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삼승/서양숙[태국]2012.02.09.

치앙마이 그레이스 홈(은혜의 집)의 1월 이야기들

늦었지만 새해에도 주님이 주시는 평안과 위로가 섬기시는 가정과 사역 위에 늘 함께 하시기를 바랍니다. 작년 12월 자체 예선을 치러 참가한 방콕의 검도 대회에서 초등부 2,3위, 남자 중고등부 1,2,3위, 여자 일반부 2위 등 예상치 못한 좋은 결과를 가져 왔습니다. 작년에 이어 올해에도 고등부 챔피언 트로피를 다시 가져왔습니다. 새해가 시작되는 연말연시에 우리 아이들은 이한교회 고등학생들과 캠프하며 지난해를 돌아보고 새해의 결심을 나누며 보다 나은 내일을 위해 올해에는 무엇을 할 것인지 결심을 나누기도 하였습니다. 새로운 해가 시작 된 20여일간 여러분들의 기도 덕분에 행복한 그레이스 홈 아이들의 소식을 드립니다.

* 이한교회 학생들과 새해를 맞으며.

같은 또래의 친구들이 온다는 말에 그레이스 홈 아이들은 너무도 반가워하였습니다. 비록 말은 잘 통하지 않았지만 영어와 바디랭귀지를 통해 서로 꿈을 나누며 사랑을 나누는 귀한 시간들이었습니다. 고3에 올라가는 아이들임에도 선교지에 찾아온 아이들, 연말연시가 겹쳐 아이들과 많은 시간을 보낼 수 있어 짧은 시간에 친해진 아이들은 헤어지기가 마냥 섭섭 하여 눈물을 글썽였습니다. 아이들은 대학에 들어간 후에 다시 만나자며 소망을 갖고 헤어졌습니다. 아이들의 부단한 노력과 희생으로 그 꿈이 아름답게 이루어지기를 기도합니다.

* 어린이들이 행복한 어린이 날

1월 둘째주 토요일은 태국의 어린이날 입니다. 아이들은 어린이날 행사가 열리는 곳으로 가자며 졸랐습니다. “어린이는 손들어봐!” “행사에 가고 싶은 아이들은 차에 타라!”고 하였더니 가고 싶은 아이들은 고등학생인데도 차에 탔지만 많은 숫자는 집에 남기로 하였습니다. 동네에서 가까운 군청에서 어린이날 행사를 한다고 하여 도착하니 이미 만원을 이루고 있었습니다. 미리 각 동네마다 찬조를 받아 음식이며 선물을 준비하여 무료로 배포하고 있었고 무대에서는 어린이들이 발표회를 하고 있었습니다. 아이들은 무료로 나눠주는 도시락을 먹기 위해 긴 줄을 서는 것도 마다하지 않았습니다. 우리 아이들도 거저 주는 풍선이며 아이스크림을 먹고 또 먹었습니다.

실컷 놀고 실컷 먹은 아이들 눈은 이제 마지막 남은 프로그램인 무대 위에 가득 쌓인 선물 꾸러미의 주인을 찾는 행운의 번호 뽑기 행사에 집중되고 있었습니다. 어린이나 어른이나 유난히도 행운을 좋아하는 태국 사람들의 모습을 볼 수 있었습니다. 아이들에게 제비뽑기의 특별한 행운은 없었지만 아이들은 막히는 길에도 행복한 기억을 안고 집으로 돌아왔습니다.

* 왜 하루만 왔나요 ?

그레이스 홈은 언제나 전쟁터입니다. 사춘기에 든 아이들은 할 수만 있으면 움직이려 하지 않고 편한 것, 쉬운 것, 재미있는 것만을 추구하는 경향이 있습니다. 손님들이 왔다 간 후에는 아이들의 마음 상태는 더욱 들떠 있었고 아무것도 하지 않으려고 했습니다. 우리는 아이들의 마음을 다잡기 위해 집으로 돌려보내기로 하였습니다. 아이들은 미리 찾아와 잘못하였다며 이제부터는 열심히 하겠다며 용서를 빌었지만 6명의 아이들은 끝내 반성의 기미가 없어 고향으로 가야 했습니다. 고향에 가서도 이곳에서 열심히 할 결심이 안서면 오지 않아도 좋으니 열심히 하려는 결심이 서면 그때 오라고 하였더니 막상 고향에 도착해서는 친척들에게는 우리가 하루만 다녀오라고 하였다고 설명을 하여 오히려 우리에게 왜 하루만 보냈느냐고 전화를 하여 자초지종을 설명하였더니 너무 죄송하다며 잘 타일러 보내겠다고 하였습니다. 마침내 아이들이 다 돌아왔고 돌아온 아이들을 한 사람씩 개별 면담을 하여 어떻게 결심하였는지, 그들의 필요와 소망은 무엇인지 그리고 우리가 사랑하고 있다는 것을 다시 한번 상기시켜주며 열심히 하면 우리도 최선을 다해 도울 것이라고 용기를 주었습니다. 올 한해도 아이들이 최선을 다해 아름다운 결실을 맺도록 기원해봅니다.

* 제가 기도했어요! (일신우일신)

대학에 가려면 평점3.5는 되어야 한다는 말에 깨띠삭은 ‘저는 한번도 3.0을 넘은 적이 없는데 저는 어떻게 하지요?’라며 되물었습니다. 다른 사람을 섬기는 것과 그림 그리기를 좋아하는 깨띠삭이 대학의 쿼터(특차) 발표가 16일이라고 하였습니다. 사실 저희 그레이스 홈 누구도 깨띠삭이 쿼터를 통과할 것이라고 믿는 사람은 없었습니다. 최근 그는 한국어를 배우며 자신의 이름을 “은총”이라고 하였고 열심히 성경을 읽으며 기도하기 시작하였습니다.

합격자를 발표하는 날 아이들은 그리 기대하지 않았던 깨띠삭이 합격하였다는 사실을 알고 흥분하여 저에게 왔습니다. 일전에 아이와 면담시에 대학에서 한국어를 전공하고 난 후 신학교에 가고 싶다고 하였었는데… 우리도 내심 성적이 뒤떨어지는 그의 장래가 걱정이 되었었습니다. 저녁예배 시간에 아이의 합격소식을 나누며 박수로 격려하였습니다. 그레이스 홈에서 벌써7번째의 대학생이 탄생한 것입니다. 아이들은 깨띠삭이 합격하였다는 믿기지 않은 소식에 감사와 희망을 가지게 되었습니다. 전혀 불가능할 것 같던 그가 국립대학에 합격하였다는 소식은 아이들에게 나도 할 수 있다는 희망을 주는 기쁜 일이 되었습니다. 저녁예배가 끝나고 깨띠삭에게 축하한다고 하자 깨띠삭은 겸연쩍게 ‘제가 기도했어요.’ 하였습니다. 깨띠삭이 자주 늦은 밤까지 불을 밝히더니 다음날 학교에서 중간 성적표를 보내 왔는데 이전보다 평균 3점이나 더 올라있었습니다.

* 얘들아,  설날 한국에서는… 만두,  떡복이,  새배돈도 받고…

구정이 무엇인지 모르는 아이들에게 한국의 풍속을 알려주기 위해 어른들에게 새배를 하며 떡국 대신 만두를 만들고 떡볶기를 먹기로 하였습니다. 마침 한국어를 가르치는 임 선생님의 친구분이 치앙마이를 방문하면서 아이들을 위해 떡볶기를 가지고 왔습니다. 서 선교사는 주일 오후에 아이들과 함께 만두를 만들고 떡볶기를 만들어 먹자고 하였습니다.

아내는 만두속을 준비하여 주일 예배를 마친 후 모두 둘러 앉아 왕만두를 만들기로 하였습니다. 아이들은 만두를 만들 요량으로 흥분이 되어 모여들었습니다. 각자 모양대로, 크기가 전혀 다른 왕만두가 만들어졌습니다. “애들아! 만두를 예쁘게 빚으면 나중에 예쁜 색시를 맞을 수 있단다.”하며 아이들에게 정성스레 만두를 빚을 것을 주문하였습니다. 서너 시간을 모여 앉아서 만두를 만들었더니 다리가 근질근질 하였던지 축구를 하러 가자고 합니다.

”그래! 남자들은 축구 하러 갔다 오고, 여자들은 정리한 다음 저녁에 와서 먹으면 되겠네.” 아이들을 이끌고 축구를 하러 갔습니다. 축구를 하고 와서 이웃의 선교사 자녀 기숙사에서도 오고 그레이스 홈 아이들도 모두 와서 돔 페어런트(기숙사 부모)와 엄마 아빠에게 한국식으로 새배를 하며 새배돈을 받는 즐거움을 맞보았습니다. 아이들은 일년에 한번하는 새배라는 낮선 의식에도 호기심을 갖고 즐거운 하루를 보냈습니다.

* 갑작스런 방문자들…. 먼 길 왔다가 가신 목사님

선교지에 있다 보면 예기치 않은 반가운 방문자들이 있습니다. 지금은 사목으로 일하시고, 지구촌교회 개척기인 선경 스매트 시절 함께 했었던 이 목사님의 갑작스런 방문으로 개인 적으로 교제할 수 있는 시간을 가졌습니다. 또한 태국 남부에 계시다며 12시간 버스를 타고 오셨다가 교제하고 12시간 버스를 타고 가신 목사님도 계셨습니다. 이전에 많이 교제하지 않았었지만 사역의 마지막을 장식해야 하는 인생의 중요한 시기에 외지에서 같이 만나 교제하는 즐거움도 있습니다. 고난과 역경을 헤치고 지나온 삶의 경험들을 들려주시고 아이들에게 복음의 일꾼이 되도록 격려하는 귀한 시간들이었습니다. 그동안 그레이스 홈의 한 아이를 후원하였었는데 이젠 자신의 자녀들도 다 크고 막내마저 결혼하면 이제 그레이스 홈에 와서 후원하던 아이의 옆에서 살겠다며 60세가 되어 선교지로 나오시려는 주흥렬/박경숙 권사님 부부도 다녀가셨습니다. 전문인 선교사 훈련을 받고 가을에 나올 예정이라고 합니다. 준비 하시는 가운데 풍성한 은혜를 주시기를 기원합니다.

< 2월의 그레이스 홈 기도제목 >

1. 아이들의 꿈을 이루기 위해 건축중인 검도장 공사가 지연되고 있습니다. 1월 말 완공 예정이었는데 또 늦어졌습니다. 타일을 붙이고 있는데 이제 남은 공사는 전기, 천정, 페인트, 창문 등 입니다. 맡은 사람들이 잘 공사를 마무리하여 검도를 통해 많은 이들이 주님께로 오는 통로가 되도록 기도해주시기를 바랍니다.

2. 그레이스 홈 아이들은 2월이면 학년을 마무리하는 시간입니다. 2월말에 시험을 보고 2월말에는 졸업식을 하는데 초등학생이 2명, 중학생이 4명, 고등학생 3명이 졸업할 예정입니다. 아이들의 진학과 진로를 위해 기도해주십시오.

3. 2월20일부터 29일까지 동산교회 청년팀들이 올 예정입니다. 그레이스 홈 아이들과 행복한 시간을 보내며 인생의 중요한 시기에 더 큰 하나님 나라를 품고 가족과 국가, 세계선교를 생각하며 보내는 의미 있는 시간들이 되도록 기도해 주십시오.

권삼승/서양숙 올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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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의 섬김, 그들의 교회, 하나님의 나라