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임선교사의 좌충우돌 선교현장 세 번째 이야기(2010-01)
벌써 2010년 1월의 중반에 들어서고 있습니다. 시간이 유수같이 흐르는 것을 나날이 실감하고 있습니다. 동역자님의 교회와 가정에 하나님의 신실하심이 충만하시기를 기원합니다.
현지 문화의 충격을 또 다시 체험을 했습니다. 이 곳은 생일날이나 집안 잔치 때 폭죽을 사용합니다. 그와 더불어 자기 집 마당에서 가라오케를 틀어 놓고 밤새도록(새벽 5시까지) 노래 부르며 축제분위기로 지냅니다. 그런데 연말에는 이와 같은 것이 더욱 심화 됩니다. 더구나 12월 31일 밤 12시는 거의 모든 집에서 폭죽을 쏘아 올리는데 전쟁터를 방불케 했습니다. 송구영신 예배를 드리고 오는 길에 만나는 폭죽 세례는 위험하기 이를 데 없었습니다. 저희 집 마당에서도 집주인이 친척과 이웃을 불러 음악과 춤을 즐기며 음식을 나누고 어김없이 폭죽을 쏘아 대는데 우리 아이들은 무서워 소리를 지르며 울어댔습니다. 새벽 3시쯤 되니 잠잠해 졌습니다. 1월 1일 오전에는 아주 조용했습니다. 아마도 부족한 잠을 보충하는 듯 했습니다.
이렇게 새해를 맞이하더니 벌써 1월도 중반에 접어들고 있습니다. 예민이가 1월 첫 주부터 유치원에 갔습니다. 여긴 유치원부터 고등학교까지 한 운동장 안에 다 있습니다. 학생이 매우 많지요. 예민이에게 유치원이 어떤 곳이고 무엇을 배우고 어떻게 생활을 해야 하는지 작년 8월에 필리핀에 오면서부터 5개월 정도를 강의^^ 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낯선 환경에 예민한 예민이는 어김없이 유치원 교실 앞에서 방성대곡을 했습니다. 선생님이 맡기고 가라고 합니다. 처음 오는 아이들은 어김없이 운다고 자기가 잘 달래겠다고 했습니다. 맡기고 가는 척하며 교실 밖에서 지켜보는데 한 10여분을 통곡하더니 조금 잠잠해 지는 것을 보고 집으로 와서 3시간 후에 데리러 갔습니다. (여기서는 학교마다 아이들 수업시간이 다릅니다. 예민이가 다니는 와숑이라는 중국계 학교는 오후반이 1시부터 4시까지입니다.) 예민이 담당 선생님이 아주 잘 지냈다고 했습니다. “Good Student!” 그러나 2주가 되는 지금도 여전히 교실 문 앞에서 웁니다. 들여보내고 오는 발걸음이 개운치 않지만 적응해야 하는 것이기에 두 눈을 질끈 감아 봅니다.
예민이의 통학의 문제를 고민하며 생각해 본 것이 이민 와서 사는 한국인 중에서 통학 스쿨버스 사업을 하면 잘 되겠다 싶었습니다. 많은 부모들이 자녀들의 통학 문제로 힘들어합니다. 그래서 차선책으로 예민이의 통학과 저희들의 학원 통학을 위해서 자전거를 한 대 샀습니다. 예민이를 자전거 앞에 태우고 아빠가 학교에 데리고 갑니다. 며칠 전에 비가 부슬부슬 오길래 얼른 출발을 했습니다. 여긴 비가 오면 소나기 형식으로 쏟아지기 때문에 타이밍이 중요합니다. 학교에 다 가서 비가 쏟아 붓기 시작했습니다. 우리 예민이 하는 말 “아빠!! 비 오는데도 우린 자전거 타고 가야 해요? 교복이 비에 다 젖는데요!” 그 말에 저는 “비가 오니깐 시원하잖아!” 그 말만 대답해 주었습니다. 그래도 지금은 건기라 비가 많지 않아서 다행입니다. 해가 뜨거워서 문제지요^^.
유치원 원복이며 교제며 한국에서는 돈만 지불하면 주는데 여기에선 교복도 일일이 사러 다녀야 하고 교재도 복사해야 하고 필요한 모든 것을 일일이 사야하는 것이 불편하게 느껴졌습니다. 내가 살다온 문화와 달라서 느끼는 불편이리라 여기며 한번 해 봤으니 다음번엔 덜 불편하게 느껴지겠지요. 하루하루 부딪히는 문화에 적응하기 위해 애쓰고 있는 우리들의 모습을 봅니다.
아이들이 아프지 않고 건강하게 잘 자라주는 것에 무한한 감사를 하며 하루하루를 시작합니다. 예준이가 벌써 20개월이 되어서 잘 뛰고 고집이 굉장해 졌습니다. 누나를 이기려고 해서 자주 혼이 납니다.
좌충우돌 적응하며 살고 있는 저의 가정을 위해서 이렇게 기도해 주세요.
1. 늘 하나님의 임재를 체험하며 하나님과의 교제가 풍성해지도록
2. 언어의 진보가 있고 언어로부터 오는 스트레스를 잘 소화할 수 있도록.
3. 가정의 건강을 위해서
– 신경아: 배의 통증이 주기적으로 나타나는데 치료하심을 위해서.(병원에서 초음파 검사와 피검사, 소변검사를 했는데 이상이 없습니다.)
– 배석범: 허리 통증이 나아지도록
– 배예민: 현지 유치원에 다니게 되었는데 안전하게 통학하고 학교생활에 잘 적응하도록
– 배예준: 오른쪽 눈물샘이 뚫어지도록
4. 선교사 비자 신청 및 진행이 원활하게 이뤄지도록
5. 보내는 선교사로 기도와 물질로 동역하고 있는 교회와 개인 후원자가 더욱 풍성한 은혜 가운데 있을 수 있도록
6. 기도와 재정으로 함께할 개인 후원자와 후원교회가 연결되어지도록.
2010. 01. 18
배석범/신경아 예민, 예준 올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