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하는 분들께,
올 겨울은 10년 만에 찾아온 강추위였다는 말을 실감하듯 티라나를 병풍처럼 둘러싸고 있는 다이티산을 하얗게 덮은 눈이 차고 습한 기운을 뿜어 대며 겨우내 온 몸을 웅크리게 했습니다. 그러나 어김없이 찾아오는 봄의 기운을 막을 순 없는지, 따사로운 햇볕아래 평화로이 빨래를 너는 이웃 할머니와 정겹게 아침인사를 나누며 이국에서의 첫 봄을 설레임과 기대로 맞이하고 있습니다. 이 따뜻한 봄의 시작과 함께 여러분들의 신앙과 삶에도 하나님의 생기가 넘치시기를 소망합니다.
두 번째 언어코스를 시작하였습니다.
제가 등록한 어학원에서 함께 알바니아어를 배웠던 사람들은 주로 이 곳 학교에서 외국어를 가르치는 교사나, 구제나 봉사 단체의 직원, 알바니아 내 외국기업의 직원들이었습니다. 대부분이 단기간에 인사말과 기본적인 회화 정도를 배우는데 목표를 두고 있어서 그런지 2단계로 지원하는 학생이 부족하여 1단계가 끝나고 한 달 넘게 다음 코스가 시작되지 못했습니다. 결국 2단계를 원하는 다른 동료 2명과 함께 작은 사설 학원을 찾아내어 현재 다시 언어를 배우고 있습니다. 이번 과정에서는 자신의 생각을 문장으로 표현하고 작문하는데 주로 집중하고 있는데 좋은 진보가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그리고 저희 선교팀의 내부 규정에 따라 언어를 배운지 6개월이 되면 현지어로 자신의 신앙과 알바니아 선교사로 헌신하게 된 동기, 이곳에서 생활하면서 배우고 느낀 점들에 대해 현지 교회 지체들 앞에서 주일 예배 때 간증하는 시간을 갖게 됩니다. 이 일을 위해서도 기도를 부탁드립니다. 준비하는 과정을 통해 믿지 않는 학원 동료들이나 현지인들에게 주님의 은혜와 사랑을 증거하는 기회가 되고, 교회 지체들과도 함께 은혜를 나누는 시간이 되길 소원합니다.
쉬프레사교회 소식
쉬프레사교회는 새 건물의 내부공사가 거의 마쳐지고 주변환경 정리와 내부의 시설을 보강하는 일들이 남아 있어 김용기/김미숙 선교사님이 여전히 바쁜 시간을 보내고 계십니다. 이제 4월 12일 부활주일에 그곳에서 첫 예배를 드릴 계획을 갖고 있습니다. 각자 작은 것이지만 교회를 위해 무엇을 드릴까 고민하며 헌신하는 지체들의 모습이 참으로 귀해 보입니다. 특별히 지난 2월 한 달간은 매주 목요일마다 기도회를 열어 입당하기 전에 하나님께서 건물을 허락하신 뜻을 더 온전히 알고, 교회가 더 하나 되어 앞으로 지역에 귀한 복음 증거의 센터가 되기를 소원하는 마음으로 함께 기도로 준비하는 시간을 가졌습니다. 이 기도제목 대로 하나님께서 쉬프레사 교회를 놀랍게 이 땅 가운데 사용해 주시길 소원합니다. 특별히 교회의 리더들이 더 견고히 세워지고, 알바니아 땅에 역동적인 교회들을 계속해서 세워나가는 주역들로 사용해 주시도록 함께 꿈을 꾸며 기도해 주십시오.
가족이 늘게 되었습니다
하나님께서 저희 가정에 셋째 아이를 선물로 주셨습니다. 갑작스럽게 생긴 일이라 당황스럽기도 하고, 한창 언어를 배우고 정착해 가는 과정에 있는 신임 선교사로서 저희를 파송하고 후원해 주시는 분들께 송구스럽기도 했지만, 무엇인가 저희 가정을 향한 하나님의 뜻과 계획이 있으신 것 같다며 축하해 주시는 주변 선교사님들의 격려를 받으며 감사한 마음을 갖게 되었습니다. 현재 정 선교사가 입덧을 심하게 하고 있어 음식을 잘 먹지 못하는데 속히 입덧이 가라앉고 건강을 회복할 수 있도록 기도해 주시기 바랍니다. 또 한국과 의료 환경이 다른 이곳에서 필요한 도움을 적절히 받을 수 있도록 기도해 주십시오.
아내의 입덧을 통해 ‘생명을 얻기 위해서는 반드시 고통이라는 대가를 치러야 하는구나’ 하는 것을 깨닫게 됩니다. 그러면서 영적인 자녀들을 해산하기 위해서도 이런 고통과 희생을 감내해야 한다는 진리를 다시한번 마음에 되새기게 됩니다. 저희가 쉬운 방법으로 눈에 보이는 열매를 성급히 거두고자 하는 선교사가 아니라, 고통과 대가가 따르지만 진정한 예수 그리스도의 생명과 마음을 가진 자들을 열매로 거두는 선교사가 될 수 있기를 간절히 바랍니다.
형석이와 형민이
가끔씩 “엄마, 동생 한 마리(?)만 낳아주세요” 하고 조르던 아이들이 소원대로 동생이 생기게 되었다니까 심부름도 잘하고 한층 사기가 높아졌습니다. 형석이는 지난 번 학교에서 규칙을 잘 지키는 어린이로 작은 상장을 받아 왔습니다. 그리고 만들기 대회에서 뽑힌 뒤로는 학교 형들과도 많이 친해져서 학교 가는 것을 아주 신나합니다. 게다가 3월 말엔 태권도 노란 띠를 딸 거라고 벌써부터 신이 나 있습니다. 한편, 형민이는 계속 집에서 주로 인형놀이, 그림그리기, 가위질 놀이를 하며 지냅니다. 아직 유치원에 다니지 않아 친구가 없어 그런지 무척 심심한 모양입니다. 겨울 동안엔 춥고 비가 많이 와서 밖에 잘 나가지 못했는데, 이제 날씨가 좋아지면 이웃에 좋은 또래 친구가 생길 수 있길 기대하고 있습니다.
늘 우리의 소원과 간구에 넘치도록 응답해 주시는 하나님께서 새 봄과 함께 기도의 열정을 다시금 품게 하시고 풍성한 응답으로 만나주시길 바라며, 또 소식 전할 때 까지 평안하시길 빕니다. 감사합니다. 2009. 3. 15.
티라나에서, 나무가족(이동윤/정인혜/형석/형민) 드림
* 기도 제목
1. 날마다 온가족이 말씀과 기도로 무장되어 성령충만할 수 있도록
2. 언어공부에 지혜를 주시고, 집중력 있게 공부할 수 있도록 (4/26 현지어 간증을 위해)
3. 정 선교사의 입덧이 속히 가라앉고 태아가 건강하게 자랄 수 있도록
4. 김용기/김미숙 선교사님 가정과 좋은 팀웍을 이루도록
5. 쉬프레사 교회 리더들(알따, 또니 마니에르, 또니 샤바, 리베르따, 알키다, 에리온)과 청년들이 말씀으로 잘 양육 받고, 비전 있는 주의 일꾼으로 성장하도록
6. 파송교회(영화교회)와 여러 협력교회, 중보그룹, 개인 동역자들을 축복해 주시도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