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조영/홍정희선교사(알바니아)

“일루리곤에 복음이 편만하기 까지 롬 15:19 (일루리곤은 고대 알바니아의 지명입니다)

여름의 한 가운데서 편지를 보냅니다. 여기는 한 달 이상 비가 오지 않아서 정전과 단수가 하루에 4시간 이상씩 계속 되네요. 어제는 동네 아이들이 전기가 오기를 기다리다가 전기가 오니까 “에르디 드리타. 에르디 드리타”(전기 왔다, 전기 왔다.)라고 외치면서 좋아하기도 했습니다. 어제는 물도 12시간 정도 단수가 되었던 것 같습니다. 이제는 많이 익숙해 졌지만 당연히 누리는 것들이 얼마나 감사한지 모릅니다. 잘 생각해 보면 정말 감사할 일뿐입니다.
  2달 남짓 만에 소식을 전합니다. 하나님의 은혜와 인도가 풍성한 시간이었습니다.

그 동안의 일들

  올해도 5월 셋째 주에 캐나다에서 단기팀이 왔습니다. 이번에는 체력을 앞세워 쉴 새 없이 많은 곳을 다니며 전도와 드라마, 워십 댄스를 했습니다. 또 새로운 도시인 쉬코드라에 개척을 바라며 전도를 다녀왔습니다. 또 캐나다 팀에 이어서 미국에서 chosen generation(선택된 세대;CG)라는 단체에서 5명으로 구성된 팀이 3주간 방문을 했습니다. 그 기간 동안에 학생단체인 파체메 페런딘(하나님과 평화)의 첫 대학생 수련회를 알바니아의 포그라데츠라는 도시에서 가졌습니다. 이런 일련의 방문과 집회를 통해 학생모임이 한층 더 탄력을 받는 느낌입니다. 첫 수련회에는 임원을 포함해서 48명 정도의 인원이 모였습니다. 하나님께 영광입니다. 앞으로 이들이 잘 훈련된 하나님의 일꾼들로 헌신하게 되는 날을 꿈꾸어봅니다. 가슴 설레지 않나요?
  많은 사람들이 방문하는 사이에 프랑스 예수제자운동(JDM)에서 김한나 자매가 1주간 알바니아를 방문했습니다. 잘 훈련된 자매의 섬김으로 저희 가정도 참 즐거운 시간이었습니다. 또 전주 예수병원에서 김시형 선생님이 샬롬병원을 방문했습니다. 비행기 사정으로 짧은 기간 머물렀지만 선교에 헌신하고자 하는 선생님에게 매우 뜻 깊은 방문이었을 것으로 믿습니다.

  올해도 여름성경학교를 가졌습니다. 방학을 하자마자 아이들이 바닷가로 가기 전에 빨리 모임을 했습니다. 100명 정도의 인원이모여서 세계를 향한 하나님의 부르심을 듣는 시간이었습니다. 정말 이 아이들이 자라난 후에는 알바니아가 세계로 선교사를 파송하는 나라가 될 것을 기대합니다.
  알바니아의 치료받지 못하는 많은 환자들에 대한 민망한 마음을 하나님께서 많이 주십니다. 돈 있는 사람들은 외국으로 나가서 치료를 받지만 돈도 없고 힘도 없는 사람들은 알바니아에서 어찌됐든 치료를 받아야 합니다. 문제는 절대 다수가 그런 사람들이라는 것이지요. 돈이 있어도 알바니아인이라는 이유로 비자를 잘 주지 않습니다. 없는 돈에 애써서 서류를 내보지만 비자 발급이 거부되면 그냥 알바니아 안에서 살다가 죽는 수밖에 없는 현실을 보게 됩니다.  역시 알바니아 의사들의 수준을 높이지 않으면 이들에 대한 소망은 없다는 생각이 듭니다. 올해 우리가 참여하려는 알바니아 의학 컨퍼런스도 결국 알바니아 의사들을 돕고자 하는 계획입니다. 그런데 그것만으로는 부족하다는 느낌입니다. 알바니아 의사들을 수련할 수 있는 방법이 없을까요? 얼마 전 티라나에서 차로 약 2시간 정도 떨어진 스필레라는 지역에서 일하는 스위스 선교사님들로부터 도움을 요청받았습니다. 그분들이 세운 병원에서 일하는 알바니아 의사 두 명이 있는데 그들에게 초음파를 가르쳐 달라는 것이었습니다. 하나님의 인도하심으로
생각하고 약 2달간 매주 화요일에 가서 초음파를 가르치고 있습니다.
지금의 저로서는 이렇게 적은 수의 의사들을 제한된 범위에서 가르칠 수 밖에 없지만 앞으로 하나님께서 더 많은 수의 알바니아 의사들이 수련 받을 수 있게 하시기를 바랍니다.
  지난 6월에 쉬악에서 일하시는 김종섭 선교사님 교회를 방문해서 무료진료를 했습니다. 이제 교회가 개척된 지 1년이 넘었지만 워낙 영적으로 척박한 곳이라 교회가 뿌리를 내리기에 어려움이 많이 있습니다. 비록 미약하지만 이런 작은 도움이라도 교회를 지역에 알리는데 힘이 되었으면 합니다.
  
지난 1년간 안식녁을 가지신 박한상, 조설아 선교사님 가정이 6월에 선교지로 복귀하셨습니다. 팀에는 큰 활력이 아닐 수 없습니다. 팀이 다 함께 지난 7월 13,14일에 리트릿을 가지면서 앞으로의 사역에 대한 의논을 깊이 있게 했습니다. 우리의 사역이 하나님이 주시는 지혜로 계획되어 온전히 그 나라를 위해 사용되기를 바랍니다.
  몇 주 전 여러 기도후원자들에게 제가 기도부탁을 드렸지요? 사랑이의 HS 자반증이라는 특이한 병 때문이었습니다. 사랑이 또래의 아이들에게 호발하는 병인데요. 피부의 돌출되는 출혈성 반점과 관절통, 복통 때에 따라서는 신장염이 동반되는 병입니다. 사랑이 피부에 조금씩 반점이 생기는가 싶더니 갑자기 많은 수의 반점이 다리에 생기는 것이 아닙니까? 주로 밤에 반점이 새로 생기면서 몹시 아파했습니다. 심할 때는 서있지도 못하고 배가 아파 울기도 했습니다. 부신 피질 홀몬제를 쓸 수 있지만 부작용이 있을 수 있는 약이라서 쓰기에 조심스러웠습니다. 하지만 많이 아파하는 것을 보고 쓰지 않을 수 없었습니다. 약을 쓰기 시작한 후 몇 일만에 기도부탁을 드리게 됐습니다. 사랑이는 여러분들의 기도 속에 점차 호전돼서 이제는 완전히 나은 것 같습니다. 다시 한 번 기도에 감사드립니다. 홍정희 선교사는 사랑이가 아픈 동안 집밖으로 나가지 못하고 계속 딸 옆에 있었습니다. 아내는 사랑이가 낫기를 기도하면서 사랑이와 함께 자신을 치료하시는 하나님을 경험했다고 고백합니다. 선교지에 와 있지만 여전히 많은 문제와 약점 투성이인 우리를 하나님께서 치료하십니다. 여러분도 계신 곳에서 치유하시는 하나님을 경험하시기를 바랍니다.

  앞으로의 계획

  여러분들께 알려드릴 일이 있습니다. 제가 9월 중순에 한국에서 개최되는 의료선교대회에 강사로 참석하게 되었습니다. 한국을 떠난 지 2년 반 만에 처음으로 한국을 방문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한국에 가기 전에 가능한 한 여러분들을 만날 수 있게 약속을 잡으려고 합니다. 제가 연락드리면 꼭 시간을 내 주세요. 아내와 아이들도 할아버지, 할머니들과 형, 누나들을 만날 수 있다고 한껏 기대하고 있습니다. 저도 사랑하는 여러분들을 만날 수 있다는 생각에 마음이 설렙니다. 저희를 기다려 주세요.
  하나님의 도우심으로 전문의 면허를 얻기 위한 서류를 알바니아 교육부에 접수시킬 수 있었습니다. 이 서류가 빨리 통과될 수 있도록 기도해 주세요. 제 전문의 면허를 받고 다시 병원을 전문병원으로 바꾸면 앞으로 많은 변화를 주려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하나님의 도우심이 필요합니다. 또 각종 병원의 면허들을 올해 안에 갱신해야 합니다.
  10월에 있을 알바니아 의학 컨퍼런스를 위해 지금부터 준비해야 합니다. 강의 제목을 9월 전에 보내야 하고 내용은 10월 전에 보내야 합니다. 미국에서 오실 선생님들과 부지런히 의사소통을 해야 합니다.
  제가 한국에서 돌아오면 이곳에 계신 다른 의료선교사님들을 만나서 알바니아 의료를 위해 함께 기도하는 모임을 만들면 어떨까 생각하고 있습니다.
역시 위대한 일은 기도로부터 시작한다고 생각합니다.
제가 한국에 가서도 알바니아를 사랑하는 마음을 더 많은 사람들에게 전염시키고 오기를 바랍니다. 우리 모두의 기도가 힘이 되어 지금의 답답한 알바니아의 상황을 변화시키는 놀라운 일이 시작되기를 기대합니다.
  샬롬팀의 사역방향에 대한 의논 결과 홍정희 선교사가 어린이 모임 뿐 아니라 여성모임도 함께 사역하기로 되었습니다. 그 전부터 마음에 소망과 영적 부담을 가지고 있던 사역입니다. 하나님께서 홍 선교사를 능력으로 채우시고  사랑으로 뜨겁게 하시기를 바랍니다. 상처받고 외로운 알바니아의 많은 여성들을 치유하고 도우며 사랑하는 하나님의 일군이 되기를 기대합니다.
  올해도 7월말에서 8월 초까지 코소보로 단기선교를 갑니다. 코소보는 알바니아 민족이 전체의 98%이상 되지만 옛 유고 연방에 속해 있다가 1999년 코소보 사태로 현재 UN의 임시 행정 아래 있는 곳입니다. 알바니아와 이웃하고 있고 동일한 민족이며 동일한 언어를 쓰는 곳입니다. 아직 독립된 나라도 아니고 연방도 아닌 어정쩡한 상태가 7년째 계속되고 있습니다. 우리는 그곳에 팀의 현지인들과 함께 가서 이들에게 선교를 경험하게 하고 자기민족에 대한 복음의 책임을 자각하도록 하려 합니다. 또 아직 무슬림에 강력하게 사로잡힌 그 땅에 복음의 씨앗을 뿌려야 합니다. 빠른 시간 내에 이들 중에 선교사로 자원하는 사람이 나올 것을 기대합니다. 그 땅도 우리가 품어야 하는 선교지입니다.

기도제목
▪ 사역 기도제목
1. 재활의학과, 치과 선생님의 모집
2. 알바니아 의사들을 수련하는 길이 열리도록.
3. 한국 방문 시에 좋은 만남을 많이 가지고 선교대회를 잘 섬길 수 있도록.
4. 홍 선교사의 여성사역을 위해.
5. 코소보 단기선교가 열매로 풍성하기를
6. 전문의 면허 취득과 각종 면허의 갱신을 위해.

▪ 가정 기도제목
1. 가족의 건강을 위해.
2. 여름 기간을 통해 하나님과의 깊은 영성을 체험하도록.
3. 한국에서 가족 및 동역자들과 만남을 통해 많은 위로와 도전이 되도록.
4. 한국행 비행기 티켓 자리가 날 수 있도록.
5. 2008년 말에 갖게 될 안식년의 계획을 잘 세울 수 있도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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