샬롬!
생명력이 더해가는 5월, 가정의 달 5월에 사랑하는 동역자분들은 어떻게 보내고 계신지요? 필리핀은 이제 간간히 비가 내려 뜨거워진 공기를 잠시 식혀주긴 하지만, 연일 무더운 날씨가 계속되어 늘푸른 가족은 하루하루 주님을 의지하며 살아가고 있습니다.
가정의 달-하나님의 형상 회복하기
얼마 전 지역 단체장 선거가 있어서 도로 벽이나 나무마다 온통 후보들의 얼굴 포스터가 나붙어 이곳도 정치인이 되고자 하는 사람들의 열기를 느낄 수 있었습니다. 특히 필리핀은 여성 대통령도 있고, 많은 여성 분들이 경제, 사회, 정치계에서 활동하고 계셔서 여성 분들의 이미지나 위치가 남성분들보다 상대적으로 높습니다. 그리고 해외근로자들의 대다수가 여성 분들로 외화벌이를 하러 나가있어 가정에서 엄마 대신 아빠들이 아이들을 돌보고 있는 것을 봅니다. 그래서인지 종종 여장을 한 젊은 남자들을 쉽게 만나게 됩니다. 공공 화장실에서 깜짝 놀랄 때가 많은데, “내가 여자 화장실에 잘못 들어왔나?” 해서 문 밖에 나가 다시 표시를 확인하곤 합니다. 한국도 요즘 이런 분들을 종종 뵐 수 있는 것으로 압니다. 이 곳 필리핀에서는 일반적으로 받아들여지고 있으며, 뭔가 좀 부자연스럽다 싶어서 다시 보게되면 이런 분들이 상당수 곳곳에 있는 것을 봅니다. “왜” 그럴지 가만히 살펴보니, 개발도상국가의 어려운 경제, 취업난으로 많은 남성 분들이 일자리가 없어 빈둥거릴 수 밖에 없고 가정의 역기능적 구조 속에서 그로 인해 성폭력, 절도, 부패 등 사회의 악순환의 고리가 얽혀있음을 알게 되었습니다.
‘하나님의 형상’이 심각하게 깨져있고, 어그러져 있는 모습을 보며 이 땅을 위해 무엇을 기도해야 하는지 보게 됩니다. 허울적인 종교의식 아래 감추어진 온갖 미신적이고, 부패한 죄성의 형태로 인해 고통 당하는 우리 삶에 하나님께서 디자인하신 가정의 건강함이 다시 회복될 수 있기를 바랍니다. 진정으로 한국에도, 한국선교사 가정에도 무너진 가정들이 다시 새롭게 되어지는 마른 뼈들의 살아남(에스겔37장)의 환상이 부흥의 100주년을 기념하는 이 때에 피어나길 기도합니다.
주몽 vs 정치인
언어습득의 일환으로 미국선교사의 빈민사역에 매주 금요일마다 동참하고 있습니다. 필리피노 분들이 워낙 농구를 좋아해서 골목 곳곳마다 농구대가 설치되어 있고 항시 젊은이, 어른, 아이 할 것 없이 삼삼오오 모여 무료한 시간을 달래고 있어 그들에게 외국인의 방문과 함께 간단한 농구시합을 하는 전략이 매우 효과적입니다. 좀처럼 오지 않는 한국인이 왔다며 ‘주몽’을 외치며 제 주위를 맴도는 청소년 아이들에게 저는 잘 안되는 따갈로그와 영어를 연습하며 다가가고 있습니다. 말이 농구사역이지 거의 사영리 1:1 전도처럼 5가지 색 전도팔찌를 손목에 매주며 복음을 설명하고, 그들에게 관심과 사랑을 표현해 주는 것이 전부입니다.
한 번은 도시빈민촌 깊숙이 들어가게 되었는데 거의 슬라브 형식의 판자만 걸친 집들이 그나마 불타서 잠 잘 곳도, 비를 피할 곳도 없이 생활하는 것을 보았습니다. 한 어르신이 다가와서 어디서 왔냐? 무엇하러 왔냐? 물으며 도와달라고 깊은 절망의 눈물을 보이셨습니다. 그 분은 정치인들이 선전용으로 찾아와 사진만 찍고 거짓약속만 한 채 자신들을 이용해 먹기만 하고 복구와 복지에는 신경도 쓰지 않는다며 울분을 토했습니다. 그분의 눈물과 한숨 앞에서 우리는 함께 간절히 하나님의 도우심을 구하는 기도를 골목어귀에 드리고 돌아오는 길에 많은 것을 묵상하게 되었습니다. 이상하게도 골목어귀 반바지만 입고 슬리퍼를 끌며 ‘주몽’을 외치던 아이들의 눈빛과 ‘정치인’들에 대한 울분을 토해내는 그 어르신의 눈빛에서 똑같이 ‘올바른 리더쉽’을 향한 간절한 기대가 보였습니다. 이들에게 정말 필요한 것은 ‘떡과 복음’일진데, 어쩔 수 없을 것 같은 나라의 ‘구조악’을 성령의 새 바람이 불어와 사회와 교회와 사람들 마음이 변화되는 놀라운 역사가 이 땅에도 불어오기를 소망해 봅니다.
한국도 연말에 대선이 있는데, 하나님을 두려워하는 선한 리더쉽이 나오길 기도하겠습니다.
약속을 의지한 항해
“아무도 이해 못하는 무모한 것도 같은, 모든 것을 보이지 않는 그 분의 손길에 날 맡기며, 눈 앞에 있는 가능성들도 이제 환상이 되고, 새롭게 보일 주님 계획들로 나는 기대 가득하네~ 주님과 함께하는 믿음의 모험 어디로 가든지 주만 바라는 것. 내 모든 걸 포기하고 주님 주신 소망 이뤄가는 것~ 날 받아주신 그 분을 기대하며 모든 것을 믿는 믿음으로 그 사랑에 날 내어던지네~ ”(CCM 김명식-‘믿음의 모험’)
저희 가정의 삶과 사역에 관심을 가지고 계신 분들은 ‘믿음의 모험’이라는 단어를 이 소식지를 통해 종종 들으셨으리라 믿습니다. 위의 가사가 현재 저희의 삶과 믿음의 고백입니다. 처음 이 곳 필리핀으로 인도하시는 하나님의 손길을 느끼며 우리가정이 이 곳에 와서 할 사역들을 그려보면서, 제가 해왔었고, 할 수 있을 것 같으며, 해 본 경험이 있는 사역을 머리 속에 담고서 왔었습니다. 결론부터 말씀 드리자면, 현재는 하나님께서 다 내려놓고 하시고 그저 이끄심을 신뢰하며 현재 저희의 할 일에 최선을 다하길 바라고 계심을 강하게 느끼고 있습니다. 언어습득과 선교지 문화 파악이 당장의 눈 앞에 보이는 사역의 기회보다 중요함을 말씀하고 계셔서 달콤한 사역의 유혹(?)을 내려놓고 주님과의 관계에(성령님을 통해 아버지께 더 깊이 나아가는 훈련) 더 힘을 쏟기를 원하시기에 그저 순종하고 있음을 고백합니다.
승리가 무엇인 줄 아는가?-겟세마네
지난 고난주간과 부활절 기간의 짧은 묵상이었지만 계속해서 저희가 더 배우기 원하고 계시는 주님의 마음-‘순종’에 대해 생각이 머리 속을 떠나지 않고 있습니다.
예수님의 진정한 승리는 십자가가 아니라 겟세마네였습니다. ‘십자가’라는 부르심의 사역 전에 아버지 앞에 머물며 자신의 마음을 내려놓는 자리가 바로 승리가 무엇인지에 대해 말씀해 주고 계심을 깨닫습니다.
더 좋고 편한 MK사역 가능성의 유혹을 잘라버리고, 오직 주님만 따라가는 것, 오직 주께서만 내 안에 말씀하게 하는 것, 주님만 내 안에 사시게 하는 것, 결과가 어떠해도 주님만 빛나시고, 주님 평안 내 안에 있으면 그것이 바로 승리라는 것을…
그래서 처음 가졌던 이 곳에서 MK사역의 방향성과 현재 이끄시는 MK사역의 방향은 제가 생각했던 이상이어서 과연 할 수 있을까? 그걸 어떻게 하지? 하는 마음이 있습니다. 그래서 여러분들의 기도가 필요합니다.
“예수님보다 더 좋아하는 걸 예수님은 싫어하세요~” 요즘 아현이와 시원이 입에서 계속 흥얼대는 노래입니다. 한국아카데미 유치원에서 배운 노래와 율동을 열심히 엄마, 아빠에게 전수(?)해 주고 있습니다. 저희는 종종 아이들에게서 많이 배웁니다. 예수님보다 더 좋아하고 있는 것이 무엇일지? 오늘도 고민해 보며, 저희가 더 좋아하는 것은 ‘돈과 명예’가 아니였나 하는 생각을 하게 되었습니다. 다시 주님께 저희의 상해버린 마음을 소멸해 주시길 요청해 봅니다.
얼마 전 둘째 시원이의 4번째 생일이어서 아침 생일상에 오 선교사가 미역국을 끓여 내놓았습니다. 워낙 땀을 많이 흘리고 국물을 좋아하는 시원이 이기에 맛있게 먹고 저녁에 다시 먹이기 위해 부엌에 놔 두었는데, 미역국이 금새 맛이 변하고 상해 남은 음식을 몹시 아까워하면서 버렸습니다. 더운 열대지방에서는 음식이 금방 상하기에 바로 바로 불로 다시 끓여야 함을 깨닫는 순간 ‘선교지에서는 우리의 영혼 가운데 어느새 들어온 나쁜 불순물들을 그 때, 그 때 알아차려야 하고, 성령의 뜨거운 기도의 불로 다시 깨끗해져야 함을 깨닫게 되었습니다. 아이들을 통해 깨닫게 되는 선물이었습니다.
세계관 바꾸기-셋째 MK?
얼마 전 오지영 선교사가 자신의 몸 상태가 이상함을 감지하고 “혹시 셋째를 주신 게 아닐까?” 하는 마음을 나누었었습니다. 주셔도 감사하고, 안 주셔도 감사한 것이라며 안정을 시켰지만 제 마음에도 갑작스런 소식에 당황함이 있었습니다. 두 명의 MK 정도까지는 감당할 수 있겠는데, 막상 3명의 MK들의 아빠가 된다고 생각하니 믿음이 작아지는 걸 느낄 수 있었습니다. “가족과 함께 선교지 이곳, 저곳을 이동하게 될 것 같고, 자녀가 둘 일 때와 셋 일 때는 차원이 다른 삶을 살아야 하는데 어떻게 하지?”….. 그 때 들리는 주님의 음성은 아직도 제 세계관에는 주님께 내어 드리지 못하고 있는 영역이 있다는 것이였습니다. 부족하지만 두 부부에게 또 한 명의 아이를 위탁해 주신 하나님을 향한 신뢰와 그 계획을 인정하지 못하고 있었습니다. 세계관 바꾸는 작업을 속히, 계속해서 할 수 있도록 기도부탁 드립니다.
기도제목
감사
*내려놓음의 의미와 그것의 진정한 축복을 알게 하심에 감사
*하나님 자녀인 셋째 아이를 가족에게 주심에 감사
*시원이가 4년동안 건강하고 예쁘게 자라게 하심 감사( 5/11생일)
*GMP에서 주최한 선교사 부모님 위로회 통해 부모님께 도전과 격려가 있게하심 감사
간구
*부부 모두 기도와 말씀으로 매일 주님과의 만남이 깊어지도록.
*언어습득에 지혜를 주시고, 매일 진보가 있도록.
*구체적인 사역계획이 현장의 필요를 보는 눈과 성령님의 이끄심으로 잘 정리되도록
*사역 전에 필리핀 내 한국MK 통계를 잡고자 하는데 적절한 협력이 잘 이루어 지도록
도고
*한동대 MK출신의 성진(우즈벡)과 영화(중국)의 결혼에 아름다운 주님의 임재가 있는 첫 출발이 되도록(5/26)
*6월 중순 한국에서 있게되는 MKBN(전세계 한국 MK 사역자 모임) 준비와 모임에 성령님의 인도와 은혜가 있도록
2007. 5. 이훈/오지영 선교사 올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