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의 반석되시며, 위로자 되시는 크신 주님의 이름으로 사랑하는 동역자 여러분께 문안드립니다. 그간 평안하셨는지요?
최근 국제 금융 위기로 어느 나라 할 것 없이 어려운 상황이지만, 특히나 한국의 경제 상황이 큰 어려움에 직면해있음을 들으며 저희도 하나님의 긍휼하심을 기다리며 기도하고 있습니다. 나라를 위해 기도하는 교회와 기도의 사람들을 통해 한국 땅에 하나님께서 새롭게 하시는 회복의 역사가 일어나기를 소망해봅니다.
이곳 캄보디아도 세계 경제의 어려움이 그대로 물가 상승으로 이어지고 있습니다. 캄보디아를 ‘이쑤시개조차도 못 만드는 나라’라고 이야기합니다. 공업이 극히 낙후돼 있기 때문입니다. 공산품 거의 대부분을 외국에서 수입해서 쓰고 있기 때문에 시장이나 슈퍼마켓에서는 몇몇 농축산물을 제외하고는 캄보디아에서 생산된 물건을 찾기가 어렵습니다. 태국이나 베트남, 중국 같은 나라의 제품이 특히 많습니다. 이렇게 공산품 대부분을 수입해서 쓰다 보니 최근 인근 나라들의 경제 악화와 물가 상승이 고스란히 캄보디아에 전해지는 것입니다.
이같이 어려울 때 외국인인 저희 선교사들은 이들 현지인보다는 더 많이 누리면서 살고 있는 것 같아서 마음이 아플 때가 있습니다. 모든 선교사들의 소망이 선교지에서 사는 햇수가 더 할수록 삶의 수준이 더욱 더 현지인과 비슷해져 갔으면 좋겠다는 마음일 것입니다.
교회 사역과 언어 공부
매주일마다 “따께오”라는 지방으로 주일 사역을 위해 가고 있습니다. 지역을 옮기기 전까지 교회를 섬길 때 열정이 넘치고, 성령의 나타남이 있는 사역이 되도록 기도를 부탁드립니다. 태어나서부터 장례식까지 캄보디아인들과 뿌리깊이 연결되어있는 것이 바로 불교이기에 캄보디아인의 모든 대소사는 절에서 다 주관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결정적인 어떤 순간에는 절을 찾아가는 것이 이들의 모습입니다. 저희가 늘 기도하고 소망하는 것은 오랜 시간을 불교의 영향가운데 있다가 예수님을 믿게 된 이들이 진정으로 변화된 예수님의 사람이 되는 것입니다. 그래서 어떤 순간에서도 하나님 중심, 교회 중심의 삶을 살아갈 수 있도록 말입니다.
지금은 집에서 계속 언어선생님과 함께 공부하고 있습니다. 꾸준히 성실하게 공부함으로 하나님께서 언어의 더 큰 진보를 우리에게 허락해주시길 기도하고 있습니다. 아직도 많이 부족한 가운데 있는데 언어가 잘 준비되어서 주께서 맡기실 일들을 잘 감당할 수 있도록 기도를 부탁드립니다.
캄보디아를 위한 기도
저희가 캄보디아 땅을 처음 밟은 지난해는 캄보디아에 대한 좋은 인상만을 많이 간직한 해였다면, 올 한해는 캄보디아 사람들 마음속에 깊이 뿌리내리고 있는 비성경적인 세계관과 작은 충돌을 경험한 시간이었습니다. 그리 길지는 않은 시간이었지만 선임 선교사님의 교회사역을 섬기면서, 그리고 여러 선교사님들의 사역을 보고 들으면서 정말 건널 수 없는 강을 건넜구나 하는 마음이 들 때도 있었습니다. 마치 언더우드 선교사가 ‘뵈지 않는 조선의 마음’이라는 시를 통해 자신이 처한 암울한 상황을 표현한 것이 바로 지금 우리 선교사들이 처한 상황과 매한가지구나 하는 생각을 가져보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다시 곰곰이 생각해보니, 이것은 캄보디아 사람만의 문제가 아니라 주님을 떠나 있던 예전의 나의 모습이며, 모든 죄인된 인간의 실상이라는 것을 깨닫게 됩니다. 또한 그렇기에 바로 우리가 이곳에 복음을 전하러 오지 않았는가 하는 너무나 단순한 진리를 놓치고 살아온 우리의 연약한 모습을 돌아보게 됩니다.
캄보디아 초등학교 교과서에 ‘쏘피어 뚠싸이’, 우리말로 한다면 토끼의 지혜라는 전래동화가 실려 있습니다. 내용을 본다면 이렇습니다. “어느 날 토끼 한 마리가 바나나를 먹고 싶어 했다. 그 때 토끼는 할머니가 머리에 바나나 바구니를 이고 걸어오는 것을 보았다. 토끼는 그것을 보고 길에서 죽은 척을 했다. 할머니는 토끼를 발견하고 집에 가서 고기로 먹을 생각으로 기분이 좋아 죽은 토끼를 바나나 바구니에 넣었다. 할머니가 집에 도착했을 때 토끼는 바구니 안에서 바나나를 다 먹어 치우고, 바구니에서 나와 숲 속으로 도망쳤다.”
그러니까 간단히 이야기하면 토끼가 바나나를 먹고 싶어 죽은 체해서 바나나를 실컷 먹었고, 그것이 ‘지혜’라는 것이다. 우리 같으면 할머니를 속인 천하에 나쁜 토끼인데 말입니다. 그리고 이 동화가 초등학교 교과서에 실려 있으니 어릴 때부터 캄보디아인들의 가치관 속에는 어떤 이익을 얻기 위해서 순간의 모면으로 속이는 것은 죄라기보다는 지혜라는 것이 자리 잡히는 것이지요. 이 전래동화 말고도 캄보디아에는 이와 유사한 메시지를 던지는 많은 이야기가 있습니다.
이런 이야기들을 통해 조금이나마 캄보디아 사람들의 세계관 내지 속마음, 경향성을 들여다볼 수 있습니다. 곧 자신의 이익을 위해서는 순간의 모면은 문제가 안 된다는 사고가 깊이 박혀 있다는 것입니다. 그런데 선교사님들의 교회 안에서도 이와 관련된 문제들이 시시때때로 일어난다는 것입니다.
이제 새로운 영혼들을 만나고 사역을 시작해야 하는 저희의 가장 큰 기도제목 중 하나는 어떻게 하면 이들 속에 깊이 뿌리 내린 비성경적인 세계관을 근본적으로 변화시킬 수 있을까 하는 것입니다. 하나님께서 저희에게 지혜와 능력을 주셔서 복음과 그에 합당한 삶을 통해 하나님 보시기에 합한 헌신된 제자와 교회를 세울 수 있도록 기도해주십시오. 그리고 무엇보다 이들을 판단하는 마음이 아니라 그리스도의 사랑으로 품고, 사랑하며, 섬길 수 있도록 기도해주십시오.
재정착을 앞두고
11월 첫째 주간에 파송교회의 담임목사님과 두 분의 장로님께서 이곳을 방문하셔서 그 동안 저희가 사역지로 품고 기도한 “꺼꽁” 지역을 함께 돌아보았습니다. 그 땅을 향해서 하나님께서 저희에게 주신 마음과 동일하게 교회를 대표하여 오신 목사님, 두 분의 장로님께도 그 땅을 품는 은혜를 주셔서 하나님께 감사를 올려드립니다. 이제 꺼꽁에서 저희가 살 집을 구했을 뿐입니다. 모두 처음 시작해야 하는 가운데 있습니다. 기도로 하나님께서 저희에게 주신 땅을 함께 품고 달려가 주시길 부탁드립니다.
저희는 12월 중순 경에 프놈펜에서 꺼꽁으로 이사하고자 합니다. 이사를 위한 모든 과정이 순적히 이루어지며, 새로운 땅에서 잘 뿌리 내려서 지역주민들과 아름다운 관계를 맺어가고, 무엇보다 하나님께서 예비하신 영혼들을 많이 만날 수 있도록 기도해 주십시오.
그리고 지금 저희가 섬기고 있는 뜨람크나 희망교회 청년인 “쏘꾼”이 저희와 함께 꺼꽁으로 가게 됩니다. 훈련의 막바지에 있는 “예수생명학교” 제자 훈련 가운데 잘 훈련되고 복음과 하나님 나라를 위해 자신을 드리는 헌신이 있도록 기도해 주십시오.
♥ 기도제목 ♥
1. 늘 성령으로 충만하며 육적인 건강에도 어려움이 없도록 지켜주소서
2. 12월 꺼꽁에 정착하는 과정에 하나님의 은혜를 보게 하소서, 예비하신 영혼들을 붙여주소서
3. 계속적으로 언어에 진보가 나타나게 하시고, 공부 가운데 지혜를 부어 주소서
4. 경제적 어려움 속에 있는 온 세계를 주님의 손으로 붙드소서.
5. 예수님의 값진 복음과 그에 합당한 우리의 삶을 통해 이 땅 백성을 새롭게 하여주소서
6. 늘 기도해주시는 교회와 동역자들, 가족들 모두가 어려운 때를 주의 은혜로 넉넉히 이기며 더욱 주님께 소망을 두며 평안케 하소서
한국의 추위 소식과 벌써 눈이 내렸다는 소식을 들었습니다. 이곳은 낮에는 덥지만 저녁과 새벽은 많이 시원해져서 저희가 지내기에는 좋은 날씨입니다. 동역자님들 모두 추운 날씨 속에서도 늘 건강하시고, 항상 영원한 반석이신 하나님 안에 거하시길 기도드립니다.
“주께서 심지가 견고한 자를 평강에 평강으로 지키시리니 이는 그가 주를 의뢰함이니이다. 너희는 여호와를 영원히 의뢰하라. 주 여호와는 영원한 반석이심이로다.” (이사야 26:3-4)
2008년 11월 22일
소망의 땅 캄보디아에서
김영진, 안은향 선교사 올림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