꽃과 과일
우리는 꽃을 보고 과일을 먹는 것을 여유와 사치라고 생각을 한 적이 없습니다. 최근, 선교사역을 위해 N국의 농촌을 일주일을 다녀오면서 알게 되었습니다. ‘꽃을 집 주위에 심어 감상을 하는 것이나 과일을 먹는 것도 마음의 여유가 있을 때만 가능하다는 것’을 말입니다.
왜 그들에게 그런 여유가 없는지는 잘 모르겠습니다. 그렇다고 경제적인 문제만은 아닌 것 같습니다. 왜냐하면 가정마다 경운기나 적지 않은 농경지, 그리고 오토바이를 교통수단으로 사용하는데, 그리고 집 주변에 여분의 땅이 없는 것도 아닌데, 꽃 한 포기를 볼 수가 없습니다. 또한 문화적인 문제도 아닙니다.
그럼, 무엇이 이들에게 꽃을 관상하거나 과일을 먹고자 하는 마음의 여유가 없게 만들었을까 하는 궁금증이 생겼습니다. 그래서 혹시 공산당 치하에서 오래 동안 살면서 마음의 여유로움을 찾지 못한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을 하게 되었습니다. 이들은 모르는 사람과 인사를 하지 않을 뿐만 아니라 교회 안에서 이미 아는 사람들과 포옹을 하거나 악수로 인사하는 것조차 힘들어 하는 모습 속에서 이 사실이 폐쇄된 사회에서 오래 동안 자신을 닫고 살아왔음을 알 수 있었습니다.
그러나 믿음생활은 그렇지 않음을 발견했습니다. 하나님에 대한 갈망과 사모함을 볼 수 있었습니다. 하루에 8시간 이상을 나무로 만든 좁은 의자에 앉아 말씀을 듣고 하나님 앞에 눈물 뿌려 기도하는 모습은 또 다른 면이었습니다. 그렇지만 교회의 지도자들도 인정하듯이 사람들이 경제적인 여유로움이 생기면서 하나님에 대한 갈망이나 사모함이 점점 감소하고 있으며, 인본주의 신앙과 기복신앙이 하나님을 알고 사랑하는 것으로 대치되는 모습에 경각심을 가지게 되어 이전에 외부로부터 받았던 수많은 자료와 정보들을 내려놓고 십자가의 복음에 집중하는 모습에 저희들이 도리어 은혜를 받았습니다.
우리는 다시 한 번 자신을 돌아보아야 합니다. 꽃을 심고 감상하는 여유는 가질 수 있고, 또한 매일 마다 과일을 먹는 여유도 있지만, 하나님께 대한 여유를 상실하지는 않았는지 우리는 심각하게 생각을 하여야 할 것 같습니다. 저를 포함하여 많은 사람들이 세상적인 것에는 많은 시간을 들이고 어떻게 하면 보다 여유롭게 살 수 있을까 하고 힘과 노력을 기울입니다. 그러나 하나님의 나라, 하나님께는 그러한 생각도 힘도 들이지 않습니다. 그저 의무 생활하듯 마지 못 해 예배에 참석하고 신앙생활을 하는 것 같습니다.
제가 섬기고 있는 만방교회도 계속적으로 하나님을 추구하고 사랑하는 길을 걷기 위해서 매일 두 시간이상 하나님을 찾고 있습니다. 그리고 7월 초에는 2박 3일에 걸쳐서 교회에서 수련회를 갖는 시간을 가졌는데, 하나님께서 은혜로 함께하는 시간이었습니다.
큰딸 재림이는 대학을 졸업하고 서울에 있는 대안학교에서 영어선생으로 8월부터 근무를 하게 되었습니다. 현재는 선교사 자녀 캠프(7/18-7/30)에서 찬양팀 리더로 섬기고 있습니다. 막내 우림이는 대학 3학년에 올라가게 됩니다. 요즘 안선교사는 자고 일어나면 손발이 저리는 증상이 있는데, 갱년기 증상인 것 같습니다. 그러나 이전에 갑상선암 수술 이후에 쉽게 피로하고 지치는 것은 개선 되지 않았습니다. 기도를 부탁드립니다.
무엇보다 저희들에게 필요한 것은 하나님과 친밀하여 하나님을 알고 사랑하는 것이며 온전히 순종하는 삶을 살아가는 것인데, 이를 위해 기도를 부탁드립니다.
사랑하는 주 안에서 세계를 품고 기도하는 동역자 여러분! 우리는 우리의 마음을 주님께 고정시키어 그의 뜻, 목적, 길이 무엇인지를 알아 이에 시간과 물질과 마음을 드려야 합니다. 이것이 하나님이 받으시는 향기로운 냄새(꽃), 받으실 제물(과일)이 되어 주님이 나라가 확장되고 주님의 나라가 회복에 사용되는 도구가 되리라고 믿습니다. 주님의 은혜가 넘치시길 바라며……
대만에서 전순흥, 안창애 선교사 드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