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동윤/정인혜 [알바니아]

사랑하는 분들께,  
오랜만에 소식을 전합니다. 더운 날씨에 건강하신지요? 한국은 요즘 정치적으로나 사회적으로 어려운 시간을 보내고 있다는 소식을 이곳에서 접하고 있습니다. 어려운 일들을 통해서 당신의 백성들을 연단하시고, 가까이 이끄시고, 더 온전케 하시고자 하는 하나님의 뜻이 이루어지길 간절히 기도하는 마음입니다. 이곳 알바니아는 여름에 들어서면서 뜨거운 햇빛과 건조한 기후로 낮 시간에는 바깥에 돌아다니기가 어려울 정도입니다. 그러나 해가 지기 시작할 무렵부터 선선한 바람이 불면 남녀노소 할 것 없이 많은 사람들이 공원과 거리로 몰려나와 도시가 활기에 넘칩니다.

알바니아 나토(NATO) 가입과 총선
지난 4월 10일에는 알바니아가 나토에 가입한 일로 인해 축포를 쏘며 국가 차원의 큰 경사로 자축하는 일이 있었습니다. 나토는 냉전시대 소련 및 동유럽 공산주의 국가들의 방위 체제인 바르샤바조약기구와 군사적, 정치적 균형을 이루기 위해 조직된 북대서양조약기구의 약자인데, 구소련의 붕괴로 냉전이 종식되면서 공산국가였던 동유럽 국가들이 차례로 나토에 가입해 왔습니다. 이는 유럽연합(EU) 가입에 반드시 필요한 디딤돌이 되기 때문이기도 한데, 이로써 알바니아도 나토의 보호 하에 안보와 아울러 안정된 경제적 지원을 받기에 용이하게 된 것입니다.

게다가 다가오는 6월 28일에는 알바니아 총선이 있습니다. 알바니아는 현재 의회를 장악하고 있는 여당인 민주당(PD)과 야당인 사회당(PSA)으로 크게 양당체제로 이루어져 있습니다. 민주당은 그동안 경제발전에 초점을 두고 공산주의 시대의 잔재를 없애는데 여러 노력들을 해왔지만, 국민들의 절반은 여전히 사회당에 지지를 보내고 있다고 합니다. 얼마 전 양당간의 TV토론회가 있었는데, 그 프로그램을 지켜본 선임 선교사님이 양당 간의 견해차이가 너무 큰 것에 대해 우려하는 것을 보았습니다. 알바니아 국기를 보면 붉은 바탕에 검은색 독수리가 그려져 있는데, 하나의 몸에 머리가 두 개로 나뉜 모습을 하고 있습니다. 알바니아는 오랫동안 지도층이 둘로 나뉘어 심한 반목과 대립으로 하나 된 국력을 발휘해 오지 못했다고 합니다. 이번 선거준비와 진행이 정의로운 방법으로 이뤄지도록, 국민들의 마음이 나뉘지 않고, 알바니아의 통합과 성장을 꿈꾸는 지도자들이 배출되도록 기도를 부탁드립니다. 더불어 속히 개신교가 알바니아 내에서 정식 종교로 승인을 받을 수 있도록 기도해주십시오.

쉬프레사 교회 이야기
쉬프레사 교회는 지난 부활주일에 새로 지은 교회 건물로 이전하여 조촐하지만 감격스러운 입당예배를 드렸습니다. 새 교회 건물이 티라나 외곽의 신개발 지역에 위치해 있기 때문에 지체들이 뜨거운 한낮에 먼 길을 걸어 예배를 드리러 오려면 힘이 들기도 하지만, 하나님이 허락해 주신 아름다운 공간에서 함께 예배드리고, 교제하며 기뻐하는 모습을 보면서 감사를 드리게 됩니다. 교회가 없던 이 지역에 쉬프레사 교회가 잘 정착하여 앞으로 주변에 살고 있는 많은 사람들에게 복음을 전하고, 예수 그리스도의 사랑을 나타낼 수 있게 되길 간절히 소망해 봅니다.

2주 전에는 지난번에 기도부탁을 드렸던 대로 알바니아에 온지 8개월 만에 교회 지체들 앞에서 현지어로 간증을 나누었습니다. 아직 완전하지 않은 발음으로 떠듬떠듬 읽어 나갔지만, 하나님께서 저를 사랑하셔서 어릴 때부터 교회로 인도해 주신 것과, 외할머니의 간절한 기도로 목사가 된 것, 김용기 선교사님과의 만남으로 알바니아 선교사로 오기까지의 이야기와 앞으로의 비전을 나누는 가운데 제 안에도 새로운 감격과 감사가 있었습니다. 이제 곧 두 번째 언어학기가 끝나게 되는데, 방학동안 더 열심히 언어의 진보를 이루어 마음껏 하나님께 쓰임 받을 수 있도록 기도해 주십시오.
  
가족 이야기-남자끼리 한 달 닷 세
아내가 셋째 아이를 임신하고 입덧이 심해지면서 음식을 거의 먹지 못하여 6주 동안 8kg의 체중이 감소하게 되었습니다. 결국 현지 병원 의사 두 분과 팀장님의 권고 및 파송교회와 선교부의 배려와 허락 하에 아내가 둘째를 데리고 한국에 급히 들어가게 되었습니다. 여러분들의 염려와 기도 덕분에 아내는 5주간 요양을 마치고, 어느 정도 입덧이 가라앉고 체중이 회복된 상태로 티라나로 다시 돌아왔습니다. 기도해 주신 분들께 다시한번 감사를 드립니다. 아울러 짧은 기간이라 일일이 연락드리거나 찾아뵙지 못하고 돌아오게 된 점을 양해해 주시기 바랍니다.

아내가 없는 동안 저는 처음으로 혼자 형석이를 돌보며 다소 힘들지만 도전적인 시간을 보냈습니다. 달력에 X표를 해가며 엄마가 보고 싶다는 형석이를 달래서 재우고, 아침에 도시락 싸기부터 시작해서, 시장보기와, 인터넷을 뒤져 처음으로 여러 음식들을 직접 만들어 먹으며, 청소와 빨래 등 평소에 아내가 하던 일들을 하며 많은 것들을 새롭게 경험할 수 있었습니다. 학교에 가지 않는 주말이면 저희 부자는 티라나 인근 지방을 푸르곤(대중교통 수단인 봉고버스)을 타고 돌아다니며, 현지 문화를 배우는 시간들도 많이 가질 수 있었습니다. 그러다 간혹 차를 타기 힘들 때는 형석이와 한 시간 이상씩 걷는 수고를 해야 했습니다. “아빠, 택시 타요.” 하고 형석이가 조르면 저는 이렇게 말해줍니다. “형석아, 택시 한번 안타면 네가 좋아하는 참치 캔을 다섯 개나 살 수 있는데…?”  

아내의 입덧으로 인해 가족 모두 예상치 못했던 어려움을 겪어야 했지만, 하나님께서 그 일들을 통해 가족을 더 하나로 묶어주시고, 알바니아에서의 삶을 더 사랑하고 기뻐하게 하셨다는 생각이 듭니다. 사랑하는 동역자님들의 삶 가운데도 어려움 가운데 참된 위로와 평안을 주시는 하나님의 은혜가 늘 함께 하시길 빕니다. 그럼, 또 소식 전하겠습니다. 감사합니다.

2009. 6. 11
티라나에서, 나무가족(이동윤/정인혜/형석/형민) 드림

* 기도 제목
1. 날마다 온 가족이 말씀과 기도로 무장되어 성령충만할 수 있도록
2. 알바니아 총선(6/28)이 질서있게 치러지게 하시고, 하나님이 원하시는 지도자들이 세워지도록
3. 알바니아 교회들이 부흥하여 이 나라 모든 영역에서 성경적인 영향력을 발휘할 수 있도록
4. 여름동안 쉬프레사 교회 지체들이 예배의 자리를 잘 지키고, 믿음이 성숙하는 시간이 되도록
5. 한국에서 국제대학원 공부를 마친 비올라 자매가 한국어 과정을 시작할 수 있도록(입학과 재정)
6. 방학 동안 언어에 계속적인 진보가 있게 하시고, 더운 날씨 가운데(40도 이상) 건강하도록
7. 파송교회(영화교회)와 여러 협력교회, 중보그룹, 개인 동역자들을 축복해 주시도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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