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몬 다솜이네 가족이 세네갈에서 보내드리는 다섯 번째 기도편지
외국인 손님: 아주머니, 한 개에 얼마인가요?
세네갈 상인: 한 개에 500프랑입니다.
외국인 손님: 그러면 10개를 사면 전체 얼마인가요?
세네갈 상인: 열 개를 사면 6000프랑입니다.
외국인 손님: 엥! 뭐라구요? 한 개에 500프랑이면, 10개를 사면 5000프랑 보다 더
싼 것이 당연한거 아닙니까?
세네갈 상인: 아니죠. 당신은 10개를 한꺼번에 살 수 있는 부자이니깐, 가난한 우리
에게 부자인 당신이 조금 더 주고 사는 것이 당연하거 아닙니까?
세네갈에 도착해서 이 이야기를 처음 들었을 때 어이가 없었다. ‘세상에 이렇게 어처구니없는 생각이 다 있을까? 칼만 안 들었지 완전 강도구만’ 이렇게 생각하면서 그냥 비웃고 지나갔다. 단 한 번도 세네갈 사람 입장에서 돈에 대한 이들의 문화를 이해하려 노력하지 않고 살아왔다. 오히려 이들의 문화가 한국 문화보다 더 열등하다는 오만을 품고 살아온 것 같다. 또한 어쩔 때는 세네갈 문화에 대한 오해 때문에 세네갈 사람들에게 화도 내고 증오하기까지 했었다. 그래서 선교가 더욱 힘들고 암담하게 느껴졌나 보다. 그런데 절망 속에서, 선교는 멋진 설교로 시작하는 것이 아니라는 진리에 눈을 뜨기 시작했다. 현지인들의 삶과 문화가 있는 그대로 내 마음 깊은 곳에서 받아들여 질 때, 바로 그 때부터 선교가 시작된다는 것을 깨달았다. 세네갈에 도착해서 처음 리서치를 갔을 때, 선임 선교사님께서 양육하신 ‘아마두 삼바’ 목사님께서 신임 선교사인 나에게 “한국에서의 모든 것을 버려라.”라고 조언해 주었었다. 이젠 그 말이 무엇을 의미하는지 조금은 알 것 같다………….
영적으로 황폐한 세네갈 땅을 하나님 아버지의 마음으로 함께 섬기시는 동역자님께 문안인사 드립니다. 올해 고국에 여러 가지 어려운 일들이 발생해서 많이 걱정했었는데, 다시 안정을 찾아가는 듯해서 참 기쁘고 하나님께 감사드리고 있습니다. 주님이 다시 오시는 그 날까지 동역자님의 가정과 직장과 섬기시는 교회에 항상 하나님께서 함께 하시길 기도합니다.
저희 가정은 4곳의 관문도시를 두고 리서치하며 기도하던 중, ‘생 루이’라는 관문도시를 사역지로 최종 결정하였습니다. ‘생 루이’는 3개의 섬으로 이루어진 도시로, 500년 전부터 유럽인들이 서부 아프리카를 식민통치하기 위해 수도로 사용하였던 도시입니다. 그래서 원래 월로프 왕국이 있었던 곳이지만, 오랜 식민통치로 인해 다양한 종족이 유입이 되어 지금은 다종족 도시가 되었습니다. 비록 세네갈이 1960년에 프랑스로부터 독립한 후, 수도를 ‘다카르’로 옮김으로 인해 지금은 도시의 기능이 많이 축소되긴 했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선교 확장에 있어서는 아주 중요한 관문도시입니다. 북쪽으로는 ‘모리타니’ 국경과 접해있어서 과격한 이슬람 국가인 ‘모리타니’ 사역의 교두보를 확충할 수 있는 곳입니다. 남쪽으로는 도로가 세네갈의 종교적/경제적으로 중요한 도시들을 거친 후, 수도 ‘다카르’까지 이어져 있어서 세네갈 교회 확장을 위해 중요한 곳입니다. 서쪽으로는 세네갈 강을 따라 도로가 내륙으로 뻗어 있어서, 내륙의 종족 사역을 확장하고 지원하는데 용이한 도시입니다. 그래서 지금까지 많은 서양 선교단체들이 이 도시의 중요성을 인식하고 많은 선교 사역을 펼쳐왔습니다.
하지만 이미 500년 전부터 기독교를 접한 관문도시임에도 불구하고, 아직까지 세네갈 현지인 교회가 한 곳도 세워지지 못한 영적으로 강퍅한 땅이기도 합니다. 즉 ‘생 루이’는 저를 통해 복음을 처음 듣게 될 곳이 아니라, 이미 기독교와 선교사에 대해 식상함을 느끼고 있고 부정적인 고정관념을 가지고 있는 곳임을 뜻합니다. 그래서 오히려 더 지루하고 긴 싸움을 해야 할 곳이 될 것 같습니다. 아마 제가 그곳에 도착해서 가장 먼저 해야 할 일이 왜 그토록 많은 서양 선교사들이 열정을 쏟았지만 교회가 세워지지 못했는지, 그 이유를 찾는 것으로부터 시작될 것 같습니다. 분명히 성경은 모든 땅에 교회가 세워질 수 있다고 말하고 있습니다. 저는 성경이 진리임을 믿기에 ‘생 루이’에도 하나님께서 교회를 세우실 것을 믿으며 나아가려 합니다.
5월에 시몬/다솜이 학교에서는 세계 여러 나라를 소개하는 축제가 있었습니다. 아시아 축제 날 시몬/다솜이는 한복을 입고 김밥과 깍두기를 들고 각 반 교실을 돌면서 한국의 문화를 소개하는 시간을 가졌습니다. 이 시간을 통해 시몬이는 자신이 한국인임을 자랑스러워하게 되었습니다. 다양한 문화 속에서도 한국인의 정체성을 잃지 않으면서 모든 민족을 사랑하는 아이들로 자라 갔으면 좋겠습니다.
기도제목
1. 9월 2일 ‘생 루이’로 이사를 가는데, 이사 준비가 잘 진행되도록
무엇보다 하나님께서 준비시키신 사람을 만날 수 있는 곳에 집을 얻을 수 있도록
2. 세네갈 문화를 잘 이해하고 수용할 수 있도록
3. 월로프어와 프랑스어의 진보가 있도록
4. 시몬/다솜이가 새로운 환경에 잘 적응할 수 있도록
2010년 6월 7일 서부아프리카 세네갈에서 김재태/육광숙/시몬/다솜 드림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