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를 가슴에 품고 초보 선교사로 모스크바에 첫 발을 내딛은 지도 어느덧 1년이라는 시간이 지나갔습니다. 매서운 러시아의 찬바람만큼이나 차갑게 느껴지던 러시아 사람들이 이제는 어느 정도 따스하게 느껴집니다.
러시아는 최장비자 기간이 1년인 관계로 모스크바를 떠나 초청기관으로부터 초청장을 다시 받아 비자를 갱신하고 모스크바로 돌아오는 동안 모든 일들이 참 순조롭게 진행되었습니다. 감사한 마음으로 다시금 마음을 다잡으며 언어훈련에 들어가려는데 한국에서 한 통의 이메일을 받았습니다. 내용은 “XXX 산부인과입니다. 조은주님! 지난번 받으신 자궁암 검사 결과를 알려드립니다. 자궁암이 확실해 보입니다. 그러니 빠른 시일 내에 병원에 오셔서 정밀검사를 받아보시고 그 결과에 따라 수술을 해야 할 것 같습니다.”
학교에서 공부를 하고 있는 제게 아내가 울먹이며 결과를 알렸을 때 복도에서 그만 주저앉고 말았습니다. 집으로 돌아와 아내를 위로하며 아내를 안고 기도했습니다.
“하나님! 초보 선교사에게 너무 자주 시련을 주시는 것 아닙니까?”
“그리고 하필이면 왜 계속 아내에게만 시련이 닥치게 하시는 것입니까?”(다 아시는 내용이지만 아내 조은주선교사는 지금 오른팔은 자기면역 질환에 따른 국소성 경피증을 앓고 있는데 희귀병이 어서 현재까지는 치료방법이 없습니다. 그리고 얼마 전부터는 오른팔의 통증 때문에 왼팔을 무리해서 사용하다보니 왼팔에 테니스 선수들이나 걸리는 엘보에 걸려 고생중입니다.)
처음에는 원망의 기도가 나오더군요. 상황이 상황인지라 급하게 한국행 비행기 표를 구입하고 공항으로 배웅을 나가며 아내를 안심시키기 위해 웃음으로 일관했지만 집으로 돌아오는 길에 얼마나 눈물이 나던지.
며칠의 시간이 흐르고 마음속에 하나님께서 무엇인가 말씀하시고자 하신다는 것을 느꼈습니다. 그리고 언제부터인가 공부를 핑계로 저희 가정에 예배가 힘을 잃어가고 있음을 느끼게 해주셨습니다. 그리고 또한 잘못을 하고 하나님 앞에 바로 엎드려 회개하던 다윗의 모습을 보여주셨습니다. 그날부터 아이들과 간절히 신령과 진정으로 가정 제단을 다시 쌓기 시작했습니다.
아내의 빈자리는 너무 컸습니다. 아내는 아내대로 한국에서 새벽 제단을 쌓으며 하나님께 매달렸습니다. 조직검사를 받고 결과를 기다리던 중 어느 새벽 예배당에서 간절히 기도하는 가운데 하나님께서는 조은주 선교사에게 조용히 임하셔서 “내가 이미 치료하였노라.”고 말씀하셨습니다. 뜨거운 성령체험을 한 아내는 그날 제게 전화를 걸어 은혜를 나누었고 며칠 후 의사는 이상하다는 듯이 그리고 이해가 안 간다며 정밀 조직검사 결과가 “정상”으로 나왔다고 했습니다. “할렐루야!”치료하시는 하나님을 찬양합니다.
이 일이 있기 얼마 전 한국에서 경피증 치료를 받을 때 우리 나라에서 그 방면에 권위자라고 하시는 선생님이 6개월 동안 복용하던 약을 중단시키시며 아내에게“이 병은 이 세상에 오직 한 분 하나님만이 고치실 수 있습니다.”라고 했던 말이 다시 생각났습니다. 그리고 그 때 너무도 기뻐했던 순간이 떠올랐습니다.
왜 기뻤는지는 다 아시겠지요? 의사 선생님의 말이 이 지구상에 그 병을 고칠 수 있는 분이 딱 한분 계신다는데 그 분이 다른 분도 아닌 바로 우리 아버지 하나님이시라는데 얼마나 기뻤겠습니까? “아멘!”
신실하신 하나님을 찬양합니다. 감당할만한 시험만을 허락하시는 하나님을 찬양합니다. 일련의 시련을 통해 가족들을 하나 되게 하시고 잘못된 길로 가는 것을 바로 잡아주시는 하나님을 찬양합니다. 그리고 매 순간순간 강하시고 위대하심을 나타내셔서 연약한 우리들의 위로가 되시고 힘이 되심을 감사합니다.
이제는 다시 온 가족이 하나가 되어 감사함으로 나아갑니다. 그리고 아내와 아이들과 각자의 자리에서 하나님께 충성을 다하자고 다짐했습니다. 이제는 매일 아침 “오늘은 또 무슨 일로 우리를 기쁘게 해주실까?”, “오늘은 또 얼마나 놀라운 일을 행하실까?”, “오늘은 또 어떤 방법으로 나에게 다가 서시고 말씀하실까?”하는 기대감에 설레는 마음으로 눈을 뜨고, 감사의 기도로 하루를 시작합니다.
이번 일을 통해 함께 동역하며 기도해 주신 모든 형제/자매님들께 감사를 드리고, 모든 영광을 하나님께 올려드립니다. 마지막으로 기도제목을 나누며 물러갑니다.
1. 러시아를 더욱 더 사랑하게 해주십시오.
2. 언어에 기름 부으셔서 신실하게 준비하여 하나님 일에 아름답게 사용할 수 있도록…
3. 가족 모두의 건강을 위해 기도해 주시기 바랍니다.(특히 조은주 선교사를 위해)
4. 가정에 예배가 끊이지 않게 하시고, 1년 365일 모두가 주님의 날임을 잊지 말게 하시기를…
5. 부족한 재정이 채워지기를 위해 기도해 주시기 바랍니다.(또한 부족할 때마다 만나로 채우신 신실하신 하나님을 찬양합니다.)
사랑하고 축복합니다.
2007년 2월 19일 모스크바에서 공혁/조은주/민/진 올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