샬롬! 주님의 이름으로 문안드립니다.
‘비가 오나?’, ‘정말 비가 오는 것 같은데…’, ‘오늘은 정말 비가 오는 걸 거야.’
혼자 픽 웃었습니다. 작년 이맘 때 매일 아침 눈을 뜰 때면 이렇게 중얼거리곤 했는데 요사이 매일 아침 제가 이러고 있더라구요. 그리고 막 대만에 왔을 때의 인상을 기억해냈습니다. 시간이 꽤 흘렀나봅니다. 첫인상이 가물가물한 걸 보면요 ^^ 회색도시, 회색하늘, 하루 사이에 사계절이 다 나타나는 날씨, 온 도시에 밤이면 유난히 눈에 띄는 붉은 불빛들 (십자가가 아니라 우상의 제단입니다), 종이돈 태우는 메케한 냄새, 시도 때도 없이 터지는 폭죽들… 시간이 지났지만 여전히 변한 것이 없어 보이는 모습들로 인해 가끔은 당황스럽고, 그러면서 오랜 시간 이 땅을 바라보시며 인내해 오신 주님의 마음을 생각합니다.
이번 설날에 유난히 눈이 많았다지요? 다들 평안하셨나요? 주님의 은혜가 이 한 해 더욱 많으시길 기원합니다. 지난 주일로 (2/28) 이곳도 설날행사가 다 끝이 났습니다. 좀 길지요? ^^ 음력 12월 24일이 되면 부엌(귀)신을 하늘로 보내는 제사(바이바이)를 지냅니다. 부엌귀신이 가족들의 근황을 제일 잘 알기 때문에 하늘에 가서 신한테 이야기를 잘 해달라는 의미에서 보내드리는(?) 바이바이를 잘 지냅니다. 음력 12월 31일을 ‘추시’라고 하는데 낮에 조상신에게 바이바이를 지내고 저녁에 온 가족이 모여 식사를 합니다. 음력 초하루는 시댁에서, 초이틀은 친정에서 보내고, 초삼일은 늘어지게 자고 쉽니다. 초나흘은 보낸 부엌귀신을 다시 맞아들이는 바이바이를 지냅니다. 초이레에 또 바이바이가 있고, 음력 15일 바이바이를 끝으로 설날행사가 다 끝이 납니다. 작년에는 대만에 막 온지라 아무것도 모르고 지냈는데 올해는 대만인들처럼 선물도 보내고 친구가족에 끼어서 대만의 설을 경험했습니다. 즐거웠냐구요? 뭐 별루요^^;; 대만문화 전반이 귀신문화, 바이바이문화와 관계가 있어서 여간 조심하지 않으면 뒷통수 맞는 일이 많아요. 더 힘든 것은 설날이 낀 주일에 큰 교회들이 주도적으로 문을 닫는다는 것입니다. 섬기고 있는 (만방)교회의 모교회는 예배는 없고 목사님의 축복기도가 있어서 교인들이 예약을 하고 줄을 섰습니다. 그날 새벽기도 때 통곡을 멈출 수가 없었습니다. 사실 이번 설날을 지내면서 알고 경험한 많은 일들로 인해서 여전히 이 통곡이 멈추어지지가 않고 있습니다. 오늘 아침 새벽기도 중에도 저는 동일한 고백을 할 수 밖에 없었습니다. ‘주님만이 생명이시고, 주님 밖에는 해답이 없습니다. 저희들을 불쌍히 여겨주세요.’
언어학교의 다섯 번째 학기가 끝났습니다. 일주일 방학 동안 창세기를 중국어성경으로 읽으려합니다. 처음 영어성경을 읽을 때처럼 속도는 그리 나지 않지만 또 다른 언어로 성경을 읽는 기쁨과 그 언어가 주는 또 다른 말씀의 맛을 느끼면서 기쁨이 충만합니다. 이 두껍게만 보이는 중국어성경이 어느 날에는 가장 친근한 친구가 되고 기쁨이 되기를 바래봅니다.
선교훈련을 받을 때 여러 번 동일한 질문을 받았습니다. “선교사에게 가장 중요한 것이 무엇일까요?” – 영성, 언어, 성품, 아무거나 잘 먹는 것… 많은 대답들이 있었지만, 저는 늘 같은 대답을 했습니다. “그곳에서의 삶을 잘 누리는 것입니다.” 이전에 필리핀에 있을 때 어느 여선교사님이 매일 한탄을 하시면서 본인은 한국에 가서 살 수가 없으니 이제 더 이상 삶의 소망이 없다고 하시는 것을 보면서, 선교사의 삶 속에 비록 무화과 잎이 마르고, 논밭에 식물이 없어도, 외양간에 송아지 없고. 유행하는 멋진 옷 한 벌이 없어도, 주님으로 인해 기뻐할 수 있는 것이 얼마나 중요한가를 생각했었습니다. 지금 저는 감사합니다. 비록 뭐가 없고, 뭐가 없어도 이곳에서의 생활을 누리고 있고, 감사할 수 있는 것이 은혜라는 것을 알고 있습니다. 물론 뒤에서 동역하시는 많은 분의 수고가 함께 하고 있다는 것에 감사합니다.
이번에도 기도제목을 나누면서 이곳 소식을 알려드리려합니다.
1. 대만의 교계와 지도자들이 성령으로 깨어있기 원하며, 성도들이 거룩과 말씀을 소유할 수 있기를 기도해주세요. (두 번 다시 설날이니 뭐니 하는 인본주의적인 사고에 빠지지 않기 원하고, 성도들 사이에 마음 아프게도 음란과 관련된 문제들이 너무 많으며, 말씀과 주님에 대해 무지하고, 교회를 이리저리 옮겨다니는 떠내기 성도가 많습니다.)
2. 섬기고 있는 만방교회의 전순흥목사님과 안창애사모님이 더욱 성령충만하고, 교인들이 더욱 영적으로 성숙하며, 주님의 마음과 열심을 소유할 수 있기를 기도해주세요. (개척맴버들이 교회를 떠나가려는 움직임이 있습니다. 서로의 생각과 주장이 다를 수 있지만 무엇보다 우리들 사이에서 주님이 중심이 되시길 기대하며 기도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너무나 냉냉한 그들 가슴에 성령의 불을 소유할 수 있기를 기도해주세요.)
3. 제게 영력(성령충만), 지력(언어를 잘 익히고, 말씀을 깊이 깨달음), 체력, 어미의 마음을 주셔서 맡겨진 일 잘 감당하고, 나눌 것 있는 인생 되도록 기도해주세요. 언어공부에 지치지 않고 즐겁게 매진할 수 있기를 원하며, 관계의 복 주시기 원합니다.
4. 지금 이때에 대만에서 한국선교사들에 의해 꼭 이루어져야할 사역이 무엇일까 계속적으로 고민하고 있습니다. 주님의 뜻에 따라, 주님의 방법대로, 주님의 시간에 쓰임 받는 자가 되도록 기도 부탁드립니다. 주께서 이후의 저의 사역을 선하게 인도하시기 원합니다.
5. 어머니가 인격적으로 주님을 만나고 주 안에서 자라갈 수 있도록, 아버지와 오빠, 남동생이 예수님을 믿을 수 있도록, 올케가 영적으로 성숙해서 믿음의 본이 될 수 있도록, 조카들이 영육이 강건하게 자라가도록 기도해주세요.
6. 동역하는 교회와 단체, 후원자들 위에 주의 손이 함께 하셔서 형통의 복을 허락해 주시도록, 그리고 계속적으로 대만을 위한 동역자들이 일어날 수 있도록 기도해주세요.
세상 곳곳에서 흉흉한 소식이 들릴 때면 주님의 마지막 때를 생각합니다. 주께서 오심이 사랑이었듯이 마지막도 사랑이라는 것을 믿습니다. 날마다 주의 평강이 함께 하시길 기도합니다.
대만에서 문선영 드립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