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완주/박미영 [헝가리] 2010.07.12

저희를 사랑해 주시는 모든 분들께!

지난 봄부터 이곳 헝가리는 그 동안 비가 많이 내렸습니다. 이번 비로 집시촌을 비롯해서 헝가리 북부에서는 수재민이 많이 발생했습니다. 장마가 그친 다음부터 날씨가 무덥고, 특별히 올해는 비가 많이 와서 예년에 비해서 모기가 더 많아졌다고들 합니다. 저희가 사는 아파트는 창마다 모기장이 없어서 모기 때문에 힘들었습니다. 미국에서는 어느 집이건 방충망이 잘 되어 있어서 모기 걱정 없이 살았습니다. 그 동안에는 세들어 살면 당연히 집주인이 방충망을 해줘야 하는 것으로 알고 살아왔는데 이곳에 오니 방충망도 없고, 집주인이 해주는 것도 아니랍니다. 그래서 엊그제는 별수 없이 모기장을 사다가 저희가 직접 창문마다 모기장을 붙였습니다. 앞으로 두 달 정도만 살면 부다페스트에서 집시촌으로 들어가야 하기에 그냥 살려고 했었는데 모기의 극성 때문에 너무 힘들어서 그렇게 했더니 이제는 살 것 같습니다.

그 동안도 평안하시지요? 여름철인데 무더위와 모기 때문에 괜찮으시진지 모르겠네요. 저희가 살았던 북가주는 워낙 날씨가 좋고 여름철에도 모기가 없는 지역이라 이런 여름일수록 그곳이 더욱 그립습니다.
  저희는 여러분의 기도와 염려 덕분에 건강히 잘 지내고 있습니다. 저희를 늘 사랑해 주시고 기도해 주셔서 진심으로 감사합니다. 거의 두 달만에 2010년 7월 <선교보고> 편지를 드립니다. 지난 4월 말에 선교보고를 드린 후 그 동안 별로 변한 것이 없는 일상이었습니다. 그러다보니 <선교보고> 편지가 조금 늦었습니다. 이해 바랍니다.

1.  헝가리 정세 및 집시(로마니)족들의 현실
유럽공동체(EU)에 속한 유럽 몇 나라의 경제 위기로 유럽 전체가 어려운 가운데 헝가리 역시 전 정권의 방만한 경제운용으로 인하여 경제가 더욱 어려워지고 있습니다. 이렇게 경제가 어려운 가운데 올해는 예년에 비해 비가 많이 와서 집시촌을 비롯해서 헝가리 곳곳에 많은 수해가 있었습니다.

이번 수해로 인하여 집시촌 사람들의 생활은 더욱 힘들어졌습니다. 얼마 전에 집시촌에 가서 찍은 사진들인데 많은 비로 인하여 가득했던 물은 빠졌지만 어른들의 얼굴은 수해로 인한 삶의 고단함 때문에 수심이 가득합니다. 그렇지만 천진난만한 아이들은 마을 한 켠에 모여서 불장난을 하고, 비록 바람빠진 찢어진 공이나마 모여서 공을 차며 즐겁게 소리지릅니다. 가뜩이나 낡은 집들이 이번 수해로 더욱 더 낡아졌는데 낡은 집들 사이에 앉아서 근심어린 얼굴로 아이들을 바라보는 어른들의 삶은 고단하기만 합니다. 올해는 수인성 질병이 더 극성을 부릴 것 같아 걱정입니다.

  2. 저희 가족의 근황
저희 부부는 두 학기의 헝가리어 공부를 마친 후 현재는 집에서 그 동안 배운 헝가리어를 복습하고 있습니다. 또한 지금까지 부다페스트에서 사역했던 노숙자 사역 및 헝가리인 교회 사역을 계속 도우면서 요즘에는 오는 8월 말이나 9월 초에 헝가리 북부지역 집시촌에 들어가기 위한 여러가지 준비를 하며 여름을 보내고 있습니다. 저희 선교회 본부와 상의한 결과 먼저 집시촌에 들어가서 현재 그 지역에서 집시선교를 하고 있는 선교사님 내외분 밑에서 필요한 기간 동안 인턴쉽을 하며 집시선교를 배우기로 했습니다.
그 선교사님 가족과 좋은 관계 속에서 인턴쉽을 하며, 그분들이 그 동안 해온 집시선교를 잘 배우고, 또 그분들의 선교에 귀한 동역이 될 수 있도록 해야 합니다. 위해서 기도해 주시기 바랍니다.

이제 집시촌 지역으로 들어가면 이곳 부다페스트에서 생활과는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열악하고 외로운 생활이 기다리고 있습니다. 한국인이라고는 저희가 가서 인턴쉽을 하게 될 한국 선교사님 한 가정 뿐. 심지어 아시아인 조차도 없는 곳이기에 고립감이 한층 더할 것입니다. 거기다가 부다페스트에 비해서 영어를 하는 사람이 거의 없기에 헝가리어 외에는 말도 통하지 않는 지역이라 언어로 인한 스트레스도 많을 것입니다. 이사를 하는 일도 그렇고, 저희가 살 집을 구하는 것도 기도가 많이 필요합니다.

저희 아이들(한울, 솔지)는 미국에서 방학을 해서 저희와 함께 있습니다. 여름방학이 거의 3개월인데 그 동안 미국에서 하숙을 할 수 없어서 헝가리로 왔습니다. 아이들은 헝가리에 있는 동안 공부를 하면서, 집시선교지도 방문하고 저희와 함께 선교사 가족으로서의 현지 선교에 대한 직접적인 체험도 하며 지냅니다.
저희로서는 그 동안 떨어져 있었던 아이들과 함께 지내는 것이 너무 좋고, 또 아이들이 선교사인 부모를 이해할 수 있는 좋은 기회라고 생각되어 기쁘고 감사한데 아이들 입장에서는 거의 두 세 달을 친구 한 명 없는 이곳 선교지에서 보내게 되어 조금은 심심해 하는 것 같습니다.

그렇지만 집시족들의 삶을 현지에서 직접 목격하면서 도전도 받고 이런 사역을 위해서 선교사가 된 부모를 더욱 존경하는 마음을 갖는 것 같습니다. 그러면서 두 아이 다 앞으로 의사가 되고, 사회인이 되어 평생 집시선교를 위해 크든 작든 선교사로서 헌신을 하겠다고 해서 얼마나 고마운지 모릅니다. 우리 아이들이 그런 마음을 갖게 된 것은 부모가 사역하는 선교현장에 와서 부모의 삶을 직접 보기 때문인 것 같습니다.

우리 아이들은 여름 방학을 여기서 보낸 후 여름방학이 끝날 즈음에 아들 한울이는 조지아주 아틀란타 에모리 대학교 기숙사로, 솔지는 캘리포니아 산호세의 하숙집으로 돌아가서 가을학기를 시작하게 됩니다. 아이들을 위해서도 기도 바랍니다.

3. 특별 기도 제목
지난 4월 말 <선교보고> 편지를 드릴 때에도 자동차 구입을 위한  특별 기도 제목을 말씀 드렸었는데 또 말씀드립니다. 적당한 중고차를 구하려고 하는데 아직 자동차를 구하지 못했거든요. 이미 말씀드린대로 저희가 들어가게 될 지역의 로마니(집시)들은 그 지역 농촌 지역에 촌락을 이루어 아주 열악한 생활들을 하고 있습니다. 이곳 부다페스트에서는 자동차 없이 대중교통을 이용하며 살고 있는데 저희가 사역할 곳이 환경적으로 도로포장도 안되어 있는 곳이 많을 정도로 아주 열악한 로마니(집시) 지역이므로 그 지역에 맞는 자동차 없이는 사역이 어렵습니다. 더군다나 제(박완주 선교사)가 의족을 하고 있는 장애인이기 때문에 특별히 장애인인 저와 집시선교에 적합한 자동차를 구입해야 합니다. 위해서 기도해 주시고, 후원해 주시기 바랍니다.

4. 기도제목
1) 저희 가족의 영육간의 건강과 저희 부부의 언어발전을 위하여.
2) 아들 한울이가 대학에서 열심히 공부하여 훌륭한 의사가 되어 집시선교에도 동역할 수 있도록.
3) 올 가을에 주니어(고2)가 되는 딸 솔지가 열심히 공부하여 좋은 대학에 진학할 수 있도록.
4) 집시선교에 소명이 있는 헝가리 현지인 동역자를 만날 수 있도록.
5) 집시선교가 잘 이루어질 수 있도록 지혜와 능력을 주시길.
6) 부다페스트에서 헝가리 북부지역 집시촌으로 이사를 해야하는데 살 집을 잘 구하여 이사할 수 있도록.
7) 자동차 구입에 필요한 재정이 채워져서 집시선교에 적합한 자동차를 구입할 수 있도록.
8) 파송교회, 후원교회 및 후원자, GMP America, GMP북가주 이사회를 위하여.
9) 양가 부모님과 형제들을 위하여.
10) 헝가리의 복음화 및 국가적인 안정을 위해서.

수해로 힘들어 하는 집시촌 사람들의 고단하고 힘겨운 삶을 보면서 하나님께서 왜 저희를 이곳에 보내셨는지 다시 묻게 되었습니다. 그들 속에 들어가서 그들과 함께 하며 선교사로 산다는 것이 당연히 힘들긴 하지만 로마니 아이들의 천진하고 초롱한 눈망울을 보면 꿈과 소망이 더 분명해 집니다.
저희는 미련하고 연약하지만 그분은 전지전능하시며 신실하심을 믿습니다. 그리고 부족한 저희를 통해서 이루실 그분의 위대하신 일을 기대합니다. 그리고 이러한 저희를 위해 늘 기도해 주시는 여러분들께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저희 대신 교회 앞에 안부 인사 전해 주시고, 앞으로도 계속적인 기도와 후원을 부탁 드립니다.
저희 가족은 최선을 다하여 훌륭한 로마니(집시) 선교사가 되어 그 귀한 사랑에 보답토록 하겠습니다.

감사합니다. 사랑합니다. 주의 평화!

후원안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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헝가리 집시선교사
박완주 박미영(한울 솔지) 드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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