순돈호/한수정 [슬로바키아]2011.4.21

기도 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덕분에 마테이 벨대학교에서의 강의를 잘 마쳤습니다. 강의를 준비하면서 많이 힘들었지만 막상 마치는 날에는 주님께 감사하는 마음이 참 많았습니다. 강의를 준비하고, 진행하는 과정에서 현지어를 습득하는 일이 게을리 되어 마음이 아팠지만, 다른 한편으로는 이 과정을 통해 제가 공부를 많이 하게 되어 감사하였습니다. 가르치는 것이 가장 잘 배우게 되는 과정임을 실감나게 경험했다고 말씀 드릴 수 있겠습니다.

신약주석학의 한 과정으로 네러티브 비평을 통해서 복음서를 어떻게 읽어야 할 것인지를 가르쳤습니다. 복음서의 장, 절을 다 떼어내고 내용만 가진 텍스트를 우선 만들어 주고 시작했는데, 그 방법으로 읽고 나니 복음서 스토리가 정말 잘 이해되어 너무나 좋았다는 어떤 학생들의 반응은 저를 무척 기쁘게 해 주었습니다. 통역을 해 주셨던 헨젤 박사께서는 다른 학년 학생들에게도 가르쳤으면 좋겠다고 제안 해 주셨고, 나아가 이곳 저널에 그 방법론과 실제를 알 수 있도록 글을 써서 다른 사람들도 함께 알 수 있도록 하자면서 격려와 함께 도전도 해 주셨습니다. 앞으로 그렇게 하기로 약속 했습니다. 계속 기도 해 주십시요.

그러나 강의는 당분간 자제 하려고 합니다. 준비 기간이 너무 많이 필요하고, 그 과정에서 현지 언어 공부를 게을리 하게 되었으며, 결국 이것이 제게는 또 다른 부담으로 존재하기 때문입니다. 앞으로 현지어를 제대로 하기 전에는 강의를 하지 않으려고 합니다. 다음에 하게 된다면 그 전달 매체는 영어가 아닌, 현지어가 되었으면 더 바랄 것이 없겠습니다. 이것은 제 간절한 소망이기도 합니다. 기도 해 주십시요.

지난번에 산행을 함께 했던 두 소녀의 이야기, 기억하시지요? 베로니카와 타티아나란 고등학교학생들입니다. 그간 계속 접촉 하다가 지난 주일 (4월 17일)에 식사 초대를 한 후 한국말 첫 레슨을 시작했습니다. 아이들이 삼겹살을 먹고 싶다고 하여 아내가 정성껏 준비한 삼겹살 (아니, 정확히는 오겹살-아내의 말에 따르면)로 대접했는데 어찌나 맛있게들 대하던지요. 아주 즐거운 시간을 가졌습니다. 매주 목요일에 최소한 2시간을 함께 하면서 공부하기로 했습니다. 베로니카는 아빠가, 타티아나는 친 어머님이 함께 하지 않기에 아픔이 있다는 요세프 선생님의 말씀을 존중하고, 저희 부부가 이런 정서적인 부분도 의식하면서, 주님의 사랑으로 이 소중한 영혼들을 섬기고 싶습니다.

니트라 합창단에 합류 한 후 지난 주에는 알란트라는분으로부터 적극적인 러브콜(?)을 받았습니다. 펫 샵을 운영하는 분인데, 지난 주 연습시간 때에 자신이 집에서 키우는 뱀 이야기를 하시더군요. 다음 달에는 백사(흰뱀)도 구한다면서요. 제가 관심을 보여 주자, 그 사진들을 보내 주겠다더니 그날 밤에 바로 두마리의 뱀 사진을 보내 주셨습니다. 저는 합창단의 콘서트때 찍었던 사진들을 보내 드렸습니다. 그러자 바로 이번 주 토요일 (4월 30일)에 자신과 함께 우리 부부가 그레이하운드 경주대회에 가자고 제안하셨습니다. 자신도 출전한답니다. 동시에 언제 자신이 저녁 식사를 초대 하겠다고 하셨습니다. 어제 연습 때 함께 하기로 결정했습니다. 여러 사람들이 마음을 조금씩 열어 주고 있는데, 알란트씨는 아주 적극적으로 열어 주고 있어서 감사합니다. 어제 연습 때의 일입니다. 알란트씨가 제게 영어로 말을 시도하자, 옆에 있던 이바나 여사께서 알란트씨에게 이렇게 충고하시더군요, “영어로 말하지 마세요. 돈호씨는 이 나라 말을 배워야 하니까”라고요.

지난주 합창단 연습을 마치고 네명의 여사님들과 같은 방향으로 걸어가면서 우리가 누구인지, 왜 왔는지 등을 소개 했었는데, 그 말을 기억 하신 것이지요. 감사했습니다. 그 네 분 중의 한 분은 (아래 사진 속의 가운데 계신 분) 어제 연습 때 오자마자 아내에게 다가가 책 한권을 읽어 보라고 주시더군요. “이삭과 야곱”이란 이 나라 책입니다. 지난 주에 대화하면서 제가 이곳 형제교회와 함께 섬긴다고 하자, 자신이 최근에 이 책을 읽고 있는데, 그 저자가 형제교회 출신이라고 말씀 하셨었지요. 그것을 기억하고 어제 우리에게 읽어보라고 빌려 주신 것입니다. 가톨릭 신자신데, 개신교 목사님의 책을 읽는 것을 보고 또 다른 가능성을 발견하게 되었습니다. 하나님께서 우리 대원들과 함께 서로 좋은 관계가 형성될 수 있도록 도우시는 것으로 인해 감사합니다.

막내 영채가 학교의 육상선수로 뽑혀 지난 주에 지역 예선에 출전했었습니다. 300미터 릴레이에서 영채 조가 일등으로 통과하여 다음 대회의 출전권을 획득했답니다. 그 날 영채 개인으로는 투창던지기에 출전하여 지역 예선 금메달을 받았습니다. 작년에는 전국 일등으로 금메달을 땄었지요. 올 해도 전국을 향해 가고 있는데 기도 응원이 필요한 것 같습니다. 육상대회 바로 이전에는 럭비대회가 있었습니다. 레인스터 주니어 컵대회의 결승에서 영채가 마지막 8점짜리 터치다운을 성공 시켜서 극적인 역전승을 거두었답니다. 이 사실이 그 다음 날 아일랜드의 일간지에서 소개 되었더군요. 그래서 제가 전화로 말 해 주었지요. ‘네가 우리 가문을 처음으로 빛 낸 선수 같다’고요. 그 다음 날 교장 선생님 등 많은 선생님들과 학생들의 인사 받기가 바빴다고 합니다. 스포츠와 음악을 통한 활동으로 학교에서 인정받는 것과는 달리, 가정에서는 공부하지 않는 것 때문에 아빠와 엄마에게 꾸지람을 자주 받아서인지(역시 저희들이 한국인이라서 공부 성적을 우선시 하다보니?) 자꾸 이상해져 갑니다. 특히 올 9월부터는 여러 가지 상황이 별로 좋지 않아 슬로바키아에 최소한 일년을 데리고 있으려고 계획하고 있는데, 그것이 그렇게 부담이 되고 싫은가 봅니다. 그런 이야기 이후에 애가 상당히 불편을 많이 털어 놓습니다. 고민이 많습니다. 입장을 바꾸어 생각해 보니 이해도 됩니다. 그렇게 재미있게 학교 생활을 하면서 친구들도 많이 사귀었는데 갑자기 별로 좋아 보이지 않는 상황으로 데리고 간다니 충격이 크긴 하겠지요. 기도 부탁 드립니다. 아주 특별한 부담입니다.

아내가 심한 독감으로 거의 한 달 동안 고생을 하고 있습니다. 요즘은 조금 나아졌지만, 여전히 기침이 심하군요. 독감으로 이렇게 심하게 아파 본 적이 없을 정도로 고생을 많이 했습니다. 목이 많이 상했고, 머리도 너무 아프다고 해서 혹시 옛날에 머리 수술 한 곳에 영향이 있는지 걱정까지 했었습니다. 남은 아픔도 다 사라지게 되길 기도하고 있습니다.

지난 주 토요일에는 요세프 선생이 또 다른 두 명을 데리고 오셔서 네 명이 함께 산행에 나섰습니다. 안토니씨와 이곳 고등학교에서 스페인과의 생물교사로 봉사했던 스페인 분 올리비아입니다. 5시간 이상을 걸으면서 자연을 만끽 했을 뿐 아니라, 삶도 나누었지요. 특히 올리비아 선생님과는 신앙적인 대화를 나눌 수 있어서 좋았습니다. 곧 떠나는 분이시라서 그러했었지요.

아래 사진은 지난 주일에 찍었던 니트라 시내의 꽃입니다. 토요일까지 그렇게 쌀쌀 했다가 주일부터 포근해지더군요. 참 아름다운 날, 사진을 몇 장 찍어 보았습니다. 하나님의 창조하신 피조물은 이렇게 아름답다고 말 해 주는 것 같았습니다.

평안을 기원합니다.

샬롬!

2011.4.21.

순돈호, 한수정 드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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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의 섬김, 그들의 교회, 하나님의 나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