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린 [러시아] 2010.12.31

동방을 정복하라!, 블라디보스톡에 잘 도착했습니다.
안녕하세요! 지난 10월 17일 주일3부 예배 때 인사드리고, 18일 아침 비행기로 러시아 블라디보스톡에 잘 도착하였습니다! 기도와 동역자님들의 사랑에 큰 감사를 드립니다.
제가 도착했을 때 이곳 블라디는 한국의 가을풍경과 거의 비슷했습니다. 단풍이 들고,낙엽이 지고, 선선한 바람이 불어서 이곳이 러시아가 아닌 한국의 강원도 설악산에 온듯한 기분이 들 정도였습니다.^^;
도착 후, 2일동앆은 생활  필수 품들을 선임 선생님들의 도움으로 구입하고(냉장고, 전자레인지, 믹서기등), 기숙사에 짐을 풀고, 선임 선생님이 주신 핸드폰을 받아, 인간으로써 나름 구색을 갖추게 되었습니다.ㅎ
군대에서도 신교대에서 한 2~3일정도는 아무것도 안시키듯이, 저도 3일간은 마음의 준비를 하고 있었습니다.
아니나다를까!
3일 후부터 저에게 여러가지 해야 할 일들이 주어져서 정신 없이 바쁘게 다녔습니다. 홍정웅장로님을 도와서, 학교 내 비닐 하우스에 있는 토마토를 마무리 정리하는 일과 온실 내부 정리를 하고, 학교 내에 있는 여러 꽃 화분들을 관리하는 일들, 배추밭에 물 주기 등이 었습니다.
또한 틈틈히 국제학교아이들(MK)들과 운동장에서 축구도하고 유치원 아이들과 놀아주기도 했습니다.
신임 젊은 선생님이 왔다고, 저 멀리 우수리스크에서 많이 바쁘신 선생님들도 국제학교로 오셔서 환영해주셔서 너무너무 감사했습니다.
오랜기간동안 수고하신 선배선생님들을 도와서 많이 배우고, 러시아어도 잘 배워서 많은 도움이 되도록 열심히 하겠습니다!!! 충성!ㅎ

러시아어로 듣기,말하기!

이곳 러시아에서는 전혀 영어가 통하지가 않습니다. 예전에 미국과 경쟁하던 나라라 그런지, 국제 공항에서조차 영어가 잘 안 통합니다. 결론은, 러시아어를 반드시 잘해야 한다.. 이겁니다. 이곳 블라디에 오기 전에 윤영곤 선교사님으로부터 조언을 들었는데 “먼저 말하려 하지말고, 무조건 많이 듣기만 하세요”라고 하셨습니다. 그말이 정답인거 같습니다.

참 감사한 것은 국제학교 유치원학생들이 맨날 저에게 말하는 단어가 저에겐 너무나 좋은 네이티브스피커라서(!!^^*) -안 어려운 단어 무한 반복– 너무너무 감사해 하면서 유치원아이들과 옹알이로 이야기를 하고 있습니다. 이제 갓 러시아땅에서 태어난 갓난 아기 최린, 앞으로 러시아 옹알이에서 벗어나, 통역을 할 수 있을때 까지! 무한!! 도전!!!

1인 9색, 어디서나 나타나는 최반장!

블라디국제학교에서 제가 어떻게 지내는지 궁금하시죠? 지금부터 말씀 드리겠습니다.

화,목은 한국어 선생님으로

월,수,금은 러시아어 학생으로

새벽은 죄인으로

아침은 요리사로

낮은 농부로

점심은 학생들의 친구로

오후는 선생님으로

저녁은 주부로

밤에는 네티즌으로 살고 있습니다!!ㅎㅎㅎㅎㅎ

매일매일 내 속에 너무나 다양한 역할을 주신 것에 감사하며, 주어진 역할에 최선을 다해서 지내고 있습니다. 맨 처음 학교에 왔을 때, 학교아이들과 선생님들이 소년 한 명이 왔다면서, 저 소년은 왜 공부 안하지? 라고 물어보기도 했답니다.ㅎㅎ

나이 서른에 소년이라는 말을 들으니 기분이 너무 좋더군요.

많은 역할로 살다보니, 다양한 사람들과 친해지고 알게되어가는 거 같아 너무 좋습니다. 음식하는것 과 설거지, 빨래 그리고 장보기는 정말로 잠깐이라도 정신 줄을 놓으면, 되돌이킬 수 없는 재앙으로 다가온다는 것도 다시 한번 느꼈습니다. 그리고 이곳의 선배 선교사님들이 얼마나 많은 일들을 하셨는지 생각해보고, 정말 너무 고생하시고 수고하셨다고 말씀드리고 싶었습니다.

유치원 학생들 비닐하우스 야외활동

제가 하는 일중 하나가, 비닐하우스 내부 정리입니다. 그런데 토마토가 너무 많이 남아서 아까워하다가, 유치원 학생들이 하루에 한 시간 정도 야외 활동을 하는 시간에, 유치원 선생님께 “비닐 하우스에 토마토가 많이 있는데, 내가 이번 주에 다 정리를 할거니까, 아이들 데리고 가서 구경도 하고, 토마토도 선물로 주면 좋겠다”라고 눈짓, 손짓, 발짓, 외마디 소리 섞어가며 저 어려운 말을 했더니!! 참 똑똑하신 선생님께서 제 이야기를 이해하시고(!!??) 아이들을 데리고 비닐하우스에 오셔서, 현장 학습을 하였습니다. 아이들이 짝을 지어 손을 잡고, 하우스 안에 돌아다니면서 선생님으로부터 토마토에 대해서 설명 듣고 난 후 토마토를 하나씩 들고 기념사진 찍었습니다!

이곳에 와서 가장 생각지도 못했던 일들 중에 하나는, 바로 MK사역이었습니다. 국제학교에는 교민,사역자 자녀들이 있습니다. 젊은(?)청년샘과 함께 있으니 너무 좋아하는 거 같습니다.

저는 전혀 준비도 생각지도 못한 상황이지만 최선을 다해서 이들을 섬기고 있습니다.

자기의 의지와는 상관없이 MK가 되어버린 이들 마음 속의 말 못할 고민과 스트레스를 풀어주는 일이 아마도 저에게 주어진 시크릿 미션인 것 같습니다.

저는 MK전문인이 아니라  “날라리” 선생님인데 이 MK들을 어떻게 해줘야 할까 고민하다가

결국은 제가 할 수 있는건 “이들과 함께!이들을 웃기고!이들의 말을 듣고!이들과 함께 먹자!”가 제가 할 수 있는 거더라구요.

지혜를 주시길 기도합니다 여러분들의 기도가 필요합니다~!!

블라디보스톡 국제학교 한국어 “원어민”교사 사역

11월 부터는 영농사역 농한기준비작업 뿐만 아니라,국제학교 한국어교사로 수업을 시작했습니다. 황동연 교장 선생님 아내이신 장경선 사모님을 보조하여 매주 화, 목요일 5,6,7학년 아이들에게 한국어를 가르치게 되었습니다. 그런데 한국어 수업시간인데 저한테는 마치 맞춤형 1:1 개인 러시아어 수업같이 느껴집니다. 제 러시아어 수준이나, 학생들의 한국어 수준이 비슷해서(!?) 저에게는 러시아어 수업시간, 학생들에겐 한국어 수업 시간인거 같습니다. (참 감사하지요!^^;)

또한 월, 수, 금은 오전에 러시아어 개인 교습을 받고 있습니다.  “류드밀라”라는 선생님께 오전에 러시아어를 배우고, 그 배운 것을 오후에 학교에 가서 유치원아이들에게 써먹는 재미가 쏠쏠합니다!!ㅎㅎ 맨 처음엔 아무런 단어도 모르던 제가 한단어, 두단어 내뱉기 시작하고 알아듣기 시작하니까, 한국어 수업할 때 학생들의 태도도 달라지고, 맨날 내 이름만 외쳐대는 유치원아이들과의 관계가 아주 조금씩 조금씩 나아지고 있는 것 같습니다.

그러나….대부분의 러시아사람들은, 제가 러시아말을 잘 할 줄 알고, 가게를 가던, 학교를 가던 저만 보면 러시아말로 다다다 쏘아대는데, 저는 그저 웃지요.^ㅡㅡㅡ^;;;(뭐 어쩌라는 건지.ㅎㅎㅎ)

그런면에선, 학교아이들과 선생님들이 참 친절한(?) 것 같습니다. 저보면 손짓발짓, 얼굴표정으로 아주 쉽게 저랑 대화를 나누니까요.!!!!

시베리아 강추위를 만나다 –24도!

12월 14일, 새벽에 바깥의 온도계를 보고나서, 잠시 저는 제 눈을 믿지 못하는 현상을 보고 말았습니다. 온도계가 영하 24도 인겁니다.

제가 강원도 화천에서 군생활 할 때 보았던 바로 그 광경이 여기서도 벌어지는 것에, 정말이지 잠시 넋을 놓고 웃었습니다.ㅎㅎㅎ

그런데 이렇게 딱 한 번 영하 24도로 내려간 날씨를 경험하니까, 그 다음부터는 뭐 영하 10도, 15도, 20도는 정말 거짓말 하나도 안하고, 별로 안 춥더라구요. 영하 15도에 코트도 안 입고 긴 면 티셔츠 입고 학교를 돌아 다녔답니다. 이곳에 계시던 분들이 이번 겨울은 눈도 많이 오지 않고, 많이 춥지도 않다고 하셨습니다. 그래서 참 감사해 했습니다. 제가 더위는 잘 참아도 추위는 잘 못 참는거 아시고, 별로 안 추울 때 이곳에 오게 해주셔서요.^^;

블라디 한인의밤,블라디국제학교 겨울방학식

12월 14일에는 블라디보스톡 현대 호텔에서 연해주 한인의 밤행사에 참가하였습니다. 많은 한인 교민분들과 유학생들 그리고 기업인 분들이 함께하여 즐거운 시간을 보냈습니다. 12월 24일에는 국제학교의 겨울방학식이 있었습니다. 지난 1년간 수고하신 국제학교 선생님들과 선교사님들~! 수고하셨습니다!!

저 개인적으로는 지난 2010년은 “폭풍질주”를 해온 시간들이었던 것 같습니다. 너무나 많은 일들과 셀 수도 없던 은혜와 감사해야 할 것들, 그리고 전고 연약한 저를 연단하시기 위해 수많은 고난과 역경들, 그 모든 시간들을 되돌아보니, 제가 지금 이렇게 있는 것도 정말 너무 감사하고 감사할 뿐입니다.

이곳에서 송구 영신은 조촐히 했습니다.

원어민 선생님들과 선교사님들과 함께 윳놀이와 카드게임 그리고 Wii 스포츠로 아주 재미있게 보냈습니다. 저는 MK들과 함께 밤새 노느라 쫌~ 힘들었어요ㅠ 여기도 새해 되니까 폭죽놀이를 많이 하더라구요. 밤하늘이 너무 예쁘고 아름다웠습니다. 이곳 러시아는 1월1일부터 10일까지가 연휴기간입니다. 크리스마스부터 거의 2주를 쉰다고 해도 과언이 아닌 것 같습니다. 1월 7일이 러시아 사람들이 보내는 크리스마스입니다.(그레고리력 을 써서 그렇답니다) 가족도, 친구도, 애인도, TV도, 영화도 없이 연말 연시를 맞이하는 기분은 인생에 딱 한번 겪어볼 만 한 것 같습니다.ㅎㅎㅎㅎㅎㅎ

시내 나가도 문을 연 가게가 하나도 없어요~ㅎㅎ(다들 쉬는 거죠)

기도 제목

 여러분들의 기도 덕분에, 추운날씨와 낯선 환경에 잘 적응하고 있습니다 감사합니다

 러시아어 공부의 진보를 위해 기도해 주세요(학비 마련과 지혜를 구합니다)

 선임선교사님들에게 도움이 되는 청년이 되도록 기도해주세요

 저에게 딱 맞는, 저를 돕는 배필을 만나도록(북한 선교 비전 있는 자매)

 많은 진실된 기도와 믿음의 재정 동역자들을 개발하여 2년 후에 결혼 할 수 있도록.

 6월에 있을 GMP 유라시아 컴퍼런스(체코),잘 준비하고 농업사역일정에 차질 없이 진행되도록

 남을 비판하기 전에, 내가 그들을 사랑으로 이해하고, 어떤 고난과 역경과 외로움 속에서도 강하고 담대하도록.

 입술을 무겁게 하여 주시고, 지혜롭게 행하도록.

특별하게 드리는 말씀

한국에서 선교 소식지를 보면, 대부분 좋은 이야기들만 있습니다. 그러나 현실은 그렇지 않기에 조심스럽게 글을 씁니다.

이곳 러시아 연해주에 계신 선교사님들을 위해서 기도해 주세요. 너무 오랜시간동안 고립되어 일과 사역에 치여서, 자기개발을 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이곳 러시아연해주공동체가, 변화에 잘 적응하고, 기도제목을 두려움없이 나누고, 의사소통이 자유롭고, 개인이 존중받고 공동체의 결정이 존중받는,

성장과 변화를 서로 촉진하는, 멘토릿을 통해 상호 지원하는, 정보를 잘 공유하는, 섬김의 정신이 있는, 세계와 함께 하는 공동체가 되도록 기도해 주세요.

또한

이곳에 계신 선교사님들을 위해 기도해주세요

현지 러시아어가 능통하도록, 대인관계가 원만 하도록, 건강한 가정(부부관계, 자녀관계)를 만들도록, 언행일치와 배우려는 자세를 갖도록, 자기의 약점을 인정하고 사람을 잘 쓰도록, 마음의 상처가 없도록, 열린 마음과 열정을 가질 수 있도록

특별히 기도해 주세요

또한 이곳의 현지인들과 고려인들과의 관계도

상하관계가 아닌, 같은 이웃, 가족으로 대하도록

한국 사람이라고 우월심을 가지고 비교하지 않는 삶을 살도록 기도해 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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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의 섬김, 그들의 교회, 하나님의 나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