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조영/홍정희 선교사(알바니아-샬롬팀)

새해로 바뀌고 첫 편지를 드립니다.

    그 동안 평안하셨습니까? 설날도 지나고 이제 정말 새해가 되었다고 할 수 있겠네요. 한국을 떠나온 지 2년이 지났습니다. 어느새 사역 첫 기간의 절반이 넘어섰네요. 멀리 알바니아에서 봄소식을 전하면서 그 동안 있었던 일들을 나누고 싶습니다.

그 동안의 일들
역시 첫 소식은 2006년의 크리스마스 행사가 되어야 할 것 같습니다. 전년도에 하도 많은 아이들이 교회에 들어와서 바닥이 갈라지는 사건(?)을 겪은 터라 이번에는 평소에 교회에 잘 나오는 아이들을 우선순위로 해서 인원 수 조정을 잘 했습니다. 그래도 250명 이상의 아이들이 와서 함께 예배드리고 주님의 오심을 함께 나누었습니다. 올해의 예배는 작년에 비해 분위기가 더 성숙하고 안정된 느낌이었습니다. 하나님께서 해마다 많은 인원에도 불구하고 아이들에게 예배의 의미를 가르쳐 주시는 것 같습니다.

전에 보낸 기도편지에서 학생 선교단체를 통해 많은 청년들이 교회에 오고 있다고 말씀을 드렸습니다. 새로운 얼굴들과 함께 예배에 규칙적으로 참석하는 학생들이 있게 하심에 감사드립니다. 또 한 가지 감사할 일은 첫 남자 리더이자 학생단체를 통한 리더가 선발되게 하셨다는 것입니다. 예비 리더모임을 2월로 공식적으로 마치고 리더모임에 정식으로 올라간 다시를 소개합니다. 카머즈대학 수의학과 4학년인 다시는 예수님을 영접하고 삶이 완전히 달라졌습니다. 고향이나 가족 모두 무슬림임에도 불구하고 예수님을 영접한 날 마음에 몰려드는 기쁨으로 만나는 사람 모두가 어리둥절해 할 정도로 싱글벙글 웃고 다녔다고 합니다. 이제 3년간의 모임을 마치고 리더로서 평생을 말씀 사역자로 살고자 하고 있습니다. 이 다시 외에도 3명의 형제들이 예비리더 모임을 마쳤습니다.학생선교단체 모임

예비리더 모임
또 감사드릴 일은 이 형제들 이후에 예비 리더모임을 할 6명의 후보들을 주셨다는 것입니다. 이 형제들은 에랄디, 엘바니, 블레디, 겐티, 율리, 베르티 입니다. 현재는 이 형제들에게 예비 리더로 1~2년간 훈련 받을 것에 대해 제안한 상태입니다. 원하는 형제들은 오는 3월부터 다시 모임을 시작할 것입니다. 하나님의 은혜가 있어서 이들이 마음에 감동을 받고 예비 리더로서 훈련받을 수 있게 되기를 바랍니다. 여전히 들판은 희어져 추수할 것은 많되 일군은 부족합니다. 이 형제들이 훈련을 통하여 추수할 일꾼으로 변화되기를 바랍니다.

이한교회 고등부 단기선교팀
한국 이한교회에서 6명의 고등학생들과 2명의 선생님들이 저희 팀을 방문했습니다. 짧은 시간이었지만 학생들을 보면서 많은 생각이 들었습니다. 제가 처음 선교사가 되겠다고 결심한 것이 고등학교 2학년 때였습니다. 바로 이 학생들 시기입니다. 아이들과 이야기를 나누며 격세지감을 느꼈지만 모든 시대와 사람들을 뛰어넘어 역사하시는 하나님께서 이들의 마음에도 역사하실 것을 믿습니다. 그 하나님의 이름으로 이들을 축복합니다. 그리고 우리들과 함께 사역하던 강정수 자매와 채미경 자매 두 단기선교사가 사역을 마치고 돌아갔습니다. 사역자로서 일한 1년과 6개월의 시간이 두 자매들에게 평생 하나님의 마음을 잊지 않게 하는 살아있는 추억이 되기를 바랍니다. 마음을 모아 축복합니다.

1월에 쉬악에서 사역하시는 김종섭 선교사님의 교회를 방문하여 의료봉사를 하고 왔습니다. 무슬림이 강하고 배타적이며 마피아와 마약의 온상이라고 불리는 지역입니다. 교회가 어려울 수밖에 없는데 많은 사회적, 영적 장벽에 맞서 싸워야 하는 선교사님 가정을 도와드린다는 생각으로 다녀왔습니다. 그 땅에도 선교사님을 통하여 하나님의 나라가 교두보를 확보하는 성과를 거두기 바랍니다.

겨울 동안은 추위와 함께 정전으로 고생이 많은 시간입니다. 저희가 사는 아파트에 정전이 만 24시간 이상 된 적이 있습니다. 문제는 언제 정전이 시작되고 끝나는지 모른다는 것이지요. 하루 종일 정전이 된 채로 다음 날도 정전이 이어지자 저희 식구는 일단 병원으로 피난을 가기로 했습니다. 정전이 오래되면 물도 안 나오기 때문이지요. 그런데 문제가 생겼습니다. 정전 때문에, 우리가 병원으로 간 저녁에 저희 집 이웃에 사는 아저씨가 자전거를 타고 와서 우리 집에 문제가 생겼다고 했습니다. 나와 보니 건물에 전기가 들어와 있는 것이었어요. 무슨 문제냐고 하니까 물이 우리 집에서 흘러나온다는 것이었습니다. 아내와 아이들은 병원에 두고 급하게 집에 가본 결과 화장실의 수도꼭지 하나가 열린 채로 전기와 물이 들어와서 아파트 전체가 물바다가 된 것이었습니다. 전기 합선이 걱정되서 일단 모든 전기제품의 연결을 빼고 물을 퍼내었습니다. 밤 12시가 지나도록 물을 퍼내고 닦아낸 후 마르기를 기다리며 창문을 다 열고 겨울바람을 맞으면서 기다렸습니다. 마음속으로 참 선교지가 아니라면 내가 이런 경험을 했을까 싶었습니다. 다음 날 가족들이 집으로 돌아왔을 때는 온 집안이 물청소(?)를 한 듯이 반짝반짝 빛나고 있었습니다. 아내가 저에게 “무슨 일 있었던 거 맞아요?” 라고 물었습니다. 저는 “물청소 잘 했지.” 라고 대답했습니다. 한 겨울밤의 물청소 사건이었습니다.

사랑이가 많이 컸습니다. 며칠 전에는 아랫 이빨 두 개가 빠졌습니다. 이가 흔들린다고 해서 “아빠가 뽑아줄까?” 했더니 “응” 그러는 것이 아니겠습니까? 기성이 때 뽑아보고 꽤 오래 시간이 지났지만 어렵지 않게 뽑을 수 있었습니다. 사랑이는 배짱(?)이 두둑해서 눈물도 별로 안 흘리더라고요. 아랫니 두개가 빠진 모습이 우습기도 하지만 선교지에서 잘 자라주는 것이 신기하기도 하고 그저 감사할 따름입니다.

앞으로의 계획
지난 1월 함께 일하는 팀원들과 함께 리트릿을 가졌습니다. 한 해의 결산을 하고 새해의 계획을 세우는 시간이었습니다. 올해의 계획을 세우면서 하나님께서 저에게 한 가지 소원을 주셨습니다. 정리를 하면 “샬롬병원에 하나님의 영광이 가득하며 제가 하나님이 쓰실만한 도구로 준비되게 하소서.” 입니다. 작년 11월에 알바니아를 방문한 볼티모어 빌립보 교회와 협력진료를 하면서 우리가 좀 더 준비되면 알바니아의 더 많은 사람들에게 의료혜택이 돌아가게 할 수 있다는 생각을 갖게 되었습니다. 단지 어느 마을에서 하루, 이틀 진료를 하고 돌아가는 것 보다 알바니아 의료인들의 수준을 높이면 더 많은 환자들이 혜택을 받을 수 있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습니다. 이 가능성을 놓고 하나님께 기도하기 시작했습니다. 하나님께서는 올해 하반기에 컨퍼런스를 개최한다는 구체적인 목표를 생각나게 하셨습니다. 이를 위해서 현재 알바니아에 들어와 있는 의료선교인력을 네트웍킹하고 저와 협력할 수 있는 알바니아 의료인력을 네트워킹하며 또 이 비전을 지원할 수 있는 미국과 한국 등의 의료인력을 네트워킹 하는 사역이 마음속에 떠올랐습니다. 이를 위해 기도하는 중에 미국에서 저와 이곳 알바니아의 의사 한 명을 미국 내 의학 컨퍼런스에 초청하는 제안이 왔습니다. 저는 하나님께서 기도에 응답하시며 일하시는 것이라는 생각이 들게 되었습니다. 이 계획을 통해 하나님의 뜻이 구체적으로 이루어지게 해달라고 기도하게 되었습니다. 저는 오는 4월에 미국을 10일 남짓 방문하고자 합니다. 이 기간 동안 동행할 알바니아 의사와 함께 더 많은 알바니아 사람들에게 혜택이 돌아갈 수 있도록 사역의 폭을 넓히는 가능성을 알아보고자 합니다. 이를 위해 미국 내의 동역 및 지원을 할 수 있는 사람들과도 만나보고자 합니다.

아마도 다음 기도편지는 4월이 지나 이 여행을 다녀 온 뒤에 쓰게 될 것 같습니다. 바라기는 하나님의 놀라운 은혜를 함께 나눌 수 있게 되기를 원합니다.

기도제목
이제 첫 임기의 절반인 2년이 지났습니다. 언어도 기본적인 의사소통과 환자진료 그리고 설교가 가능한 정도가 되었습니다. 아내와 제 마음 한 구석에 한국에 대한 그리움이 생깁니다. 하지만 때때로 이곳에서 함께 일하는 현지인 리더들과 교회 식구들이 저희들을 위로하여 줍니다. 점점 알바니아 가족들을 많이 좋아하게 되는 것 같습니다. 첫 임기의 전환점을 지나면서 이제 새로운 일들에 대한 기대감이 마음속에 있습니다. 그러나 이 마음이 하나님의 계획을 따라 연단되기를 바랍니다.

사역 기도제목
1. 4월의 미국 방문을 통해 하나님의 뜻이 드러나도록.
2. 재활의학과와 치과 의사의 모집
3. 캠퍼스 사역자의 모집
4. 예비리더 모임 대상자들(에랄디, 엘바니, 겐티, 블레디, 율리, 베르티)이 모임이 참석을 결정하고 잘  훈련받을 수 있도록.
5. 병원 여러 행정사역들(회계보고, 면허 갱신, 전문면허, 취득 등)이 잘 진행되도록.
6. 어른과 어린이 예배가 계속 인원이 늘고 깊은 예배의 기쁨을 체험할 수 있도록.

가정 기도제목
1. 아내와 사랑이의 여권 발급이 신속히 이루어지도록.
2. 장기적인 언어공부 계획이 잘 진행될 수 있도록.
3. 가족 모두가 말씀과 기도 속에서 하나님과 동행하는 기쁨을 맛보도록.
4. 팀과 선교사 공동체 속에서 섬기는 사람들로 살아갈 수 있도록.

2007. 3. 최조영/홍정희 선교사 올림

“일루리곤에 복음이 편만하기까지”  롬 15:19(일루리곤은 알바니아의 옛 지명입니다.)
우리는 알바니아의 샬롬팀입니다. 모든 사역을 팀으로 하며 따라서 모든 열매는 팀 전체의 수고이고, 하나님의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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