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영/김진희 선교사(본부 사역)

사랑하는 선교의 동역자 여러분께

        

선교부 사무실에서 간사님들과 함께 올 한 해를 돌아보며 어떤 하나님이셨는가를 고백하는 시간을 가졌습니다. 지난 한 해 동안 저희 가족에게의 하나님은 “훈련하시는 하나님”이셨습니다. 많은 아픔과 어려움이 단순한 고통이 아니라 하나님께서 훈련하시는 과정과 기회의 시간이었습니다.
정말 하나님은 지금도 부족한 저와 저희 가족을 훈련하시는 신실하신 분이라는 것을 고백하게 됩니다. 선교의 동역자 여러분에게 있어서 올 한해의 하나님은 어떤 하나님이셨는지요? 좋으신 하나님, 인도의 하나님으로 지난 한 해도 하나님께서 여러분을 부족함이 없이 채우셨을 줄 믿습니다. 그 분의 좋으신 이름으로 성탄과 새해에 문안 인사를 드립니다.

가족들의 생활은
저희 가족들은 여전히 건강하게 잘 지내고 있습니다. 특별히 큰 딸 새가 중학교 3학년을 잘 다녔고 내년에 지구촌 고등학교에 입학하게 되었다는 소식을 먼저 알려 드립니다. 지구촌 고등학교는 부산에 있으며, 한국에 소재하는 유일한 선교사 자녀 학교입니다. 전 학생이 기숙사 생활을 하며 한 학년에 20-30명쯤 됩니다. 이 학교는 선교사 자녀들의 입장을 이해하고 그들의 특성을 최대한 발휘할 수 있도록 교육하는 학교입니다. 공부만이 아니라 오히려 영성과 인성을 더 중요시 여기며, 고등학교 시절에 꼭 필요한 것들을 교육합니다. 이 새는 이 학교에서 내 년 3월부터 기숙사에서 생활하게 됩니다. 희래는 1년 반 동안 귀국자 자녀 반에서 공부를 했는데, 5학년을 올라가면서 일반 반에서 공부하게 되었습니다. 일반 학생들과 공부해도 무리가 없다는 선생님의 평가가 있었습니다.
선교지에서 한국으로 귀국하면서 아이들이 한국 학교에 잘 적응할 수 있을까 염려를 했지만 하나님은 그것이 우리의 기우라는 것을 가르쳐 주셨습니다. 하나님의 뜻에 따라 살아갈 때 인간적으로 볼 때 불가능한 일 같을지라도 하나님은 가능케 해주시고 도와주신다는 사실입니다. 하나님은 신실하신 분이심을 다시 한 번 아이들을 통해 경험하게 되며 감사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선교 본부 사역은
지난 2-3개월 동안 저희 GMP 선교부는 어려운 기간을 보냈습니다. 그것은 병으로 고통 받는 선교사님들이 갑자기 많아졌기 때문입니다. 암 말기로 진단받는 선교사님이 두 분이 있었고 초기 암을 비롯해서 선교지에서 교통사고를 당하여 급하게 한국으로 후송되는 분들도 있었습니다. 그야말로 그동안 GMP 선교 본부는 위기 상황의 연속이었습니다. 본부의 모든 사역자들은 그 어느 때보다 바쁘고 힘들게 지냈습니다. 그러나 하나님의 은혜로 지금은 아픈 선교사님들이 안정을 찾아가고 있습니다. 이 위기 상황을 당하면서도 감사할 것들이 몇 가지 있었습니다. 뇌종양으로 수술을 할 수 없는 상태까지 임한 선교사님께서 너무나 감사하다는 고백을 하였습니다. 왜냐하면 우리 예수님의 고난에 자신이 조금이나마 동참할 수 있는 기회를 얻게 되어 감사하다는 것입니다. 옆에서 함께 기도하는 저희들이 오히려 더 많은 은혜를 받았습니다. 또한 선교 본부는 앞으로 어떤 선교부를 만들어 가느냐 하는 방향과 어떻게 선교사님들을 돕고 섬겨야 하는 교훈을 배우게 되었습니다. 한국 교회의 선교 전체적으로 이제는 내보내는 선교 보다는 이미 내 보낸 선교사를 어떻게 케어하고 돌보느냐 하는 것이 더 중요하다는 것을 확인하는 기회였습니다. 근본적인 멤버 케어(목회적 돌봄) 시스템을 만들어 가야 한다는 것입니다. 선교사님들이 안식년(본국 사역)을 제대로 가질 수 있도록 도와드리는 것도 그중 하나입니다. 안식년을 잘 보내기 위해서는 선교사 안식관이 더 많이 필요하고 선교사 자녀 정책도 더 구체적으로 이루어져야 한다는 것도 있습니다. 선교사님들의 건강관리나 은퇴 후를 위한 보험 제도를 만들어 가고 심리적, 정서적으로 안정을 찾기 위한 상담 시스템도 더 많이 준비되어야 함을 알았습니다. 선교사님들의 영성을 위해 목회적인 도움 뿐 아니라 선교사 연장(재) 교육도 준비해야 한다는 것도 있습니다. 이런 여러 가지 문제들을 종합적으로 돌아보고 점검하며, 앞으로의 방향을 잡는 기회가 된 것입니다.  

선교지로 갈 계획을 연기하면서
지난번 기도 편지에 저희 가족이 본부 사역을 2006년 11월 말까지 하고 내년 4월경에 선교지로 나가기로 한 계획을 알려 드렸습니다. 그러나 이 계획을 변경하게 되었습니다. 내년(2007년) 한해를 본부에서 더 사역하고 내 후년 초에 선교지로 나가게 되었습니다. 내년 4월에 선교지로 나가고자 하는 계획을 취소하고, 선교부의 상황에 따라 계획을 변경해서 일 년 더 한국에서 사역하는 것이 저희 가족에게는 쉬운 일은 아니었습니다. 그러나 갑자기 선교부에서 일어난 비상사태의 일을 겪으면서 본부 사역을 중단할 수 없었습니다. 어려운 상황에서 모두들 힘들어 하고 있는데 저희 가족만 선교지로 가는 것은 합당하지 않다는 것입니다. 이런 어려운 상황을 통해 한국 사역을 일 년 더 하도록 하시는 하나님의 계획에 순종하는 것이 저희들의 바른 태도인 것 같습니다. 마리아가 아이를 가질 것이라는 천사의 말을 듣고 “주의 계집종이오니 말씀대로 내게 이루어질지어다”(눅1:39)고 했던 것처럼 저희들도 하나님의 뜻에 순종하는 것이 우리가 해야 할 가장 우선적이며, 중요한 일인 것을 고백하면서 계획을 변경한 것입니다. 선교지에 나가는 시기를 일 년 더 늦추게 된 것을 이해해주시고 계속해서 기도해주시기 바랍니다.

지난 일 년을 돌아보면서 동역자 여러분께 다시 한 번 감사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저희 가정과 본부 사역을 위해 늘 기도해주시는 그 귀한 사랑과 어려운 형편 속에서도 물질로 도와주신 여러분들이 있었기에 저희들이 지난 일 년 동안 사역할 수 있었다는 것을 고백합니다. 진심으로 감사, 감사의 인사를 드립니다. 즐거운 성탄이 되시고 새해에는 더욱 하나님의 은총이 넘치시기를 바랍니다.

2006년 12월 23일   안양 평촌에서 이영, 김 진희, 새, 희래 드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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