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병주/김현숙 [러시아]

스꼬러 베스나!(곧 봄이다)
이곳은 지방자치단체장 선거철이 되었습니다. 길거리에 현수막과 광고판에 봄을 알리는 소식과 선거구호들이 등장했습니다. 러시아도 전반적인 세계경제의 어려움으로 하루가 다르게 환율이 오르고, 일자리 구하기도 어려워 많이 힘들어합니다. 다행스럽게 올 겨울은 여느 때와는 달리 그리 춥지 않아 서민들이 지내기에는 조금은 나은 것 같습니다. 석탄을 작년에 비해 배나 오른 값으로 구입했는데 화력이 좋아 고생을 덜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한 가지가 충족되면 또 다른 문제가 생깁니다. 관리인이 굴뚝을 손질한 것이 잘못되어 대기 온도차로 결로가 심해 매일 얼음덩어리를 제거하는 일이 발생하고 있습니다. 관리실이 이전에는 추워 난로를 별도로 켜야 했는데, 올해는 비닐로 앞을 막아서 아주 따뜻하게 잘 지내고 있습니다. 덕지덕지 덮여진 것이 조금은 구차하게 보여도 서민들에게 비닐은 좋은 선물인 것  같습니다. 나그네가 낯선 환경에 적응해 가는 것이 쉽게 되어지지는 않지만 많은 지혜를 배웁니다.

미하일로브까교회
교회는 꾸준히 성장을 이루어 재적 인원 90여명이 되었습니다. 한 가지 아쉬움은 성실하게 주일을 지키는 성도들이 상대적으로 적어 이들을 더 높은 수준으로 이끄는 노력이 필요한 실정에 있습니다. 쉬는 날이 없어 주일을 지키지 못하는 성도들을 방치할 수 없어, 밤마다 찾아 나서 그들의 믿음 성숙을 돕고 있습니다. 시베리아의 겨울은 매우 춥습니다. 대부분 난로도 없는 컨테이너 가게에서 일들을 하고 있는데 얼어붙은 두 볼, 때론 저녁 먹을 시간도 없이 모이는 야체이까를 통해 주님의 말씀으로 위로받는 은혜를 누립니다. 주일 예배 후의 양육모임(OPTA)은 한 사람만 중도 탈락하고 잘 참여하여 곧 1단계 과정을 마칩니다. 이 과정을 마치면 이들이 또 다른 사람들을 양육할 수 있게 되도록 기도가 요청됩니다. 함께 동역하고 있는 라지온 목사는 후원금으로는 생활이 어려워 택시운전을 부업으로 하고 있습니다. 교회에 거주하며 청년모임과 구역모임을 인도하고 있는데, 영적인 자기관리와 육체적인 피로를 잘 이겨낼 수 있도록 기도가 필요한 실정에 있습니다. 신학을 졸업하고 주일학교를 섬기는 올랴 자매는 장애인이라는 한계와 2년 전 화상을 입었던 상처가 잘 아물지 않아 수시로 병원에 입원하고 있어 그녀의 상처가 치유되길 간구하고 있습니다.

신학교에 보냈던 미하일 형제는 학교에서 잘 적응하지 못하고 귀가 조치되었습니다. 덕스럽지 못한 언행과 경건생활에 문제가 생겨 징계가 내려졌는데, 이 기회에 자신을 잘 돌아보고 성숙해지는 계기가 되길 바라고 있습니다. 몽골에 유학 갔던 인나와 야나는 성실하게 공부도 잘하고 신앙적으로도 본을 보여, 학교로부터 감사하다는 편지를 받았고, 보낸 보람이 있어 감사했습니다. 올 3월부터 인나는 1년간, 야나는 6개월간 한동대학에 교환학생으로 공부할 수 있게 되어 곧 출국을 앞두고 있습니다.

지역모임들
3년간 돌보았던 크레모버와 순얕센 모임은 리더들과 몇 성도들이 직장 및 이사로 지난 12월에 모임이 중단되었습니다. 몇 사람이 주일에 멀리서 버스를 타고 미하일로브카까지 오고 있습니다. 순얕센은 조만간 다시 모임이 재개되길 기도하고 있습니다. 다만 크레모바는 여러 사정으로 모임을 갖지 못할 것 같아 아쉽습니다. 이 두 지역들이 모두 교회가 없는 마을이기에 애정과 관심을 가지고 섬겼으나, 주께서 어떤 뜻이 계신지, 주의 인도를 받고 있습니다. 아브라모브까라는 지역에서 요청이 있어 지난해 11월부터 모임을 시작했습니다. 추위로 인해 모임이 활성화되지 못하고 있지만, 따뜻한 봄이 되면 하나님을 사랑하는 더 많은 사람들이 참여하기를 기도하고 있습니다.

의료사역
올해로 순얕센에서 9회째 섬겼던 의료사역은 진행 과정에 다소 어려움이 있었지만. 회가 거듭 될수록 새로운 감동이 더해지는 보람이 있었습니다. 폭설로 인해 단원들이 공항에서 장시간 기다려 새벽녘에야 도착했고, 곧이어 토요일 오후부터 진료를 시작했는데, 개시 전부터 몸도 용신할 수 없을 정도로 많은 사람들이 손꼽아 기다리고 있었습니다. 많은 사람들이 몰렸음에도 그동안의 능숙한 경험으로 모두에게 만족과 기쁨을 줄 수 있었습니다. 통역과정에서 웃음을 자아냈던 일들, 작년에 도움 받고 아픔으로부터 해방되었던 한 여인은 다시 아플지도 모르니 미리 또 한 번 치료해달라고 하소연하였던 일, 목발을 의지해 겨우 왔던 환자는 치료 후 해맑은 모습으로 목발을 손에 들고 나가며, 엄지손가락을 연신 치켜세웠던 그들의 모습을 잊을 수 없습니다. 이렇게 헌신적인 사랑으로 감동을 주었던 모든 분들께 감사를 드립니다. 또한 은혜교회 야체이까 식구들 그리고 통역 도우미들과 함께했던 구정 연합모임에는 끈끈한 한 민족의 정이 흐르는 즐거운 시간이었습니다.

가족들
저희 부부가 동일하게 1년 이상 지속된 오십견으로 옷 입는 것과 잠자기도 불편하여 매우 힘들었는데, 지속적인 관리와 지난 의료팀의 도움을 받아 많이 좋아지고 있습니다. 세희는 방학 동안에 서울에 있는 MK둥지에 머무르며, 자격증 취득준비와 학업을 보충하는 시간을 갖고 있습니다. 특히 염려했던 기숙사 입주는 순조롭게 되어 이번학기는 걱정을 덜었습니다. 세은이는 늦어진 학업으로 답답하여 검정고시를 보겠다고 해 기도부탁까지 드렸으나, 인내하며 이곳에서 기초과정을 잘 마무리하고 진로문제를 인도받기로 했습니다. 이번에 러시아 풍습으로 성년이 되어 현지인 친구들이 깜짝 파티를 해주어 한결 상기된 마음으로 지내고 있습니다. 올해에 저희는 계획에 따라 안식년을 가져야 할 시기입니다. 세은이의 학업관계로 온전한 안식년을 갖는 것은 어려움이 있어 여름방학기간동안 안식월을 갖길 계획하고 있습니다. 그 기회를 주께서 인도해주시길 빌며…

러시아 연해주에서
송병주/김현숙 드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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