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님이 그와 말씀하시던 곳에서 그를 떠나 올라가시는지라 야곱이 하나님의 자기와 말씀하시던 곳에 기둥 곧 돌기둥을 세우고 그 위에 전제물을 붓고 또 그 위에 기름을 붓고 하나님이 자기와 말씀하시던 이름을 벧엘이라 불렀더라(창35:13-15)
요즈음 창세기를 묵상하던 중 특히 이삭의 약전(톨레도트)에 등장하는 야곱의 이야기를 통해 나의 삶에 있어서 거듭남이 무엇인지를 생각해보았습니다. 야곱은 환난 날 위기적 상황에서 하나님을 만났지만 인격적인 성숙과 관계의 풍성한 삶은 누리지 못했는데 딸 디나의 사건을 통해 삶을 정리하고 서원했던 벧엘로 돌아가 그곳에 임재하신 주를 만난 후 달라진 모습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하나님께서 올라가셨다는 표현이 무엇을 의미하는지 생각해 봅니다. 야곱은 벧엘에서 임재하신 하나님에 대해 다시 배우기 시작한 것 같습니다.
선교현장에서 사역에 바쁘게 지내다보면 하나님과 관계를 통해서 풍성하게 누려야 할 영적 삶을 잊을 때가 있었습니다. 매일 긴장하는 여러 일들에 휩쓸려 나의 존재에 대해 잊고 세상의 경쟁적 삶에 휘말려 뭔가로 부터 쫓기는 긴장 속에 살아갈 때가 있었습니다.‘말씀하시던 곳’에 나의 전제물을 붓고 기름을 부어 그분의 이름을 송축함이 나의 사건이 되어야 함을 깨닫습니다.
지난 3월은 이 지역에 유난히도 많은 눈이 내렸습니다. 첫 주간에 선교사 협회에서 기도학교 세미나를 갖기로 했는데 연기할 정도였습니다. 연기되기는 했지만 기도학교를 통해 우리들의 우선순위가 무엇인지 점검하는 계기가 되었습니다. 우리에게 강의를 해주신 연로하신 목사님은 목회에서 은퇴하시고 선교현장을 돌아다니며 섬기는 아름다운 모습을 보여주어 도전이 되었습니다.
4월 말에 이곳 농업사역과 관계된 일로 우수리스크 농업대학 내에 비닐하우스 3동을 설치하는 일을 도왔습니다. 이곳의 비닐하우스 농업은 초기 단계에 있습니다. 중국인들은 산에서 나무를 베어다가 만들고 조금 형편이 나은 이 지역 주민들은 각목으로 짓습니다. 학교 교수들과 학생들은 저희가 지은 철재하우스와 관계시절 장비에 놀랐습니다. 이곳에서도 비닐하우스를 이용하면 농가 소득을 높일 수 있기에 많은 관심을 보이고 있습니다.
이곳은 4월부터 허가받지 아니한 외국인들은 직접 상행위를 할 수 없기에 많은 조선족과 한족들이 본국으로 들어가 지역 경제에 혼란이 야기되었습니다. 그 바람에 쌀값이 세배나 올라 쌀을 주식으로 하는 고려인들과 저희 선교사들이 불편을 겪고 있습니다. 이런 혼란기에 상대적으로 고려인들에게 일자리가 많이 생겨 좋은 일이 되었지만 예배 출석이 현저히 떨어지는 현상을 낳고 있습니다.
이 지역 사람들은 직장에서 주는 급료만으로는 생활이 어려워 다차라는 자기 텃밭에서 농업에 종사합니다. 그들은 텃밭에 감자와 여러 채소를 심습니다. 직장을 마친 후나 주말이면 다차로 달려가 일도하고 쉼도 누립니다. 사실 경제적 가치로 보면 큰 유익이 없는데도 농사철이 되면 모두 다차로 나가기에 블라디보스톡 같은 경우 메인 도로가 심하게 정체됩니다. 이런 문화를 갖고 있는 지역주민들에게 어떻게 복음을 전해야 할 지 기도가 됩니다. 저희 공동체도 요즈음 주일마다 썰렁해졌습니다. 이런 와중에도 몇몇 성도들은 야체이까(구역모임)에 적극적으로 모이고 있어 감사하고 있습니다.
지난 부활절에는 미하일로브까 지역교회(3개)가 함께 저희 교회에서 연합으로 예배를 드렸습니다. 서로 모임의 형태나 예배의식이 다르지만 약 160여명이 함께 주를 경배함으로 서로에게 위로가 되었고 충만한 은혜를 누릴 수 있었습니다. 앞으로 행사 때마다 연합하자는 제의가 있어 지역 사회에 좋은 모습을 보일 것 같습니다.
7월 초부터 단기선교 몇 팀이 저희 지역을 방문하기로 예정되어 있습니다. 이곳에서 어려움은 여행자들의 거주등록문제입니다. 그리고 본인의 동의 없이 직접 전도를 할 수 없고 더욱이 16세 이하 어린이는 부모의 동의를 받아야 교회에 나올 수 있습니다. 이런 상태에 있기 때문에 더욱 세심한 기도가 요구되고 있습니다.
고국에 있는 세희는 대학 캠퍼스 생활에 잘 적응하고 있습니다. 실기과목에 다소 힘들지만 만족하고 있답니다. 기독동아리에서 신앙훈련을 잘 받길 기도하고 있는데 아직까지 마음이 이끌리지 않아 저희 기대대로 되지 않고 있어 아쉽습니다.
세은이는 5월 말로 8학년 과정을 마치고 방학을 하였습니다. 역사과목과 기하학에서 조금 부진했지만 잘 적응해냈습니다. 6월엔 미국 한인교회로부터 초청이 있어 얼마 전 비자를 받고 영어공부에 열심을 내고 있습니다.
언제나 우리를 풍요롭게 인도하시는 주로 말미암아 그간에 있었던 일들을 나누게 하신 주께 감사드립니다. 아울러 기도제목을 정리하오니 기억하시고 기도해주십시오.
① 성도들이 자신의 믿음을 지키며 인격적으로 성숙해지도록
② 성도들이 야체이까(구역) 모임에 적극적으로 참여하도록
③ 크레모버 가정교회에 안정적인 예배처소와 성도들이 열심을 내도록
④ 여름 단기 선교팀들이 사역을 잘 마치고 돌아가도록
⑤ 문화센터 서류 이전 문제와 1층 임대의 건을 잘 인도해주시도록
⑥ 가족 모두 하나님의 인도를 잘 받고 전인적으로 더욱 성숙해지도록
⑦ 세희 학기말 시험 잘 치르도록
⑧ 세은이 미국여행 잘 다녀오도록
2007. 5. 러시아 연해주에서 송병주/김현숙 올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