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성민/장혜경 선교사(코소보)

선교사; 알로(여보세요)
A: 알로
선교사: 잘 있었어?
A: 네(퉁명스럽게)
선교사: 지난 주에 교회에 나오지 않아서…
A: 저 이제 교회 안나가요.
선교사: 왜?
A: 전 무슬림이에요.
선교사: 너 예수 믿기로 했잖아.
A: 코란을 읽을래요.
선교사: 무슨 일 있었어?
A: 그냥 이제부터 교회 나가지 않을래요. 저에게 전화 하지 마세요.
선교사: 아니…

    

위의 대화는 얼마 전에 있었던 한 청년과의 전화 통화 내용입니다. 주님을 영접 한 후 신앙생활을 하지 않는 이곳 청년들의 전형적인 모습이기도 하구요. 한 명 전도하기가 힘든 이곳에서 올 해는 벌써 이런 일이 몇 번 있었던 것 같습니다.

사랑하는 동역자님, 그동안 안녕하셨는지요.
저희의 큰 기쁨 중 하나는 우리를 위해 기도하시는 여러분을 기억하는 것입니다. 여러분의 끊임없는 기도와 사랑을 받을 수 있고, 기도를 요청할 수 있다는 것은 너무도 감사하고 행복한 일입니다. 동역자님의 기도 덕분에 저희가 이렇게 잘 지내고 있는 줄 알고 감사하기만 합니다.

지난 겨울 이후 교회에 많은 변화가 있었습니다. 그 동안 함께 사역했던 김연희 자매와 박이룬 형제가 사역을 마치고 모두 떠났습니다. 이들의 수고가 참으로 귀했는데, 그들이 떠난 후로 저희와 신자들은 그들의 빈자리를 아쉬워하고 있습니다. 이들의 뒤를 이어 계속적으로 함께 사역할 수 있는 단기 사역자가 충원될 수 있도록 기도해 주십시오.

저희 가정적으로는 이 선교사가 허리를 다친 것이 깨끗이 낫지를 않아서 계속 조심스러운 시간을 보내고 있습니다. 서두에서 말씀드린 그런 일들로 인해 심리적으로나 체력적으로 가라앉아 있는데 설상가상으로 목요기도회도 많이 약화 되어 저희 가족만이 기도회를 하는 날이 많았었습니다. 새벽 예배도 비슷한 상황이고, 어린 아이들조차도 모임에 참석하는 수가 점점 줄어들어 많이 위축되었었습니다. 하지만 이 일을 통해 저희를 돌아보게 되고 신실하신 하나님을 더욱 의지하게 됩니다. 어려움 중에 있는 것이 사실이지만, 하나님이 저희를 믿으시기에 이만한 어려움도 허락하셨다는 생각에 먼저 감사하고 있습니다. 저희 가정이 계속 하나님을 신뢰하고, 지혜롭게 이 상황을 헤쳐 나갈 수 있도록 기도해 주십시오.
저희 신자들도 각기 비슷한 어려움들을 격고 있습니다. 어린 믿음에서 이젠 고난을 감수할 수 있는 믿음으로 자랐다는 하나님의 싸인이라고 생각하고 감사드리고 있습니다.

아고디따를 위해서 기도해 주십시오. 최근 부모님의 반대로 교회에 오지 못하고 있는 상황입니다. 이제껏 친구들의 따돌림을 잘 극복하고 신앙생활을 해왔는데, 이번 기회를 통해 더욱 담대한 믿음을 갖게 되도록 기도해 주십시오. 진심으로 예수그리스도를 사랑하고 따르는 아이가 되도록 기도해 주십시오.

발드린도 어머니의 반대로 긴장 속에서 믿음생활을 하고 있습니다. 병약하지만 모범생이던 아들이 2년 전부터 교회를 다니더니 교회에서 많은 시간을 보낸다고 생각하셨는지 최근에 적극적으로 반대를 하고 계십니다. 그런데 오히려 발드린은 그러한 시간을 거치면서 믿음으로 이번 부활절에 세례를 받겠다는 결정을 하였습니다. 예수님을 더욱 사랑하는 믿음을 가지게 되도록 기도해 주십시오. 더불어 학업을 잘 감당하는 지혜를 얻어, 어머니에게 하나님을 간증할 수 있는 기회를 갖도록 기도해 주십시오. 소망하기는 발드린도 주님께 헌신하여 쓰임받게 되기를 기도하고 있습니다.

태권도 사역은 점점 부흥하고 있습니다. 교회장소에서 태권도를 배운다는 것을 알면서도 계속 새로운 사람들이 등록을 하고 있습니다. 아무쪼록 태권도를 배우는 모든 사람들이 복음을 듣게 되고, 또 구원받는 역사가 일어나도록 기도해 주십시오. 태권도를 통해서 만나 사람들이 예배에 참석하고 있는 걸 보면 하나님께서는 태권도를 사용하고 계심이 분명합니다. 더욱 지혜롭게 사람들과 관계를 형성하고 전도할 수 있기를 소원합니다.

특히 델비쉬라는 청년을 위해 기도해 주십시오. 7년 전 처음 태권도를 시작할 때 전도 받고, 예수님을 영접하였지만 곧장 번복한 후 지금껏 예수님께는 거리를 두고 태권도만 잘 배우고 있는 청년입니다. 점점 태권도 실력도 좋아지고, 남편의 태권도 조력자로서의 역할도 잘 하고 있습니다. 그가 구원받고 남편과 진정한 의미의 동역을 할 수 있게 되도록 기도해 주십시오.

교회 장소를 위해서 계속 기도해 주십시오. 지금의 장소에서 1년여의 시간을 보내고 있는데 태권도와 예배 장소로서는 적합한 장소입니다. 그래서 저희는 계속 임대를 연장하길 원하는데 주인은 장소를 팔기를 원하고 있습니다. 뿐만 아니라 집 주변의 무슬림들은 주인이 교회 장소로 임대를 준 것에 대해서 불만스러워 하고 있습니다. 7월이 되기 전에 계약 여부를 결정해야 하는데, 이런 상황에서도 주인이 지금의 가격(월 300유로)에 계속 저희에게 임대할 수 있도록 기도해 주십시오.

은지는 현지인 학교를 다니고 있습니다. 1학년의 전단계로 학교에서 운영하는 특별 프로그램입니다. 하루에 한 시간 반 동안 선생님과 있다가 오는 곳인데 무척 좋아합니다. 하루는 학교에서 돌아 와서는 피부가 검은 아이들이 싫다며 정색을 하면서 말하여 깜작 놀란 일이 있었습니다. 아이들이 따돌리는 집시 아이를 은지가 친절하게 대해 주었더니 은지의 친한 친구들이 은지에게 그 아이와 놀지 말 것을 말하고, 만약 놀면 은지도 따돌리겠다고 말했다는 것입니다. 그래서 은지는 자기는 하얀 아이니까 검은 아이와는 놀지 않겠다는 것입니다. 아직 7살이 채 안된 아이들의 세계이지만 하나님의 말씀이라는 기준이 없이는 살아남기 힘든 살벌한 사회임을 실감하였습니다. 은지가 자신과 타인의 가치를 말씀에 근거하여 알아감으로 이곳의 고질적인 문제인 인종차별이라는 죄에서 자유를 누리는 아이로 자라날 수 있도록 기도해 주십시오.

이곳에 사는 저희는 잘 지내고 있지만 외국에서 보는 코소보는 그리 평안해 보이지 않은가 봅니다. 자주 이곳의 상황에 대해 염려하는 목소리를 듣곤 하거든요. 솔직히 코소보는 동역자님의 기도가 절실하게 필요한 때 입니다. 코소보의 지위결정의 순간이 시시각각 다가오고 있기 때문입니다. 유엔에서 세운 계획안은 코소보를 독립시키는 것입니다. 그러나 안보리에서 그 계획을 만장일치로 결정해야 하는데 모든 안보리 회원국이 찬성하느냐가 관건입니다. 어떤 방향으로 결정이 되든 하나님은 당신의 계획을 한 치도 오차 없이 이루어 가실 것으로 믿습니다. 아무쪼록 평화스러운 방법으로 독립이 이루어 질 수 있도록 기도해 주시고 이를 통해서 복음 전파와 교회의 성장이 계속적으로 이루어질 수 있도록 기도해 주십시오.

저희가 소망하며 기다리고 있는 부흥은 열려져 있는 듯한 이 땅 코소보에 금방이라도 임할 것 같지만 사람들의 반응은 여전히 냉담하기만 합니다. 하지만 십자가 없는 부활은 없으며, 썩어짐 없는 열매 맺음은 없다는 진리를 믿습니다. 그러기에 지금의 침체 뒤에서 준비되고 있는 부흥을 바라보며 주님께 감사의 찬양을 드립니다. 코소보의 부흥을 위해 더욱 기도해 주십시오. 이곳의 많은 영혼들이 저희를 통해서 주님께 돌아오게 되도록 기도해 주십시오.

우리를 승리케하시는 부활의 주님을 찬양합니다. 우리의 상황은 어렵지만 주님은 분명히 승리하실 것임을 믿습니다. 이러한 믿음으로 함께 기도해 주시는 동역자님들을 사랑합니다. 그리고 승리하십시오.
                                              
2007년 4월 코소보에서 이성민, 장혜경, 은지 올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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