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선영 [대만] 2011.06.14

“아름답고 놀라운 주 예수, 말로 할 수 없네

그 측량할 수 없는 위엄, 주님과 같은 분 없네

한 없는 그 지혜와 사랑, 그 누구도 다 알 수 없네

아름답고 놀라운 주 예수, 보좌에 앉으셨네

주님 앞에 내가 서 있네, 주 앞에 내가 서 있네

주는 거룩하신 하나님, 그 앞에 서 있네”

한 곡의 찬양이 끝나기도 전에 같은 말을 여러 번 듣습니다. “그렇게 기쁘냐?” “설거지 하면서 좋아서 노래하는 사람은 첨 보네. 매일 설거지 시켜야겠어.” “목소리 예쁘네.”

목소리 자랑질을 하자는 것도 아니고, 24시간 기분이 좋아 노래를 해대는 것도 아닌데…

“찬양은 내 기분과 상관없이 하나님께 올려드리는 겁니다.” 이젠 이 말하는 것도 지쳐서 신경 쓰지 않고 찬양을 합니다. 신학교에서 이루어지는 예배나 생활 전반에 찬양예배가 많이 부족한 것 같아 저와 학교를 함께 올려드리는 찬양예배를 틈 날 때마다 장소에 구애 받지 않고 하다 보니 이런 사소한 오해가 있습니다.

샬롬! 주님의 이름으로 문안드립니다.

한국은 이제 장마가 시작된다지요? 무더위와 습한 날씨에 식욕 잃지 않고, 강건하시길 바랍니다. 전 이전에 이 맘 때 쯤 풋고추를 쌈장에 찍어먹으며 지냈던 것 같은데.. 사실은 제가 요즘 식욕이 없어서 (무지하게 더워요 35도 쯤) 이곳에 없는 냉면을 자주 떠올립니다. 그래도 건강 잃지 않으려고 기름진 중국음식을 꾸역꾸역 열심히 먹어요ㅎㅎ 더위도 감사!!!해하면서^^

한국서 돌아온 지 이제 두 달 반인데, 그곳에서 저와 시간을 보내주신 많은 감사한 분들의 이야기는 살짝 접어둔 채 이곳 생활에 쫓겨 뛰어다니다보니 마치 일 년은 훌쩍 지나버린 느낌입니다. 지난 주에 제가 다니는 신학교는 한학기가 끝나고 토요일날 학교에는 졸업식이 있었습니다. 며칠을 동원돼서 구석구석 청소하느라, 기말고사 준비 하느라 바빴습니다 ^^저는 비자문제로 한 달 늦게 들어오다 보니 많은 것이 서툴렀는데 주님의 은혜로 이렇게 마무리가 되네요. 제가 다니는 신학교는 유럽의 영향을 많이 받아 세워졌어요. 교수진이 절반은 외국인이고 (노르웨이, 독일 등에서 오신 선교사님들) 예배형식이 좀 카톨릭스러운 면이 있지만, 사상은 굉장히 복음적이고, 학교관계자들과 교수님들은 신뢰할 만한 인품과 신앙을 지니고 계셔서 제가 위로와 도전을 많이 받습니다. 복음화율이 높지 않다보니 신학생 지원자가 많지 않아 학교가 매년 신학생모집에 힘을 많이 쓰는 상황이지만, 그래도 선교사들이 세운 신학교다 보니 선교를 향한 노력들이 있습니다. 매달 두 번 외국인수용소에 가서 복음을 전하고 (지난 부활절에는 다른 때보다 많은 외국인 불법체류자들이 복음을 받아들여 감동이 더했습니다), 아프리카로 선교헌금을 보내기 위해 전교생이 차와 오토바이 세차를 해서 돈을 벌고, 매주 기도회를 가집니다. 저희 교회에서 하지 않는 활동을 학교를 통해 채우고, 대만인을 부대끼며 알아가는 기회가 됩니다.

저희 만방교회에서는 지난 부활절에 11명의 교인이 세례를 받았습니다. 축제 같은 세례식에 참가자 모두 웃으며 우는 진풍경이 벌어졌습니다. 새로 태어난 걸 축하하느라 생일케잌도 아주 큰 걸 사서 나눠먹었습니다. 그날 세례 받으신 분 모두 신앙생활 잘 하고 계시고, 특히 아이들이 예쁘게 자라고 있습니다. 주님의 은혜가 큽니다. 5월 18일은 어머니날인데, 부활절날 몰래 세례를 받은 며느리와 두 아이가 할머니에게 교회 가는 걸 들켜서 결국 할머니와 아버지, 작은아버지가족까지 다 모시고 (사실은 혼냄을 받으려고 교회로 붙들려온 상황인데) 교회에 왔는데 마침 교회에 예배 후 만두 빚기 경연이 열렸습니다. 음식 만들어서 나눠드시기 좋아하는 할머니가 그만 만두 빚기에 마음을 뺏겨^^ 온 가족이 경연에 참가하고, 기도까지 받고 가셨습니다. 그리고 단오절날 감사의 답으로 단오절 음식인 쫑쯔를 온 가족이 빚어서 60인분이나 교회로 보내주셨습니다 ^^ 아직 교회로 마음이 열리신 건 아니지만 그분들이 하루 빨리 주께로 돌아오시도록 기도하고 있습니다.

5월에 이사장 선임이 있었습니다. 전 이사장님이 3년을 섬기셨는데, 이번에 (재정적인 부담 때문인지) 아무도 이사장직을 맡지 않으려 하지 않았고, 서로 미뤄대는 모습에 슬프기도 하고 화도 나서 며칠 동안 마음이 상해있었습니다. 좀 성장했을까 싶으면 마냥 그 자리에 계신 기존의 성도님들을 보며 선교초년생은 아직 마음이 어렵습니다. 결국 교회 온지 1년 된 자매가 나중에 그 소식을 듣고 자기가 명목상이긴 하지만 이사장직을 해보겠다고 해서 그렇게 세우게 됐습니다. 7월 초에 전교인 수련회를 준비하며 금식을 하자고 했는데 아이들을 포함한 새로운 교인들은 다 참여를 하는데 그분들은 아직 요동이 없으시네요. 주님의 나라는 먼저 온 자, 나중 온 자의 문제도 아니고, 성경지식을 얼마나 가지고 있느냐도, 예배형식을 얼마나 잘 알고 있느냐도 아니라는 걸 절실히 배워가고 있습니다.

저희는 아이들 수가 많지 않아서 이제까지 유․초등부를 합쳐서 한 반을 운영하고 있었는데, 이번 6월 초등학교 졸업하는 아이들을 합쳐 7명으로 중등부를 시작합니다. 이 나라의 젊은이들을 일으키시겠다는 주님의 뜻을 따라 이 아이들이 잘 자라 부흥의 때에 주님의 든든한 동역자가 되기를 바래봅니다.

오늘 저희 지역 선교사님들 모임에 오랜만에 참석했습니다. 모두들 여름이라 수련회다, 단기선교다 바쁜 와중이었지만 ‘믿음의 광야’라는 주제가 자연스레 나오면서 많은 회개와 책임감 앞에 서는 시간이었습니다. 주의 일을 맡은 자는 자신도 광야로 들어가야 할 뿐만 아니라 주의 백성들도 광야로 이끌어야하는 사명을 가지고 있는데, 자꾸만 자신도 들어가려하지 않고 주의 백성들도 광야로 이끌지 않으면서, 축제만을 맛보기 원하는 것은 아닌가 하는 두려움이 생깁니다. 선교사라는 사람들… 정말 기도가 많이 필요합니다. 겸손히 주의 은혜를 구해봅니다.

기도제목

1. 대만에 문화라는 이름으로 생활 전반에 속속들이 숨어있는 사단적인 요소들이 무너지고 영적 정결이 이루어지며, 교계의 지도자들과 교인들이 거룩과 주 아는 지식에 충만하도록

2. 만방교회가 7월 초 전교인 수련회와 9월 ‘십자가 복음’ 세미나를 준비 중에 있습니다. 더 많은 자들이 주를 가까이 하고 삶을 주께 드리는 기회가 되도록

3. 새롭게 이사로 선출된 씽화자매가 이를 계기로 믿음에 더 굳건히 서며, 새 교인들이 영적으로 잘 성장하고, 기존 교인들이 믿음에 열심을 내고 본 된 삶을 살 수 있도록

4. 6월에 교회에 중등부를 새롭게 시작하려합니다. 7명의 아이들이 잘 배우고 믿음 안에서 잘 자랄 수 있도록, 제가 아이들을 잘 품고 이끌 수 있도록 인내와 주의 지혜를 주시고, 언어의 진보 주시도록

5. 교회가 올해 안에 이사를 가야합니다. 교회 있던 자리가 경제특구로 지정되어 지금 도로가 놓이고 있습니다. 이웃이 모두 이사 가고 헐렸는데, 저희만 황량히 남아있습니다. 주께서 저희에게 가장 알맞은 좋은 곳을 주시도록 기도해주세요.

6. 지금 교회 재정 상태가 아주 좋지 않습니다. 교인수가 적은 것이 원인이 아니라 이들이 (대만 성도들이) 헌금하지 못하는 적은 믿음과 이기적인 문화적 사고가 그 원인입니다. 대다수가 주일 감사헌금이라는 것을 여전히 이해하지 못하고 매주 헌금하는 것이 번거롭고 귀찮다고 말하고, 어떤 이들은 헌금은 주일날 점심 먹은 밥값으로 여기며, 어떤 이들은 헌금은 목사가 다 가져가는 돈쯤으로 여기고, 교회의 어떤 제직은 당당히 십일조와 감사헌금 하지 않고, 어떤 이는 십일조를 매주일 나눠 내면서 체면을 살립니다. 헌금을 가르쳐도 태도는 잘 변하지 않고 교회재정 줄어드는 것만 걱정을 합니다. 헌금하는 것이 복이고 특권인 것을 알지 못하는 이들이 안타깝기만 합니다. 이들이 물질과 주님을 함께 섬기는 어리석음을 벗고 모든 것이 주의 것임을 고백하는 믿음으로 나아오기를 기도해주세요.

7. 8월 13-18일에 수영로 청년2부에서 전도여행을 옵니다. 지금 팀이 구성되고 있는 중인데 리더인 서웅형제에게 주께서 은혜를 부어주시고, 주의 마음을 품은 팀원들이 세워질 수 있도록, 전도여행 준비 중에 큰 은혜를 경험할 수 있도록, 각 사람에게 전도여행의 환경이 열리고 재정이 부족치 않도록, 특히 이 여행을 통해 대만을 품고 주 안에서 동역할 자들이 세워질 수 있도록

8. 중화신의 신학교(中華信義神學院)에 주께서 기름 부으셔서 교수진, 관계자, 학생들 모두가 깨어있어 이 마지막 때에 추수할 일꾼으로 잘 준비되고 주의 기쁨이 될 수 있도록

9. 이제 여름 방학이 시작되어 9월 초까지 이어집니다. 주어진 시간을 낭비하지 않고 교회를 섬기고, 계속적으로 성장할 수 있도록 기도 부탁합니다. 특히 중국어 공부를 위한 좋은 선생님을 만나기 원하는데 좋은 지원자가 나설 수 있도록

10. 영력, 지력, 체력 주시고 주님과 더 깊은 사귐이 있도록

11. 가족들이 속히 주님을 만나기 원하고, 부모님이 건강하며, 조카 주호가 영육이 건강하고 정서가 좀 더 안정되게 자랄 수 있도록

12. 후원하시는 교회, 기관, 개인 후원자님들이 날마다 주의 은혜 가운데 거하길

不再是我 乃是基督(부재시아 내시기독;더 이상 내가 아닌 그리스도로 사는 삶)의 삶이 온전히 이루어지길 기원하며,

대만에서 문선영 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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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의 섬김, 그들의 교회, 하나님의 나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