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 안에서 평안하신지요? 한국에서는 무더웠던 여름이 지나가고 슬며시 가을 냄새가 풍겨오겠네요. 제가 개인적으로 제일 좋아하는 계절인 가을을 느낄 수 없다는 것이 아쉽습니다. 여기 캄보디아는 지금 우기 때라서 비교적 선선한 날씨이고, 가끔씩 비가 옵니다. 그런데 프놈펜에서만 비가 오고 있어서, 농사를 짓는 지역 주민들은 걱정이 이만저만이 아닙니다. 8월에는 모내기철이라 비가 많이 와야 하는데 충분한 비가 오지 않아서, 별다른 시설이 안 갖추어진 재래식 농사에 큰 타격을 주고 있습니다. 교회 아이들도 매주 비가 오도록 기도해 달라고 부탁하는데, 동역자님께서도 함께 두 손을 모아주세요.
말 많았던 총선 그리고 캄보디아
지난 7월 27일에 총리선거가 있었습니다. 몇 주 동안 거리마다 선거유세가 있었고, 대부분의 공공업무도 중단되었습니다. 선거와 관련된 몇몇 폭력, 살인사건이 있었지만, 비교적 위험수위가 높지 않게 진행되었습니다. 예상대로 훈센 총리가 장기 집권하게 되었지만, 선거 과정 중에 유권자 230만명의 이름을 고의로 누락시킨 일로 야당들의 반발이 거세지고 있습니다. 이러한 일들을 지켜보면서, 이 나라의 불안정한 정치적 상황이 예전의 우리나라 상황과 비슷하다는 생각이 듭니다.
그러나 이러한 정치, 사회적 부정부패가 교육계에서까지 만연한 것을 보고 놀라움을 금치 못했습니다. 고등학교 졸업시험에서도 뇌물을 건네주면 정답을 가르쳐주는 감독관이나, 시험을 치르고 있는 자녀들에게 컨닝페이퍼를 던져주는 부모들 이야기를 들으면서, 캄보디아의 어두운 현실에 가슴이 아팠습니다. 목적을 위해서는 어떤 부정직한 수단도 허용되는 이 사회에서 아이들은 무엇을 보고 들으며 자랄까요? 복음의 강력한 힘이 이 나라를 변화시킬 수 있도록 기도 부탁드립니다.
짜오! (캄보디아 말로 도둑이라는 뜻)
요즈음 치솟는 물가 때문에, 생계형 도둑이 부쩍 늘고 있습니다. 시골에 있는 교회에서도 벌써 세 번째로 도둑이 들어서, 닭과 개를 훔쳐가는데 이어 밥 짓는 솥과 쌀을 훔쳐갔습니다. 그런데 프놈펜에 있는 같은 단체 선교사님 댁에도 도둑이 들어서, 온 동네에 비상이 걸렸습니다. 다행히 물건만 도둑맞았지만, 권총으로 생명을 위협하는 강도들이 도처에 많이 있다고 합니다. 여태까지 어떠한 해로부터 안전하게 지키시고 보호하신 하나님만을 의지할 뿐이지만, 더욱 조심하고 주의해야 할 필요성을 느낍니다. 남은 기간 동안 어떠한 사고 없이 사역을 잘 마칠 수 있도록 기도 부탁드립니다.
아!기다리고기다리던 방학?
고등학교 졸업시험이 끝나고, 중고등학교 방학이 시작되었습니다. 그래도 아이들은 농사일을 거들고 집안일을 해야 하니까, 그렇게 기다리던 방학은 아닌 것 같습니다.
지난 8월 19일에 뜨람크나 교회에서 1박 2일 수련회를 했습니다. 현지인 사역자를 초빙해서 간증과 특강을 듣는 시간을 가졌는데, 아이들에게 알차고 유익한 시간이었습니다. 교회에서 다같이 잠을 자고, 다음날 새벽에 4시간 정도의 거리에 있는 바닷가로 놀러갔는데, 날씨가 좋아서 더욱 즐거운 시간을 보낼 수 있었습니다.
보통 학교방학은 9월까지이고, 10월부터 새학기가 시작되는데, 한국어 수업을 9월부터 다시 열려고 합니다. 한국어 수업을 통해서 새로운 학생들을 만나고 전도할 수 있는 좋은 기회이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아쉽게도, 함께 동역하던 필리핀 선교사가 개인적 사정 때문에 예정보다 앞당겨서 본국으로 돌아가게 되었습니다. 나눠지던 짐을 이제 혼자 짊어져야 하는데, 위로부터 공급하시는 힘과 능력으로 잘 감당할 수 있도록 기도 부탁드립니다.
God will make a way
이번에 고등학교를 졸업하는 학생들이 모두 진로 때문에 고민하고 있습니다. 대학교를 다니는 학생들도 재정이 부족해서 학업을 중단하고 공장에 일하러 가기도 하고, 신학교에 가고 싶어했던 학생들도 집안의 반대와 가족의 생계 때문에 결정을 못 내리고 있습니다. 캄보디아는 특히 가족 중심의 사회라서, 자녀들은 부모,형제들을 부양해야할 책임을 가집니다. 이러한 문화 가운데서 부모,형제를 뒤로 하고 주를 따라가는 것은 더욱 큰 믿음과 결단이 필요합니다.
무엇보다 각자의 삶을 향한 하나님의 뜻과 계획을 발견하고, 하나님께서 그 길을 열어주신다는 믿음으로 헌신하는 청년들이 많이 나오기를 소원합니다. 이들 가운데 이 나라를 변화시킬 주님의 일꾼들이 세워질 수 있도록 기도 부탁드립니다.
<기도제목>
1. 캄보디아의 우상숭배와 물질주의의 견고한 진이 파하여 지고, 영적 부흥이 일어나며계속하여 전도의 열매들이 맺히도록
2. 캄보디아의 정치적, 사회적 부정부패가 사라지고, 정직하고 투명한 기독교적 가치관으로 변화되도록
3. 기도의 능력과 말씀의 은혜가 충만하며, 질병과 사고로부터 안전하게 지켜주시도록
4. 하나님의 말씀을 잘 전달할 수 있는 언어의 지혜와 은사를 주시도록
5. 쁘로핵 주일학교와 뜨람크나 교회가 더욱 부흥되며, 사랑 가운데 하나 되어 주변 지역에 영향력을 끼치는 교회로 성장하도록
6. 프놈펜 센터의 대학생들이 신실하고 헌신된 제자로 변화되고 성숙하도록
7. 한국어 수업에 더 많은 학생들이 와서, 복음을 받아들이고 구원받는 역사가 계속되도록
8. 함께 동역하는 선교사님들이 영육간에 더욱 강건하도록
9. 남아있는 가족에게 구원의 축복과 견고한 믿음을 주시고, 삶 가운데 하나님의 선한 인도하심이 나타나도록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