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훈/오지영 선교사(필리핀-마닐라)

늘푸른 행전 (Ever Green Acts)

“그러므로 너희는 가서 MK로 제자를 삼아 아버지와 아들과 성령의 이름으로 세례를 주고, 내가 너희에게 분부한 모든 것을 가르쳐 지키게 하라.

    

샬롬! 우리를 사랑하시며, 우리를 향한 놀라운 계획을 가지고 계신 하나님의 이름을 찬양합니다. 저희 소식을 많이 기다리고 계셨을 파송교회와 협력교회 그리고 많은 동역자 분들께 먼저 감사의 인사를 전해 드립니다.
많은 분들의 기도가 있었기에 이훈 선교사가 다시 건강을 되찾고, 무사히 5개월간의 훈련을 온 가족이잘 마칠 수 있었음을 고백 드립니다. 동역자 한 분, 한 분들의 기도가 얼마나 저희의 영혼을 살리는 힘인지 몸으로 느끼고 있습니다. (특별히 늘푸른 기도네트웍 회원 분들의 집중적인 기도에 사랑을 담아 보내 드립니다.)

하나님 손에 훈련되고 있는 늘푸른 가족
저희 가족이 필리핀에 온 후 여러가지 훈련들을 시키시는 하나님 의 손길을 느꼈습니다. GT2(Global Teachers Training ) 훈련이 시작된지 한 주만에 진행을 맡고 있는 독신 여 선교사님이 쓰러져 응급실로 후송했던 위기상황을 겪은 일, 마닐라 인근 지역에 13년 만에 메가톤급 태풍이 불어 닥쳐9일 동안 전기와 물 없이 보냈던 일, 마지막으로 10년 넘게 사역하시는 선배 선교사님들도 잘 걸리지 않는 댕기 열병에 걸려 10일 동안 쓰러져 있었던 일…  참 많은 일들이 짧은 시간 안에 일어났었습니다. 처음에 한국에서 나름대로 생각하고 그림을 그리고 왔던 필리핀의 생활과 앞으로의 사역의 방향성들이 저희의 생각과는 180도 바꾸어 인도해 가시는 하나님의 섭리를 보게 됩니다. 그저 겸손히 이끄시는 대로 하나, 하나 배우며 나아가길 원합니다.  

Faith Academy 교사 선교사 인턴쉽(06. 11 초~12 중순)
저희 부부는 작년 말 GT2(Global Teacher’s Training) 프로그램 중 MK국제학교인 Faith Academy에서 교사 선교사 인턴쉽을 받았습니다.
50년의 역사를 가지고, 전 세계 17개국에서 온 다국적 교사들과 MK들이 있는 체계적인 MK학교에서 교육 시스템과 학교운영, 그리고 서양 교사 선교사님들의 수업 현장을 직접 접해 보면서 많은 도전과 배움이 있었습니다.  
한국 MK들이 그 동안 서구 선교사님들에 의해 돌봄과 교육을 어떻게 받아왔는지 접할 수 있는 기회와 어떻게 하면 다양한 필요가 있는 한국 MK들에게 문화적으로 민감하게 가르칠 수 있을까 고민하는 분들의 모습은 큰 도전이 되었습니다. 특히 국제사회 속에서 한국인들이 끼칠 수 있는 영향과 문화적인 뿌리의식을 가지고 MK들의 잠재력을 극대화시키기 위해 무엇을 어떻게 해야 할 지에 대한 아이디어를 얻은 것은 앞으로의 사역에도 큰 도움이 될 것이라 기대가 됩니다.
무엇보다도 국제 MK학교 내에서 한국 MK들을 가르치고 계신 한국 교사 선교사님들의 삶과 사역의 모습을 뵈면서 잔잔한 감동과 식을 수 없는 열정을 느끼게 되었습니다. 아직 한국에서 MK사역에 대한 인식과 교사 선교사에 대한 부족한 지원 여건 속에서도 소명감을 가지고 맡겨진 자리에서 묵묵히 씨를 뿌리고 계신 분들을 보면서 “울며 씨를 뿌리는 자는 기쁨으로 단을 거두리로다.”라는 말씀의 의미를 깨닫게 되었습니다.

문화충격-필리피노 홈 스테이
GT2 훈련 프로그램 중 바탕가스라는 소도시로 필리피노 홈 스테이 문화체험의 기회를 16일 정도 가졌습니다. 함께 먹고, 함께 자고 하면서, 이 분들의 정서와 가치관에 대해 짧은 기간 이였지만 깊이 만날 수 있었습니다.
특별히 크리스마스 시즌과 신년을 맞이하는 현지 분들의 전통과 가치에 대해 배울 수 있어서, MK 선교사들이 약하다고 지적되는(선교지 MK들의 교육현장에 현지문화 적응 없이 곧바로 투입되어 사역하기에) 현지문화와의 거리를 보다 가깝게 좁히는 경험을 하게 되었습니다.
예전에는 MK들이나 선교사님의 기도제목을 보면서 머리로만 기도했다면 이제 그것이 무엇을 말하는 것인지(댕기 열병과 장티푸스의 경험 통해) 알게 되어, 정말 그들의 기도제목을 놓고 마음으로 기도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문화를 안다는 것은 접해 보지 않고서는 피상적인 설명밖에 할 수 없는 것임을 이번 기회를 통해 깨닫게 되었습니다. MK들의 아픔과 처지, 선교사님들의 고민과 필요가 무엇인지 앞으로 마음을 읽는 기회가 더욱 있기를 기도합니다.

와! 또 생일 파티야? MK-아현, 시원
함께 훈련 받던 이모들과 헤어지기에 아쉬워하는 부모들과 달리 아이들은 벌써부터 많은 만남과 이별을 경험하면서 자신들만의 노하우가 있는 것인지 잘 지내고 있습니다. TCK(제3의 문화아이)라고도 불리는 MK들은 잦은 이별을 통해 마음속에 ‘해소되지 못한 슬픔’을 쌓아놓고 산다고 합니다. 그래서 이들에게 ‘의미 있는 마무리- 잘 헤어지기’를 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배웠기에, 조그만 케익이라도 준비해 그 동안 정들었던 사람들과 고마움과 기도제목 등을 나누곤 했습니다. 그럴 때면 언제나 생일파티라고 생각해 신나하며 작은 촛불을 끄는 재미와 달콤한 케잌을 먹는 즐거움에 빠지는 아현이와 시원이를 봅니다. 한 참 지나 가정예배 시간에 이모들 어디 갔냐고 하면서 묻는 아이들에게 매번 만남과 이별에 대한 감정을 잘 풀어주고 설명해 주어야 할 책임이 부모에게 있음을 느낍니다.
아현이(4살)와 시원(3살)이는 이제 피부색으로는 필리핀 아이들입니다. 검게 그을린 아이들의 얼굴을 볼 때마다 이렇게 이야기 하곤 합니다. “너희들 하얀 눈 기억나니? 한국은 지금 무지 춥데! 할아버지, 할머니 위해서 기도드리자!”환하게 웃는 아이들의 미소와 훌쩍 커버린 모습을 보여 드리지 못하는 아쉬움이 있지만, 하나님께서 그 분들의 상을 아실 것이라 믿기에 외롭지 않게, 건강하게 생활하실 수 있도록 기도 부탁 드립니다.

안티폴로 늘푸른 둥지
드디어 늘푸른 둥지(Home)를 마련하게 되었습니다. 옆집의 착한 필리피노 아저씨와 아침마다 눈으로 인사하는 것이 이제 아주 익숙해진 것(필리핀 인사방식)과 아주 가까이에 MK출신의 캐나다 교사 선교사 가정과 호주 출신 교사 선교사 가정이 있어 자주 교제를 나누며 저희 가정의 부족한 부분과 필요를 공급받게 하신 하나님께 감사드립니다.
필리핀에서 오랜 선교경험을 통해 네트웍과 행정 시스템이 잘 되어있는 국제선교단체인 OMF(필리핀에 있는 동안 이 곳의 멤버로서 케어와 지도, 훈련을 받고 있음.)의 배려와 안내로 집을 쉽게 얻을 수 있었습니다. 먼지와 대기오염이 문제지만 저희 상황에서 적절한 장소에 집을 잘 얻게 됐습니다.
OMF의 서구 선교사님들의 헌신적인 사랑의 수고를 통해 집을 알아보는 작업부터, 이사와 계약, 살림살이 장만까지 한 선교사 가정이 현지 문화에 건강하게 안착할 수있도록 체계적인 시스템이 구축되어있는 것을 보고 놀라움과 감사함뿐입니다.
또한 한국 아카데미(12년 역사의 한국 MK학교-유치~고등)에서 3년간의 사역을 마치시고 한국으로 들어가시는 선교사님 가정(이쌍영, 정지연)의 살림살이를 기증받게 하시고, 어려울 때마다 이 분들을 통해 도움 받게 하셔서 큰 힘이 되었습니다.  
그 동안 MK Connection 센터에서 5개월간의 훈련을 받으며 필리핀 문화(기후, 음식, 대인관계 기술 등)에 대한 기본적인 훈련을 거친 것을 바탕으로 더 깊이 이곳의 문화 가운데 들어가 선교사로서의 삶에 대해 매일, 매일 배워가며, MK들과 부모 선교사들의 희노애락을 공감할 수 있기를 소원해 봅니다. 언어습득 훈련기간이 끝나게 되면 저희 집이청소년 MK들과 MK선교사들이 언제든지 날아와 쉼과 회복을 얻고 돌아가는 ‘늘푸른 둥지’의 역할을 할 수 있도록 기도를 심고 있습니다.(거져 받았기에 거져 주도록)
앞으로 이곳에서 약 1년 반 동안 언어습득과 연구 리서치에 집중하면서, 많은 한국 부모 선교사님들과 청소년MK, 그리고 MK사역자(교사선교사, 대리부모 등)들을 만나며 구체적인 ‘한국MK들의 필요와 통계, 사역의 방향성’을 정리할 수 있게 될 것입니다

2007. 2. 9. 이훈/오지영 선교사 올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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