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진학 선교사(태국-카우짜이)

□ 아내를 보내며…  

    

아내를 저 세상으로 떠나 보내고 주체할 수 없는 슬픔에 어찌할 바를 몰랐습니다.
아내의 죽음 직전까지도 분명 하나님께서는 이렇게 데려가시지 않을 것이라고 생각했습니다. 금방 눈을 뜰 것만 같았고 빙긋이 웃으며 일어날 것만 같았습니다.
의사로부터 사망이라는 통보를 받고는 새하얗게 변해버린 아내의 몸을 안고 그냥 울부짖었습니다. 옆에는 이제 막 4개월 된 딸이 아무것도 모른 채 빙긋이 웃고 있었고 3돐된 아들은 아는지 모르는지 ‘엄마 죽었어?’ 묻는데 아무 대답도 할 수 없었습니다.
죽기 직전에 집정리를 하면서 함께 웃던 시간들이 그냥 꿈처럼 느껴집니다. 결혼 후 신혼을 선교지에서 보내면서 이제껏 고생만 하다가 보낸 것 같아 안타깝습니다.

그는 참 착한 사람이어서 베풀 줄만 아는 사람이었습니다. 가진 것도 없으면서 항상 주려고만 했고 주지 못하는 아쉬움을 항상 갖고 사는 그였습니다. 섬김을 잘 못하는 제게 섬김을 가르쳐 주었던 사람이며 부족함 가운데 감사함이 넘치는 그였습니다. 정이 많아서 사람과의 관계를 가장 중요시하고 관계가 잘 안 될 때는 너무 힘들어하는 그런 약한 사람이었습니다.

이제는 그가 떠나 세상에 없지만 그가 남기고 간 흔적이 여기저기에 남아있습니다. 그 흔적들을 보며 그의 생을 다시 한번 생각합니다. 짧았지만 결코 짧지 않은 생을 살았던 아내가 자랑스럽습니다. 그는 너무나도 따뜻한 어머니였으며 좋은 아내였고, 효녀였으며 착한 며느리, 편한 언니, 누나, 좋은 선생님….그리고 하나님의 종이었습니다.
이제는 고통이 없는 그 곳에서 아내가 더 평안히 쉴 것을 기대합니다. 그리고 남은 가족들이 그를 기억하며 이 곳에서 더 힘차게 살 수 있도록 기도해주십시오.

□ 기도해주십시오.
∎ 찬영이를 위해
사고 현장에 함께 있었던 찬영이를 위해서 기도해주십시오. 가끔 엄마 생각하면서 눈물 흘리는 모습을 보입니다. 며칠전엔 ‘울고 싶은데 눈물이 안나와’라고 하면서 엄마 얘기를 했었습니다. 찬영이의 마음이 잘 치유될 수 있도록 그리고 잘 성장할 수 있도록 기도해주십시오.

∎ 처가댁을 위해
장인어른과 장모님의 슬픔을 치유하시도록 기도해주십시오. 더불어 이 기회를 통해 주님을 만나시고 딸의 죽음을 오히려 영광스럽게 생각할 수 있도록 기도부탁드립니다.

 ∎ 찬유 양육을 위해
찬유는 이제 막 4개월이 지나 엄마 손이 많이 갈 때입니다. 앞으로 찬유를 어떻게 키워야 할지 지혜를 구하고 있습니다. 찬유가 잘 양육될 수 있도록 어떻게 해야 하는지 지혜를 달라고 기도해주십시오.

∎ 故 고승희 선교사 묘지 안장(5월 11일, 태국 남부)을 위해
故 고승희 선교사의 분골은 두 개로 나누어 하나는 한국의 강남구 추모의 집(충북 음성군 금왕읍 용계리)에 안치했으며 또 하나는 생전에 사역하였던 태국 남부 나콘시타마랏의 기독교 묘지에 안장(5/11)을 합니다. 이 일들이 은혜가운데 잘 진행될 수 있도록 기도해주십시오.

∎ 앞으로의 계획을 위해
앞으로의 계획을 하나님의 인도 가운데 잘 세울 수 있도록 기도해주십시오.

2007. 4. 정진학, 찬영, 찬유드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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