몸 저려 합니다. 자칫 건강이 염려가 되는 몇 가지 현상들로 부담이 되는데, 하나님의 전지전능하심에 은혜로 덮어주시길 기도할 뿐이구요.
 영화는 호르몬의 균형 있는 분비가 촉진되어 중성화가 진행되지 않는 것과 영은이의 척추측만증의 치료는 더불어 부탁드리는 저희의 간절한 기도제목 이랍니다.
 
저희의 모든 영육의 필요를 채우시며 늘 성실히 인도하시고 도우시는, 긍휼의 주님을 경험한, 또 한 해였습니다. 막연한 내일을 향해 다시 주님을 향한 신뢰와 믿음의 발을 내 디딜 새해를 바라보며 ‘왕이여 오시옵소서’… 송구한 작은 계집종이 다만 그 은혜에 감격하고 감사하며, 마라나타를 외쳐봅니다….
 
깊은 감사와…사랑을 전하며, 사랑하는 주님의 탄생의 계절에, 성탄의 축복이 평강에 평강으로 깊이 깊이 누려지시길 기도하오며…
 
순돈호/한수정, 영화, 영은 그리고 영채 드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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