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호식/강민숙 [세네갈]

여호와는 마음이 상한 자에게 가까이 하시고 중심에 통회하는 자를 구원하시는도다. 의인은 고난이 많으나 여호와께서
그 모든 고난에서 건지시는도다. 그 모든 뼈를 보호하심이여 그 중에 하나도 꺾이지 아니하도다. (시편 34편18~20)

사랑하는 동역자님, 안녕하세요?

얼마 전 예배 시간에 풀라니의 목동에 대한 흥미로운 이야기를 들었습니다. 이들은 이스라엘의 목자처럼 건조한 황무지 속에서 양들을 먹이기 위하여 들판을 찾아 돌아다니는 동안 새끼 양들을 짐승과 도둑으로부터 보호하기 위하여 주변에 가시덤불을 보호막으로 친다고 합니다. 그리고 입구도 목동만 알 수 있도록 가시덤불로 위장해 놓습니다. 목동이 양들을 데리고 돌아올 때, 새끼 양들은 어미의 소리를 듣고 발을 구르며 울어댑니다. 그러면 목동은 신기하게도 50여 마리나 되는 새끼 양들이 누구의 것인지를 정확하게 분별하여 한 마리 씩 어미 양의 품에 안겨 주는 것입니다.
일반 사람들의 눈에는 똑같아 보이는 양들이지만 자신이 돌보는 양을 하나하나 알고 있으며 위험으로부터 지켜 안전하게 보호하는 목동의 모습은 마치 내 양을 내가 안다고 말씀하신 예수님의 모습과 흡사합니다. 여러분과 저희에게도 나의 성품과 연약함을 아시며 영원토록 풍성한 생명을 주시는 선한 목자가 있다는 사실이 얼마나 큰 은혜와 기쁨인지요?
또한 예수님께서 울타리 안에 없는 다른 양들도 인도해야 한다고 말씀 하셨듯이 사단과 죄와 사망으로 가득 찬 세상에서 진정으로 쉴 수 없는 이 땅의 풀라니 영혼들에게 저희들도 주님을 닮은 선한 목자와 같은 존재가 될 수 있기를 사모하게 됩니다.  

동역자
어느덧 저희가 선교지에 온지도 5개월이 되었습니다. 그동안 초기정착을 잘할 수 있도록 모든 것을 꼼꼼히 챙겨주신 이재일 선교사님께서 이제 6월이면 안식년을 떠납니다. 지난 몇 개월 동안 풀라니 팀은 서로를 이해하고 격려해주면서 교제하는 기쁜 시간을 보냈습니다. 비교 대상이 될 수는 없으나 좋은 분들을 팀으로 만난 것을 늘 감사하게 생각하고 있습니다. 선교 훈련을 받을 때 에너지의 70%는 동료를 위해 사용해야 한다는 가르침이 있었는데 선교사가 선교지를 떠나는 가장 큰 이유 중의 하나가 동료 선교사와의 관계 때문인 것을 생각하면 늘 서로를 존중하고 배려하는 노력도 뒤따라야 할 것입니다. 그렇다고 관계에 있어서 지나친 긴장을 할 필요는 없겠지만 남을 나보다 낫게 여기는 겸손의 마음이 결코 쉽지 않음을 좁은 선교사 사회에서 무심코 상대방을 대하는 나의 언어나 마음가짐에서 때때로 발견합니다.    

일상과 언어
저희들의 가정생활은 언어증후군으로 흰머리가 늘어나는 것을 제외하면 하루하루를 기쁘게 살아가고 있습니다. 선교지에서 맞는 신혼생활도 주위 분들의 우려와는 다르게 일상의 에피소드를 겪으며 잘 보내고 있습니다. 이번 주에는 강민숙 선교사가 기어이 두부를 만들어 보겠다고 인터넷을 검색해 달라고 해서 간수를 제조하고 콩을 갈아대며 좁은 집안을 난장판으로 만들어 놨음에도 불구하고 실패했답니다. 힘없이 해체되는 콩물이 담긴 냄비를 붙들고 어찌나 좌절하던 지요! 한국에서는 별거도 아니고 귀찮기만 한 일도 여기에서는 몸이 저절로 움직여 이 방법 저 방법으로 시도해 보고 있네요. 네 탓이니, 내 탓이니 토닥거리다가 정체불명의 콩비지 찌개를 먹으며 씩 웃는 것을 보면 선교지의 삶도 별반 다르지 않고 평범하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다카대학이 6월초면 한 학기를 마치고 11월 초까지 긴 방학에 들어갑니다. 그동안 저희는 부족한 공부를 할 겸 방학기간 중에 단기과정에 등록하려고 합니다. 아직은 여유를 갖고 천천히 가야겠지만 어떤 날은 마른 땅을 걷는 것처럼 불어가 조금 되는 것 같기도 하다가 어떤 날은 질퍽거리는 진흙탕을 헤매는 것 같은 마음이 계속되고 있습니다. 마음먹고 배운 것을 실습이라도 하려고 하면 말을 기다려 주지도 않고 Do You Speak English?라는 기운 빠지는 말을 곧 잘 들었는데 이제는 상대방은 외국인을 상대로 나처럼 언어(영어)를 연습하는 것뿐이라고 생각하고 꿋꿋하게 불어로 대답을 해 줍니다. 지금까지 굳건하게 한국어 하나만 사용하다가 프랑스어, 종족어 두 가지를 다 잘해야 한다는 부담감을 안고 언어를 배우면서 종족 사역을 위해서는 언어도 사역도 뚝심이 있어야 함을 절감합니다. 물론 인내와 하나님께서 주시는 하늘의 지혜가 간절하지만요.  

최근에 저희들은 일주일에 두 번 집 근처에서 비즈를 팔고 있습니다. 판매 수익금은 전액 마탐 마을의 리더인 무사잘로의 기본적인 사역을 돕기 위함입니다. 그동안 이재일 선교사님 아내 되시는 조순희 선교사님께서 비즈 악세사리를 만들어 여자들 사역을 했는데 저희들은 언어를 실습할 겸 해서 그 판매를 조금 돕는 것입니다. 이곳 다카르도 다른 아프리카와 마찬가지로 중국제품과 중국인들이 상권을 장악하여 현지인들은 중국인들을 싫어하며 무시합니다. 그래서 우리는 한국인이며 이 물건은 싸구려 제품이 아니라고 설명하였더니 이제는 현지인들도 한 두 개 씩 사가며, 조금씩 친분을 트는데 유익함을 주고 있습니다.

하나님의 공의를 위하여
진의를 정확히 파악할 수 없지만 세네갈도 한국과 마찬가지로 지도자들을 위한 기도가 필요한 것 같습니다. 최근엔 와디 대통령과 그 아들의 부정직함이 인터넷상으로 소문이 돌고 있다고 합니다. 그런가 하면 이곳 행정절차가 무척 복잡하고 까다로운 편인데 서류를 처리하기 위해서 공관에 가면 돈을 받고 신속히 일 처리를 해주는 공무원들이 있습니다. 얼마 전 오토바이를 타고 가다가 경찰에게 붙들렸는데 교통경찰들은 이유 없이 외국인들을 세우고 이유를 만들어 서슴없이 돈을 요구합니다. 선교사들은 쉽지 않지만 며칠을 기다려도 정당한 절차를 밟아 행정 일을 보고 어떤 일이 있어도 타협하지 않고 꼭 경찰서에 가서 법적으로 처리하려고 노력을 기울입니다. 속히 이 나라에 하나님의 정의가 바르게 설 수 있기를 원합니다. 한편으로는 선교사이기에 감당해야하는 인내와 책임감이 크지만 시편34편에서 다윗이 고백한 것처럼 “그 모든 뼈를 보호하심이여 그 중에 하나도 꺾이지 아니하도다”의 말씀으로 위로를 얻습니다. 그럼 동역자님의 가정과 하시는 모든 일에 평안을 빌며 또 소식 전하겠습니다.    

기도제목
1. 세네갈의 위정자들이 부정부패를 멈추고 하나님의 바른 공의가 세워지도록.
2. 언어에 지혜를 주시고 늘 균형을 이루는 생활이 되도록.
3. 이재일 선교사님 가정의 안식년 준비와 김재태 선교사님 자녀(다솜, 시몬-8세)
   (생뜨마리 학교)입학 과정이 은혜가운데 형통하도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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