샬롬~ 사랑하는 동역자 여러분, 평안하신지요?
뉴스 보도를 통해 알고 계시리라 생각되지만, 현재 태국의 홍수사태가 매우 심각하게 전개되고 있어서 다시 기도부탁을 드리고자 합니다.
1. 현재 상황
7월말부터 시작된 50년만의 최대 폭우가 내려 태국의 북부지방과 동북부지방에 약 120억 입방미터 가량의 빗물이 고이게 되었으며, 이 물들은 모두 방콕을 거쳐 바다로 빠져 나가게 되어 있는데, 정부와 시 당국이 최대한 방류량을 조절하려고 해도 방콕의 하루 배출 능력의 10배가 넘는 물이 매일 방콕을 지나게 될 예정입니다.
따라서 이번 주말 28-31일 사이에 방콕 전역이 1m 이상 침수될 것으로 예상되고 있어, 재해대책 당국은 오늘 모든 방콕 거주민들이 방콕을 떠날 것을 권고하였습니다. 더우기 이번주말은 바닷물도 만조가 되어, 해수면보다 1m 밖에 높지 않은 방콕으로 오히려 바닷물이 역류하는 시기가 겹쳤습니다.
1) 곧 다가올 1차 피해 (28-31일)
만일, 방콕 북쪽에 위치한 수로의 제방시설들이 붕괴된다면, 방콕으로 유입되는 물이 통제불능이 되고, 방콕을 지나는 강과 수로의 낮은 제방들은 여지없이 무너지고 말 것입니다. 이번 주말이 최대의 고비인데, 방콕 북쪽과 동, 서 강 주변 지역은 이미 어른 키만큼 물이 찼으며, 다른 지역들도 침수되기 시작하면 불과 1-2시간만에 대피가 불가능할만큼 지역을 고립시키게 됩니다. 많은 사람들이 죽었고 (400명가량), 수 백만명의 사람들이 삶의 터전을 잃었으며, 국가적 재정 손실은 6조원에 이르고 있는데, 얼마나 더 큰 피해가 발생할지 모르겠습니다.
2) 더 어려운 2차 피해 (11월 초부터 한달이상)
현재, 농경지와 공장을 휩쓸고 내려오는 빗물은 심각한 위생, 보건상의 타격을 줄 수 있습니다. 뿐만 아니라 악어농장에서 이탈한 100여 마리의 악어들과 많은 뱀들이 다른 피해를 입히기도 합니다. 그러나 정말 큰 어려움은 방콕에 유입된 물들이 매우 서서히 빠지게 될 것이라는 점입니다. 보통 1달 이상을 예견하고 있습니다.
주요 도로들이 차단되어 이동이 불가능한 상태에서 단전, 단수가 될 경우에는 미처 방콕을 피하지 못하고 고립된 사람들은 일상 생활이 불가능하며, 무더위와 더러운 물, 악취, 질병, 식수와 식량 부족, 생리적인 문제 해결 불가능 등등의 어려움들을 장기간 견뎌내어야 합니다.
3) 방콕을 떠나야 하는가?
저희팀 선교사님들도 함께 모여서 어제 홍수 대책을 논의했습니다. 안전을 우선 생각하면, 오늘 내일 사이에 방콕을 떠나는 것이 가장 좋을 것입니다. 그러나 생각처럼 쉬운 결정은 아닌 것 같습니다. 다른 지방으로 피신을 해도, 사태가 장기화 될 경우에 계속해서 머무를 곳도 없고, 재정지출을 감당하기도 쉽지 않습니다. 그리고 사역지와 동역자들을 남겨두고 떠나는 것도 마음에 걸립니다. 저희 ARB 신학교는 침수가 확실시되는 지역에 위치해 있고, 신학교 내부에 거주하는 스탶도 7명이나 됩니다. 오늘밤에 신학교 1층 사무실과 강의실 물품들을 이동시키고, 직원들은 직원 숙소를 포기하고 강의실에 임시 거주해야 합니다. 함께 있지는 못해도 홀로 피신을 가는 것은 불편한 마음이 듭니다.
2. 잠정적인 결정 및 기도제목
어제 저희 몇몇 가정이 의견을 모은 결과는 일단 어려움이 닥치더라도 방콕에 머물자는 것입니다. 이미 주재원들 및 다른 분들도 많이 떠나고 있지만, 사태가 최악으로 가지 않기를 기도하면서 현재 숙소에 머물 계획입니다. 다행히 저희가 거주하는 아파트는 상대적으로 약간 높은 지대에 있어서 직접적인 수해를 입지는 않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습니다. 다만 식수 확보의 어려움과 단전, 단수가 된 상태에서 장기간 고립될 경우의 어려움이 과제입니다. 이미 상점들은 생수와 주요 생필품이 바닥이 난 상태이지만 한달간 버틸 식료품과 비상물품들을 챙기고 있습니다. 전기가 끊기면 통신도 두절될 것이기 때문에 혹 의사소통의 어려울 수도 있겠습니다. 하지만, 주님께서 말씀하신 세상 끝 날의 환란과 비교되겠습니까?
오늘 아침 말씀에 환난과 시험이 많은 성도들에게 믿음이 더 견고해지고 오히려 서로를 향한 그리고 다른 사람들을 향한 사랑이 증가되고 넘쳐나기를 기도하는 바울의 메시지를 읽었습니다.(살전3:12) 저희 또한 그렇게 되길 소원합니다.
1. 태국 사람들은 극심한 고통 가운데서도, 우는 모습을 보이는 사람이 한명도 없습니다. 삶의 모든 과정을 운명으로 받아들이고 체념하며 살아가는 태국인들의 습성때문입니다. 그들은 자신의 아픔을 해결해 주실 구세주가 있다는 어떠한 희망도 가져 본적이 없는 것 같습니다. 홍수에 가족을 잃고, 논과 공장과 집이 모두 잠겨 삶의 터전을 송두리채 빼앗겨 버린 가엾은 태국 백성들을 주께서 위로해 주시도록 기도해 주시기 바랍니다. 빠른 회복과 복구를 위해 기도해 주세요.
2. 내일부터 현실이 되어갈 방콕 대홍수 재난이 예상 만큼 심각하게 전개되지 않도록 주님께서 막아주시고, 많은 인명 피해와 방콕시가 마비되는 불행이 발생하지 않도록 기도를 부탁드립니다.
3. 방콕에 머물고 있는 선교사들의 안전을 지켜주시고, 사역지와 동역자들도 함께 보호해 주시도록 기도해 주세요. 홍수와 함께 우리의 죄악은 떠내려 가게 하시고, 은혜의 강물이 우리 영혼을 채워서, 이땅을 새롭게 하시도록 기도부탁드립니다.
감사합니다. 사랑을 전하며, 방콕에서 이창운, 노희정, 사랑, 평화 드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