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병주/김현숙 [러시아 연해주] 2010.03.24

올 겨울은 유난히 눈도 많이 내리고 추워서 힘들었습니다. 주께서 심심치 않게 눈꽃으로  만발한 풍경화를 그려주어 추운 곳도 아름답게 하셨습니다. 기상 이변은 이곳만은 아니었던 것 같습니다. 사월이 눈 앞인데 여긴 아직도 온 대지가 하얀 나라입니다. 겨우내 엉거주춤한 발걸음과 연일 빙판을 쪼아대는 따삐(정)소리로 보내는 것 같습니다. 요즈음은 낮에는 따뜻하여 녹아내린 물이 도로에 가득하여 물웅덩이가 많습니다. 밤엔 그 물이 얼어붙어 조심해야 합니다. 한 겨울엔 영하 40도를 넘나드는 날도 많았습니다.

저희는 피알까(바이올렛) 키우는 재미에 빠졌습니다. 지난 여름 안식월을 보내고 돌아왔을 때부터 자태를 드러내더니 반년이 지난 지금도 핑크색과 보라색 피알까는 아름다움을 뽐내고 있습니다. 긴긴 겨울 이 꽃들이 아니었으면 무료했을 것인데 이들을 바라보노라면 창밖의 칼바람도 배경음악처럼 들립니다. 왜 러시아인들의 창가에 꽃이 가득한지 그 이유를 알았습니다. 개나 고양이를 사랑하는 마음도 알 것 같습니다. 이젠 저희들도 집안이며 교회에서도 꽃을 많이 기르고 있습니다. 저희가 이렇게 꽃을 많이 기르자 사람들은 더 친근하게 다가오고 이 꽃들로 화제 거리가 되기도 하고 또 나누어주는 기쁨도 큽니다.

지난 구정 연휴에는 올해로 열 번째 의료 봉사팀이 섬겨주고 갔습니다. 처음엔 조금은 편하고 시설이 좋은 고려문화회관에서 하려고 준비를 하였는데 몇 가지 문제로 거절당하였습니다. 그래서 그동안 우리와 관계를 가져왔던 미하일로브까 지역으로 다시 정했습니다. 그곳은 낙후된 광산촌이었습니다. 관계자들은 우리를 따뜻하게 영접하여 주었고 그 어느 때보다 편안하고 기쁜 마음으로 사역할 수 있었습니다. 그때 주님은 우리가 묵상중인 가나안 여인의 믿음(마15:21-26)을 통해 주께서 그곳으로 우리를 인도하신 이유를 알았습니다. 이번에는 선물과 함께 전도지도 나누어 주었는데 자세히 읽어보는 그들의 모습, 아무도 가난한 자신들을 찾아주지 않는 이 때에 멀리 한국에서 가족과 함께 명절을 보내는 일을 포기하고 왔다는 소식에 고무되어 감격하는 이들도 있었습니다. 그 병원의 한 치과의사는 우리가 이곳으로 봉사하기로 정했다 했을 땐 내심 반기지 않았으나 자주 찾아와 치료도 받고 배우는 태도로 변하여 엄지손가락을 치켜세우던 그의 모습이 떠오릅니다.

몇 년째 엠마 집사의 헌신으로 지속된 우수리스크의 야체이까(구역예배)는 함께 하는 분들이 자신들의 가정에서도 섬기고 싶다하여 순회하고 있습니다. 엠마 집사는 그동안 자신의 가정에서 친척들과 또 친구들을 초청하여 주의 말씀을 배우는 열심을 보였습니다. 그 결과 남편과 동생들이 많이 성장을 했습니다. 뿐만 아니라 주께서 물질적으로도 복을 주셔서 하는 일들이 바쁘게 진행되고 있습니다. 지금은 가정을 순회하는데 음식을 준비하고 복음을 듣도록 이웃을 초청하는 모습이 아름답습니다. 현재 이십여 명으로 배가되어 분할할 시기를 기다리고 있습니다. 잘 양육되어 인도할 리더가 나오고 그 열심히 지속되길 기도가 필요합니다.

매년 삼사월이면 외국인들을 향한 테러가 자주 발생합니다. 이번에도 두 건이나 생겨  많이 걱정을 하셨을 것입니다. 지금 러시아는 개혁개방으로 인한 힘든 시기는 지나고 안정기에 든 것 같습니다. 그러나 국제금융위기를 겪으면서 경제적 어려움으로 인해 일부 극단적인 젊은이들이 불특정 외국인들, 주로 동양인에게 테러를 가하기에 저희들도 항상 긴장하고 있습니다. 요즈음 아내는 갱년기로 신체변화가 자주 생겨 조금은 힘들어 하고 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주께서 주신 힘과지혜를 의지하여 청년회, 성가대, 주일학교를 섬기고 있습니다. 건강한 육체로 주께 헌신하도록 기도를 부탁합니다. 큰딸 세희는 이제 졸업반이 되어 졸업 작품과 취업 준비에 열심하고 있고, 둘째 세은이는 두 달 후면 졸업을 하고 대학에 진학을 합니다. 요즈음은 청년회에서 통역을 합니다. 처음에는 힘들어 했으나 날로 향상되고 있답니다. 그동안 많은 고민 끝에 러시아어를 더 심도 있게 배우는 것이 좋겠다고 결정하여 러시아대학으로 방향을 정했습니다. 오늘에 이르기 까지 지켜주시고 키워주신 주의 은혜로 잘 지낼 수 있어 감사합니다.
기도의 후원자 모든 분께 주의 평안이 함께 하시길 빕니다.

러시아 연해주에서   송병주/김현숙 드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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