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동윤/정인혜 [알바니아] 2010.08.01

사랑하는 분들께,

무더운 여름의 한가운데에서 안부를 전합니다. 건강하게 잘 지내고 계신지요? 이곳 알바니아는 여름을 맞아 새로운 풍경이 생겼습니다. 냉방버스가 수입되어 두 개의 노선에서 운행을 시작한 것입니다. 더운 열기로 낮에는 잘 다니지 못하던 사람들이 이제는 냉방버스 덕에 활동이 조금은 더 활발해 질 것 같습니다. 그런데, 얼마 전에 길에서 보니 냉방버스에 타고 있던 사람들이 모두 부채질을 하고 있더군요. ‘벌써 에어컨이 고장났나…’하고 자세히 보니, 버스에 너무 많은 사람들이 탄 바람에 에어컨이 체온의 열기를 감당하지 못하는 것이었습니다.^^ 이 여름에 성경학교와 수련회 등을 준비하고 진행하고 있을 각 교회에도 그러한 뜨거운 열기가 넘치길 소원해 봅니다.

쉬프레사 교회-코너스톤 교회 단기팀 사역

지난번에 이메일 기도 쪽지를 통해 중보 요청을 드렸던 대로 6월 29일부터 7월 11일까지 약 2주간 미국 코너스톤 한인교회(이종용 목사님 담임)에서 40명 가량의 단기 선교팀이 이곳을 방문해 은혜롭게 사역을 마치고 돌아갔습니다. 우나자에레 교회와 쉬프레사 교회 두 곳에서 각 3일씩 영어캠프 형식의 성경학교를 열었는데, 교회 주변의 많은 아이들이 몰려와 찬양과 인형극, 드라마, 게임 등의 프로그램을 통해 ‘구원과 성장’에 대한 메시지를 듣고 함께 기뻐하는 시간을 가졌습니다.

또, 1일 찬양 콘서트를 열어 알바니아 교회 성도들을 초청하여 찬양과 간증으로 은혜를 나누고, 마지막 2박 3일의 일정으로 포그라데치에서 두 교회 연합수련회를 통해 의미있는 나눔과 배움의 시간을 갖기도 했습니다. 코너스톤 교회 지체들의 주님을 향한 열정과 주님께 자신의 인생의 초점을 맞추는 모습 등이 저와 쉬프레사 교회 지체들에게는 큰 도전이 되었고, 앞으로도 귀한 영적인 자양분이 되리라 생각합니다. 기도로 함께 해 주신 여러분들께 다시한번 감사드립니다.

토니와 리베르따의 결혼식

교회에서 리더역할을 감당하던 두 형제자매가 지난 6월 19일 교회에서 결혼식을 하였습니다. 저희 가정이 알바니아에서 처음으로 참석한 결혼식이기도 했고, 교회 건물이 세워진 후 첫 번째로 치러지는 결혼식이기도 했습니다. 결혼식을 준비하는 두 사람의 모습을 지켜보고 또 필요한 일들을 곁에서 도우면서 이들의 결혼식이 신앙적으로, 문화적으로, 교회적으로도 참 의미가 있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또니의 친척 중에는 사우디아라비아에 유학을 다녀온 이맘(모슬렘 사제)이 있을 정도로 강한 모슬렘 배경을 갖고 있습니다. 또니는 부모님과 갈등하며 가정에서 혼자 신앙생활을 해 왔는데, 결혼식을 교회에서 하겠다고 하자 또니의 아버지는 끝내 결혼식장에 오지 않았습니다. 또니는 그날 저녁 친척과 친구들을 위해 연회를 베풀어 음식을 대접하며 밤새 춤을 추는 전통적인 피로연도 치러야 했습니다. 하나님 앞에서 믿음으로 예배하며 결혼서약을 한 이 두 사람이 아름다운 믿음의 가정으로 교회 안에서 잘 세워지고, 복음의 은혜와 능력을 가족과 친척들에게도 나타낼 수 있도록 함께 기도해 주시길 부탁드립니다.

더딘 걸음이지만 한 걸음씩

지난 6월 4일, 졸업시험을 끝으로 티라나 대학에서의 8개월간의 언어과정을 마쳤습니다. 이 과정을 통해 알바니아 문법에 대한 이해와 활용에 대해 실제적인 도움을 받을 수 있어서 유익했던 것 같습니다. 지난 주일엔 교회에서 두 번째 현지어 설교를 했는데, 첫 설교를 준비할 때보다는 좀 더 수월해진 것 같아 감사했습니다. 시간이 지날수록 들리는 말이 많아지기는 하지만 그래도 자신의 생각과 감정을 표현하려고 하면 ‘아~ 아직 멀었구나!’ 하는 좌절감을 자주 느낍니다. 언어공부의 끈을 놓지않고 계속 노력해서 자유로운 언어구사력을 갖출 수 있도록 기도해 주시기 바랍니다.

아이들의 여름방학이 시작되면서 요즘은 기회가 되는 대로 온 가족이 함께 티라나 인근 지역을 둘러보고 있습니다. 지난번에는 티라나 남쪽으로 약 10km 정도 떨어진 ‘사욱(Sauk)’이라는 동네를 둘러보았습니다. 이곳에 교회가 없다는 소리를 들어서 그런지 동네 입구에 우뚝 서있는 자미(무슬림 사원)의 모습이 왠지 더 눈에 띄였습니다. ‘이 지역도 하나님의 영광을 노래하는 곳이 되어야 할텐데…’하는 마음으로 몇 명의 마을 사람들과 인사를 나누었습니다. 텃밭에서 일하시던 한 할머니가 왠 동양인들이 어린 아이들을 데리고 지나가는 걸 보시더니 선뜻 자기네 텃밭에 들어와 쉬어가라고 말을 건네었습니다. 마치 예전 우리나라의 시골 인심과 비슷하다는 느낌이 들었습니다. 지금껏 배운 언어실력을 발휘해서 가족의 안부와 생활 형편 등을 묻고 듣는데, 세 자녀 모두 일을 찾아서 시내로, 외국으로 나가서 지낸다고 하시네요. 헤어질 땐 텃밭에서 자두를 한 아름 따서 유모차에 실어주었습니다. 닭을 무서워하는 아내 때문에 그 동네를 더 깊이 들어가 보지는 못했지만 참 기쁘고 행복한 시간이었습니다.

지난 4월에 열렸던 ‘알바니아 선교사 포럼’에서도 재차 확인이 된 내용이지만 이 나라는 전체 인구 중 모슬렘이 명목적이라고는 하지만 70%인데 반해 개신교의 비율은 1%도 안됩니다. 게다가 여러 현지 사역자들이 헌신적으로 교회를 개척하지만 경제적인 어려움 등으로 자립하지 못해 사역지를 떠나야 하는 안타까운 이야기들을 들을 때마다 ‘하나님이 지금 내게 원하시는 것은 무엇일까?’ 참 많은 생각과 고민을 한 요 몇 달이었습니다. 아직은 퍼즐 조각을 맞추는 것처럼 전체 그림이 완전히 보이지 않지만, 하나님께서 계속 말씀으로 인도해 주시고, 부족하지만 저희를 통해 새 일을 시작하실 것이라는 믿음이 필요한 때임을 느낍니다. “믿음은 바라는 것들의 실상이요, 보지 못하는 것들의 증거니…” (히브리서 11:1) 이를 위해 계속 기도하며, 하나님의 뜻을 분별하고, 믿음으로 한 걸음씩 내딛을 수 있도록 여러분들께도 기도를 부탁드립니다.

승용차를 선물받았습니다!

한 달 전에 어느 선교사님 가정이 안식년으로 알바니아를 떠나시면서 저희 가정이 가장 필요할 것 같다며 타시던 차를 저희에게 선물해 주셨습니다. 자동차가 생기길 기도하고는 있었지만 이곳의 중고차 값이 워낙 비싸서 차량 구입에 대해 엄두를 못내고 있었는데, 하나님께서 예상치도 못했던 때와 방법으로 응답을 주셨습니다. 비록 오래되고 낡은 차이기는 하지만 이 차를 통해 알바니아의 여러 지역들을 더 많이 둘러보라고 날개를 달아주신 것 같아 너무나 기쁘고 감사합니다. 더불어 알바니아의 교통 환경이 좋지 못한데(차선이 없음) 안전운행을 위해서도 기도해주시길 부탁드립니다.

아울러, 얼마 전(6월 12일자) KBS에서 방영된 ‘걸어서 세계 속으로’라는 프로그램에 알바니아가 소개되었다는군요. 저희도 인터넷으로 다운 받은 내용을 보았는데, 알바니아를 ‘동유럽의 새로운 진주’라고 표현하며 개략적인 역사와 문화, 자연과 지역 등을 소개하고 있어 여러분들께도 시청을 권해드리고 싶습니다.

그럼, 여름 동안 늘 강건하시길 빕니다. 또 소식 전하겠습니다. 감사합니다.

2010. 7. 30

티라나에서, 나무가족(이동윤/정인혜/형석/형민/형범) 드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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