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란 개나리가 꽃망울을 터뜨리고 벚꽃도 마음껏 화려한 얼굴을 활짝 웃어 보입니다.
겨우내 강한 바람과 뿌연 석탄 연기가 가득했던 베이징에도 봄이 왔다고 기뻐하고 있는데 사랑하는 동역자의 부음을 듣고 추모의 마음을 전합니다.
고 승희 님도 이제 4살 박이와 4개월 됀 아이를 두고 가정에서도 예쁜 꽃으로 피어나고
하나님이 주신 태국 땅으로 다시 복음의 씨앗 뿌리기 위해 안식년 동안 한국에서 낳은 아이를 품에 안고 가셨는데 이게 왠 말입니까?
님과 함께 새로운 밭을 일구기 위해 간 남편은 어떻게 합니까?
아직 님의 품에 안겨 사랑을 먹고 자라야 할 아이들은 어떻게 합니까?
사랑하는 딸을 이국 땅에 보내고 밤마다 몰래 눈물을 훔치던 부모님과 형제들은 이제 어쩌란 말입니까?
왜 그리 급히 가셨나요?
하나님 나라를 생각하지 않는다면 하늘을 향해 주먹을 들고 항의하고 싶습니다.
그러나,
하나님이 선하시며 실수하지 않으시기에
이해하진 못하지만 하나님의 선하신 뜻을 믿으며
고개를 숙입니다.
고 승희 님,
당신은 우리 모두의 가슴에 한 알의 씨앗이 되었습니다.
그렇게 바라던 태국 백성들의 가슴에도 한 알의 씨앗이 되셨습니다.
남편과 아이들이, 그리고 우리들이 씨앗이 싹이 나고 많은 열매가 나도록 잘 키울 것입니다.
우리 나라에 와서 1년도 안돼 병으로 순교한 루비 캗드릭이란 선교사를 기억하시지요? 그의 가슴속에는 조선을 사랑하는 마음으로 가득 차 있었습니다. 병상에 누워서 친구들에게 보낸 편지에 이렇게 썼습니다. ” 만일 나에게 천개의 생명이 있다면 그것을 모두 조선 사람이 가져도 좋으리…”
1년이 못돼는 선교지에서의 삶을 살고 28 살 젊은 나이에 세상을 떠난 캔드릭, 하나님은 그녀의 생명을 조선 선교를 위해 한 알의 밀알로 뿌리셨습니다.
당신의 고귀한 생명, 사랑하는 남편과 아이들, 가족들의 가슴이 찢어지는 아픔까지 하나님은 태국선교를 위해 희생하게 하셨습니다.
하나님 나라에서 편히 쉬십시요……
주님의 고난과 부활의 영광을 묵상할 때 마다
당신은 우리의 마음에 다시 부활하여
그리스도의 복음을 위하여
우리도 날마다 죽을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