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몬, 다솜이네 가족이 세네갈에서 보내는 첫 번째 편지
한국을 떠나오면서, 아직 아프리카 문화를 잘 이해하지 못한 저희의 사소한 행동으로 인해 아프리카 사람들이 상처를 받지나 않을까? 그리고 그것 때문에 복음을 전하는데 장애가 되지는 않을까? 걱정하는 마음을 가지고서 이곳으로 날아 왔었습니다. 그런데 이게 웬일입니까? 이곳에 도착해 며칠이 되지 않아, 그건 선교지를 모르는 신참 선교사의 꿈같은 생각이었음을 알게 되었습니다. 지금은 오히려 저희가 아프리카 사람들에게 ‘중국인’이라고 놀림과 무시를 당해 가슴에 멍이 퍼렇게 들었습니다.
세네갈에는 한국인과 일본인은 소수이지만, 중국인이 약 3천명 정도 들어와 있습니다. 중국인들이 점점 상권을 빼앗고 막대한 돈을 벌어들이고 있지만, 세네갈에는 별로 경제적 도움을 주고 있지 않기 때문에 세네갈 국민들은 중국인들을 아주 싫어합니다. 그런데다가 중국인들이 중국에서 살듯이 편안한 복장을 하고 다니기 때문에 세네갈 사람들이 더욱이 중국인들을 무시합니다.
그런데 문제는 세네갈 사람들은 동양인을 구별하지 못하기 때문에, 조금 세련되게 입고 다니면 ‘일본인’으로 생각해서 놀리지 않습니다. 하지만 약간 검소하게 입고 다니면 중국인으로 취급하고 놀리고 무시합니다. 그래서 무시당하는 것이 괴로워서 시장에 갈 때, 한국에서 가져온 제일 좋은 옷을 입고 나가는 해프닝이 이곳에서 벌어지고 있습니다. 하지만 가슴 아프게도 그렇게 입고 다니는데도 ‘중국인’이라고 놀립니다. 그런데 아프리카 전통 옷을 입고 다녔더니 바로 효과가 나타나더군요. 동양인이 아프리카 전통 옷을 입고 다니니깐 ‘중국인’이라고 놀리지 않고, 오히려 세네갈사람이라고 너무나 좋아하며 인사를 건냅니다.
저희 가정은 GMP 서부아프리카 풀라니 종족팀에 합류하여, 이재일 선교사 가정과 김호식 선교사 가정과 함께 섬기게 되었습니다. 이재일 선교사는 선임 선교사로서 이미 풀라니 종족을 10년간 섬기셨고, 모슬렘 마을에서 현지인 목사와 교회를 세우신 선교사입니다. 그래서 저희 가정은 이재일 선교사의 지도와 도움을 받으면서 종족 팀사역을 준비하고 있습니다.
세네갈에 도착한 후, 먼저 사역의 전반적인 그림을 그리기 위해서 선임 선교사와 함께 3월 11~16일까지 리서치를 다녀왔습니다. 선임선교사는 수도 다카르에서 약 700km 떨어진 ‘마탐’이라는 마을에서 사역을 하셨습니다. 이 마을은 세네갈 강가에 위치해 있는 국경마을입니다. 이 마을에서 세네갈 강만 넘으면 바로 모리타니아로 갈 수 있는 곳이었습니다.
이 마을을 중심으로 선임선교사는 ‘프로젝트 사역’이 아닌, ‘관계 전도’만을 통해서 현지인 목회자와 교회를 세우는 것이 가능하다는 좋은 모델을 제시해 주었습니다. 세네갈 풀라니 종족 마을은 비록 강한 이슬람 지역임에도 불구하고, 선교사가 현지인 마을에서 한 공동체의 일원이 되어 일대일 관계를 통해 복음을 전파할 수 있는 곳입니다.
이러한 관계 전도를 위해서는 선교사가 가장 먼저 준비해야 할 것이 바로 ‘풀라니 종족 언어’입니다. 왜냐하면 풀라니 종족을 ‘할풀라’라고도 말하는데, 풀라니 종족은 자신들의 언어에 대한 대단한 자부심을 가지고 살아가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외국인들이 풀라니 종족 언어를 사용하면 그들은 매우 자부심을 가지면서 외국인을 기쁘게 받아들입니다. 그래서 풀라니 종족의 선교사가 ‘풀라니어’를 잘 하는 것은 교회 건축의 초석을 놓는 것과 같다고 말할 수 있습니다.
그런데 세네갈은 프랑스 식민지였기 때문에, 모든 관공서와 학교에서는 ‘프랑스어’를 사용합니다. 그래서 풀라니 종족 사역을 위해서는 ‘프랑스어’와 ‘풀라니 종족언어’를 모두 할 수 있어야 합니다. 한국선교사에게는 너무나 큰 부담이 되는 것이 사실입니다. 하지만 풀라니 종족 마을에서 프랑스어와 풀라니어를 간과하고는 제자 양육과 지도자 양육 그리고 교회 개척을 생각할 수 없기 때문에, 2년간 언어훈련을 가진 후에 ‘은둠’마을로 들어갈 계획을 가지고 있습니다.
앞으로 저희 서부 아프리카 풀라니 종족팀은 세네갈 강줄기를 따라 흩어져 있는 풀라니 종족마을에 현지 지도자와 교회를 세우기 위해서 함께 팀 사역을 할 것입니다. 이 팀 사역을 위해 저희 가정은 ‘은둠’이라는 마을에 들어가기로 했습니다. ‘은둠’ 역시 세네갈강가에 위치해 있으며, 수도에서는 약 500km 정도 떨어진 마을입니다. ‘은둠’이라는 마을은 우리나라 70년대 면소재지 정도 밖에 되지 않는 조그마한 마을입니다. 하지만 이 마을을 중심으로 많은 종족 마을이 연결되어 있기 때문에 향후 풀라니 종족 복음화에 중요한 요충지가 될 수 있는 곳입니다.
많은 중보기도 덕분에 저희 가정은 모두 건강하게 잘 지내고 있습니다. 무엇보다도 시몬이와 다솜이가 잘 적응해 주어서 얼마나 감사한지 모릅니다. 36시간이라는 긴 비행시간에도 짜증부리지 않고 잘 견디는 시몬이와 다솜이가 너무 고맙고 대견했습니다. 큰 덩치에 흑인들을 보면 겁낼 줄 알았는데 오히려 아이들은 너무나 자연스럽게 받아들였습니다. 요즘 시몬이는 오히려 알랑미가 너무 맛있다고 좋아하며 한국에서보다 밥을 더 많이 먹습니다. 또한 매일 저녁에 드리는 가정예배 시간에 아프리카 사람들을 위해 기도하는 아이들의 모습 속에서 저희들이 왜 이곳에 있는지 다시 한 번 확인과 도전을 받습니다.
저희 가정은 2년 후 ‘은둠’마을에 들어갈 때 아이들을 함께 데리고 들어갈 예정입니다. 마을에서는 집에서 홈스쿨링으로 교육을 하게 될 것 같습니다. 마을에 들어가기 전까지는 프랑스 카톨릭에서 세운 현지학교에 보내려 합니다. 학교에서 프랑스어와 현지 문화를 잘 익힌다면 마을에서도 충분히 적응할 수 있을거라는 생각으로 9월에 입학시키려고 합니다.
기도제목
1. 매일 드리는 가정예배 가운데 성령의 임재를 경험하고, 하나님의 뜻을 더욱 분명하게 알 수 있도록
2. 서부아프리카 풀라니 종족팀이 그리스도 안에서 하나 됨으로 서로를 세워주고, 풀라니 종족을 겸손과 사랑으로 잘 섬길 수 있도록
3. 아직 이곳 날씨에 적응이 안 되어 쉽게 피로감을 느끼는데, 지치지 않고 언어에 집중할 수 있도록
4. 시몬/다솜이가 순조롭게 입학하고, 그곳에서 좋은 선생님과 친구들을 만나 잘 적응할 수 있도록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