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활하신 주님의 이름으로 문안드립니다. 우리의 매순간의 삶이 예수님의 죽으심과 부활하심을 묵상하는 삶이 되기를 그리고 그 예수님을 전하는 삶이 되기를 소원합니다.
한국에는 지금 봄꽃들이 만발하고 나무들도 파릇파릇함이 눈에 그려집니다. 이곳은 늘 무더운 날씨이지만 감사하게도 뚜렷한 사계절은 아니지만 살다보면 미묘한 사계절이 느껴진다고 합니다. 지금이 가장 무더울 때이지만 한국의 봄과 같이 진달래, 개나리, 라일락과 색깔이 비슷한 꽃들이 많이 피었습니다. 선교사 모임이 있어서 이틀 동안 깜뽕쏨을 다녀오면서 밖을 보니까 2월에 교회에서 답사를 다녀올 때와는 달리 나무들이 얼마나 푸르고 울창하던지 저희가 거하고 있는 수도 프놈펜에서는 볼 수 없는 모습을 보면서 아름다움을 만끽할 수 있었습니다.
정착 과정에 순적히 인도하신 하나님께 감사
참 많이 감사했었습니다. 캄보디아로 오기 전까지도 우리를 인도하신 신실하신 하나님께 감사했었는데, 여기에 도착하자마자 하나하나 순적히 인도해주시는 하나님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저희 가정이 도착하기 전부터 저희가 속한 GMP 선임 선교사님께서 발품을 팔아서 저희가 살 집을 알아봐 주셔서 좋은 집에 이사할 수 있었고, 살림살이를 장만할 때도 싼 곳을 찾아서 싸게 잘 구입할 수 있도록 해 주셨습니다. 또 한 선교사님께서는 김치도 담아 주셔서 맛있게 먹을 수 있었습니다. 이런 귀한 섬김의 손길을 경험하며 우리는 이렇게 도움과 사랑을 받지만 처음 이 곳에 오셔서 개척하셨던 선교사님은 얼마나 힘들었을까 생각이 들었습니다. 예비하신 손길들을 통해서 잘 정착할 수 있게 해 주신 하나님께 감사를 드립니다. 또 감사한 것은 비슷한 시기에 들어온 같은 단체에 속한 싱글 단기 선교사 2명과 같은 집에 살게 되었습니다. 저희가 1층에 살고 단기 선교사들은 2층에 살고 있습니다. 서로 도움이 많이 되고 힘이 됩니다.
캄보디아의 모습
저희가 도착한 후 가장 많이 볼 수 있었던 모습이 결혼식이었습니다. 여기는 3월~4월에 가장 많이 결혼식을 한다고 합니다. 결혼식을 위해 집 앞 거리에 큰 천막을 설치해서 하루 종일 결혼식과 피로연이 이어지는 것을 볼 수 있습니다.
4월 8일은 이 나라 선거가 있었고, 선거 전까지 거리가 선거유세로 시끌벅적하였습니다. 결과는 이 나라를 집권하고 있는 인민당이 거의 휩쓸었다고 합니다. 그리고 4월 15일을 전후해서 이 나라의 큰 명절인 “쫄츠남”이었습니다. 쫄츠남은 우리나라의 설날과 같습니다. 4월인데 설날이라니 신기했습니다. 이때 서로에게 복을 빌며 새해 인사를 합니다. 그리고 집집마다 제사상이 차려지는 것을 볼 수 있습니다. 평소에도 집집마다 우상제단이 있는 것을 많이 보는데, 쫄츠남 때는 특히 더 두드러져 보입니다. 그리고 명절에 옷을 깨끗이 차려 입고 절에 가는 모습도 많이 볼 수 있습니다. 명절 한 달 전부터 아이들도 어른들도 골목에 나와서 밤늦게 까지 즐거운 시간을 보냅니다. 우리나라의 재기차기 같은 것도 하고, 강강수월래 같은 놀이도 합니다. 그리고 명절 때가 되면 다들 고향으로 갑니다. 우리나라의 명절과 비슷한 모습입니다. 불교의 나라, 온갖 우상을 섬기는 이 땅에 속히 복음의 물결이 넘쳐 나기를 기도합니다.
여기의 대중교통수단은 오토바이입니다. 한국에서도 오토바이를 거의 타본 적이 없었기 때문에 처음에 오토바이 운전사 뒤에 타고 달릴 때는 마음속으로 기도가 절로 나왔습니다. 도로에는 차와 오토바이, 자전거, 사람이 한데 섞여 있고 특별한 교통체계도 없으니 겁이 났습니다. 그러나 한 달이 지난 지금은 캄보디아의 도로의 모습이 조금 익숙해졌고 나름대로의 교통체계가 있다고 느끼게 됩니다. 갓난아기를 안고도, 배가 부른 임산부도 편안하게 오토바이를 타고 가는 모습을 보면서 오토바이는 캄보디아 사람들의 삶의 일부이구나 하는 생각이 듭니다.
우리 가정의 삶과 기도
저희가 사는 집 가까이 시장이 있습니다. 이제 한 달이 지나니까 시장 보는 것도 익숙해졌습니다. 어느 정도 물가를 파악했고 비싸면 깎기도 합니다. 시장에는 맛있는 과일들이 많고 한국에 있는 웬만한 채소들도 거의 있어서 음식을 만들어 먹기에도 좋습니다.
4월 3일부터 프놈펜 왕립대학교에서 크메르어 공부를 시작했습니다. 저희 학급에는 8개국의 사람들이 함께 수업을 합니다. 수업 시간에도 여러 나라의 사람들이 모여 있으니까 즐겁습니다. 처음에는 그림 같은 글자를 어떻게 쓸 수 있을까 염려도 했지만 지금은 배운 만큼은 읽고 쓸 수 있게 되었습니다. 처음 배우는 언어라서 어렵기도 하지만 재미있게 공부하고 있습니다. 오전에는 학교 수업을 하고, 오후에는 개인교사와 집에서 수업을 하고 있습니다. 언어공부를 하면서 우리를 위해 기도해주시는 분이 많다는 것을 느낍니다. 빠른 언어의 진보가 있도록 계속 기도해주시기 바랍니다.
주일 예배는 GMP 선교사님께서 개척하신 현지인 교회에서 드리고 있습니다. 이곳 프놈펜에서 1시간 30분 정도 떨어진 시골 교회인 쁘로핵 희망교회입니다. 언어 공부하는 동안에는 계속 이 교회에서 예배를 드리고 섬길 것 같습니다. 희망이 없이 살아가는 아이들, 청소년들, 어른들 모두에게 예수 그리스도가 희망이 될 수 있도록 기도해 주시기 바랍니다.
또한 주일마다 차로 오고 가는 길의 안전과 영혼 사랑함이 더욱 깊어지며 하나님께서 섬기게 하신 교회를 힘을 다하여 섬길 수 있도록 기도해 주시기 바랍니다.
지난 부활주일을 하루 앞 둔 날, 선교지에 온지 한 달도 안 되었던 태국에 계시던 부인 선교사님께서 갑작스럽게 하늘나라로 가셨습니다. 불과 얼마 전까지 같이 훈련을 받았고, 같은 선교단체 소속 선교사님이신데 믿어지지가 않았고 마음이 힘들어서 며칠 동안은 잠을 잘 이룰 수가 없었습니다. 아직까지 젖먹이 아기가 있는데 하나님께서 왜 빨리 불러가셨을까 힘든 마음을 주체할 수가 없었습니다. 하지만 선교사님의 순교의 피로 말미암아 오히려 그 땅이 하나님의 땅으로 변화되어질 것과 하나님의 영광이 나타날 것을 소망합니다. 남아 있는 남편 선교사님과 어린 두 남매를 위해서 기도해주시기 바랍니다. 이 일을 겪으면서 많은 기도를 했습니다. 하나님께서 부르시는 그 날까지 그 선교사님처럼 거룩하고 깨끗한 영혼을 갖게 해 달라고 말입니다.
기도제목
1. 늘 성령 충만하며 가정예배를 잘 드릴 수 있도록
2. 학교와 개인교사를 통한 언어공부에 지혜와 진보를 주시도록
3. 더운 날씨에 지치지 않고 건강한 체력을 주시도록
4. 이 땅에 보내신 하나님의 마음을 더 깊이 헤아려 알고, 영혼 사랑함이 더 깊어지도록
5. 선교사님들과의 아름다운 동역이 이루어지도록
6. 파송교회, 후원교회, 동역자들을 하나님의 풍성한 은혜로 날마다 채우시며 지켜주시도록
귀하신 동역자 한 분 한 분을 떠올려봅니다. 저희들도 이곳에서 여러분을 위해서 기도드리겠습니다. 주 안에서 평안하십시오.
2007년 4월 21일 김영진, 안은향 선교사 올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