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호식/강민숙 [서부아프리카] 2011.4.8

Haal pulaar 종족을 주님께로 22호 편지

문들아 너희 머리를 들찌어다 영원한 문들아 들릴찌어다 영광의 왕이 들어 가시리로다 영광의 왕이 뉘시뇨 강하고 능한 여호와시요 전쟁에 능한 여호와시로다 문들아 너희 머리를 들찌어다 영원한 문들아 들릴찌어다 영광의 왕이 들어 가시리로다 영광의 왕이 뉘시뇨 만군의 여호와께서 곧 영광의 왕이시로다. 시편 24

“너희가 언어를 배우든 문화를 배우든 모든 것을 다해도 좋다, 그러나 다른 종교만은 전하지 말아라, 알아들어? 크리스천이 무슬림을 건드리는 것은 바로 전쟁과 같다.”

경계하는 눈빛으로 나를 바라보는 그랑 마라부(마을의 이슬람 최고 종교 지도자)의 입술이 무겁게 움직이고 있었다.

‘저 사람이 나에 대해서 도대체 어떻게 아는 것이지?’

당뇨 합병증으로 두 다리를 절단한 채 무기력하게 평상에 앉아 있던 마라부가 우리는 한국에 풀라 문화 및 아프리카를 알리기 위한 회사의 직원이라는 소개를 듣고 부은 얼굴을 찡그리며 다짜고짜 예상치 않은 말들을 힘주어 강조했다.

“그럼요, 당신 말을 다 이해합니다. 저희는 단지 몇 년 동안 언어와 문화를 충분히 배우고 회사에 보고 한 후 이 마을에 필요한 것들을 도와줄 것입니다. 그리고 나는 한국에서 컴퓨터 프로그래머였는데 앞으로 아이들을 가르치고 싶습니다. 하지만 지금은 풀라어를 잘 못한다는 게 문제겠죠.” 우리는 당황한 마음을 누르면서 준비한 다이어리와 선배 선교사님이 만들었던 소사전(프랑스어-한국어-풀라 어 번역)을 선물로 주었다.

놈 밧다! 호노 갈레 마 와디?(안녕하세요. 댁은 평안하십니까?)

마을에 정착한 후, 셰프 드 빌라쥬(촌장), 군수, 마라부등 높은 사람들에게 인사를 한다고 시작한 것이 생각지 않은 영적 공격으로 느껴졌습니다. 더군다나 마지막으로 찾아갔던 군수는 비스밀라(환영합니다.)하는데 이 지역에서 일을 하기 원한다면 대사관에서 인정하는 공식 서류를 제출해달라고 요구하였습니다. 그러면서 이곳에서 일하던 단체도 공식 서류를 냈다고 하면서 한참을 뒤적거리더니 보여준 서류가 외국의 미전도 종족 성경 번역 단체의 것이었습니다.

군수의 친절한 설명이 뒤 따랐습니다.

“이 사람들은 학교일도 열심히 하고 언어도 세 가지나 번역해서 책을 만들었는데 어느 날 아파서 떠났어. 그 회사가 비행기를 가지고 있어서 그걸로 탈출했지.. 미씨옹네르 에반젤리끄라는 단체야..(복음주의 협회 선교사…) 알았지? 이 사람들처럼 서류를 내 주면 좋겠군..”

하필이면 처음 만나는 군수와의 자리에서 선교사라는 말이 튀어나올 줄이야…저 사람은 선교사라는 신분의 뜻을 정말 알고 있는 것일까? 아니면 NGO같은 볼런티어로 알고 있는 것일까? 다시 한 번 진땀이 흘렀습니다.

세네갈 갈은 선교사 비자를 허용하는 국가이지만 종족 마을에서 교회 건물을 세우고 전도 활동을 한다는 것은 대단히 무모한 일입니다. 물론 도시를 중심으로 몇몇 교회가 있지만 인근 아프리카권의 외국인들이 대부분 교회 성도들이고 종족 마을의 일부 선교사들은 비밀리에 교회(공식적인 교회 간판이 없고 외부에서 교회 정체를 알 수 없는 모임)를 세우고 있습니다.

은듐 마을에 4명의 외국 선교사들이 25년간 사역을 했다고 합니다. 그들은 떠났고 지금 현재 유일하게 한 개의 루터 교회가 마을에 있지만 그 교회 역시 풀라 사람을 개종하여 세운 것이 아니라 세레르 종족의 목사가 파송 받아 자신의 아내, 운전수등과 예배드리며 알파벳을 가르치는 문화 사역을 하고 있습니다. 목사님 말에 의하면 무슬림이 강성하여 풀라 마을 사람들, 세네갈 사람들은 아직 전도하지 못했다고 합니다. 얼마 전에는 퇴근하는 목사님과 만나 잠시 인사를 건네고 있는데 마을 사람들이 우리를 계속 쳐다보고 주시하고 있어서 그들과의 만남을 시도하지 않는 것이 좋겠다는 판단을 하였습니다. 에글리즈(교회)라는 간판이 다시 한 번 벽을 만들고 있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누군가 개종을 하였다 해도 이슬람 공동체, 씨족 중심의 대가족 마을 집단에서 용감하게 교회를 출입할 사람이 과연 얼마나 있을까요?

며칠 동안 영적으로 긴장된 마음으로 지내다가 어느 날 이른 아침, 대문을 여니 전날 모래 바람이 불던 열기 있는 땅은 시원한 아침 공기에 식어 있었습니다. 우두커니 서 있다가 문득 그래도 25년 동안 이 곳에 머물었던 선교사들의 삶을 생각해 보았습니다. 그들은 흑백사진처럼 살다가 떠났지만 선교사들과 그들을 보낸 교회와 성도들의 기도가 그 땅에 씨 뿌리어졌을 것이라는 소망이 고개를 내밀었습니다. 가시나무 사이로 모래 바람만 부는 황량한 이 땅에 언젠가 생명의 씨앗이 자랄 수 있도록…….이들의 심령을 기름진 옥토 밭으로 변화시켜 줄 것을 기대하며 아버지께 아뢰어 주시길 바랍니다.

땅과 거기에 충만한 것과 세계와 그 가운데에 사는 자들은 다 여호와의 것이로다 여호와께서 그 터를 바다 위에 세우심이여 강들 위에 건설하셨도다

-은듐에서 감사를 전하며 덴버, 마리암 드림-

-기 도 제 목-

1. 세네갈과 은듐에 성령의 역사가 임하도록, 하나님께서 예비하신 심령을 만나 교제가 시작되도록, 멀리 떨어진 마을을 정기적으로 찾아다닐 수 있는 체력과 인내를 주시도록…….

2. 본격적인 더위가 시작되었는데 무기력해지 않고 풀라 언어에 진보를 주시도록…….

3. 낫바치 모임방의 아마무 삼브 목사님 당뇨병으로 인한 눈 수술 회복과 건강을 위해.

지친 마음 가운데 회복을 주시고 교회에 복음의 일꾼들을 붙여 주시도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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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의 섬김, 그들의 교회, 하나님의 나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