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는 이방인들이 복음으로 말미암아 그리스도 예수 안에서 함께 후사가 되고 함께 지체가 되고 함께 약속에 참예하는 자가 됨이라(엡 3:6)”
– 7월 27일 묵상 중에서 –
고국에서 작별인사를 충분히 드리지 못한 채 현지에 온지 한 달이 넘었습니다. 그립고 사랑하는 모든 분들께 이곳 현지에서 문안드립니다.
1년 4개월 동안 보낸 고국에서의 안식년 기간을 마치고 지난 6월 23일 현지로 복귀했습니다. 그동안 그리웠던 사람들과 음식, 현지 모습들, 생활 방식들이 더 친숙하게 다가옵니다. 지난 한 달간은 이곳에서 한국인임과 동시에 현지인으로 동화되어가며 사역과 삶은 함께 어우러져 간다는 것을 새삼 느끼는 시간이었습니다. 아울러 많이 바뀌어 있는 주변 모습에 놀라지 않을 수가 없었습니다. 새로 놓인 크고 작은 길들, 주변 상가들, 이웃들의 이동들이 그러했습니다. 이런 상황에 물가는 상당히 인상되어 있고, 무엇보다 집세가 너무 올라 현실적으로 큰 부담을 갖지 않을 수가 없을 정도입니다. 뿐만 아니라 지난 7월 23일 있었던 선거로 온 나라가 선거유세로 하루도 조용할 날이 없었습니다. 선거 결과는 현재의 이슬람 보수 정당이 압도적으로 다시 집권당이 되어 계속해서 보수 정책이 펼쳐질 것으로 보여 집니다. 이 나라가 종교적으로 더 열려질 수 있기를 위해 기도해 주십시오.
12시간의 비행 시간 동안 아이들 모두 잘 참아 주어 그저 대견스럽고 고맙기만 합니다. 아이들은 이곳에 온 이후, 그동안 그리웠던 현지 음식들로 인해 매일 환호성을 지르고 있습니다. 큰 아이는 이미 이곳에서 5년을 지낸 바 있고, 비록 어리긴해도 둘째와 셋째는 이곳에서 태어났기에 이곳이 고향이나 다름없습니다. 막내도 생후 6개월에 왔으니 아이들 모두 현지에서 어린 시절을 보내 저희 부모보다 현지화가 더 자연스럽게 이루어질 것입니다. 아내는 이전보다 많이 회복되었지만 여전히 힘든 시간을 보내고 있습니다.
아프간 사태를 대하는 마음은 이제 어느 정도 정리가 되어 한시름 놓으려는 저희들의 마음을 다시금 조아리게 합니다. 피랍된 후 매일 소식을 접하며 계속적인 위기 상황 가운데 인질 2명 살해 소식을 접하고 하늘이 무너져 내리는 것 같았습니다. 사망자가 인솔자였던 교역자와 귀한 형제임이 밝혀진 것을 보고 무너진 마음을 추스릴 수 없었습니다. ’23명 무사 석방, 귀국, 가족과 만남’ 그렇게 기도하고 기다려 왔는데….. 순교하신 배형규 목사, 심성민 형제….. 선교지도 아니고 고국에서 사역했던 분들이 순교를 당했다는 것은 하나님이 특별히 택하셔서 하나님의 영광을 위한 ‘선택적인 희생’이라는 의미 외엔 달리 해석하기가 어렵습니다. 유가족들에게 하나님의 크신 은혜가 임하시길 소망합니다.
이슬람권에 있는 사역자로서 이번 사태로 인해 다시금 헌신을 다짐하게 됩니다. 이곳에서도 지난 4월달 처참한 순교 사건이 있었던 터라 더 절실해 집니다. 복음을 위해 살다 이 땅을 마감한 수 많은 선인들의 피비린내 나는 신앙의 자취가 더 선명해 지는 것이 느껴 옵니다. 우리 모두가 이번 사건을 계기로 우리 인생의 종착역이 이 땅에 있지 않고 하늘에 있음을 더 확신하며 우리에게 맡겨주신 사명을 감당하기 위해 최선을 다해야하겠습니다. 한 영혼이라도 더 주님께 돌아오기를 사모하며 말입니다.
저희가 꿈꾸는 교회가 있습니다. 저희의 2기 사역은 그동안 기도해왔던 교회개척에 중점을 두고자 합니다. 지난 1기 사역 동안 국제교회, 현지인교회, 개척교회 등의 교회사역과 현지교회 주일학교 지원기관인 디모데어린이협회 사역, 팀에서 함께 감당했던 매일성경 번역 보급 교육 사역 등으로 다양한 사역 기회를 얻었습니다. 이런 기회들을 통해 현지 사역 실정과 현황들을 직, 간접으로 경험하며 기도해 왔습니다. 99.8%의 이슬람, 인구 7천만 명 가운데 2-3,000명에 불과한 기독교 개종자 숫자, 이들이 함께 모여 예배하며 신앙적으로 성장할 수 있는 교회의 태부족 현실 등이 계속적인 기도제목이었습니다. 열악하고 부족한 교회와 현지 사역자 부족 등이 이곳의 현주소입니다. 이제 더 큰 열망과 사모함으로 자그마한 한 교회의 출발을 놓고 기도하게 됩니다. ‘새생명(가칭) 교회’! 그리스도 안에서 새로운 신분으로 변화된 삶(고후 5:17), 사망에서 생명으로 옮겨진 존재(요 5:24), 세상을 충만케 하는 그리스도의 몸된 교회(엡 1:23). 새로운 생명들이 탄생하여 이 메마른 땅을 개간하고 충만한 주의 백성들이 가득차게 되는 것.. 이것이 저희가 꿈꾸며 기도하는 교회입니다. 새롭게 출발하는 교회를 위해 무릅으로 기도에 동참해 주시길 바랍니다.
하나님께서 보내주신 단기선교사와 함께 2기 사역을 시작했습니다. 이로 인해 새로 시작하는 2기 사역 초기부터 활력을 얻고 있습니다. 같은 파송교회에서 온 고향기 단기선교사! 안식년 동안 교제의 기회를 주시고 이곳에서 함께 사역하고자 하는 소망을 주셨는데, 드디어 GMP GI(단기선교사 프로젝트) 과정과 파송교회 인준 과정 등 모든 절차를 마치게 하셨고, 이곳까지 함께 올 수 있게 하셨습니다. 고 선교사는 MK 사역과 교회개척 사역에 참여하고 있습니다. 이곳 현실을 감안할 때 한 사람의 동역자의 절박함을 하나님께서 채워 주셨습니다. 1년여 기간 동안 좋은 팀웍으로 인해 사역적 시너지가 배가되기를 위해 기도해 주십시오. 앞으로도 원근 각처에서 이와 같은 동역자가 계속해서 일어날 수 있기를 소망합니다.
다음은 이곳 사역을 위한 기도제목들입니다.
1. 2기 사역의 방향과 중심이 온전히 주님만을 향해 나아갈 수 있도록
2. 재정착하는 과정에 가정이 안정될 수 있도록
(부부의 건강 회복, 자녀들의 정서적 안정)
3. 교회개척에 대한 하나님의 계획과 인도하심을 잘 받을 수 있도록
– 교회개척을 위한 지역 조사, 사역 현황 등을 잘 파악하고 준비할 수 있도록
– 교회개척에 대한 충분한 이해와 운영 방안이 마련될 수 있도록
4. 매주 가정에서 드려지는 주일 예배가 충만하게 드려질 수 있도록
(찬양, 설교, 기도 등)
5. 교회개척 사역과 가정적으로 사용될 차량이 마련될 수 있도록(9인승 승합차)
6. 고향기 단기사역자의 사역 참여와 역할이 효율적으로 이루어지고,
좋은 팀웍을 이루어갈 수 있도록
7. 파송교회에 담임 목사님을 새롭게 보내주시고, 충만한 교회가 될 수 있도록
모든 동역자님들과 주님 부르시는 날까지 삶을 함께 나누고 싶습니다. 다음 소식 나눌 때까지 영육 간에 강건하시길 간절히 기도드립니다.
2007년 8월 1일
중동아시아 K국에서 박모세/유덕희(지원 재준 혜원 효원) 드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