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원준/박효진 [독일] 2010.07.07

사랑하는 동역자님들께

저희 가정은 약간의 휴식을 마치고 이제 다시 선교지로 떠나게 되었습니다 (7월13일 저녁 11시출국)
30대의 시간을 보낸 사랑하는 캄보디아에서의 기억을 감사함으로 가슴에 묻고, 선교사란 하나님이 보내시는 곳으로 언제든 새롭게 떠나야 하는 사람들임을 다시 한 번 깨닫습니다. 그래서 감사합니다. 여전히 우리를 사랑하시고 우리의 삶을 사용하시기를 기뻐하시는 하나님 때문에 익숙한 ‘캄보디아 선교사’의 명찰을 내려놓고 아직은 낯설은 ‘독일 선교사’란 새로운 이름표를 가슴에 답니다.
저희는 다시 저희들을 필요로 하는 곳으로 떠납니다. 그 곳에서도 한결같은 사랑으로 우리를 인도하실 하나님께 다시 한 번 충성을 다짐합니다. 힘들고 어려울지라도 넉넉히 이기며 행복한 선교사가 되도록 또다시 기쁨으로 함께 동역해주시기를 요청 드립니다.
지난 10년간 함께해 주신 동역자님들을 한 분 한 분 찾아뵙고 인사 올렸어야 하지만 그렇게 하지 못한 것을 죄송하게 생각하며 용서를 구합니다. 그리고 동역자님들 모두 사랑합니다.

장원준·박효진·근용·미연 선교사 가정 기도제목

1. 하나님의 지상명령인 선교를 통해 지속적인 영광을 돌리도록
2. 독일 레겐스브르크 연합교회를 잘 섬기도록
3. 흩어져 있는 한인 디아스포라들에게 선교적 삶의 실천과 열정을 일깨워 주도록
4. 그리스도의 사랑을 통한 치유와 헌신과 기쁨이 충만한 사역이 되도록
5. 가족의 건강과 근용이와 미연이의 학업을 위해(하나님께서 인도해 주시도록)
6. 부족한 재정을 위해

연락처 : 070-7524-0626
장원준선교사 후원
외환은행 계좌 : 303-04-00000-772 (한국해외선교회)
※ 처음 후원시 후원자명을 기재해주십시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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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하는 동역자님들께 (2010년 5월,6월 선교서신 선교지 캄보디아에서의 지난 10년을 뒤로하며…
– 박효진 선교사

안식년에 대한 교육을 받았음에도 불구하고… 다시는 돌아오지 못한 채 캄보디아에서 죽을 것으로 알고 떠났던 선교지 생활 2년 차, 믿었던 동료에게 배신당하고 집에서 쫓겨남이란 첫 번째 위기 가운데에서.. 필사적으로 하나님께 매어달리며 울며 기도하던 장선교사에게 주신 뜻밖의 비젼 ‘목회’… 왜요? 하나님?? 서원한대로 온전한 마음으로 순종하여 선교지로 나온 바로 이 시점에서 목회라니요??? 이해할 수 없는 이 비젼이 하나님께로부터 온 것이라면, 하나님. 두 텀의 시간을 선교지에서 보내고 난 후에 이룰 수 있도록 허락해주십시오.
주신 비젼을 소중히 마음에 담아두고 흔치 않은 경험인 개척선교사로서의 길을 걸어가다 만난 두 번째 위기. 이민재선교사의 순교. 그 이후로 언제든 하나님 앞으로 갈 수 있는 철저하게 험한 오지로의 순례자와 같은 외로운 사역의 길을 묵묵히 걸었습니다… 몸을 아끼지 않고 험한 정글길과 바닷길을 다닌 약9년의 시간은… 눈으로 보이는 것은 별로 없는, 돌짝 밭에서 돌 고르고 고랑파기와 같은 시간이었습니다…
우리에게 주신 개척선교사로서의 삶이 단지 길 닦기뿐 일지라도… 감사함으로 욕심부리지 않기로 했습니다… 곤하나 꿈같이 행복한 두 텀의 시간이 지나자… 이제 착실히 씨 뿌리고 물을 줄만한 성실한 후임 선교사를 보내주시고, 감사함으로 캄보디아에서 철수할 수 있는 길을 열어주셨습니다.
미국교회의 담임 청빙… 마음에 담아두었던 목회의 비전이 떠오르며, 하나님의 인도하심인 줄 알았습니다. 특별한 어려움이 없이 한국으로의 귀국까지 순조롭게 이루어지자, 마음 한구석의 어쩐지 불편한 느낌은 그다지 크게 신경 쓰이지 않았습니다. 그러나 믿을 수 없는 오명을 덮어 쓴 채로 청빙이 무산되고… 꿈 꾸지도 않았던 부끄러움의 시간을 지나며 철저하게 낮은 자리로 내려가게 되었습니다.
확인에 확인을 거듭하며, 순종함으로 신중하게 움직였는데 확실한 응답이라 믿었던 그 말씀은 무엇이었나요? 의심하진 않았지만 무엇인가 잘못 이해한 것이 아닌가. 주신 응답을 붙잡고 치열하게 씨름하기를 몇 주.
그 시간동안 참 많은 것을 배우게 하셨습니다. 충분히 알고 이해하고 있다고 생각했던 여러 가지 아픈 마음들에 대한 실제적인 경험. 더 큰 믿음과 용기를 필요로 하는 ‘기다림, 인내’. 어떤 오해와 부끄러움 속에서도 떠들썩하게 변명하지 않기. 힘든 배움의 시간을 지나 문득 알게 하신 한 가지 사실이 고통스럽던 혼란을 멈추게 하였습니다.
의심치 않고 따라왔던 그 응답에는 ‘그 곳에 가서 다시 한 번 충성하라’라는 말씀이 있었지만, ‘그곳’이 어딘지 말씀하신 적이 한 번도 없다는 사실. 그 사실을 인식하자 유럽에서 부르는 소리가 들렸습니다.
3년 전, 본부의 허락 하에 아이들을 위해 다녀온 유럽여행. 계획하지 않았던 여러 한인교회에서의 설교를 통해 열악하기 짝이 없는 유럽의 고군분투하는 목회자들의 삶을 알게 되었고, 그에 비하면 오히려 여건이 나을 수 있는 캄보디아에서의 삶이 어쩐지 죄송스러워 중보를 계속하고 있던 그 곳. 하나님… 가라하신 ‘그 곳’이 유럽인가요..?
우리를 부르는 독일의 레겐스부르크에는 목회자의 잘못으로 인해 상처받고 나뉘어진 소수의 영혼들이 있습니다. 기독교의 무덤이 되어가는 유럽 안에서도 한국에서의 관심과 도움을 받지 못하는 사각지대인 한인 그리스도인들의 작은 공동체입니다.
상처 입은 그들이 마음을 열기까지 그 아픔을 안아주며 기다릴 수 있겠느냐 묻습니다. 훈련 받고 준비되어 매년 파송되는 수 백명의 MK교사들 중에, 험한 오지에서 간절히 도움을 기다리는 단 두 명의 남매를 사랑으로 마음에 품고 찾아오는 이가 없다는 사실에 절망하며 흘렸던 지난 날의 나의 눈물을 기억나게 하시며 그들의 부름에 동일한 아픔을 느끼게 하십니다.
그 동안 아낌없는 사랑과 신뢰로 동역해 주심에 마음 깊이 머리 숙여 감사드립니다. 그러나 저희 가정이 단지 후진국인 캄보디아에 산다는 이유만으로 동역하시지는 않았으리라 생각합니다. 저희 가정이 하나님의 일을 한다고 믿으시기에, 하나님이 기뻐하시는 일이라면 이것 저것 조건을 계산하지 않고 미련스럽도록 충성한 장선교사의 삶을 아시기에 기쁨으로 동역해주셨음을 믿습니다.
독일에서도 여전히 선교사로서 살기 원합니다. 장선교사의 선교 동원의 은사를 통해 비전 없는 젊은이들에게 선교에 대한 뜨거운 마음을 열어주고 싶습니다. 변화 받은 그들을 통해 그들이 속한 독일 사회와 인간관계 안에서 참된 그리스도인의 삶의 능력을 일깨우고 싶습니다. 상처받은 치료자로서 그들을 안으며 예수님의 사랑 가운데 살아있는 선교 공동체를 꿈꿉니다. 그래서 오랜 시간 품어온 ‘목회’의 비전을 통해 주님이 사랑하시는 자들을 섬기기를 원합니다.
그 동안 신실하게 동역해주심으로 캄보디아에서의 선교사역을 무사히 마칠 수 있도록 도와주신 사랑하는 동역자님들께… 저희 가정의 새로운 선교 사역에 다시금 동역해 주시기를 예수님의 이름으로 간곡히 요청합니다.

하나님 앞에서 동역자님들의 사랑에 깊이 감사드리는
장원준·박효진·근용·미연 선교사 가정 올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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