늘푸른 행전 1주년 특집호
“그러므로 너희는 가서 MK로 제자를 삼아 아버지와 아들과 성령의 이름으로 세례를 주고, 내가 너희에게 분부한 모든 것을 가르쳐 지키게 하라.”(마28:20)”
ACTS29의 비젼을 늘푸른 가족의 삶과 사역 가운데 써 가고자 한국을 떠나 이 곳 필리핀 마닐라 인근 리잘지역에 정착을 한 늘푸른 가족의 지난 일년간의 발자취를 살펴보며 하나님께 영광을 돌리기 원합니다.
함께 물질로 기도 동역해 주신 모든 분들께 감사드립니다. 이번호는 일주년을 맞아 신문형태로 편집이 되었습니다.
광복절 특사?
니노이 아키노 공항 긴장?
8월 15일로 딱 1주년을 맞이하는 늘푸른 가족은 일년 전 새벽 1시 필리핀 입국심사대 앞에서의 경험을 잊지못한다고 한다. 잠자던 3살,2살 아이들이 깨어나자마자 엄청 우는 통에(40분 가량) 금방 입국심사대를 통과할 수 있었다.
엄마, 여기가 바다야?(시원)
현재 늘푸른 가족이 살고 있는 브룩사이드는 비가 오면 종종 길거리가 물로 넘쳐 소통하기가 어려운 경우가 있다. 한 번은 마을 안에서 큰 도로까지 타고 다니는 트라이스클을 타고 나가는 중 시원이가 물었다. “엄마, 여기가 바다야? 물이 많다!” 우리 부부는 웃지 않을 수 없었다. 바닷가에 간 것처럼 물이 많음을 본 시원이의 갑작스런 반응에 그저 서로를 바라보고 웃고 만 우리 부부! 하하..
전기없인 살아도, 물없인 못살아!
필리핀은 잦은 태풍으로 인해 침수와 정전이 자주 있다. 작년 정착초기에 겪었던 메가톤급 태풍(밀레뇨)은 9일간 전기와 물 없이 사는 경험을 하게 했기에 아이들의 기억 속에도 태풍은 무서운 것임을 알게 되었다. “엄마, 우리 물통에 물 채워야지~ 촛불은 어디에 있어?” 우리가족은 한 바가지 물로 목욕하는 법과 촛불 밑에서 책보기, 모기들과의 전쟁에서 승리하는 법, 그리고 부채 하나로 온 가족이 행복하게 되는 법 등을 터득하게 되었다. 그 기간 동안 밤마다 촛불기도회의 뜨거운 찬양과 간절한 기도는 지금까지 아이들의 기억에 선명하다.
한국사람도 한국사람으로 보지 않는 나 (오지영 선교사의 일기 中 2007. 7. 12)
일주일에 한번씩 시장에 갈 때면 나는 영어로 질문을 하곤 한다. 그런데 대부분의 상점 주인은 따갈로그어로 대답을 한다. 그들 눈에 내가 필리핀 사람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심지어는 가끔 만나게 되는 한국 선교사들도 아주 조심스럽게.. “저기 혹시 한국분이세요?” 라고 영어나 한국말로 질문하곤 한다. 워낙 한 두 번이 아니라~(웃음)
거울을 본다. “내가 정말 필리피노처럼 생겼나?” 이곳에 와서 검게 탄 피부 때문이긴 하겠지만 어쩌면 나를 이곳으로 보내시기 위해 하나님께서 일부러 그렇게 창조(?)하신 것은 아닐까? 아마도 스페인 식민지 시절 혼혈된 필리피노들의 얼굴이 서구적인 마스크를 가지고 있어서 나를 그렇게 오해할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든다. 어쨌든 한국인임을 알게 된 후에도 물건값을 흥정하는 내게 외국인들에게 하듯 바가지를 씌우지 않는 점은 분명 기분 좋은 일이다.
늘푸른 초대(Evergreen Invitation)
적어도 한 달에 한 번은 늘푸른 둥지에 청소년MK, MK사역자들을 초대해 멋진식사와 함께 그들의 이야기를 듣는 시간을 가지고 있다.
MK5명,MK교사(서양/동양) 15명이 그 동안 늘푸른 초대에 응해 의미있는 시간을 일 년여 동안 가졌다. 앞으로도 이 시간을 통해 부모님과 떨어져 있는 청소년MK들과 외로이 사역하고 있는 MK사역자들이 격려와 힘을 얻기를 기대해 본다.
현장취재 – 청소년 MK 복음의 사각지대에 놓여있다
대상-리잘지역 형식,비형식 MK학교 청소년MK들과 대담
신앙의 국가대표(?)로 나와있는 부모선교사들 밑에서 자라고 있는 MK들 중 구원의 확신이 없는 청소년MK들이 의외로 많이 있음을 알게 되었다. 지난 수 년간의 MK 둥지캠프에서도 필자가 만나본 MK들도 그랬지만, 이 곳 필리핀에 나와 종종 만나게 되는 청소년MK들의 여러 고민들을 듣던 중 부모의 신앙의 그림자에 묻혀 진정 자신과 주님과의 관계에는 생명력이 없는 경우를 접하게 되었다. 어떻게 해야 이미 기독교에 대해, 복음에 대해 지식적으로는 알고 있는 이들에게 효과적으로 ‘복음의 생명력’을 전할 수 있을까 고민하고 있다.
하나 발견한 것은 의외로 이들이 복음의 지식적인 면이 잘 전달되지 않고 있으며, ‘자신이 그리스도인임을 확신하는 법’을 잘 모르고 있거나, 잘못 알고 있는 것을 발견하게 되었다. 한국속담 중 ‘등잔 밑이 어둡다.’라는 말이 있듯이 가장 가까이 복음에 노출된 이들이 복음의 사각지대에 있는 경우가 있는지 잘 살피며, 부모 선교사님들이 하시기 힘든 부분을 지혜롭게 도와야겠다는 사역의 방향성을 세울 수 있었던 것이 큰 수확이었다.
필리핀 MK통계
사역소식
Mk 리서치-이 곳 필리핀에 얼마나 많은 한국MK들이 있는지 아직까지 통계가 없어 중국 다음으로 가장 많은 수의 MK들이 모여 있을 것으로 추측만 하고 있다. 앞으로 장기적인 사역관점과 MK사역기관 등에도 유용한 자료가 될 것이라 기대되 필리핀 내 한글학교 교장단에게 요청해 각 학교의 MK수와 한국TCK들의 수에 대한 기초 조사를 실시하고자 한다.(9월) 이 조사가 협력 가운데 잘 이루어질 수 있도록 기도를 부탁 드린다.
MK사역을 위한 하나님의 인도
TCK WAVE의 비젼-처음 이 곳에 부르심을 따라 순종의 걸음을 내딛으며 가졌던 막연한 사역의 그림이 이제는 구체적인 그림으로 그려지고 있다. 지난 일년여간 자연스러운 만남들 속에서 한국 청소년MK들의 삶과 서양, 한국 MK사역자들과의 교제, 그리고 부모 선교사들의 고민과 자녀교육의 필요 속에서 발견한 코드들을 종합, 정리해 보고 있다. 현장에 필요한 사역과 하나님께서 이들 청소년MK들에게 가지고 계신 마음이 무엇인지 묻고, 살피고, 보게 해 달라고 끊임없이 구하고 있다. 그러던 중 하나님께서 이런 이름을 주시며 앞으로의 사역의 성격과 방향성에 대한 힌트를 주셨는데, 그것이 바로 ‘TCK WAVE’라는 단어로 요약할 수 있다.
청소년 MK갈곳이 없다. 취재:오지영 기자 (happy520@hanmail.net)
청소년 MK들은 갈 곳이 없다. 선교지에 특별한 놀이문화가 없는 가운데, MK학교가 위치해 있는 리잘과 안티폴로 지역에서 거주하고 있는 청소년MK들은 주말이나 휴일이 되면 이스트우드(Eastwood)나 몰(Mall)에 나가 영화를 보고, 친구들끼리 외식을 하는 것이 전부인 것으로 조사되었다.
청소년 MK들에 의하면 몇몇 친한 친구들끼리 모여 한국에서 들어온 최신 곡들이 있는 노래방에 가는 것이 그나마 자신들이 가장 좋아하는 놀이문화라고 입을 모았다. 그것도 생일을 맞은 친구가 쏜다거나 특별한 일이 있을 경우에나 시내에 나가 한 번 할 수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필리핀은 지리적 여건상 동남아시아에서 유일하게 기독교에 열려있는 나라이고, 주변국에서 쉽게 접근할 수 있는 관광국가이며, MK학교에서 양질의 교육을 제공하고 기숙사를 갖추고 있어 주변국의 부모 선교사들이 자녀들을 많이 보내고 있는 실정이다. 요즘은 안식년을 이 곳에서 보내려 하는 한국 선교사 가정이 많아지고 있다.
트라이스클, 지프니-서민의 발, But 환경오염의 주범.
필리핀에 한 번 정도 방문한 사람은 알겠지만 시커먼 매연, 화려한 크락숀 소리, 춤추듯 도로를 달리는 지프니와 허연 연기,터질듯한 오토바이 소음통 소리,작은 공간 안에 한 가득 사람이나 짐을 싣고 달리는 트라이스클은 대중교통 수단으로 서민들에게 아주 유용하게 사용되어지고 있다. 거리에 따라 요금이 다르지만 7P(페소)가 기본요금인데, 이 곳 물가로 따져보았을 때 서민층들에게 교통비가 만만치 않다. 외국인인 우리들에게는 가장 고역스러운 것이 극심한 매연인데 이 분들은 어떻게 그냥 아무 보호장비도 없이 숨을 자연스럽게 쉴까? 생각하며 열심히 입과 코를 마스크나 손수건으로 틀어막아 보지만, 연신 흘러내리는 땀 방울을 닦다 보면 막히지 않고 속히 목적지에 다다르기만을 기대하곤 한다.
가난과 부패국 1위 사이의 구조악
며칠 전 필리핀이 아시아에서 부패국 1위의 자리에 올랐다는 신문기사를 보았다. 아주 가까이에서 극빈자들을 자주 접할 수 있는 곳이 필리핀이다. 물론 동남아시아 기타 다른 나라들도 그렇겠지만 일자리 자체가 별로 없고, 다국적 기업의 일자리나 정부의 정책에 의존도가 높은데, 경영상의 이유로 6개월 정도만 인력들을 쓰고, 해고하는 방식이 많고, 그나마 정치인이나 공무원들의 부패가 심해 나라 자체가 가난을 어떻게 할 수 없는 것처럼 보인다. 전문가가 아니더라도 누구나 쉽게 이 곳의 사회 시스템을 이해할 수 있는데, 특히 경찰관이나 공항 검역, 출입국 공무원들의 뒷돈을 요구하는 사례가 외국인들 중 한국인들에게 집중되고 있는 분위기이다. 한국 사람들이 요새 필리핀에 엄청난 숫자가 쏟아져 나와 많은 물의를 일으키고 있기도 하지만 한국인들은 돈이 많다. 라는 인식이 이 곳 현지인들 사이에 통하고 있다고 보여진다.
선교사로서 보고 배워야 할 것들?
현재 우리 가족은 GCF-Esat라는 필리핀 현지교회에 깊숙이 들어가 리더쉽과 사역철학 등을 배우며, 주의깊게 필리핀 문화를 접하고 있다. 외국인들을 자연스럽게 포용하고 영어로 진행하는 예배방식과 설교 등을 통해 국제적인 교류의 장에서 어떻게 리더쉽을 발휘하고 있는지도 볼 수 있게 되었다. 특히 이 교회 청소년 담당목회자와 정기적으로 만나며, 지리적으로 MK학교들과 가까이에 위치한 필리핀 지역교회 차원에서 필리핀 청소년들과 한국MK들과의 교류 및 연합사역을 논의 중에 있는데, 이 기회를 통해 하나님께서 한국MK들의 제자화에 어떤 부분을 배우게 하시는지 귀 기울이고 싶다.
국제선교단체(OMF) 선교사들과 교제를 통한 배움
매주 정기적으로 사역언어 진보를 위해 OMF선교사들이 도움을 주고 있다. 캐나다와 호주 출신의 Faith 국제MK학교 교사 선교사들과 만남 속에서 MK교사 선교사로서의 애환과 비젼을 나누며 영어를 연습할 수 있어 감사하다. 그리고 미국 시카고 출신의 Mark 선교사의 사역에 참여하면서 현지상황에 맞는 창의적 사역에 대한 배움을 통해 빈민가, 현지학교, 농구,힙합 등 현지 젊은 크리스쳔 청년들과 자원봉사자로 만나며 함께 사역해 본 경험은 짧은 적응기간 중 효과적인 사역전략을 세울 수 있도록 유익한 경험을 주고 있다.
(논단) MK들의 문화 – 버블
한국MK학교나 국제MK학교에 다니고 있는 한국MK들은 일명 ‘버블(공기방울)문화’ 속에서 사는 것으로 조사되었다. Faith Academy의 Sara Ma 교사 선교사는 MK들이 현지 문화와는 동떨어진 채 살아가고 있다며 버블문화를 지적했다. 한국학교, 국제학교 안의 문화 속에서 하루 종일 생활하고 현지언어나 현지문화에는 별 관심이 없는 채 살아가고 있다는 평들을 교사 선교사나 현지 교회 지도자들의 입을 통해 종종 듣게 된다. 물론 현지학교에 다니고 있는 MK들도 모국문화나 사회에 대한 교육이나 이해가 절대적으로 필요한데, 이들 또한 문화적으로 붕 떠서 있는 경우들이 많은 것으로 보여지고 있다.
따라서 이들을 위한 문화공간이나 문화적인 사역의 필요가 요청된다고 보여진다. 보다 선교 현지를 잘 이해할 수 있도록 이들의 눈높이에 맞춰 제시되는 문화체험 프로그램이나 봉사활동, 그리고 언젠가 돌아가야만 하는 모국의 문화와 사회를 이 곳 현지에서도 지혜롭게 프로그램화하여 이들에게 어떻게 접할 수 있게 할지 더욱 연구가 필요하다고 느껴진다.
또한 모국의 문화나 사회에 대한 준비를 철저히 하지 못할 경우 한국사회에 재 진입할 때 큰 어려움을 당할 수 있는 것으로 조사되었다.
더욱 안타깝게 느껴지는 상황은 아직까지 MK들이 거치는 장기적인 삶의 관점에서 교육의 방향제시나 케어의 실천이 잘 되지 못하고 있지 않나 하는 우려가 현실로 보이고 있다는 점이다. 자녀들의 삶에 장기적인 교육계획을 많은 분들이 가지고 계시지 못한 것 같고, 대학진학 고려시 청소년MK들의 은사와 장점을 살려 미래에 이들이 자신의 삶을 개척해 나가는 관점에서 첫 단추를 끼기보단, 한국의 체면문화의 영향인지 모든 MK들이 특정대학에만 몰리는 현상이 있다.
그리고, 일단 대학에만 들어가면 이들이 알아서 잘 생활할 것이라는 기대감이 주위에 만연하여 혹 재입국(Re-entry)시 잘 적응하지 못하거나, 어떠한 경로로 어떻게 진학 또는 실패를 했는지 나눌 수 있는 분위기들이 아니다. 그나마 정보가 약한 선교지에서 많은 수의 선교사 가정과 MK들이 원점에서 시작하거나 잘못된 정보들을 가지고 낯선 고향 같은 모국땅에서 난감한 상황들을 경험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장래의 꿈이나 자신의 은사 및 장점을 모르는 MK들도 참 많아 보인다. 대입을 코 앞에 두고서야 어디로 가야할지 갈팡질팡하는 경우가 종종 보이다 보니, 현재 MK특례입학 조건들이 나날이 어려워지고 있는 가운데 일찍부터 자녀들의 은사를 발견하고 장기적인 교육 계획을 가지고 지도한 부모 선교사들의 노하우(?)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고 한다.
‘한국인의 뿌리의식을 가진 세계를 품은 그리스도인’으로서 이들이 자라나 한국과 세계를 변화시킬 수 있는 리더쉽들로 자라게 하기 위해서는 장기적인 MK교육의 방향성과 부모 선교사들의 교육철학, 그리고 한국교회의 전략적인 지원이 있어야 될 것이라 생각한다.
MK NEST의 백인숙 대표가 말 했듯이 ‘아무도 가보지 않은 길’을 걷고 있었던 한국 선교사들의 자녀교육의 길은 이제 제1세대 MK들이라 불리고 있는 청년, 대학생들의 예를 통해 어느 정도 TCK/MK들의 교육과 케어에 적용할 수 있는 것들이 많이 있다고 생각한다. 이것을 효과적으로 나누고, 정보와 인력을 네트웍하는 지혜를 통해 13,000여명으로 집계되는 전 세계 한국MK들에게, 아니 보다 구체적으로는 5,000여명정도 추산되고 있는 선교현지 청소년MK들을 섬겨야 할 때가 아닌가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