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훈/오지영 [필리핀]

신 사도행전의 삶을 사모하며, ACTS29의 비젼을 삶 가운데 써 가기 위한 늘푸른 가족의 삶과 사역 의 소식을 사랑하는 가족들과 파송교회 및 협력교회 공동체, 후원자, 그리고 그리운 분들께 드립니다.
물질과 기도로 동역해 주시는 모든 분들께 감사하며, 한 걸음, 한 걸음 인도하시는 성령님의 손길에 더욱 의지하기 원합니다. 이번 호는 2주년을 맞아 저널형태로 편집이 되었습니다.

지난 2년간 선교지에 나와서 가장 기억에 남고 힘든 것이 있었다면 바로 언어문제였다. 생활언어인 따갈로그어는 손짓, 발짓 하면서 그리 큰 스트레스 없이 시장에서, 골목어귀에서 조금씩 배워가고 있지만, 사역언어인 영어는 정말이지 좀처럼 벽을 넘기가 쉽지 않았다.          
10여 년 가까이 학교에서 배운 영어실력으로는 국제무대에 나와서 말 한 마디 재대로 할 수 없었다. 왜냐하면 영어에 대한 두려움과 머리 속에서 문장을 만든 후 표현하고자 하는 습관 때문이었다.  

지금은 완벽하진 않지만 의사소통에 문제가 없는 상태이고, 문화적인 상황에 적절한 표현들을 사용해 사역적인 필요에 대처하는 단계에 있다. 특히 영어는 리듬과 강세가 중요해서 말하고 듣는 훈련 없이는(이 부분이 한국사람들이 약한 부분임) 영어의 단계를 뛰어넘기가 쉽지 않음을 알게 되었다. 참 감사한 것은 국제선교 단체에 연결이 되어 다양한 국적의 선교사들과 교제하면서, 틀려도 자신 있게 틀리면서 배우게 되는 과정이 많은 도움을 주었다. 처음 이 곳에 올 때와는 달리 정말 눈부신 언어의 발전을 했지만, 앞으로도 계속해서 ‘언어는 공부가 아니라 반복 훈련(연습)임’을 삶 속에서 실천하여 그 언어 내면의 문화까지 터치할 수 있는 수준으로 발전해 나가기 위한 기도와 노력이 필요하다.

늘푸른 행전-0808
David과 함께한 토요일
거의 일 년여 동안 매주 토요일 MK출신의 교사 선교사인 David이 친구가 되어주어 힘들고, 지칠 때마다 위로와 격려를 해 준 것이 큰 힘이 되었다. 그의 부모는 캐나다에서 선교사로 헌신해 인도네시아에서 수 십년간 사역한 후 은퇴 했으며, David은 치푸 스쿨이라는 기숙사 학교에서 부모님과 떨어져 자란 경험이 있다.    
모국인 캐나다에서 교사 과정을 마친 후 다시 자신이 졸업한 MK학교에서 교사 선교사로 세계사와 지리과목을 가르치던 중 영국출신의 동료 교사 선교사와 결혼하여 두 명의 MK를 두고 있다.

그를 통해 예전에 사역하던 MK NEST에서 배웠던 MK들의 특징들을 가까이서 확인할 수 있었다. 마이너리티(소수자)인 우리 가정에 먼저 다가와 말을 걸어주며, 어려운 점은 없냐? 도와 줄 것은 없냐? 하며 주변인들을 챙기는 마음이나(본인도 다중 문화 속에서 비슷한 경험을 했었기에), 모국이라고 생각했던 캐나다에 안식년으로 들어가 어색하고 낯선 고향 같은 경험을 하며 사람들 속에서 문화적으로 어려움을 겪었던 이야기 등을 함께 나누고, 내 개인 사역의 비젼과 계획서를 꼼꼼히 살펴봐 주고 예리한 조언을 해 주는 남다른 시각을 보면서 앞으로 한국MK들이 자라게 될 미래의 모습을 보는 즐거움도 누리는 기쁨이 있었다. 특히 언어의 진보가 답답함을 면치 못할 때 그가 내게 해 준 말은 “자신도 아직 영어로 말하는 것이 자신감이 없을 때가 많다.”는 그의 고백을 통해 MK들이 느끼는 ‘완벽하지 못한 모국어’에 대한 정서를 깨닫게 하시는 하나님의 손길도 경험케 되었다. 그를 통해 더욱 예민하게 느끼게 된 MK들의 정서는 다음과 같다.

MK생활의 특징
이동성(Mobility)—안정감 없음(Restlessness)
타문화(Cross Culture)—뿌리의식 약함(Rootlessness)
MK의 유리한 면
언어적인 능력/타문화 적응기술/세계관의 확장/
적응력/공감의 능력/편협하지 않음 등
MK들의 불리한 면
해소되지 않은 슬픔
모국사람들과 다른 시각을 가질 수 있음(단일 문화)
안전성이 없음(자신감) 등

-나나이 vs 아나이-
‘나나이’는 따갈로그어로 ‘어머니’라는 뜻인데, 나이가 지긋하신 어머니뻘 되는 어른들께 호칭으로 불러 드리면 참 좋아하신다. 비가오면 자주 물에 잠기는 동네에 살면서도, 집 앞이 비포장인 도로와 하수구에서 늘 모기와 파리가 들끓어도 그 동안 살았던 집을 떠나기 망설였던 것은 집주인의 장모인 ‘나나이’라고 우리가족들이 부른 한 필리피나 크리스챤 할머니 때문이였다. 연세가 80 가까이되시고, 한 동안 나에게 영어와 필리핀 문화를 가르쳐 주신 분이시기도 했다. 혹시 집에 문제가 있으면 언제든지 찾아가 “다웃 뽀!”(계세요?라는 뜻)라고 외치면 거동이 불편한 몸에도 불구하고, 반갑게 맞아주시며 아이들의 안부를 물어 주시고 그 문제를 해결해 주시는 통에 너무 정이 들었었다. 이 곳은 지역에서 명망이 있는 인물을 알게 되면 그 사람을 통해 사람들에게 소개가 되고, 쉽게 그 지역의 문화와 공동체 속으로 들어갈 수 있으며, 도움도 얻을 수 있는 것을 이 분을 통해 알게 되었다. 아쉽게도 지금은 아이들 학교와 더위 문제로 다른 지역으로 이사를 해서 자주 뵐 수는 없지만 언제든지 찾아가면, 그 분의 가족들에게도 우리가족은 “Welcome!”인 것이 현지인 분들과의 관계에서 우리 가족이 얻은 큰 유익이다.

  반면, 새로 이사온 집은 깨끗한 공기와 시원한 바람을 늘 접할 수 있고 아이들이 통학버스를 짧게 이용할 수 있는 위치에 있는데, 문제는 ‘아나이’라는 흰 개미가 온통 집 안 곳곳을 갉아먹은 것을 이사 온 후 알게 되었다. 이 곳 현지에서 2년여 살아오면서 이런 요상한 벌레가 있다는 사실을 처음 알게 되었다. 그대로 두면 삽시간에 집 한 채를 통째로 갉아 먹는다고 한다. 겉은 그럴 듯하게 있는데, 사실 속은 텅 비어버리게 만드는 무서운 놈인 것이다. 약을 치고, 집주인을 통해 전문업체 일군들이 와서 지붕을 다 뜯고 몇 주간의 작업을 하는 동안도, 외국인으로서 낯선 곤충에게 어느 정도 피해를 입을 수 있는지 알지 못했었는데, 어느 날 묵상을 하다가 문득 ‘내 영혼을 갉아 먹는 아나이’가 있지 않을까 생각해 보게 되었다. 겉은 그럴 듯한데, 어느 새 속은 텅 비어버린 집처럼 내 영혼을 갉아먹는 아나이 같은 존재들이 있다면 속히 잡고 처리를 해야함을 깨닫게 되는 은혜가 있어, 이사 후 집 문제로 적지 않은 어려움 속에서도 넉넉히 이겨나갈 수 있는 힘이 있는 것 같다.

-초문화 아이 운동-
더 이상 한국 선교사들을 보내지 않는 지역이 된 필리핀에 파송교회와 파송단체가 우리가족을 보낸 이유는 전략적인 지역적 조건과 좋은 MK교육의 옵션을 가져 많은 수의 한국MK들이 이 곳에 있어 사역적인 필요가 있기 때문이다.
지난 2년간 이 곳의 문화와 언어습득을 하면서 하나님께서는 동시에 MK사역을 위한 리서치를 하게 하셨다. 특히 청소년MK 아이들의 교육적/문화적 필요가 많음을 보게 하시고, 이들을 위한 상담적 필요와 맘껏 잠재력을 끌어낼 수 있도록 장을 마련하는 것에 대해 길을 보여 주셨다. 이들의 한계(정체성 문제와 비젼의 구체화)를 뛰어넘어, 다음세대 자신들의 삶의 자리와 위치에서 하나님 나라를 위하여 그 곳에 의미 있는 변화를 일으킬 수 있는 정신(Spirit)과 실력(life-style)을 가질 수 있어야 함을 깨닫게 하셨다.
기도 가운데 한 분, 두 분 만나게 하신 부모 선교사들과 장기 MK사역자 분들을 통해 더 이상 Third Culture Kid(제 3문화 아이)가 아닌 Trans-Cultural Kid(초문화적인 아이)로서 이들을 세우는 선교 공동체적 운동에 관한 확증들을 계속해서 보여 주시고 계시기에 한 걸음, 한 걸음 순종하며 나아가는 본격적인 사역을 시작하고자 한다.
  
새로운 chapter-Faith Academy사역
  필리핀에 오기 전 우리가 계획했던 모든 계획들을 180도 바꾸게 하신 하나님께서 TCK WAVE에 대한 비젼을 주시고, 2년간의 여러 현지훈련을 통하여 본격적인 사역을 위한 계획과 준비작업을 마친 우리에게,  먼저(8월부터) 문을 여신 것은 국제학교인 Faith Academy의 Korean Department에서 Assistant 역할이다. 현재 전체 450여명 중 200 여명의 한국 MK 학생들이 있으며, 상담, 진로지도, 교사 선교사들의 다양한 필요가 있어 학교의 문화를 배워가면서 적절한 도움과 위치를 찾아가야 한다. 이제 좀 더 청소년MK들을 가까이서 만날 수 있고, 이들을 제자화 하기 위한 작업을 지혜롭게 시작할 수 있을 것이다.
늘푸른 가족에게 주신 여러 축복 중 찬이야 말로 가장 큰 하나님의 축복이다. 가는 곳마다 건강하게 큰 찬이를 보고 무척 좋아하고, 보는 사람마다 예뻐한다. (현지에서 태어났기에) 아기를 통해 사람들과 더욱 가까워질 수 있고, 많은 격려와 축복을 받음을 느낀다. 처음 인간적으로 가졌던 우리 부부의 걱정과는 달리 하나님께서는 전혀 다르게 여러 선물들을 주고 계신다. 찬이로 인해 가족이 안전하고 시원하게 타고 다닐 수 있는 차도 허락하셨고, 한국 아카데미에 세 명의 아이를 보내니(찬이가 큰 아이인 줄 착각해서) 학부모회 임원(유치/초등 회장)으로 강추되어 많은 분들을 알게 되고, 무척 더운 집에서 시원한 집으로 이사도 하게 되었다. (사진은 앞 집에 사는 NTM 서양 선교사와 찬)
  지난 2년간 아이들이 특별히 아프지 않고, 건강하게 자랄 수 있도록 해 주신 하나님께 감사하고, 많은 기도와 사랑을 보내주신 한국의 양가 가족들과 교회 식구들, 후원자 분들, 그리고 이름도 모르게 기도해 주시며, 아이들을 위한 선물을 보내 주신 분들께 지면을 빌어 감사 인사를 드린다.

늘푸른 둥지 최근 News

*이훈,오지영 선교사는 2년간의 언어/문화습득 기간을 마치고 본격적인 MK사역을 시작했습니다.(8월 15일부터)
*최근 이사를 해서 전화번호가 바뀌었습니다. 63-2-658-3847
*아현이(6살)와 시원이(5살)는 여름 방학이 끝나고 다시 한아 유치원에 즐겁게 다니기 시작했습니다.
*이훈 선교사는 월간 ‘선교타임즈’-MK광장 코디네이터로서 MK관련 내용들을 매월 소개하고 있습니다.
*GMP 본부가 안산에서 서울 연희동으로 이전해 선교사 지원업무를 보고 있습니다. 후원자들은 참조 하시길 부탁 드림.
연락처: 서울(02)-337-7191/ 팩스: (02)-568-9139
서대문구 연희3동 48-15호(연희 꽃밭길 15호)
*이훈 선교사가 대학 때 양육했던 허신영 전도사가 선교에 헌신해 올 1월부터 GMP 본부에서 선교동원가로서 사역하고 있는데, 늘푸른 네트웍 도우미 역할을 하게 될 것입니다.

기도제목

*다음 호 부터는 늘푸른 행전의 새 이름 TCK WAVE로 여러분과 만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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