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루리곤에 복음이 편만하기까지” 롬 15:19(일루리곤은 알바니아의 옛 지명입니다.)
오늘은 티라나에 봄비가 내리고 있습니다. 건조해서 먼지가 날리던 날씨가 한결 가라앉는 느낌이네요. 올해는 지구 온난화 영향인지 날씨의 변화가 조금 특이한 것 같습니다. 2월에 기도편지를 보내고 2개월 여 만에 다시 보냅니다. 우리에게 있었던 하나님의 은혜를 함께 나누기를 바랍니다.
그 동안의 일들
선교지는 평안할 때는 참 좋지만 간혹 응급 상황이 터지면 ‘역시 선교지구나’하는 생각을 하게 합니다. 지난 3월경에 이곳 선교사 학교에서 일하시는 미국 선교사님 한 분이 급성 폐렴으로 병원을 찾으셨습니다. 환자가 일부 항생제에 알레르기가 있어서 알레르기가 없는 약으로 골라 처방을 했는데 불과 3~4일 만에 급격하게 악화되어 집으로 왕진을 가게 되었습니다. 왕진한 다음 날 흉부 X선 검사를 했는데 아주 상태가 좋지 않았습니다. 알바니아에서 일하는 미국 의사와 함께 의논한 결과 알바니아 안에서 치료를 받게 하기에는 너무 위험하다는 결론을 얻었습니다. 환자를 외부로 후송해야 하는데 비행기를 타고 가야하는 곳에서는 항공사가 환자의 상태를 보장할 수 없다하여 받아주지 않았습니다. 이틀을 보낸 후 결국 육로를 통해 그리스 데살로니가로 후송했습니다. 하나님의 은혜로 많은 고생을 했지만 결국 호전되어서 이제는 다시 알바니아로 돌아오셨습니다. 하지만 환자가 악화된 당시에는 ‘역시 여기는 선교지구나’ 하는 생각을 하게 되었습니다. 더불어 ‘다른 환자는 내가 돌본다지만 내가 아프면 어쩌지?’하는 생각도 해보았습니다. 그냥 하나님의 은혜로 산다는 말이 적절하다는 생각이 듭니다. 건강주시는 하나님께 감사합니다.
동네의 65세 이상 노인들에 대한 무료 진료를 계속하고 있습니다. 처음에는 매달 2~3명 정도가 찾아왔는데 이제는 입소문을 듣고 10명 이상의 환자가 규칙적으로 오고 있습니다. 환자들이 고혈압 등의 질환을 적절히 조절 받지 못하다가 병원에 와서야 혈압이 정상이 되고 있습니다. 이 사역이 많은 알바니아 노인들과 그 가족들에게 예수님의 사랑을 알게 하도록 쓰이기를 바랍니다.
샬롬팀에서 개척한 3개의 교회에서 여성 모임이 생기고 있습니다. 특히 하나님의 복음 교회와 진리의 길 교회는 샬롬교회의 자매교회로서 여성 모임이 중요한 사역이 되고 있습니다. 감사하게도 하나님께서 심방과 기도, 성경공부 등을 통해서 사람들을 보내주시고 있습니다. 규칙적으로 모이는 그룹이 형성되고 있고 그들 중에서 좀 더 열심을 내는 사람들도 있습니다. 홍정희 선교사가 현지인 리더인 피티에, 뒤셰와 함께 이일을 돕고 있는데 하나님의 은혜가 모임 속에 있다고 전합니다. 그들 중에서 제자로 헌신하는 사람이 생기고 자신의 가정을 오픈하고 가정교회로 발전하게 되기를 바랍니다.
지난 4월 8일 부활절은 참 은혜로운 시간이었습니다. 교회가 성도들로 가득 찬 것도 좋았지만 예배와 말씀을 통해서 하나님의 은혜를 많이 느꼈습니다. ‘부활의 증거’라는 내용으로 말씀을 전했는데 많은 성도들이 부활을 역사적인 사실로 받아들이고 부활의 증인으로 살아야 한다는 것을 공감하는 시간이었습니다. “나는 부활이요 생명이니..네가 이것을 믿느냐?”라고 물으시는 예수님의 질문은 지금도 여전히 강력하고도 유효합니다. 부활의 증인된 삶을 선교지에서 살 수 있도록 성령께서 우리를 붙드시기를 바랍니다. 또 예배 후에는 모처럼 소풍을 다녀왔습니다. 티라나 근교의 산으로 가서 좋은 날씨 속에 교제와 나눔을 가졌습니다.
전에 보낸 기도편지에서 네트워킹에 대한 이야기를 했었습니다. 이 일을 위해 먼저 알바니아에 들어와 있는 선교사들과 알바니아 크리스천 의사 모임에 참석했습니다. 결과 새로운 것들을 알게 되었고 좋은 교제와 비전을 나누게 되었습니다. Albanian Health Fund(AHF)라는 기구는 1992년부터 알바니아에서 사역을 하면서 각종 의료 기구를 병원에 기증하고 알바니아 의사들을 미국에서 훈련하고 다시 돌려보내는 일을 하고 있었습니다. 또한 연 3회의 컨퍼런스를 통해 복음전도와 의료교육을 함께 하고 있었습니다. 이번 만남을 통해 알바니아 의료선교의 주류 속에 함께 협력하는 방법을 발견하게 되었습니다. 알바니아 의료계는 넓지 않아서 우리가 협력하여 사역한다면 큰 영향력을 줄 수 있을 것입니다.
이를 위해 전에 말씀드린 대로 4월에 미국을 방문하였습니다. 올해에도 의료선교를 계획하고 있는 볼티모어 빌립보 교회에서 우리 팀을 소개하고 비전을 나누었고 오개 될 의료 선교팀이 앞에서 이야기한 AHF의 사역에 함께 참여하도록 조정을 하였습니다. 미국에 있는 AHF의 이사 중 한 분과도 이야기를 나누어서 미국에서도 필요하면 조정을 할 수 있도록 서로를 연결시켜 주었습니다. 이 밖에도 2곳의 교회에서 말씀을 전하였고 샬롬팀을 소개하였습니다. 하나님의 큰 은혜가 있었고 좋은 도전의 시간이었습니다. 이 모든 네트워킹을 통하여 하나님께서 우리의 지경을 더욱 넓히고 알바니아를 축복하는 통로로 사용하시기를 바랍니다.
들으신 분들도 있으신지 모르겠습니다. 버지니아 공대 총격사건으로 시끄러웠던 4월 18일, 터키의 말라티야라는 지역에서 교회와 성경 인쇄를 하는 독일인 선교사 한명과 현지인 목사 2명이 무슬림들에 의해 살해되는 사건이 터졌습니다. 영국과 미국인 선교사도 심하게 다쳐서 병원에 입원하게 되었습니다. 알바니아는 터키의 직접 영향권에 있는 나라라서 느낌이 남달랐습니다. 아직도 기독교 박해가 심한 그곳에서 뿌려진 순교자의 피가 그 나라로 하여금 복음에 열리도록 하는 계기가 될 것을 믿습니다. 지난 주일에 설교를 하면서 이 사건을 언급했습니다. “알바니아에도 신앙을 지키기 위해 순교한 사람이 있느냐?”고 질문을 했습니다. 아무도 없다는 대답이 돌아왔습니다. 그래서 “여러분 중에 복음을 위해서 순교할 준비가 돼있는 사람이 있느냐?”는 질문에 기쁘게도 몇 명의 리더들이 확신을 가지고 “아멘!”이라고 대답했습니다. 우리는 행복한 선교사입니다. 선교사들과 함께 순교할 준비가 되어있는 사역자들과 일하는 것보다 더한 행복이 어디 있겠습니까? 필요하다면 그래서 알바니아가 복음의 땅, 선교사를 보내는 땅이 될 수 있다면 우리의 피도 기쁘게 드릴 준비가 되어 있습니다.
앞으로의 계획
5월에 두개의 단기팀 방문이 있습니다. 하나는 캐나다 밀알교회의 팀으로 10일 가량 머물면서 전도와 캠퍼스 개척을 하게 됩니다. 다음으로 미국 ‘chosen generation’이라는 단체에서 오는 팀으로 3주간 머물면서 컨퍼런스와 제자양육 등을 섬기게 될 것입니다. 두 팀의 교통과 안전, 숙식과 사역을 위해 기도가 필요합니다.
또한 이 팀들과 합하여 5월 말에 대학생 수련회가 2박3일간 있을 예정입니다. 많은 학생들이 참여해서 복음을 듣고 영접하며 헌신하는 계기가 될 수 있도록 하나님의 큰 은혜가 있기를 바랍니다.
저는 네트워킹의 후속 사역을 계속하게 됩니다. 이곳의 알바니아 크리스천 의사들과 만나 10월의 컨퍼런스를 함께 준비하고 교제를 나누기 원합니다. 하나님의 선한 인도하심이 있기를 바랍니다. 또한 5월부터는 병원의 전문면허 취득을 위한 서류작업을 시작하려고 합니다. 또한 각종 면허(병원, 의사, 간호사, 약사)의 갱신을 알아보려고 합니다.
오는 6월에 샬롬팀 박한상 선교사님께서 1년간의 안식년을 마치시고 선교지로 복귀하십니다. 한의사이면서 목사이신 선교사님께서 2기 사역을 위해 재충전 및 새로운 사역에 대한 계획을 가지고 돌아오시면 팀에 큰 활력소가 될 것이라고 믿습니다. 이를 통해 팀의 사역이 더욱 발전하고 더 많은 영혼들이 복음을 듣고 구원받는 역사가 알바니아 전역에 일어나기를 바랍니다.
기도 제목
미국을 방문하고 오면서 새삼스레 미국의 풍부한 먹거리들에 놀랐습니다. 특히 많이 남은 음식을 아낌없이 버리는 것이 익숙하지 않아 애먹었습니다. 기성이, 사랑이는 그토록 소원하던 솜사탕, 자장면을 먹어서 행복해 했고요. 아내는 이제 훌쩍 커버린 아이들에게 맞는 옷을 살 수 있어서 기뻤습니다. 긴 비행시간과 시차로 고생하기는 했지만 여러 교회와 성도들의 섬김으로 은혜를 많이 받았습니다. 돌아와서 다시 한 번 감사의 마음을 전합니다. 여러분들의 수고를 하나님께서 갚으시기를 바랍니다.
사역 기도 제목
1. 재활의학과, 치과 선교사의 모집
2. 알바니아 의료선교를 위한 네트워킹이 계속 이루어지도록.
3. 5월의 단기팀 방문과 컨퍼런스를 위해서
4. 5월부터 있을 병원 면허의 갱신과 신청을 위한 행정이 원만히 이루어지도록.
5. 영감 있는 예배와 어린이, 여성모임의 부흥을 위해
6. 예비리더 모임이 잘 자리 잡아 나가도록.
가정 기도 제목
1. 경건의 시간과 기도를 통해 하나님을 깊이 체험하도록.
2. 가정을 향한 하나님의 음성을 들을 수 있도록.
3. 기성이와 사랑이가 좋은 크리스천으로 자라나도록.
4. 언어가 지속적으로 발전하여 알바니아를 더 잘 이해할 수 있도록.
2007. 5. 2. 최조영/홍정희 기성, 사랑 선교사 가정 올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