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교의 동역자님들께
좋으신 주님의 이름으로 문안드립니다. 올해도 며칠 남지 않는 달력을 보면서 시간의 흐름이 참 빠르다는 것을 느낍니다. 엊그제 한국에 온 것 같은데 벌써 6개월이 지났습니다. 날마다 우리들을 깜짝 놀라게 하고 끊이지 않는 사건 사고가 시간 가는 줄 모르고 살게 하는 것 같습니다. 12월의 끝자락에서 한해를 돌아보면서 하나님 앞에서 사는 인생을 다시 한 번 점검하게 됩니다.
한국에서의 생활과 사역
저희 가족은 지난 6월 16일 날 한국에 안식년으로 돌아왔습니다. 한국에 돌아와 선교지에서의 지친 삶을 회복하며 재충전하는 시간을 갖고 있습니다. 가족 모두가 많이 건강해졌고 한국 생활에 잘 적응하며 살고 있습니다. 큰 아이 새는 대학 생활을 잘 감당하고 있으며, 둘째 희래도 한국에서의 학교 적응을 잘 하고 있습니다. 희래는 2년 6개월 만에 선교지에서 한국에 돌아와 중학교 2학년 2학기에 편입하여 친구들과도 잘 어울리고 학교 공부도 비교적 잘 따라가고 있습니다.
저는 6개월 동안 한국에서 생활하면서 그냥 쉬기만 한 것이 아니라 여러 가지 사역을 계속하였습니다. 지난 8,9월에는 파송교회에서 매주 설교를 하였고 지금도 한 달에 한 두 번은 설교를 계속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교회와 선교 단체에서 하는 선교 훈련 프로그램에서 선교에 대한 강의를 계속하고 있습니다. 매 달 4번 정도의 선교 강의를 하였고, GMP 선교부에서 기초 선교훈련을 받은 후보생들을 대상으로 인턴 과정으로 5주 동안 선교 전략에 대한 강의를 하기도 하였습니다. 교회에서 하는 설교를 통해서 제 자신이 영적으로 회복되는 기회를 갖고 있고, 다양한 곳에서의 선교 강의는 제 자신의 선교 사역을 정리하며 한국 교회의 선교에 대한 흐름을 이해할 수 있는 기회가 되었습니다.
앞으로의 사역 계획
지난 6월에 한국에 돌아오면서 앞으로의 사역에 대해서 저희 가족은 많은 생각을 하였습니다. 몇 가지 이유로 필리핀에서 사역하던 것을 내려놓기로 하고 앞으로는 한국에서 사역을 하기로 하였습니다. 필리핀에서 사역을 중단하기로 한 가장 큰 이유는 건강 문제입니다. 지난 2년 6개월 동안 필리핀에서 살면서 더위로 인한 체력적인 한계를 많이 느꼈습니다. 몸에 특별한 이상이 있는 것은 아니었지만, 그 동안 첫 선교지였던 에콰도르의 고산 지역에서 살면서 약해진 체력이 나이가 들면서 더운 곳에서의 사역과 생활을 더욱 힘들게 한 것 같습니다. 체력적인 한계를 느끼면서 앞으로의 장기 사역에 대해서 많은 기도와 생각을 하였습니다. 기도하는 가운데 남은 생애를 한국에서 사역하기로 결정 하였습니다. 남미 에콰도르와 동남아 필리핀에서의 선교지 경험과 안식년 동안의 선교학 공부, 그리고 선교 단체의 본부에서의 사역 경험이 오히려 한국에서 더 다양하게 쓰임 받을 수 있다는 생각을 한 것입니다. 지금까지의 경험을 바탕으로 한국에서 선교 분야에서 사역을 할 때 하나님 나라의 관점에서는 효과적일 수 있다는 것입니다. 한국 교회가 세계 선교를 잘 감당하기 위해서는 선교 단체의 역할이 무엇보다도 중요합니다. 그래서 제가 선교 단체 본부에서 사역하는 것도 꼭 필요한 사역이 될 것이라는 확신을 갖게 되었습니다. 이런 확신과 결정은 제 개인적인 차원이 아니라 하나님의 뜻과 하나님 나라의 차원에서 한 것입니다. 제가 하고 싶은 일보다 하나님이 원하시고 필요로 하는 곳에 일하는 것이 중요한 것이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내년 1월부터 GMP 선교 본부에서 사역을 계속하기로 하였습니다. 본부에서는 선교사들이 선교를 잘 할 수 있도록 전략을 세우고 선교사들을 섬기며 관리하는 일을 할 것입니다. 한국에서의 본부 사역도 선교지에서 하는 일과 동일하게 중요하다는 생각으로 동역자님들께서 계속해서 기도해주시기를 부탁드립니다.
감사와 부탁
저희 가족이 선교사가 된지 벌써 17년째 들어서고 있습니다. 지난 17년의 시간을 돌아보면서 하나님의 위대한 일에 쓰임 받은 것은 저희가 잘 나서가 아니라 하나님의 은혜임을 고백하게 됩니다. 아울러 후원자들의 정성과 사랑이 담긴 기도와 재정적인 후원이 없었다면 지금까지 올 수 없었음을 고백합니다. 귀하고 아름다운 후원자들의 모든 관심과 사랑에 진심으로 감사를 드립니다.
이제 저희 가족은 한국에서의 선교사역에 새롭게 출발하려고 합니다. 앞으로도 여러분들의 기도와 재정 후원이 저희가 선교 사역을 할 수 있는 가장 귀중한 기반이 됩니다. 비록 저희가 한국에 있지만 선교사로서 선교지에서와 동일한 후원으로 한국에서 사역을 할 것입니다. 하나님 나라를 위해서 계속되는 동역자님들의 사랑과 격려를 부탁드립니다. 아울러 저희도 동역자님들을 위해 기도하면서 함께 귀한 선교의 사역을 감당하기를 원합니다.
분주했던 한해를 보내면서 주님의 은혜 가운데 귀한 열매 맺는 연말이 되기를 바랍니다. 이번 성탄은 예수님의 탄생의 의미를 회복하며 임마누엘 하나님의 함께 하심이 여러분의 가정과 모든 삶의 영역에 충만하기를 바랍니다.
2010. 12. 10 마포 선교관에서
이 영, 김진희, 새, 희래 드림
(010-7644-6054/ )
기도제목
1. 내년부터 시작하는 GMP 본부 사역을 하나님이 주신 은혜로 잘 감당할 수 있도록
2. 필리핀 다바오 신학교 학생들이 교회 지도자로 잘 훈련받고 생명수 교회가 성장하도록
3. 2월 중순 필리핀을 방문하여 선교사 훈련원에서 하는 선교 전략 강의를 잘 감당하도록
4. 한국에서 사역하면서 필요한 재정이 채워지며, 파송 교회가 계속해서 후원을 할 수 있도록.
5. 내년 3월부터 기거할 집이 필요한데 잘 구할 수 있도록(희래가 수원 중앙 기독 중학교에 3학년 1년 동안 다녀야 하기에 수원에서 집을 구해야 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