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선영 [대만] 2011.03.12

“내 곁에 있어. 그러면 나도 네 곁에 있을게.

너를 사랑해. 그러니 내 사랑 안에 머물러 있어…”

내 나이 마흔이 넘어 드라마의 한 장면에나 나올 듯한 이런 따듯하고 근사한 말을 들었습니다. 아니, 이전에도 여러 번 들었을텐데 어리석게도 이 소중한 말을 인지하지 못했었나봐요. 1월에 비자문제로 2년 여 만에 한국에 돌아왔습니다. 그간 짧은 언어 탓에 하나님 얘기를 마음껏 하고 살지 못했는데, 표현을 이렇게도 해보고 저렇게도 해보며 원 없이 많이 했습니다. 그런데.. 시간이 지나면서, 어쩌면 나는 주님이 아니라 주님에 관한 지식을 사랑하며 내 훈장처럼 여긴 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어 부끄러운 마음이 들었습니다. 그래서 기도하며 다시금 요한복음 묵상을 시작했는데 주님은 마치 내 이런 마음을 기다리고 계셨다는 듯 많은 것으로 내 주린 영의 배를 채워주셨습니다. 요 15: 4, 9 중의 말씀이 요사이 언어로 각색되어 제 귀에 부드럽게 들렸습니다. 마음이 너무 따듯해져서 입꼬리가 자꾸 올라갑니다 ㅎㅎ

샬롬! 주님의 이름으로 문안드립니다.

그간 평안하셨나요? 어제는 금요철야로 늦은 귀가를 해서 일본 지진 소식을 잠깐 전해들었는데 오늘 뉴스를 보며 마음 한구석이 무겁습니다. 한시바삐 일본 땅에 안정과 주님 주시는 평안이 함께 하길 바래봅니다. 대만도 지진의 공포와 태풍에 대해 절대 안전지대가 아니고 보니 복음이 더 부지런히 전해져야겠구나 하는 마음이 듭니다. 이 기도편지를 받아보실 즈음에는 제가 이미 대만에 있을텐데… (어제 비자를 받았거든요) 마지막 때를 준비하는 사람으로 주님 앞에 더 잘 엎드리는 여종이 되고 싶어집니다.

우선, 주님께 그리고 부족한 저를 반갑게 맞아주시고 섬겨주신 분들께 감사를 아주 많이 드려야할 것 같습니다. 주님 앞에 늘 부끄러운 사람이니 조용히 비자 준비하며 그간 섬겨주신 분들 만나서 감사인사는 드리고 나가야겠다 생각했는데 분에 넘치는 섬김을 주셔서 모두 너무 감사합니다. 배고파요 했더니 아주 풀코스로 영의 양식을 준비해주시고, 필요를 채워주시는 주님, 낯을 많이 가리는 내게 편안한 시간을 보낼 수 있도록 배려해준 청년지파와 사랑원들, 지역부 가족들, 내게 주님의 선물처럼 다가온 정희언니와 세라자매, 한은정집사님과 교회 가족들, 샤론교회 가족분들, 원정언니, 친구 순미, 희철형제, 선자언니, 은희자매님, 사랑하는 권사님, 집사님들, 부른 배로 4시간이나 서서 식사 준비해준 미영, 지순이, 지난 여름 전도여행 온 형제자매들, 이곳저곳 건강검진 받을 수 있도록 배려해준 은주자매, 통통한 볼로 북한에서 왔다던 진하형제ㅋ, 진혁형제, 뵙고 싶었던 혜돈선교사님… (어쩌죠? 너무 많은 분들이 생각나는데^^) 이렇게 다양하고 감사한 교제를 할 수 있는 것도 선교사의 특권 중의 하나가 아닌가 생각합니다. 한참동안 제 기억에서 저를 행복하게 해줄 것 같습니다. 정말 감사합니다.

저는 대만으로 돌아가면 바로 학교로 들어가게 됩니다. 비자문제 해결과 앞으로 더 나은 사역을 준비하기 위해 지난 해 말 신학대학원에 지원했구요, 합격소식을 보고 바로 출국을 했는데 비자가 좀 늦어지는 통에 학교는 이미 시작이 되었습니다. 며칠 후 바로 학교로 가게 되고 학교 이외의 시간에는 현재 섬기는 만방교회에서 계속적으로 사역을 합니다. 이번 여름에 단기선교 문의를 해오신 분들이 두 팀이 있는데 기도가 많이 필요할 것 같습니다.

기도제목을 나누고 싶습니다.

1. 대만에 복음이 더 급속하게, 더 정확하게 전달될 수 있도록 기도해주세요. 성령께서 충만케 임해주셔서 강권적으로 일해주시길 원하며, 각 교단과 영적 지도자들이 인본주의 구복주의에서 탈피하고 주님의 얼굴을 구하며 그분을 사랑할 수 있도록 기도해주세요.

2. 근래 들어 계속 대만의 대지진에 대한 경고가 있습니다. 어려운 때를 통해 구원받는 무리들이 많게 하시고, 나라의 죄를 어깨에 지고 회개하며, 깨어 중보하는 무리들을 세워주셔서, 이들을 통해 영적추수를 맛볼 수 있도록

3. 섬기는 만방교회의 성도들이 주 안에서 더욱 자라가며, 교회가 믿는 자들과 지역사회, 교계에 선한 영향력을 미칠 수 있도록 기도해주세요.

4. 영력, 지력(언어의 7배의 진보!), 체력 주시고, 특히 늘 주님의 임재 안에 머무는 삶을 살며, 주신 은사로 사람들을 잘 세워갈 수 있도록 기도 부탁드립니다.

5. 학업과 사역에 지혜롭게 적응하고, 따라가는 자가 아니라 앞서 준비하는 자가 되도록. 만남의 복을 허락하셔서 학교에서 좋은 은사, 학우, 룸메이트를 만나서 대만사역하는 평생에 큰 동역자를 얻는 기회가 되도록 기도해주세요.

6. 이번 건강검진을 통해 두어 가지 조심하며 지켜봐야할 점들을 발견했습니다. 염려하지 않고 감사하며 기도하려합니다. 함께 기도를 부탁합니다. 치유될 뿐만 아니라 더욱 좋아 질 수 있도록 *^^*

7. 믿지 않는 가족들을 위해 기도해주세요. 어머니가 주님을 인격적으로 만날 수 있도록, 아버지와 오빠, 남동생이 복음을 받아들이도록. 네 조카들이 어리지만 주님을 알아 주님 안에서 건강하게 자라갈 수 있도록

8. 주님을 사랑하고, 주님 나라를 위해 함께 헌신할 귀한 동역자들을 붙여주시도록. 그리고 지금 저를 위해 기도와 물질로 후원해주시는 교회와 기관, 개인 동역자님들이 주 안에서 기쁨과 감사의 날들을 누릴 수 있도록 기도해주세요.

요한복음 묵상하면서 주님의 사역원리를 새삼스레 되짚어보았습니다.

내가 내 자의로 말한 것이 아니요 나를 보내신 아버지께서 내가 말할 것과 이를 것을 친히 명령하여 주셨으니 (요 12: 49) 쉬운성경에는 내가 말할 것과 어떻게 말해야하는 지를 명령하셨다고 기록되어 있습니다. 주님은 오직 순종하셨더라구요. 아주 잘 할 수는 없을지라도 주님의 순종을 배우려합니다. 그것이 하나님께 영광을 돌리는 길이랍니다 ㅎ

늘 평안하시고, 이 마지막 때에 주님의 열정이 동역자님들 속에 불 일 듯이 일어나 주님의 마음을 시원케하는 분들이 되시길 기원해봅니다.

주님의 사랑으로 사랑을 전하며

문선영 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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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의 섬김, 그들의 교회, 하나님의 나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