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님 다시 오실 때까지 / 김영진, 안은향 선교사의 스무여섯번째 기도편지
한 해의 끝자락에 그리운 동역자님께 문안드립니다. 추운 겨울 날씨 속에서도 건강하신지요? 한 해 동안도 부족한 저희를 이 땅 가운데서 사용해주시고 크신 은혜를 베풀어주신 하나님께 큰 감사를 올려드립니다. 또한 때마다 기도해주시고 물질로 후원해주신 동역자님께 감사를 드립니다.
‘뿐르 보리솥’ 교회
*성탄 예배
지난해에 이어 두 번째 성탄절 예배와 성탄행사는 은혜롭게 잘 마쳤습니다. 26일 주일에 예배를 드리고, 2부 행사를 가졌습니다. 그동안 바쁜 중에도 모여서 연습한 찬양과 율동, 성극, 리코더 연주, 한국인 지체들의 찬양 등으로 즐거운 시간을 가졌습니다. 특히나 성극은 한 번도 해보지 않던 것이라 연습하면서도 힘들었는데 당일에는 너무 잘 해서 모두가 재미있어 하고 박수를 많이 받았습니다.
이번 성탄 예배에도 이웃들에게 초대장을 돌리고 초대하였습니다. 작년보다 더 많은 어른들이 오셔서 함께 즐거운 시간을 가졌고, 설교를 통해 복음을 전하는 시간을 가졌습니다. 아이들에게는 음료수와 과자를 성탄선물로 나누었고, 어른들에게는 전도지와 함께 포장한 비누를 선물했습니다. 그리고 올해 꼭 하고 싶었던 초대한 어른들을 위해 맛있는 현지 음식 ‘눔반쪽’(보통 잔치 때 많이 하는 음식이며, 고기를 넣은 카레국과 국수, 바게트빵, 야채와 함께 먹는 맛있는 음식입니다)을 준비해서 함께 먹는 시간을 가질 수 있었습니다.
작년과 달리 어른 성도들이 있어서 전날부터 장을 보고 음식을 준비할 수 있었고, 교회에는 다니지 않지만 이웃 어른들 몇 분이 자원하여 장 보는 것을 도와주기도 하였고, 주일 아침 일찍 교회에 와서 음식하는 것을 도와주셨습니다. 이제 프싸짜 마을에 교회가 세워지고 이웃들이 기쁨으로 교회 일을 도와주는 것을 경험하니 너무 기쁘고 하나님께 감사했습니다. 언젠가 교회 주위에 있는 이웃들 모두가 예수님을 영접하게 되기를 기도해봅니다.
이번 성탄절 예배 때는 많은 아이들과 어른들이 참석해서 바깥까지 천막을 바닥에 깔고 의자를 폈지만 앉을 자리가 없을 정도였습니다. 몇몇 어른들은 자리가 없어서 돌아가신 분들이 계셔서 마음이 아팠습니다. 이번 성탄절을 보내고 나서 내년에는 하나님께서 넓은 예배당을 허락해 주시기를 기도하는 기도제목이 저희와 교회 성도들에게 더욱 간절해지고 있습니다. 하나님의 때에 이 일이 이루어지도록 함께 기도를 부탁드립니다.
* 간증
세례교인인 ‘쓰라이페악’은 아이를 가지기 원하였지만 결혼 한지 수년이 지나도 아이가 없어서 힘들어하고, 남편과의 불화가 잦았습니다. 모일 때마다 자매를 위해 함께 간절히 기도했더니 하나님께서 놀랍게 응답해주셨습니다. 지난달에 임신 소식을 듣고 모두가 기뻐했고 하나님께 감사를 드렸습니다. 자매는 자신이 예수님을 믿고 난 후 기도의 응답으로 이 일이 이루어졌음에 감사하며 간증하는 시간을 가지기도 했습니다.
또한 세례교인인 ‘싸브은’은 작년에 예수님을 영접하였지만 일자리를 찾아 프놈펜에 갔다가 올 해 다시 꺼꽁으로 와서 열심히 신앙생활을 하고 있는 두 아이를 둔 엄마입니다. 평소 갑상선에 큰 혹이 있어서 피곤하고 힘들어 했었는데, 지난달에 한 주간 꺼꽁 병원에 프랑스 의료진이 와서 무료로 수술해주는 기간이 있었는데 그 기간에 갑상선 혹을 제거하는 수술을 받았습니다. 수술 전 많은 두려움이 있어서 수술실 들어가기 전까지 손을 잡고 함께 기도해주었습니다. 수술실에 들어가서 마취될 때 예수님이 아주 가까이 오셔서 “내 딸아 두려워 말라”라고 말씀하시는 예수님의 음성을 듣고 편안히 수술 받을 수 있었음을 간증하였습니다. 이번 수술로 말미암아 더 신앙적으로 굳건해진 것을 보게 됩니다. ‘싸브은’은 말씀 듣기를 사모하고 시간이 있을 때마다 성경을 읽고 있는 성도입니다. 앞으로 뿐르 보리솥 교회의 첫 집사로 세워질만한 성도인데, 믿음이 더욱 아름답게 성숙해지고 건강이 속히 회복될 수 있도록 기도를 부탁드립니다.
교도소
매주 화요일에 함께 말씀을 나누고 한글을 공부하는 30여명의 지체들이 말씀을 들을 때 심령에 놀라운 변화가 있도록 기도부탁을 드립니다. 최근에 교도소가 많이 발전하고 있고, 채소 재배를 비롯한 여러 새로운 일거리들이 생겨 바쁜 하루하루를 보내고 있습니다. 전에 시간이 많았을 때는 개인적으로 성경을 많이 읽었는데 요즘은 성경 읽는 시간이 소홀해지고 있는 듯합니다. 피곤하고 바쁜 중에도 말씀읽기를 사모하고 말씀가운데 하나님을 만날 수 있도록 기도를 부탁드립니다.
2주전에는 교도소에 가니 한 형제가 편지 한 장을 건네주었습니다. 다른 지역에는 이미 있지만 꺼꽁에 몇 달 전 기독교 라디오방송채널이 새로 생겼습니다. 이 소식을 알게 된 형제가 말씀을 듣고 싶지만 라디오가 없어서 말씀을 들을 수가 없으니 라디오 하나를 좀 구해줄 수 없겠냐는 편지였습니다. 마침 지난 번 그 방송국 직원과 만나면서 저희에게 라디오 2개를 준 것이 있었는데, 지난주에 그 라디오를 주었습니다. 그리고 나서 이번 주에 가니 또 여러 명이 편지를 써서 자신들의 방에도 라디오가 필요했습니다. 방송국 직원에게 문의하니 후원해줄 수 있다고 하여 12개의 라디오를 더 공급하려 합니다. 그러면 교도소 안 14개 방 모두에 라디오가 공급되는 것입니다. 죄수들이 라디오 청취를 통해 하나님의 말씀을 듣고 예수님을 만날 수 있기를 기도해 주십시오.
주일 오후에 코이카 봉사 단원으로 꺼꽁에 와서 섬기고 있는 지체들과 함께 한국인 예배를 드리고 있습니다. 꺼꽁에는 한인교회가 없는지라 제가 이 예배를 인도하고 있습니다. 적은 인원이 함께 예배를 드리지만 그동안 조금씩 모아진 헌금으로 고기와 오리알이 들어간 만두 240개와 음료수 240개를 준비해서 성탄절에 지체들과 함께 교도소를 방문했습니다. 죄수들과 직원들에게 준비한 간식을 나누면서 아기 예수님의 탄생을 전하는 시간이었습니다.
꺼까삐, 꺼스랄라우 섬, 정글 트모방 마을, 이슬람 마을
트모방 마을의 길이 갈수록 좋아지고 있습니다. 아직 곳곳에 큰 웅덩이가 있고, 험한 길들이 있지만 예전에 비해 길이 좋아지고 있어 안전이나 시간적인 면에서 훨씬 나아지고 있어 감사하고 있습니다. 하나님의 뜻이 계셔서 인도하신다면 내년에는 의료 전도사역과 더불어 그 곳에 교회개척이 이루어지기를 기도하고 있습니다. 욕심이 앞서지 않게 하시고 하나님의 뜻을 행할 수 있도록 함께 기도해 주십시오.
꺼스랄라우 섬은 저희의 사역에 호의적이지만 꺼까삐 섬은 예전과 달리 최근 면장이 바뀌면서 사역을 하기에 까다로워진 부분이 있습니다. 모든 사역지마다 하나님의 보호하심과 함께하심이 있도록 기도를 부탁드립니다.
이슬람 마을은 정기적으로 예수님의 사랑을 가슴에 담고 방문하여 의료사역으로 섬기고 있습니다. 캄보디아에도 점점 이슬람이 확장되어가고 있습니다. 올해 이슬람을 연구하는 학자가 캄보디아를 방문하고 이슬람의 실태를 조사한 적이 있는데, 앞으로 이슬람이 불교나라인 캄보디아에서도 강력한 종교 세력으로 등장할 것이라고 말했다 합니다.
이 땅 캄보디아를 품어주십시오. 겉으로는 열려있는 듯 하지만 좀처럼 잘 변화되지 않는 불교와 정령 숭배의 견고한 진, 빠른 속도로 확장되어 가고 있는 이슬람의 견고한 진이 무너지도록 함께 기도해주십시오.
기도제목
1. 한해 동안도 저희 가정과 선교사역을 신실하게 인도하시고 은혜 베푸신 하나님께 감사를 드립니다.
2. 새해에도 무엇보다 성령충만한 사역자가 되며, 더욱 성숙되고 지혜로운 모습으로 사역을 잘 감당하게 하소서
3. ‘뿐르 보리솥’ 교회의 성도들, 청소년, 아이들의 믿음이 한 단계 성숙하고 교회가 더욱 성장부흥하게 하소서, 새해에는 더 효과적인 사역을 위한 넓은 예배당을 허락하여 주시도록, 교회 청년자매 ‘으랏’의 귀(프랑스 의료팀이 왔을 때 검사를 받았는데 별 다른 문제는 없다고 하는 데 잘 들리지 않습니다)가 치유되고, ‘짠띠’의 피부백반증(치유를 위해 눈물로 기도하고 있는 자매입니다)이 치유되게 하소서
4. 새해에는 교도소 안에서 세례식이 이루어지며, 복음이 왕성히 전해지게 하소서
5. 올해 꺼스랄라우 섬마을에 대전순복음교회와 대구남부교회를 통해 우물 6개를 파서 지역 주민들의 필요를 채울 수 있게 하셔서 하나님께 감사를 드립니다. 새해에도 꺼까삐 섬과 꺼스랄라우 섬으로 가는 뱃길에 안전을 지켜주시고, 의료 전도사역을 통해 기쁨으로 복음을 전하게 하소서
6. 이슬람마을 의료 전도사역을 통해 예수님의 사랑을 전하고, 열매가 없더라도 포기하지 않고 영혼들을 품게 하소서
7. 단기선교사인 이학준 형제가 군 입대를 연기하고, 6개월 더 연장하여 이곳을 섬기기로 헌신하였는데, 형제에게 영육간의 강건함과 사역의 열정, 사랑의 마음을 부어주소서
8. 새해에도 파송교회와 후원교회가 더욱 성장 부흥하게 하시고, 기도로 물질로 후원하는 동역자의 삶과 가정과 일터를 축복하시고, 연로하신 부모님의 건강을 지켜주시고 노년에 더 큰 믿음을 부어주소서
올 한 해도 저희와 사역을 위해 늘 기도해주셔서 다시 한 번 감사를 드립니다. 새해에도 늘 건강하시고, 하나님께서 교회와 가정과 하시는 일 위에 하늘의 복이 넘치고 예비하신 새 일을 행하여 주시길 기도드립니다.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2010년 12월 30일
소망의 땅 캄보디아 꺼꽁에서 김영진, 안은향 선교사 올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